* 오소른 50제 10번째 글입니다~!! 이제 5분의 1 정도 완료했네요ㅎㅎ


* 오소른입니다. 카라마츠와 쵸로마츠에게 좀 더 비중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착각입니다.


* 일란성 쌍둥이는 묘한 텔레파시가 있다는 말이 있죠. 육둥이도 그런 게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썼습니다ㅎ


* 공미포 15,250자. 오탈자는 추후 수정하겠습니다.



* 재미있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소른 50제


31. 숨바꼭질 (오소른)   카미사마 님 신청 키워드.



1.

 

우리 모두가오소마츠 군이라고 불리던 시절

온 동네를 돌아다니며 사고를 치고, 함께 뛰놀던 그 때, 종종 했던 숨바꼭질

점점 내려가는 숫자에 초조하게 주변을 둘러보다 몸을 숨기고, 다가오는 발소리에 숨 죽였던 우리

다 숨었으면 이제 찾는다~!” 하고 외친 오소마츠 형의 목소리에 절대 나를 찾지 못할 거라 코웃음쳤었다

어디를 숨둔, 기상천외한 곳이든, 쉽게 스쳐 지나가는 곳이든, 정말 꽁꽁 숨겨져 있는 곳이든

우리가 숨어있다면 오소마츠 형은 반드시 우리를 찾아냈다

찾았다~!” 하고 이를 드러내고 웃으며 코 밑을 문지르던 그 얼굴에 너무 쉽게 찾아진 것에 대한 분함과 알 수 없는 안도감을 느꼈다

오소마츠 형이 술래일 때, 우리는 오소마츠 형을 이길 수 없었다

반드시 오소마츠 형은 우리를 전부 찾아냈다

하지만, 오소마츠 형이 숨는 쪽이었을 때는…. 


한 명, 그리고 또 한 명. 술래가 찾아내 함께 모인 수는 다섯

오소마츠 형은,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 없었다

오소마츠 형이 마음 먹고 숨는다면, 우리는 절대 오소마츠 형을 찾을 수 없었다

모두 모여 오소마츠 형을 크게 부르며 공원 안을 돌아다녀도, 마을을 전부 뒤져도 오소마츠 형을 찾을 수 없었다

해가 저물어가는 붉은 하늘 아래, 남겨진 우리들은 곧 참을 수 없는 불안에 울먹이기 시작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두려움이 해일처럼 몰려와서 우리를 덮치고, 우리의 눈물샘은 기다렸다는 듯 터져 줄줄 흘러내렸다

모두 모여 훌쩍거리고 있을 때, 회색의 도로에 길게 그림자를 늘이고 선 오소마츠 형이 나타났다

- 웃으며돌아가자!”고 외치는 오소마츠 형을 따라 우리는 집으로 뛰어갔다.

 

 

 

, 손등에 떨어진 따뜻한 눈물에 오소마츠가 쓴웃음을 지었다.


“아아—. 그 녀석들, ….”

만마권을 구겨 쥐고 주머니에 꽂아 넣은 오소마츠가 기대고 있던 난간을 떠났다

전력을 뛰는 말을 향해 응원을 보내는 수 많은 사람들을 스쳐 지나 출구로 향하는 오소마츠를, 막 경마장에 들어온 이야미가 불러 세웠다.


“오소마츠? 어디 가는 거심?”

“아-! 잠깐 갈 데가 있어서!”

밝게 대답하고 걸음을 재촉하는 오소마츠의 등을 보며 이야미가 고개를 기울였다.

 

“별 일이삼. 오소마츠, 저 악동 녀석이 울다니….”

 

 

 

 

 

2.

 

미팅이 끝난 늦은 밤

이미 자정을 넘긴 시각에 길거리의 가게의 불은 전부 꺼져있다

터덜터덜, 길을 차듯 걸으며 가만히 땅을 응시했다

모처럼의 미팅. 자기도 데려가라고 아우성치는 쓰레기들을 겨우 떼어놓고 갔는데…. 

하필 아츠시 군이 나올 게 뭐야-. 

일류 대학을 나와 번듯한 직장에 다니고, 차도 있고, 좋은 집에 살고….

여자애들과도 익숙하게 대화하고, 주문도 모두를 신경써서 능숙하게 하고, 계산도 척척. 그야말로 일류

나같은 백수 동정하고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엄친아

분명 고등학교까지는 이렇게 큰 차이 없었는데

함께 웃고 떠들고 장난치면서 바보같은 학교 생활을 이어갔었는데, 어느새 우리 둘은 이렇게 메꿀수도 없는 절벽같은 차이가 나게 된 걸까

전부 다 가진 아츠시 군. 그리고 아무 것도 가지지 못한 나.


세상은 불공평하다

사람은 평등하다면서, 실상은 그렇지 않아

이 세상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로 나뉘니까

같은 인간인데도 아츠시 군과 내가 이렇게 차이나듯이

이 차이는 노력한다고 메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 애초에 노력한 적도 없지만….

—, 나는 왜마츠노가에 태어나서…. 

기왕 태어날 거면 부잣집이 좋았는데….

 

….

 

아냐, 취소. 죄송해요엄마, 아빠

하아…. 최악이다. 부모님 욕이나 하고…. 

나도 오소마츠 형이나 이치마츠 형 만큼이나 쓰레기구나

정말, 피는 못 속이네-. 

백수에 동정에 쓰레기

와아~, -!

 


젠장.”

멋대로 튀어나온 욕을 술기운과 함께 날리고 주먹을 꽉 쥐었다

이대로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아, 목적지도 정하지 않고 땅을 강하게 박차고 뛰기 시작했다

아침에 돌던 조깅 경로를 따라 온몸이 땀에 젖을 때까지 실컷 뛰고 나서, 24시간 편의점에 들어가 소주를 샀다

집 근처 공원 벤치에 앉아 말없이 소주를 따서 벌컥벌컥 들이마셨다.


“크아-! 취한다!”

저 하늘 높이 뜬 달빛이 푸른 술병에 일렁였다.

 

 

 

뚜껑을 열자마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컵라면에 쥬시마츠가 군침을 삼켰다

손을 묶고 있던 밧줄을 스스로 풀어낸 쥬시마츠가 젓가락을 든 오소마츠를 보며 눈을 빛냈다.


“이제 됐슴까!? 이제 됐슴까아!?”

“응! 이제 먹자! 쥬시마츠!”

“아이!!!”

출출함에 눈을 뜨고 주방을 뒤지고 있으니 나온 컵라면

사막을 헤매던 자가 찾아낸 오아시스처럼 구원으로 보였던 컵라면이 탱글탱글한 면을 뽐내며 향긋한 냄새를 풍겼다

라면 냄새에 줄줄 흘러내리는 침을 후르륵- 들이마신 쥬시마츠가 오소마츠가 건넨 젓가락을 들고 당장이라도 돌진할 것 같은 자세를 취했다.


“자, 이제….”

…? 오소마츠 형아?”

쥬시마츠와 함께 젓가락을 들어 라면을 먹어치우려 했던 오소마츠가 행동을 멈췄다

젓가락을 다시 식탁에 내려놓는 오소마츠를 보며 쥬시마츠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쥬시마츠의 부름에 씩- 웃은 오소마츠가 코 밑을 문지르며 쥬시마츠에게 말했다.


“쥬시마츠, 먼저 먹고 있어!”

“어? 오소마츠 형아는…?”

“급똥이 와서! 일단 배를 비우고 먹어야 겠어! 내가 늦으면 다 먹고 먼저 자고 있어!”

“아…, 으응….”

멋쩍게 웃으며 배를 문지른 오소마츠가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을 따라 쥬시마츠가 시선을 올렸다

정말로 배가 아픈지 오소마츠의 안색이 어쩐지 어두웠다

거실을 나가는 오소마츠를 따라 몸을 기울인 쥬시마츠가 자신을 부르는 라면의 향기를 이기지 못하고 몸을 되돌렸다

후르륵-, 면을 빨아들이는 소리 속에 작게 울리는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를 쥬시마츠는 듣지 못했다.

 

 

 

 

 

3.

 

“없어….”

강바닥을 헤집던 손을 멈추고 허리를 폈다.

돌을 들었다 놨다, 바닥에 쌓인 흙을 이리저리 들추느라 뿌얘진 강물은 잔잔히 반짝이며 흘러갔다

-, 한숨을 내쉬고 강가로 올랐다.

 

계속, -속 아꼈던 글러브

고등학교에 들어가 야구에 재미를 붙였을 때, 가족이 다 함께 스포츠 용품점에 들러 샀던 글러브

세월이 흘러 헤져도 토도마츠나 엄마가 고쳐줬는데…. 

오늘 아침도 배트에 끼워서 휘두르기 하러 갔는데…. 

그래도 차에 치이려고 했던 아이를 구했던 건 좋은 일이야

있는 힘껏 뛰었으니까! 배트에서 글러브가 떨어져도 어쩔 수 없어

! 다시! 다시 길가 찾아보자

쵸로마츠 형아가 이럴 땐 처음으로 돌아가보라고 했으니까.

 

강둑을 올라 카라마츠 형아가 항상 있던 다리를 한 번더 살폈다

난간 사이사이, 다리 위, 다리와 이어진 차도와 인도

혹시 건물 사이에 들어갔을까

아니면 쓰레기통에 들어갔을까

아니면, 누가…, 주워갔을까…?

 

찾았는데, 없어. 강에도 없었어. 강도 한 번 더 찾아 봤는데-.

첨벙첨벙, 강에서 나와 강가에 섰다

강가에 깔린 마른 자갈에 뚝뚝 옷에서 떨어진 물이 방울무늬를 만든다

똑똑, 똑똑, 똑똑-. 옷에서 떨어진 물이, 자갈을 짙게 적셨다.

 

“괜찮-머슬머슬! 허슬허슬!”

글러브 없어도 휘두르기는 할 수 있으니까!! 

강둑에 세워둔 배트를 들고 즐겨찾는 휘두르기 장소로 뛰었다.

 

 

 

빈 캔이 부딪치며 검은 봉투 안에서 묘한 하모니를 이어갔다

이치마츠는 집에 도착하기 전, 길거리에 있는 재활용 쓰레기통에 빈 캔을 넣고 탁탁 손을 털었다

저 멀리, 시야에 겨우 낯익은 지붕이 보이기 시작했을 때, 골목에서 나온 붉은 후드에 이치마츠가 잠시 걸음을 멈췄다.


‘쳇, 오소마츠 형도 돌아온 건가…. 지금 들어가면 또 놀아달라고 귀찮게 할텐데….’

오소마츠가 점점 더 집에 가까워지는 것을 보며, 집에 들어갈까 말까 망설이던 이치마츠는 집 외에 딱히 갈 곳이 없다는 것을 떠올리고 칫, 하고 혀를 찼다

고양이들을 돌봐주러 이미 동네는 한 바퀴 돌았고, 고양이캔을 사느라 부실해진 지갑으로는 파칭코도 갈 수 없다

곧 저녁 시간이니 형제들이 돌아올 때까지 아주 잠깐, 오소마츠의 칭얼거림을 참아야 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에 작게 한숨을 내쉰 이치마츠가 집을 향해 멈췄던 걸음을 이어갔다

질질, 슬리퍼를 끌며 이치마츠가 집에 다가가는 사이, 먼저 집에 도착한 오소마츠가 주머니에서 키를 꺼내 현관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앞으로 한 10결음. 이치마츠도 집에 들어가려고 발을 내디딘 순간, 벌컥 현관문을 연 오소마츠가 밖으로 나왔다

집에 들어가서 겨우 수 초. 다시 나온 오소마츠를 보며 눈살을 찌푸린 이치마츠가 고개를 숙이고 있는 오소마츠를 불렀다.


“오소마츠 형.”

“어? , 이치마츄~!”

“어디 가?”

“응~? , 그게-! 담배 사는 걸 잊어버렸엉~!”

“아, 그래. 나 들어갈거니까 좀 비키지?”

“췟-! 차갑고만!”

뭣하면 같이 가줄까? 담배사러….”

입을 삐줄 내밀고 이치마츠가 들어갈 수 있게 비켜주는 오소마츠를 빤히 바라본 이치마츠가 툭, 던지듯 말했다

오소마츠는 이치마츠의 제안에 놀랐는지 눈을 크게 뜨고 두세번 깜빡였다.


“아, 아니. 금방이고. 괜찮아-!”

-, 평소와 다름없는 장난스러운 미소와 함께 코 밑을 문지르는 오소마츠를 보며 이치마츠가, 그래.” 하고 건조한 대답을 끝으로 오소마츠를 지나쳐 현관으로 발을 들였다

열린 현관문 너머로 오소마츠의 발소리가 점점 멀어지는 것이 들렸다.


“목소리, 떨리고 있었지…?”

다른 때라면 오소마츠가 어딜 가든 상관도 하지 않았던 이치마츠는 묘한 위화감에 답답한 가슴에 손을 얹었다

담배를 사러 간다는 오소마츠의 태도는 평소와 같았지만, 아주 미약하게, 그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고양이의 울음 소리로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채는 이치마츠는 그런 목소리의 작은 변화도 잘 알 수 있었다

뭔가가 이상하다, 예민한 감각에 따라 오소마츠와 함께 나간다는 말을 내뱉었지만 바로 후회했다

놀란 오소마츠의 표정에 이건 자기 캐릭터가 아님을 마음 속 깊이 깨달은 이치마츠는 이로 말할 수 없는 데미지를 받고 말았다.


‘자폭이라니, 웃기지도 않는다고-.’

- 한숨을 내쉬며 복도에 발을 올린 이치마츠가 아직도 사라지지 않는 찜찜함에 오소마츠가 나간 현관을 가만히 응시했다.

 

 

 

 

 

4.

 

“크힛-.” 하고 웃음을 흘리자, 내 옆을 지나가던 사람들이 질겁하며 거리를 둔다

-, 그래. 나같은 쓰레기 보기도 싫고, 옆에 오기도 싫겠죠-. 

완전히 이해함다-. 

손에 들린 봉투 속 빈 캔은 어제처럼 흔들리며 쨍그랑거리고 있다

오늘은 안 풀리는 날이었어

아침에 늦잠 자서 오소마츠 형한테 시달리고, 항상 사던 고양이캔은 다 팔려서 더 비싼 녀석을 살 수 밖에 없었다

, 녀석들이 잘 먹어줬으니 됐지만…. 

그리고, 하필그 자식을 만나서….

 

고양이에게 밥을 주고 골목을 나와 큰길에 들어섰을 때, ‘그 자식을만났다

항상 묘하게 우리를 괴롭히던 녀석

쓸데없이 좋은 집에 태어나서 허세 쩌는 또라이 자식

삐까번쩍한 비싼 정장을 입고 지나가던 그 자식은 날 보자마자 뭐가 반갑다고여어-.” 하고 인사를 하며 다가왔다

그렇게 돈이 많으신 분이 왜 걸어다니는 지는 모르겠지만, 내 앞에 서서 내 차림을 위아래로 훝어보더니 피식-, 비웃음을 날렸다

, 나야 항상 입는 후드에 츄리닝 바지에 슬리퍼 차림이었으니까

가소롭다는 얼굴로 거만하게 나를 내려다본 그 자식은 곧 필요없는 입을 놀리기 시작했다.


“아직도 그러고 다니냐?”

대답할 필요성이 먼지만큼도 느껴지지 않아서 가만히 입을 다물고 있었더니, 그 가벼운 입을 털기 시작한다.


“너네 부모님도 참 대-단하시다. 이런 걸 아들이라고 여태 키우시고, 아직도 집에 데리고 사시는 거 보면.”

….”

“널 보니까 네 형제들도 어쩌도 있을지 뻔하다, 뻔해.”

….”

그 이후로 그 자식이 뭐라 씨부렸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멋대로 떠들길래 놔두고 와 버렸다.

 

별로 상관 없지만, 나는 구제불능의 쓰레기니까

하지만, 부모님이나 쥬시마츠, 토도마츠가 나 때문에 그 자식에게 우습게 보인 것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엄마랑 아빠는 우리를 지금까지 키워주셨다

완벽한 부모라고는 할 수 없을지라도 좋은 부모님이었다

토도마츠랑 쥬시마츠는 내가 학교 가기 싫어했던 시절에 나와 함께 등하교를 했다

나같은 쓰레기랑 같이 다니면 자기들 평판도 나빠질 텐데, 그런 거 신경쓰지 않았다

오소마츠 형도, 쵸로마츠 형도, 카라마츠 형도

한 번씩은 나를 챙겨주었었고…. 

그 자식에게 화내고 싶었는데, 화내야 했는데, 비굴한 나는 그것조차 할 수 없었다

행동력 없는걸. 그래도, 나 때문에…, 비난을 듣게 만들고 싶지 않았어.

 

까득, 이가 갈리는 소리가 입안에 퍼졌다

이가 강한 힘으로 마찰해 미끄러지며 잇몸까지 욱씬거리는 아픔이 신경을 타고 올라온다

화낼 자격조차 없는데-.


히힛, 그래. 역시 나 같은 쓰레기는 살아 있을 가치 없는데 말이야.”

큰길을 벗어가 대낮에도 짙은 그늘이 드리운 골목 속으로 발을 옮겼다.

 

 

 

톡톡, 스마트폰의 화면을 두드리며 라인의 답을 기다리고 있던 토도마츠가 고개를 들었다

조금 전까지 바로 앞에서 드르렁드르렁 코를 골던 오소마츠가 번쩍 눈을 뜨더니, 서둘러 몸을 일으켰다

타박타박, 발소리를 울리며 거실을 나가 복도에서 멈추지 않고, 뒷축이 구겨진 운동화에 발을 끼우는 것을 본 토도마츠가 의아하단 말투로 오소마츠를 불렀다.


“오소마츠 형, 비 온다는데, 어디 가려고?”

오늘 일기예보는 비 올 확률 80%. 

웬일로 들어맞은 일기예보를 따라 하늘은 검은 먹구름이 가득 채우고 햇빛을 틀어막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굵은 빗방울을 토해낼 것 같은 하늘을 보며 토도마츠가 묻자, 오소마츠가 씩- 웃으며 버릇처럼 코 밑을 문질렀다.


“똥 꿈 꿨으니까, 복권 사려고.”

“아, 그러셔. 그럼 당첨되면 나도 좀 줘~.”

“하? 싫네요~!”

휙휙, 놀아달라 귀찮게 달라붙는 강아지를 내치듯 손을 휘저은 오소마츠가 후드 주머니에 손을 끼우고 현관문을 열었다.


“잠깐! 오소마츠 형!”

“아? 뭐야?”

눈 비볐어?”

“어? -, . 습관적으로?”

“눈 비비면 안 되잖아! 손에 얼마나 병균이 많은데!”

“아-. 네네. 조심할게. 다녀오겠습니다~!”

오소마츠 형?”

토도마츠의 부름을 듣지 못했는지, 오소마츠는하고 현관문을 닫고 밖으로 떠났다

자고 일어난 탓인지, 정말로 눈을 세게 비볐는지 오소마츠의 눈가는 붉게 물들어 있었다

평소라면 또 비볐구나, 하고 넘어갈 일은 오늘은 어쩐지 마음에 걸렸다

소란스럽게 이상한 소동을 만들어내는 가슴에 눈썹을 찌푸린 토도마츠가 오소마츠가 사라진 현관문을 바라보았다

띠링-, 라인의 답장이 오는 소리가 귀에 닿았다.

 

 

 

 

 

5.

 

-. 오늘도 안됐다. 취직은 커녕 아르바이트도 구할 수 없었다

기분 전환으로 냐-짱의 라이브에 가고 싶어도 돈이 없다

-!! 모처럼 이력서도 준비해 갔건만, 헬로워크의 사무원은 내 이력서를 보자마자 픽-, 코웃음을 쳤다

재수없어.

똥꼬털 태워버린다 그 자식.

 

걷던 걸음을 멈췄다

손에 쥔 이력서를 구기고 잘게 찢어 공원 쓰레기통에 던져 넣었다

누군 아무런 경력도 없고, 자격증도 없고, 학력도 없는 이력서 쓰고 싶은 줄 아나

나도 싫다고

노력해도 안 되는 게 있는 걸 어떡하라는 거야!? 

빌어먹을 세상!!

 

중학교 시절, 흑역사라고 뭍어두었던 기억이 떠올라 주먹을 쥐고 숨을 삼켰다

육둥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오소마츠 군이 아니라쵸로마츠라고 불리고 싶어서

외로워할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오소마츠 형의 곁을 떠났다

악동을 그만두고 착실히 공부하고, 성실해져서 선생님들의 호감도 샀다

믿어 의심치 않았었다

그 때는, 이대로 탄탄대로를 걸어어른이 될 수 없다고

항상비정상의 범주에 들어가있던 육둥이를 벗어나정상에 들어갈 수 있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게 되지 않을 가능성 따위 생각도 하지 않았어

남들이 하는 만큼 노력했다

아니, 그 이상으로 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결과가 이거라니, 개그도 안 된다고-.

 

처음엔, 당황했었다. 오소마츠 형은

돌연 오소마츠 형과 같이 다니지 않겠다 선언한 나를 보며 놀란 얼굴을 했었다

내 다짐을 믿지 않았는지, 아니면 여느때와 같이 작심삼일로 끝날 거라 생각했는지 오소마츠 형은 전과 똑같이 나를 대했다

같이 땡땡이 치자고 꼬셨고, 누가 싸움을 걸어오면 꼭 나를 불렀다

그게 너무 싫어서, 모처럼 다잡은 마음을 흐트러뜨리는 오소마츠 형이 싫어서, 전부 무시했다

오소마츠 형의 부름을 무시하고 먼저 집에 돌아 갔을 때, 엉망이 되어 돌아온 오소마츠 형이 화내며 따졌다

왜 안 왔냐고, 덕분에 엄청 맞았다고

퉁퉁 붓고, 멍들은 얼굴을 보고서도 걱정하지 않을 정도로 화가 났다

그리고 그날, 대판 싸우고 말았다

다시는 오소마츠 형과 같이 다니지 않을 거라고, 치기 어린 잔인한 말을 내던졌을 때…. 

오소마츠 형은 순간 울 것 같은 얼굴을 했다

하지만 곧 표정을 일변해 잔뜩 화내며! 그러던가!!” 하고 외쳤다

그렇게 싸운 후로 오소마츠 형은 더는 내게 다가오지 않았다

먼저 말도 걸지 않았다

빈 오소마츠 형의 옆자리는 카라마츠나 이치마츠가 차지하게 되었다

내가 없었기 때문인지, 오소마츠 형은 그 때 이후로 조금 막나가는 버릇이 생겼다

하루가 멀다하고 싸우고, 잔뜩 다쳐서 돌아오고…. 

아무리 싸웠다지만, 오기로 말을 걸지 않는 상황이라지만, 매일 다쳐서 오는데 걱정이 안 될 리 없고

괜찮냐는 말을 억지로 삼키고 오소마츠 형에게서 시선을 돌릴 때면 꼭, 시야 끝에 울음을 억지로 참는 오소마츠 형의 얼굴이 걸렸다

그런 얼굴, 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는데….

 

멋대로 오소마츠 형을 버린 벌인지

일은 잘 풀리지 않았고, 결국엔 이 꼴이다

육둥이 나란히 동정에 백수

-, 정말 개그도 안 된다고.

 

멈췄던 발을 다시 내디디었다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스멀스멀 차오르기 시작하는 그것을 억지로 무시하며 걸음을 재촉했을 때, ! 어깨가 부딪쳤다.


“아!? 겁나 아프네-! 어이, 형씨! 어딜 보고 다녀!? 아앙?!”

웬 잡놈 하나가 내 멱살을 잡고 언성을 높인다

계집애마냥 높아진 목소리가 갈라지니 정말 들어줄 수가 없다

스멀스멀, 스멀스멀, 검은 것이 결국 가슴을 가득 채우고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 젠장.”

낮게 내뱉고, 나를 보며 인상을 찌푸리는 잡놈 멱살을 나란히 잡아주었다

착실하게 살려고 했는데-. 

그걸 망친 죗값은 받아야지, 잡놈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거울 속 자신의 모습에 빠진 카라마츠의 몸이 잘게 흔들린다

카라마츠 이외 모든 동생들이 외출한 한낮

심심함에 미칠 것 같은 오소마츠가 카라마츠의 등에 매달려 엎드린 채, 다리를 잔망스럽게 흔들었다.


“카~~~츠우~~!! 거울 그만 보고 나랑 놀아줘어~!!”

다리를 흔들다 못해, 아예 카라마츠의 옷을 콱 붙잡고 좌우로 흔들기 시작한 오소마츠에게 맞춰 흔들리는 거울을 꽉 붙잡은 카라마츠가.” 하고 웃음 소리를 흘렸다

오소마츠가 매달려 보채기 시작한지 약 1시간

이 정도면 잠깐 놀아줘도 괜찮을까, 홀로 고개를 끄덕인 카라마츠가 오소마츠를 부르려 거울을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그 순간, 카라마츠를 흔들어대던 오소마츠가 벌떡 몸을 일으켰다.


“오소마츠…?”

“안 놀아줄 것 같으니까 파칭코 갈래.”

.”

오소마츠 답지 않은 낮은 목소리. 너무 뜸을 들여 화가 난 것일까, 불안해진 카라마츠가 거실을 나가려는 오소마츠의 손을 황급히 붙잡았다.


“자, 잠깐! 오소마~? 지금! 지금 놀아주려고 했다!”

“됐어. 삔또 상했어.”

“에엩!?”

주욱-, 오소마츠 손을 잡아당기며 놀아주겠다 권해도 카라마츠에게서 고개를 돌린 오소마츠는 축 가라앉은 목소리로 차갑게 대답했다

거실문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자신을 봐주지 않는 오소마츠의 모습에 이유모를 섬뜩함을 느낀 카라마츠가 저도 모르게 오소마츠를 붙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프잖아!! 망할 마츠!”

카라마츠에게 잡힌 손을 강하게 휘두르며 버럭 외친 오소마츠가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고개를 돌렸다.

 

-,

오소마츠의 눈에서 맑은 눈물이 다다미 바닥에 떨어졌다.

 

?”

눈물이, 오소마츠의 눈에서 나온 것을 깨달은 카라마츠가 눈을 크게 뜨며 손의 힘을 풀었다

느슨해진 카라마츠의 손을 강하게 뿌려치고, 소매로 벅벅 눈가를 문지른 오소마츠가 잽싸게 몸을 돌려 거실을 뛰쳐나갔다

! 하고 닫힌 현관문의 소리에 카라마츠가 숨을 삼키고 몸을 벌떡 일으켰다.

 

 

 

 

 

6.

 

“오소마츠!!!”

집을 뛰쳐나간 오소마츠를 쫓아 급히 현관문을 열어젖힌 카라마츠 앞에우왓!” 하고 쵸로마츠가 놀라 뒷걸음질쳤다

항상 단정히 목 끝까지 단추를 잠궈 입던 체크무늬 초록색 셔츠가 엉망으로 구겨져있고, 단추는 두세 개 날아가있다

얼굴과 옷 군데군데 흙먼지가 묻어있는 쵸로마츠의 모습에 카라마츠가 놀라에엑!?” 하고 비명을 지르며 눈을 깜빡였다.


“뭐야, 왜 사람을 보고 그렇게 놀라.”

“아, 아아아니. , 모습은 대체….”

“아-. 잠깐 잡놈들한테 걸려서.”

“자, 잡놈?!”

“근데 왜 오소마츠 형을 부르면서 나와? 뭔 일 있었어? 그 망할 장남이 또 돈 가지고 튀었어?”

쵸로마츠의 답지 않은 대답에 혼란스러워하던 카라마츠가 쵸로마츠가 내뱉은오소마츠란 단어에 정신을 차리고 쵸로마츠의 어깨를 붙잡았다.


“쵸로마츠! 혹시 오소마츠가 어디로 뛰어갔는지 봤나?”

“어? . 저기 공원 쪽으로….”

“고맙다!!”

“아니, 잠깐 잠깐!!”

쵸로마츠의 대답이 끝나기가 무섭게 공원 쪽으로 뛰어가려는 카라마츠를 쵸로마츠가 붙잡았다

항상 아래로 늘어뜨린 눈썹을 세워 잔뜩 찌푸린 쵸로마츠가 카라마츠를 날카롭게 응시하며 물었다.


“무슨 일인데.”

“그게…, 갑자기 오소마츠가 눈물을 흘려서.”

“하? 그 망할 장남이 울 리 없잖아.”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런데 정말로 갑자기, 아무 이유도 없는데 울더니 혼자 뛰쳐나가 버렸다.”

“아무 이유도 없는데 갑자기 왜…,”

카라마츠의 설명에 고개를 기울인 쵸로마츠가 말을 흐렸다

문득 떠오른 어린 시절의 기억에 쵸로마츠의 말문이 막혔다.

 

 

어릴 적, 아직 오소마츠와 함께 악동짓을 하던 시절. 오소마츠를이 아닌오소마츠라고 부르던 그 시절에

어느 날, 함께 사고를 치고 뒤를 쫓는 어른들에게서 도망치던 날

오소마츠를 따라 뜀박질하던 쵸로마츠가 거하게 넘어지고 말았다

촤악-, 엄청난 마찰음을 내며 보도블록에 온몸을 쓸린 쵸로마츠는 간신히 몸을 일으켜 곳곳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무릎을 확인했다

지끈거리는 아픔에 왈칵 눈물이 솟았지만, 어린애도 아니고 넘어진 정도로 울면 꼴사납다는 생각에 억지로 눈물을 삼켰다.

훌쩍-, 콧물과 함께 눈물을 들이마신 쵸로마츠 앞에 오소마츠가 쭈그리고 앉아 눈을 맞췄다.


왜 오소마츠가 울어?”

“그야, 쵸로마츠가 안 우니까….”

무슨 조화일지는 몰라도, 어쩌면 일란성 쌍둥이의 텔레파시 같은 것일지 모르지만, 오소마츠는 쵸로마츠를 대신해 울고 있었다

그렁그렁 맺힌 눈물은 오소마츠의 볼을 타고 떨어졌다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는 오소마츠를 마주본 쵸로마츠도 결국 참고 있던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쵸로마츠가 서럽게 울기 시작하자 오소마츠는 거짓말처럼 눈물을 그쳤다.

 

 

잊고 있었던 과거를 꺼낸 쵸로마츠가 빠득-, 이를 갈았다.


“그 망할 장남 자식이…!”

쵸로마츠의 조용한 분노에 카라마츠가 흠칫, 몸을 떨었다

, 브라더-…?” 하고 자신을 부르는 카라마츠를 매섭게 노려본 쵸로마츠가 카라마츠의 손을 덥썩 잡았다.


“빨리 망할 장남 찾으러 가자!”

“오, 오우!!”

쵸로마츠의 말에 카라마츠가 고개를 거세게 끄덕였다

강하게 땅을 박차고 뛰기 시작한 발소리가 서서히 현관에서 멀어졌다.

 

 

파칭코, 경마장, 공원, 치비타네 가게

그 어느 곳에도 오소마츠는 없었다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오소마츠를 생각하며 초조하게 입술을 깨문 쵸로마츠가 카라마츠와 함께 큰길가 번화가로 향했다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사람 속에서 필사적으로 오소마츠의 붉은 후드를 찾는다

조금이라도 비슷해 보이는 사람을 붙잡고, 오소마츠가 아니란 것을 확인하고 사과하기를 몇 번

실패가 늘수록 초조함은 배가 되어 무겁게 카라마츠와 쵸로마츠의 가슴을 짓눌렀다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가며 오소마츠를 찾고 있는 카라마츠의 시야에 익숙한 삼색 후드가 보였다.


“브라더-!!”

“칫.”

손을 흔들며 뛰어오는 카라마츠를 보며 낮게 혀를 찬 이치마츠가저리 꺼져, 망할 마츠!” 하고 으르렁거렸다

다른 때라면 이치마츠의 협박에 몸을 떨며, 미안하다….” 하고 뒷걸음질 칠 카라마츠가 스스럼없이 셋에게 다가갔다.


“토도마츠, 혹시 오소마츠 못 봤나?”

“오소마츠 형? 못 봤는데…?”

카라마츠의 질문에 토도마츠가 고개를 저었다

쥬시마츠도 마찬가지로 고개를 젓고 질문을 이치마츠에게 돌렸다.


“이치마츠 형아! 형아는 오소마츠 형아 봤슴까?”

“아니, 나도 못 봤어.”

이치마츠의 대답에 절망어린 표정으로 크게 한숨을 내쉬며 어깨를 축 늘어뜨린 카라마츠가그런가….” 하고 작게 중얼거렸다.


“알겠다. 시간을 뺏어 미안하다. 브라더-.”

“야, 개똥마츠. 오소마츠 형이 어쨌는데….”

“그게-.”

“카라마츠! 오소마츠 형 찾았어?”

번화가 반대편에서 오소마츠를 찾던 쵸로마츠가 카라마츠를 발견하고 뛰어왔다

카라마츠와 함께 있는 세 동생의 모습에 쵸로마츠가 카라마츠와 마찬가지로 오소마츠의 행방을 물었다

모른다고 대답한 셋에게그래.” 하고 짧게 대답한 쵸로마츠가근데 웬일로 셋이 모여있어?” 하고 물었다

쥬시마츠와 쇼핑하다가 골목에서 나온 이치마츠와 마주쳤다고 대답한 토도마츠가 안달난 표정으로 인파 속을 확인하는 쵸로마츠를 붙잡았다.


“뭔데 그래?”

“망할 장남 자식이 혼자 어디 처박혀 울러 갔어.”

“하? 울러 갔다고?”

“어!”

영문을 모르겠단 얼굴로 되묻는 토도마츠에게 짜증 섞인 대답을 한 쵸로마츠가 다시 인파 속으로 헤집고 들어갔다

필사적이 되어 오소마츠를 찾는 쵸로마츠를 보며 토도마츠가 카라마츠에게 물었다.


“혼자 울러 간 게 뭐가 문제야?”

“그게…, 갑자기 아무 이유 없이 울기 시작했다고 말했더니.”

“갑자기?”

“아….”

카라마츠의 설명에 고양이 눈을 하고 쵸로마츠를 응시하던 쥬시마츠가 당황한 얼굴로 쵸로마츠를 따라 인파 속으로 들어갔다

? 쥬시마츠 형!?” 하고 부르는 토도마츠의 목소리도 듣지 못하고 큰 소리로오소마츠 형아-!!!” 하고 외치는 쥬시마츠의 모습에 이치마츠가.” 하고 신음했다.


“어? 뭐야? 이치마츠 형?”

심상치 않은 감탄사에 토도마츠가 설명을 재촉했다

우물우물, 대답하길 망설이던 이치마츠가 작게 한숨을 쉬고 입을 열었다.


“아마, 우리 대신 울러 간 거 아닐까….”

“우리, 대신….”

“그런가.”

이치마츠의 말에 토도마츠는 고개를 기울였고, 카라마츠는 이해되었다는 얼굴로 쵸로마츠와 쥬시마츠를 따라 인파 속으로 들어갔다.


“하아!? 그게 무슨 말?”

“일단, 오소마츠 형을 찾는 게 먼저.”

“어? 어어…. 알겠어.”

제 손을 잡고 이끄는 이치마츠의 말에 토도마츠가 아직도 모르겠단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다섯이서 함께 한 시간이 넘도록 번화가 곳곳을 돌아다녔지만, 오소마츠는 찾을 수 없었다.

 

 

“이렇게 다 같이 찾아도 효율이 떨어져! 흩어져서 찾자!”

쵸로마츠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왜 오소마츠를 찾아야하는지 이유를 모르던 토도마츠도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는 오소마츠의 모습에 초조함을 느끼고 있었다

쵸로마츠의 말이 끝나자마자 다섯 동생을 번화가를 벗어나 뿔뿔이 흩어졌다.

 

 

번화가에서 조금 더 걸어가면 있는 대형 쇼핑몰

그 옥상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에 오른 토도마츠가 올라가는 층수를 보며 초조하게 발을 굴렀다

어릴 때부터, 토도마츠가 풀이 죽었을 때 항상 오소마츠가 데려와 주었던 곳.

쇼핑몰 옥상의 놀이터

여러 놀이기구가 있고, 솜사탕이나 팝콘을 파는 노점상이 있는 옥상에 토도마츠가 뛰어 들어갔다.

가면을 쓴 히어로들의 연극이 한창인 야외 무대를 지나, 노점상 앞과 놀이기구를 살폈다

좁은 옥상을 수십 번 돌아도 오소마츠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참을 수 없는 두려움이 몰려와 뜨거워지는 눈시울을 삼킨 토도마츠가 다시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어느 날, 함께 야구를 하다 비를 피했던 곳

강둑을 내려간 쥬시마츠가 사람이 오가는 다리 아래 그늘로 들어갔다

여름에 잠깐 지나가는 게릴라성 호우를 피하며 도란도란 잡담을 나누었던 자리엔 땅의 냉기만이 자리잡고 있었다

폭풍처럼 쏟아지는 빗줄기와 번쩍이는 번개, 우르릉 하늘이 깨질 것처럼 울리는 천둥 소리에 몸을 움츠린 쥬시마츠를 웃으며 달래주었던 오소마츠는 그곳에 없었다

멍청히 아무도 없는 땅을 응시하는 눈이 흔들렸다

야구로 뜨거워진 몸을 식히고 잠시 햇빛을 피해 시원한 바람을 만끽했던 최고의 장소

쥬시마츠가 가장 아끼는 그 장소에 오소마츠가 없다는 사실이 왜 이리도 불안하게 느껴지는지 쥬시마츠는 알지 못했다

꽉 쥔 주먹이 부들부들 떨리는 것을 느끼고, 가슴이 부풀도록 숨을 잔뜩 들이마신 쥬시마츠가 다시 바쁘게 땅을 박차고 뛰었다.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공원. 사람들이 오가는 분수대가 있는 중앙 광장에서 조금 떨어진 공원의 구석.

제법 넓은 공원 안은 인적이 드문 곳도 많았다.

두리번 거리며 공원을 떠들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살핀 이치마츠가 오소마츠가 없는 것에 눈썹을 찌푸리고, 가지런히 깔린 보도블럭을 벗어났다

사람들이 지나가는 길, 그 옆에 우거진 수풀

잔디와 길가를 가르는 낮은 울타리를 넘어 수풀 속으로 들어간 이치마츠가 기억을 더듬어가며 발을 옮겼다

학창 시절, 우연히 버려진 고양이를 발견해 이곳에 숨겼다

매일 용돈을 쪼개 고양이 밥을 샀다

그러다 어느 날, 오소마츠에게 들키고 말았다

항상 늦게 귀가한다고 이치마츠를 나무랐던 부모님에게 이를 줄 알았지만, 오소마츠는 제 용돈도 보태 고양이를 함께 돌봐주었다

이치마츠의 늦은 귀가는 오소마츠가 여기저기 끌고 다녔단 변명이 생겼고, 어린 고양이들이 자라 성체가 될 때까지 둘의 비밀스러운 양육이 이어졌다.

그리운 추억에 젖어 눈가가 촉촉히 젖었다

어린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퍼졌던 수풀 뒤엔 풀벌레 소리만이 가득했다

아무도 없는 수풀 속. - 한숨을 내쉰 이치마츠가 뜨거워지는 눈을 숨기고 수풀을 나왔다.

 

동네의 뒷산. 너무 높지 않아 정상까지 오르는데 겨우 10분이 걸리는 낮은 산

그 중턱에 쵸로마츠와 오소마츠가 만든 비밀기지가 있었다

항상 여섯이서 함께 다니고, 무엇이든 여섯이서 나누는 것에 염증을 느꼈던 시절

다른 형제에겐 비밀로 하고 단 둘이서 만든 비밀기지는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등산로를 벗어나 동물이 이용하는 좁은 길을 따라 비밀기지에 도착한 쵸로마츠가 바닥에 널려있는 흙투성이 딱지를 집어들었다

딱지에 인쇄된 슈퍼 영웅은 다 바래 잉크가 군데군데 벗겨져 있었다

쵸로마츠가 가져왔던 장난감 자동차도, 오소마츠가 가져왔던 만화책도 다 그 자리에 있었다.

오소마츠와 쵸로마츠가 마지막에 이곳에 왔던 그 날 그대로

주인에게 버려진 만화책과 장난감들을 하나씩 매만지며 그 자리에 주저앉은 쵸로마츠가 작게 울음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온 동네를 돌아도 오소마츠는 보이지 않았다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잔뜩 인상을 찌푸린 카라마츠가 집으로 발을 돌렸다

혹시 집에 돌아왔을지도 모른다, 그런 일말의 희망을 품고 현관문을 열었지만, 현관에 놓인 신발은 부모님의 것뿐이었다

낮게 신음하며 아랫입술을 깨물고 신발을 벗었다

복도에 오르자마자 다녀왔냐고 외치는 마츠요의 목소리에 대충 대답하고 계단을 올랐다

2층의 복도. 그 위에 있는 다락으로 통하는 계단을 펼쳤다

언제나 평등했던 육둥이가형’과동생으로 나뉘기 시작했을 때, 오소마츠와 카라마츠는이라는 이름으로 양보를 강요받았다

먹고 싶었던 간식을 동생에게, 놀고 싶었던 장난감도 동생에게

싸움을 해도인 오소마츠와 카라마츠가 더 많이 혼났다

어린 마음에 그런 차별이 너무나 분해서, 오소마츠와 카라마츠는 동맹을 맺었다

우리 사이는, 동생없기. 그렇게 손가락을 걸고, 때때로 맛있는 음식을 손에 넣으면 다락에 올라 둘이서 나눠먹었다

오소마츠가 친구에게 빌려온 만화책도 동생들과 돌려보기 전에 다락에서 둘이 제일 먼저 보았다

끼익, 하고 불안하게 울리는 접이식 계단을 올라 빛 하나 들어오지 않는 다락에 얼굴을 밀어넣다

뽀얗게 쌓인 먼지 사이로 보이는 것은 쥬시마츠의 책 외엔 아무것도 없었다

짙은 눈썹이 힘없이 아래로 처졌다

아무도 없는 다락에서 괴롭게 시선을 돌린 카라마츠가 다시 계단을 접어 올렸다.

 

 

 

 

 

7.

 

없다. 어디에도 없다. 추억의 장소에도, 자주 찾아가던 곳에도, 육둥이가 함께 다니던 술집에도

그 어디에도 오소마츠는 보이지 않았다


현관문을 열고 나온 카라마츠의 시야에 아무런 소득 없이 걸어오는 네 개의 그림자가 걸렸다

빨강이 없는 그림자는 눈시리도록 슬퍼 보였다

집 앞에 모인 다섯은 그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무거운 침묵이 진득하게 내려앉았다

이렇게나 찾았는데, 결국 그 누구도 오소마츠를 찾기 못했다.

문득, 다섯의 머릿속에 과거의 기억이 스쳤다


어릴 적, 함께 했던 숨바꼭질. 오소마츠가 숨으면 그 누구도 찾지 못했다

보이지 않는 오소마츠의 모습에 설명할 수 없는 공포가 심장을 꽉 조였다

어른이 된 지금은 그 공포가 무엇인지 잘 알 수 있었다

이대로 영영 오소마츠를 찾지 못하는 것 아닐까, 하는 공포

오소마츠를 다시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 두려움

그 끔찍한 감정이 다시 다섯을 옭맸다

커다란 뱀처럼 다리부터 감고 올라와 온몸을 강하게 조이는 공포에 입술이 덜덜 떨렸다

새파래진 형제들의 얼굴을 본 카라마츠가 크게 외쳤다.


“우는 거다!!”

““““?””””

카라마츠의 외침에 모두 무슨 말을 하는 거냐는 얼굴로 응시했다

카라마츠는 손바닥에 손톱이 박히도록 강하게 쥔 주먹을 풀고, 팔을 크게 펼쳐 형제들에게 호소했다.


“어릴 때부터 그랬잖아? 우리가 울면, 누가 와 주었다고 생각하나!

“““…!!”””

“으, -, 으아아아아아-!!!”

카라마츠의 말이 끝나자마자, 눈을 동그랗게 뜬 형제들 사이에서 쥬시마츠가 즉각 울음을 터뜨렸다

뚝뚝, 커다란 눈물을 떨어뜨리는 쥬시마츠를 본 남은 형제들의 눈이 어느새 촉촉하게 젖어들기 시작했다.


“흐, 으으아아아앙!!”

“크, 흐읏, -.”

“흐, 흐으으으….”

“하핫! 퍼펙트다, 브라더-…. .”

쥬시마츠를 따라 토도마츠, 이치마츠, 쵸로마츠가 울음을 터뜨렸다

엉엉 울기 시작한 형제들을 보며 자랑스럽다는 듯이 활짝 웃은 카라마츠의 눈에서도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

 

 

그래, 오소마츠는 언제나 찾아내주었다

동생들이 울고 있으면

천리안이라도 가지고 있는지 꽁꽁 숨어 울고 있어도, 반드시 찾아와주었다.

 

토도마츠가 카라마츠와 크게 싸우고 서로 말도 걸지 않았을 때, 사과하고 싶은데 쓸데없는 오기 때문에 사과하지 못하고 계속 카라마츠에게 무시당했던 그때

자신이 한심하고 솔직하게 사과하지 못하는 것이 분해서 모두가 잠든 새벽에 혼자 이불 속에서 훌쩍 거리고 있을 때, 오소마츠가 슬쩍 손을 뻗어 눈물을 닦아주었다

내일은 솔직히 사과해.” 하고 토도마츠를 쓰다듬어준 그 손길에, 서럽게 울던 눈물이 뚝 그쳤다.

 

친했던 동급생. 야구부에 속해 있으면서 쥬시마츠만큼이나 야구를 좋아했던, 정말 정말 좋아했던 친구

그 친구가 집안 사정으로 멀리 전학을 가야 했을 때, 너무나 좋게 작별 인사를 건네고 깔끔하게 배웅을 했는데도, 슬펐다

학교에 가도 친구가 없다는 사실이 잘 믿겨지지 않아서, ‘왜 학교에 가야 하나하는 어리석은 의문까지 들어서, 학교를 땡땡이 친 그날

이치마츠가 자주 돌아다니는 동네의 어두운 골목길을 발이 이끄는 대로 걸어, 자신도 여기가 어디인지 모르는 곳에 도착했을 때, 참고 있던 눈물이 주륵- 흘러내렸다

아무도 없는 뒷골목에서 마음껏 소리 높여 울부짖고 있을 때, 너무나 가벼운 어조로여기 있었네~, 쥬시마츠.” 하고 다가온 오소마츠는, 쥬시마츠의 옆에 엉덩이를 내리고 앉아 쥬시마츠가 눈물을 그칠 때까지 함께 앉아있었다.

 

고양이를 싫어하는 이웃의 계략으로, 쥐약을 먹은 고양이가 죽었던 적이 있었다

차갑게 식은 친구를 안아들고 뒷산에 묻어주었다

다음 생에는 고양이로 태어나지 말라고, 그렇게 빌어주고 산을 내려와 흙투성이 슬리퍼를 내려다본 순간, 시야가 뿌옇게 흐려졌다

대낮에, 사람들이 스쳐 지나가는 길거리. 홀로 멈춰서서 고개를 푹 숙이고 울고 있는 이치마츠를 모두가 모른 척하고 지나갔다

소리 죽여 맑은 눈물을 흘리고 있는 이치마츠 앞에 붉은 운동화가 멈췄다

고개를 들어올리자, 활짝 웃은 오소마츠가 이치마츠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무슨 일 있었어~?” 하고 장난스럽게 묻는 그 목소리가 너무나 상냥해서, 이치마츠는 친구의 명복을 빌며 오소마츠의 품에 안겨 한참을 그렇게 울었다.

 

반듯하게 살자. 성실해지자. 그렇게 다짐했다

그것을 위해 좋은 고등학교에 들어가 그대로 좋은 대학에 들어갈 것을 목표로 삼았다.

고등학교 입시가 결정되는 마지막 시험

이 이상 열심히 할 수 없을 정도로 공부했다

잘 돌아가지 않는 머리를 억지로 굴려가며 암기하고, 문제를 풀고, 수식을 외웠다

초등학교 6, 중학교 3년을 통틀어서 가장 열심히 공부했고, 기대되는 시험 점수도 사상 최고일 것이라 자만했었다

그런데 무슨 벌을 받은 것일까, 시험 전날 독감에 걸리고 말았다

제대로 일어서기도 힘든 몸을 채찍질해 학교에 도착해 시험을 보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노력해도 너는 안된다고, 위대하신 누군가가 말하는 것 같아서, 울음을 참을 수 없었다

출입금지가 된 학교 옥상. 악동 시절에 익힌 재주로 능숙하게 자물쇠를 따고 들어가 문을 등지고 앉아 울었다.

울고 울고 또 울었을 때, 덜컹- 열리는 문에 뒤통수를 부딪치고 넘어졌다

뭐하냐, 여기서~.” 하고 한심하다는 듯이 내뱉은 오소마츠가 문을 닫고 쵸로마츠 옆에 앉았다

흘끔, 쵸로마츠를 훔쳐본 오소마츠가 배시시-, 솔직한 웃음과 함께 쵸로마츠의 어깨를 툭 두드렸다

그렇게 열심히 하다니, 대단하네-. 난 그렇게 못해.” 하고 엄지를 척 들어올리는 오소마츠의 어깨에 쵸로마츠가 얼굴을 묻었다

서서히 젖어들어가는 어깨에 쓴웃음을 지은 오소마츠는 쵸로마츠가 눈물을 멈출 때까지 쭉-, 그 자리에 있었다.

 

이치마츠에게 시끄럽다는 구박을 들어가며 연기 연습을 이어갔다

문화제에서 보일 연극의 주연을 따기 위해서

실력자가 넘쳐나는 연극부에서 한 번이라도 자랑할만한 배역을 맡아보고 싶었던 카라마츠는 집과 학교, 장소를 가리지 않고 대본을 펼쳐 들었다

발성을 신경쓰면서, 대사는 전부 머릿속에 집어넣고, 손짓 하나, 어미 하나에도 신경을 썼다

중학교 3학년, 마지막 문화제에서 형제들에게 무대 위에서 빛나는 자신을 보여주고 싶어서, 그야말로 열심히 연습했다

하지만 카라마츠가 들어간 연극부에는 그보다 실력이 출중한 자들이 너무 많았다

아쉽게 주인공역을 놓친 카라마츠는 결과를 인정하면서도 분한 마음을 버릴 수 없었다

아무도 없는 빈 교실에서 조용히 서러움을 죽이고 있을 때, 벌컥 문이 열리고 오소마츠가 들어왔다

.” 하고 손을 들어 인사를 건넨 오소마츠는 말없이 카라마츠 앞에 쭈그리고 앉아 가만히 카라마츠를 응시했다

거친 손을 들어 벅벅 조잡하게 머리를 쓰다듬는 오소마츠의 손길에, 그것이 오소마츠의 위로라는 것을 깨달은 카라마츠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엉엉, 어린 아이처럼 성인 남성 다섯이 목청 높여 울었다

장남의, 형의 부재가 슬퍼, 커다란 눈물을 뚝뚝 흘렸다.

 

 

 

 

 

8.

 

산 너머로 넘어가는 해가 길게 그림자를 늘였다

집을 향해 걸어오는 붉은 후드가 길게 그림자를 드리웠다

살짝 부어오른 눈을 비비며 집을 향하던 걸음이, 집 앞에서 울려 퍼지는 울음소리에 속도를 붙인다

서둘러 뛰어가자, 아니나다를까 동생 다섯이 나란히 집 앞에서 울고 있는 광경에 오소마츠는에에?!” 하고 놀랄 수 밖에 없었다

, 너희 무슨 일이야!?” 하고 뛰어온 오소마츠의 모습에 다시 울컥-, 눈물을 쏟아낸 동생들이 오소마츠를 감싸듯 껴안아 둘러싸고흐으~.” 하고 울음을 흐렸다

또 오소마츠가 훌쩍 어디로 가버리지 못하게 붉은 후드를 꽉 붙잡고 오소마츠의 체온에 제 슬픔을 달랬다

운 이유도 말하지 않고 찰싹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동생들을 보며 쓴웃음을 피운 오소마츠가 둥근 머리를 하나하나 쓰다듬어주며 동생들을 달랬다.

 

 

 

울고 싶은 일이 있다면 더는 참지 않는다. 그것이 동생들 사이의 암묵의 규칙이 되었다

또 울음을 참는다면, 오소마츠가 대신해 울며 혼자 사라질 테니까

오소마츠가 또다시 아무도 찾을 수 없는 곳으로 사라져버릴 것이 두려워, 금방 울음을 터뜨리는 동생들을 달래는 오소마츠의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피었다.


“정말, 너넨 횽아가 없으면 안 되겠네-!”

그렇게 말하는 오소마츠의 얼굴엔 수줍은 미소가 활짝 피어 있었다

-, 이 미소를 절대 잊지 말자고, 다짐하며 다시는 오소마츠를 혼자 만들지 않겠다는 각오가 동생들의 마음 속에 피어났다.






* 소설 본편에서 카라마츠가 울음을 참지 않는 이유는 카라마츠가 울보니까 입니다ㅎㅎ

 카라마츠는 힘든 일이 있으면 그냥 울 것 같아요. 아니면 오소마츠 앞에서 울던가.

 그래서 오소마츠는 카라마츠를 대신해 울어주지 않습니다ㅎ (여기서 나오는 장형마츠 분자의 망상)


* 이번주 주말엔 왕자공주가 올라옵니다~! 50제는 주말이나 주중 관계 없이 자유 연재할 것 같아요^^


*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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