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핼로윈이 가까워져서 때를 놓치기 전에 써서 올려요ㅎㅎ


* 시마마츠 핼로윈 육둥이입니다.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오소마츠 : 늑대인간

카라마츠 : 좀비헌터

쵸로마츠 : 우시노 코쿠마이리(저주술)

이치마츠 : 뱀파이어

쥬시마츠 : 마법사

토도마츠 : 빨간망토


* 가을에 피는 벚꽃이 있다네요ㅎ 저도 조사하다가 알게 되었습니다^^


* 공미포 8,721자.  오탈자는 추후 수정하겠습니다.



* 재미있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소른 50제


24. 벚꽃/벚꽃놀이 (오소른/카라오소)   죽어버린-, 푸르 님 신청 키워드.




1.

 

-, 이거 안 먹히네.”

오소마츠의 한숨 섞인 말에 뒤따르던 육둥이 전원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모처럼 핼러윈 의상까지 갖춰 입었건만, 꿈에 바라던 아름다운 여자들과의 즐거운 시간은 고사하고 사람들에게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고생만 했다.

질질 끌다시피 발을 돌려 집으로 향하는 육둥이의 얼굴은 가로등 아래에서도 어두웠다

누구랄 것도 없이 푹-, 한숨을 내쉰 육둥이가 검은 골목길 한가운데에서 환하게 빛나고 있는 편의점 문 앞에 멈췄다.

 

 

 

덜렁덜렁, 술이 가득한 비닐봉투를 들고 이미 딴 맥주캔을 손에 들고 흔들며 휘청거리는 여섯명

술기운이 올라 발개진 볼을 한껏 치켜 올리고 와하하- 웃음을 터뜨린 오소마츠가 동생들을 돌아보았다.


우햐~! 춥네~!”

안 추워? 카라마츠 형.”

, 얼어죽을 것 같다.”

, 쓰럽네! 정말!!”

오소마츠의 말에 토도마츠가 옆에서 걷던 카라마츠에게 물었다

좀비헌터라며 다 찢어진 셔츠와 바지를 입은 카라마츠가 선글라스를 머리 위로 올리고 가벼운 웃음을 흘렸다

훌쩍, 콧물을 들이마시는 카라마츠를 향해 한심하다는 듯이 외친 토도마츠가 시선을 돌려 쵸로마츠를 응시했다.


, .”

쵸로마츠 형도 추워보이네.”

“…시끄럿.”

얇은 흰 천 하나 달랑 두른 쵸로마츠를 보며 토도마츠가 눈을 슬쩍 내리깔았다

윗사람처럼 거만하게 자신을 바라보며 끌끌 혀를 차는 토도마츠에게 낮게 으르렁거린 쵸로마츠가 제 입에서 나오는 허연 입김을 신기하게 쳐다보는 쥬시마츠를 불렀다.


쥬시마츠는 걸치고 있는게 많아서 춥진 않겠네.”

! 안 추워요~!”

쵸로마츠의 말에 씩씩하게 대답한 쥬시마츠가 땅을 박차고 오소마츠에게 달려갔다

오소마츠 형아~!!” 하고 등에 매달린 쥬시마츠를 업자마자 걸음을 멈춘 오소마츠가 눈을 번뜩였다.


잠깐만. 오늘 핼러윈이지?”

? 그렇지.”

오소마츠의 질문에 지금 와서 뭘 묻냐는 투로 대답한 쵸로마츠가 한쪽 눈썹을 들어올렸다

쵸로마츠의 말에 한껏 눈을 빛낸 오소마츠가으흐흐~.” 하고 음흉한 미소를 피웠다.


그럼 작년처럼 그걸 해야지! ‘Trick or Treat’!”

? 누구한테? 이야미는 완-전 거지인데?”

오소마츠의 말에 토도마츠가 스마트폰 주소록을 확인하며 콧방귀를 끼었다

동생들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오소마츠를 응시했다. 예상했던 반응에 오소마츠의 미소가 한층 더 짙어졌다.


이야미는 볼 일 없고! 가야지~, . . 보 네를~!”

하타보라는 단어 하나하나를 끊어 말한 오소마츠가 눈을 가늘게 뜨고 씩- 웃었다

마치 악마가 제 계략이 성공해 만족스럽게 웃는 것 같은 미소에 발끝에서부터 소름이 돋았다

몸을 부르르 떨어 소름을 털어낸 토도마츠가 오소마츠를 보며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정말 오소마츠 형은 대단해…. 어쩜 그렇게, 천재적인 생각을 할 수 있어?”

그취~?”

하아!? 그게 칭찬할 일이냐!!”

경악해 외치는 쵸로마츠를 뒤로하고 동생들을 대동한 오소마츠가, 그럼 쳐들어가자~!” 하고 손을 흔들며 하타보네로 향했다.

 

 

 

 

 

2.

 

모처럼 하타보네를 왔건만…. 

그렇게 한숨지으며 육둥이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은 탑을 응시했다

- 꼭대기 층에서 파티라도 여는지 어두운 밤하늘에 색색의 조명이 닿아 있었다

땅에서까지 울려 퍼지는 흥겨운 음악 소리

분명 크리스마스 때처럼 돈을 뿌리며 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 육둥이가 눈썹을 지그시 치켜 들었다.


핼러윈 파티인가….”

조아쓰-!! 여기 이대로 있을 순 없지!”

또 뭔일을 하려고!?”

아쉬워 작게 중얼거리는 토도마츠에 이어 오소마츠가 불끈 주먹을 쥐었다

당당히 외치는 오소마츠에게 불안한 얼굴로 외치는 쵸로마츠가 곧이어 담을 타고 오르려는 오소마츠를 보며 짧은 비명을 질렀다.


뭐해!!!”

쳐들어가야지! 우리도 파티에 넣어달라고 하자고~?”

초대 받지도 않았는데 무슨 염치로!?”
쵸로링~, 잘 생각해 봐. 하타보가 여는 파티라구~? 분명 쭉쭉빵빵 천상계 누님들이 가득일거라고~? 이 기회를 그냥 두고 볼 생각~?”

오소마츠의 비아냥 섞인 물음에 쵸로마츠가 인상을 팍 구겼다

담에 걸쳐있는 오소마츠의 도발에 넘어간 카라마츠가, 과연. 형님이군. 이 기회를 놓칠 순 없지. 기다려다오, 카라마츠 걸-!” 하고 오소마츠를 따라 담을 타기 시작했다

이어 쥬시마츠와 이치마츠, 토도마츠가 높은 담 저편을 훌쩍 뛰어넘은 것을 보고 푹- 한숨을 내쉰 쵸로마츠가 마지막으로 담 너머로 모습을 감추었다.

 

 

결국은 자기도 넘어올 거면서. 튕기긴, 체리마츠!”

맞아. ~말 촌시러. 체리마츠.”

시끄럿-!!”

육둥이가 한데 모여 담 너머 정원에 모였다

우뚝 솟은 탑 주변의 넓은 면적이 온갖 나무와 풀로 가득했다

마치 영국의 정원을 연상케 하는 넓고 화려한 정원에 육둥이가 모두 말을 잃었다

풀숲 사이사이에 주변 풍경과 어울리는 간접 조명이 정원에 가득한 빨갛고 노란 낙옆을 은근하게 비추고 있었다

바삭바삭, 땅에 떨어진 낙엽을 밟아 탑 주변으로 이동한 육둥이가 함께 이리저리 탑을 살폈다.


뭐해?”

쵸로마츠의 질문에 오소마츠가 당연하다는 얼굴로 대답했다.


들어갈 틈이 있나 찾아봐야지!”

정말로 들어갈 셈!?”
당근! 그래서 힘들게 담도 넘었잖아!”

어이어이, 그만 두자. 불법 침입이라구!”

헤헹-, 싫네요~. 뭐야? 쫄려? 쵸로링~.”

놀리는 건 됐으니까 그만하고 집에나 가자고!”

손으로 입을 가리고 비웃는 듯이 자신을 응시하는 오소마츠의 손을 낚아챈 쵸로마츠가 이마에 핏줄을 잔뜩 세워고 외쳤다

오소마츠를 따라 탑 안으로 들어가려는 동생들을 불러 모은 쵸로마츠가! 돌아간다!” 하고 오소마츠와 동생들을 잡아 끌었다.

아무리 찾아도 틈이 보이지 않아 반쯤 포기하고 있던 동생들도 할 수 없다는 얼굴로 쵸로마츠의 뒤를 따랐다.

-.” 하고 노골적으로 아쉬움을 드러내며 쵸로마츠에게 끌려가던 오소마츠가 갑자기 발을 멈췄다.


쵸로마츠, 저기 봐봐!”

!? 또 뭔데!”

제 등을 퍽퍽 때리며 멈춰 세우는 오소마츠에게 짜증난다는 얼굴로 뒤돈 쵸로마츠가 오소마츠의 손끝이 가리키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 뭐야…. 저거….”

- 마이 갓.”
….”

우왓-!! ~단해요~!!”

계절감 어긋나는데….”

쵸로마츠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할 말을 잃었다

이어 동생들도 오소마츠가 가리킨 곳으로 눈을 돌려 한 마디 감탄사를 내뱉었다

빨갛고 노란 단풍 가운데 홀고 고고히 서 있는 분홍색의 꽃

나무 가득 분홍빛의 꽃이 활짝 피어 작은 꽃잎이 바람을 따라 눈송이처럼 흩날렸다

귀신에 홀린 것처럼 말을 잃고 단풍 사이에서 만개한 벚꽃을 응시한 육둥이가 천천히 벚꽃 아래로 다리를 옮겼다

흐드러지게 피어난 벚꽃 아래에 자리를 잡고 앉은 육둥이는 너나 할 것 없이 비닐봉투를 열어 맥주캔을 땄다.

 

 

 

 

 

3.

 

벚꽃 아래 편의점에서 산 안주를 펼치고 하나, 둘 씩 비운 맥주캔이 바닥에 뒹굴었다

하타보네 정원에 오기 전에 이미 한잔 한 덕분인지 육둥이는 한 캔을 다 비우자마자 벌겋게 익은 얼굴로 콧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우햐~! 벚꽃 아래서 마시는 술 최고—!!”

“““““최고~!!!”””””

높이 캔을 들고 외친 오소마츠를 따라 동생들이 맥주캔을 들어 신나게 부딪쳤다

, 하고 옅은 금속음을 내며 부딪친 캔은 곧 육둥이의 뱃 속으로 맥주를 부어 넣었다

알큰하게 퍼지는 술기운과 그에 맞춰 따끈해지는 몸. 볼을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은 적당히 차가웠고, 그 바람에 흔들리는 벚꽃 나무는 아름다운 벚꽃잎을 뿜어냈다

분홍빛 벚꽃 옆에는 붉은 단풍이 하늘하늘 바람을 타고 아래로 내려오고 있었다

그야말로 절경, 눈보신, 최고의 안주에 오소마츠는 한껏 들뜬 기분이 되어 해맑게 웃었다

빈 캔을 휙-, 옆으로 던지고 새 맥주캔을 따 벌컥벌컥 마시는 오소마츠 옆에서 도수가 낮은 칵테일을 홀짝이던 토도마츠가 쵸로마츠를 보며 픽-, 어이없다는 웃음을 흘렸다.


그 짚 인형, 쵸로마츠 형이 직접 만든거야? 완전 촌시려-.”

아아?! 뭐가 촌스럽다는 거야!? 짚 인형의 기본이잖아!!”

그러니까 촌시럽다는 거야~. 근데 그걸로 누굴 저주하려고?”

촌스럽다는 말에 발끈하는 쵸로마츠를 보며 한차례 더 비웃음을 날린 토도마츠가 고개를 기울였다

쵸로마츠의 말대로 가장 기본적인 모양을 하고 있는 짚 인형에는 그 흔한 사진 하나 붙어있지 않았다

짚 인형을 이용한 저주는 짚 인형에 저주하는 대상의 사진을 붙여서 쓰는 거라고 생각한 토도마츠의 질문에 쵸로마츠가 캔에 남은 미지근한 맥주를 넘기고 무미건조하게 대답했다.


오소마츠 형.”
. 그래.”

하아?!?!? 이 카리스마 레전드 횽아를 저주할 일이 뭐가 있는데?!”

쵸로마츠의 대답에 이해한다는 투로 고개를 끄덕인 토도마츠를 제치고 불쑥 몸을 내민 오소마츠가 핏대를 세우고 외쳤다

-, 하고 혀를 찬 쵸로마츠가 차갑게 오소마츠를 노려보며겁나 많거든!?” 하고 언성을 높였다.


뭐가 많은데!!”

하나하나 말해줄까!?”

그래! 어디 한 번 말해봐!”

언성을 높이는데 그치지 않고 벌떡 일어나 서로의 멱살을 잡고 떠들기 시작하는 오소마츠와 쵸로마츠를 보며 토도마츠가 한심하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며 술을 홀짝였다

제 위에서 벌어지는 언쟁에 고개를 도리도리 저은 토도마츠가 스마트폰을 켰다

익숙하게 잠금화면을 풀자마자 갤러리를 연 토도마츠가 점점 더 커지는 두 형의 목소리에 살포시 눈썹을 찌푸렸다.


-, 정말 시끄럽네!! 딴 데서 싸워!”

-가 불만인데 이 딸딸마츠!!”

누가 딸딸마츠냐!! 정말 네 놈의 그런 점 짜증나!!”

하아!?”

-, 진짜!! 일단 이거 마시고 좀 진정해 봐!”

치솟는 화에 씩씩거리던 오소마츠와 쵸로마츠가 토도마츠가 내민 술을 홱 낚아채 잡고 그대로 벌컥벌컥 마셨다.


으엑!? 이거 엄청 쎈 술이잖아!!”

. 좀 닥치라고.”

어이! 드라이 몬스터-!!!”

한 모금 마시자마자우엑-!!” 하고 뜨거운 숨을 뱉은 오소마츠가 캔에 쓰인 도수에 경악하며 토도마츠를 향해 외쳤다

50도에 근접한 독주는 입 안은 물론이고 식도까지 불을 먹은 것처럼 뜨겁게 달궜다

안 그래도 발갛던 볼을 더 붉게 물들이고 술 냄새 물씬 풍기는 숨을 내뱉으며 진저리를 친 오소마츠가 턱, 하고 빈 캔을 내려놓은 쵸로마츠를 놀라 응시했다.


? 쵸로마츠…? 혹시 다 마셨어!? 그 독한 걸!?”

…?!”

, 취했다. 이거.”

아아?! 누가 취해따는 거야! 아직 마시수 이쒀어!! 더 가죠와!!”

아니, 너 혀 마구 돌아가고 있으니까.”

토도마츠가 내민 술이 독한 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전부 마신 쵸로마츠가 완전히 새빨개진 얼굴로 딸꾹질을 하며 오소마츠를 손가락질했다.

비닐봉투에 남은 술을 집어들려는 쵸로마츠를 억지로 막은 오소마츠가 쵸로마츠를 보며어구야-.”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글고! 이건 저쥬가 아니라고~!”

““…?””

쵸로마츠의 외침에 쵸로마츠의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비닐봉투를 옮긴 오소마츠와 스마트폰을 만지던 토도마츠가 바람 빠지는 소리를 흘렸다

여전히 딸꾹질을 하며 휘청대던 쵸로마츠가 바닥에 놓아둔 짚 인형을 집어 들었다.


이건 그거야. , 샤랑의 쥬문! 여기에 오쇼마츠 형의 머리카락이랑 샤진이 드뤄있따구우~.”

…?”

이걸로 오쇼마츠 형도…, 으흐흐흐흐.”

우왓-, 징그러.”

히에에….”

쵸로마츠의 말에 멍청히 반문한 오소마츠가 짚 인형을 소중하다는 듯이 껴안고 얼굴일 비비적 거리는 쵸로마츠를 보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카라마츠 옷을 입은 이치마츠가 거짓으로 고백했을 때보다 더 무섭다

절로 돋는 소름에 치를 떨며 쵸로마츠에게서 저만치 거리를 둔 오소마츠가그건 좀 무서운데.” 하고 작게 중얼거렸다.


이거로 오쇼마츠 형이랑~, 요런 거 죠런 거 다~ 할 수 있지…. 흐흐흐흐흐-.”

잠깐! 진짜로 뭔가 기분 나쁘니까 그만 둬!?”

무엇을 상상하는지 침을 길게 늘이고 묘한 웃음을 흘리는 쵸로마츠를 보며 오소마츠가 서둘려 쵸로마츠의 손에 들린 인형을 뺏었다

!! 뭐하는 거야! 내놔!” 하고 매달리는 쵸로마츠를 떨어뜨리고 피하며 짚 인형을 사수한 오소마츠가 토도마츠 뒤로 숨자마자, 충혈된 눈으로내 놔아~!!” 하고 다가오던 쵸로마츠가 픽-, 꼬꾸라졌다

드르렁-, 코까지 골며 잠든 쵸로마츠의 모습에 깊이 안도하며 떨리는 가슴을 붙잡은 오소마츠가 토도마츠 뒤에서 기어나왔다.


쵸로마츠가 먼저 잠들어서 다행이다…. 그럼 이걸,”

손 끝으로 쿡쿡 쵸로마츠를 찔러 깊이 잠든 것을 확인한 오소마츠가 거침없이 짚 인형을 뜯기 시작했다

자신의 것으로 보이는 검은 머리카락을 징그럽게 바라보며 손가락 끝으로 달랑 집어들어 땅에 버린 후, 인형 안에 들어있는 자신의 사진을 꺼낸 오소마츠가 멍청히 중얼거렸다.


이건 또 언제 찍은겨….”

방석을 접어 머리에 베고 침까지 질질 흘려가며 잠든 자신의 사진에 오소마츠가 눈썹을 찌푸렸다.


, 그거 내가 찍었엉~.”

? 톳티-? 근데, !! 왜 그 술 마신 거야!!”

~? 어랴~? 아하하, 쓰다 했더니 독한 술이었넹~. 톳티-, 실수우~.”

으아…, 귀여운 척 하기 시작했어-.”

오소마츠가 남긴 독주를 전부 마신 토도마츠가 슬적 오소마츠 옆으로 다가와 오소마츠의 어깨에 턱을 괴었다.


, 봐봐~.”

, 술 냄새!”

내가아~, 오소마츠 형 사진을 또 엄췅 찍었징~.”

?”

오소마츠 옆에 앉아 팔짱을 낀 채로 스마트폰 갤러리를 연 토도마츠가 배시시 웃으며 자랑스럽게 사진을 넘기기 시작했다.


이건 오소마츠 형이 배 내놓고 자고 있던 거고~, 이건 밤에 우리 몰래 라면 먹을 때~, 이건 카라마츠 형이 까준 귤 먹으면서 웃을 때~, 요건 엄마가 웬일로 칭찬해줘서 부끄러워 할 때~. 이때 정말 귀여웠는데~. , 이것도! 오소마츠 형이 고딩 때 축제에서 여장-,”

—!!! 그건 어떻게 찍었어!! 너 이때 스마트폰 없었잖아!!”

친구가 찍은 걸 받았어.”

!?”

왜냐니~, 귀엽잖아~. 세라복 입은 오소마츠 형.”

하아!?”

찰칵, 하고 뜬금없이 울린 촬영음에 오소마츠의 눈이 동그래졌다

찍은 사진을 확인하고 만족스럽게 웃으며오소마츠 형의 놀란 얼굴도 확보-!” 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토도마츠의 모습에 오소마츠는 말 그대로 얼이 빠지고 말았다.


오늘 오소마츠 형 코스튬도 엄청 귀여워어~. 나만큼 귀여워~.”

에에…, 톳티-. 너 엄청 취했어.”

~, 털 복슬복슬해~. 오소마츠 형, 평생 이 모습이면 내가 키워줄게~.”

안 듣고 있어, 이 자식….”

늑대인간으로 변장해 털이 풍성한 오소마츠의 얼굴 주변을 이리저리 만지며 털을 손가락에 넣고 꼬던 토도마츠가 오소마츠의 어깨에 기대 눈을 감았다.


내가 오소마츠 형 키우면~, 매일 산책도 시켜주고, 맛있는 것도 사주구~, 또 엄-청 예뻐해줄텐데-….”

어이~? 톳티-?”

음냐아….”

감은 토도마츠의 눈 앞에서 손을 흔든 오소마츠가 완전히 잠든 토도마츠를 보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 알고 싶지 않은 동생의 비밀을 알아버렸다

묘하게 찜찜한 기분에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오소마츠에게 검은 망토를 질질 끌며 이치마츠가 다가왔다.


오소마츠 형.”

이치마츠?”

뭔가, 복장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오소마츠 형 맛있어 보여.”

!?”

너도 취했냐!!!’ 하고 속으로 외치며 다가오는 이치마츠를 피하려고 해도 토도마츠가 어깨를 기대어 잠들어 있는 탓에 자유롭게 도망치지도 못하는 상황

속수무책으로 제 앞에 털썩 엉덩이를 내린 이치마츠를 오소마츠가 불안하게 응시했다

검은 망토와 반듯한 정장을 갖춰 입은 이치마츠는 제 복장의 컨셉에 맞추어 날카로운 송곳니를 끼우고 있었다.


, 이치마츄~? 횽아는 맛 없다구~?”

. 일단 맛 보고.”

히익!!!”

덥썩-, 멱살을 잡아 쭉 당기며 다가오는 이치마츠를 보며 오소마츠가 비명을 삼켰다

오소마츠가 걸치고 있는 빨간 체크무늬 셔츠를 잡아늘려 맨살을 드러낸 이치마츠가 그대로 오소마츠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꺄아———!!!”

두껍고 까끌거리는 미지근한 혀가 목을 타고 올라오는 감각에 오소마츠가 결국 비명을 질렀다

토도마츠가 기대고 있는데다 이치마츠가 단단히 멱살을 잡고 있어 움직일 수 없는 오소마츠가 간신히 팔 하나를 빼내 벚꽃 나무 아래서 꽃구경을 하고 있는 두 동생을 불렀다.


카라마츠!! 쥬시마츠!! 도와줘~~!!”

팔을 파닥이며 간절히 도움을 청한 목소리가 다행히 닿았는지 벚꽃을 올려다보고 있던 카라마츠와 쥬시마츠가 뒤돌았다

거의 이치마츠에게 깔리려는 기세로 기울어진 오소마츠를 본 카라마츠가 놀라 눈을 크게 떴다

동시에파앗-!’ 하는 효과음이 날 정도로 활짝 웃은 쥬시마츠가왓세왓세-!” 하고 오소마츠를 향해 뛰었다.


오소마츠 형아! 꽃이 엄~~청 예뻐!!”

흐에?”

도와달라는 오소마츠의 말은 싸그리 무시한 채, 말을 마친 쥬시마츠가 오소마츠의 겨드랑이에 팔을 끼워 번쩍 높이 들어올렸다

쥬시마츠의 기세에 이치마츠는 뒤로 넘어지고 토도마츠는 그대로 땅에 쓰러졌다

발이 땅에 닿지 않을 정도로 높이 들어올려져 멍청히 눈을 깜빡이는 오소마츠를 향해 해맑은 미소를 보여준 쥬시마츠가 오소마츠를 안아든 채로 나무 쪽으로 향했다.


, 쥬시마츠?”

가까이서 보면 더 예뻐!!”

“…?”

쥬시마츠의 말에 일말의 불안을 느낀 오소마츠가 미처 무슨 말이냐 되묻기도 전에, 오소마츠의 몸이 공중에 떴다

있는 힘껏 오소마츠를 위로 던진 쥬시마츠가 밝게 웃으며 어린 아들과 놀아주는 아버지처럼 외쳤다.


높이높이~!!”

꺄아아아아아———!!!”

바로 코앞에 벚꽃나무의 두꺼운 가지가 보였다. 땅에서 멀어져 공중에 떠 있다는 감각을 알아차리기도 전에 가장 최고점에 도달한 몸이 멈췄다

곧 중력에 이끌려 바닥으로 추락할 것을 예감한 오소마츠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자마자, 야속한 중력은 오소마츠를 땅으로 끌어당겼다

빠르게 추락하는 몸, 엄청난 고통을 예감한 오소마츠가 두눈을 질끈 감았다

당연히 어마무시하게 땅에 박힐 것이라 생각했지만 한참이 지나도 고통이 느껴지지 않았고, 의아한 얼굴로 눈을 뜬 오소마츠가 자신을 안아든 쥬시마츠와 눈이 맞았다.


그럼 한 번 더-!!”

, 잠깐!! 쥬시마ㅊ,”

또 말을 끝내기 전에 하늘로 던져 올려진 오소마츠가 새파란 얼굴로 헛웃음을 흘렸다

지면보다 높이, 가까이서 보는 벚꽃은 시야를 전부 가득 채우고 푸른빛의 달빛과 섞여 은은한 분홍빛을 풍기고 있었지만 오소마츠에게 벚꽃을 즐길 여유는 없었다

다시 추락하는 몸에 이번에도 제발 쥬시마츠가 제대로 잡아주길 빌며 두 눈을 감은 오소마츠가 부유감에 눈을 떴다.


예쁘지? 그럼 한 번 더-!!”

아니!! 이제 괜찮으니까-!!! 쥬시마츠으~~!!”

-? 그래애~?”

, 쥬시마~!?! 그 정도면 형님도 만족했을 거다!!”

거세게 고개를 저으며높이높이를 만류하는 오소마츠에 이어 카라마츠도 당황한 얼굴로 쥬시마츠를 향해 외쳤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눈을 깜빡인 쥬시마츠가 높이 들어올린 오소마츠를 내려주었다

발이 지면에 붙어있다는 것에 감격하며 슬쩍 새어나온 눈물을 닦아낸 오소마츠가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쥬시마츠를 불렀다.


쥬시마츠?”

! 오소마츠 형아도 예뻐!”

…?”

의미불명의 말을 끝으로 쓰러지듯 잠든 쥬시마츠를 안아든 오소마츠가 알 수 없는 한숨을 내쉬며 쥬시마츠를 옮겼다.

제일 먼저 잠든 쵸로마츠 옆에 이치마츠, 토도마츠, 쥬시마츠를 눕히고, 추운지 몸을 웅크리는 쵸로마츠에게 이치마츠의 망토를 덮어준 오소마츠가히유-.” 하고 한숨을 내쉬며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냈다.

 

 

 

 

 

4.

 

흐드러지게 쏟아지는 벚꽃 아래, 멀쩡히 남아있는 건 두 사람

오소마츠는 땅에 널부러진 빈 캔을 치우는 카라마츠를 보며 작게 하품하고, 제 옆으로 다가온 카라마츠를 보며 능글맞은 미소를 피웠다.


웬일로 아직 멀쩡해~?”

, 위스키의 힘이지.”

또 보리차 마셨어!? 언제 산 거야. 난 분명 술만 샀는데….”

카라마츠가 든 봉투에 슬쩍 보이는 보리차라고 쓰인 페트병

어이없다는 얼굴로 카라마츠에게 가벼운 핀잔을 준 오소마츠가 한데 어울려 흩날리는 벚꽃와 단풍을 응시했다

고개를 돌리면 평온하게 잠든 동생들이 있고, 반대로 돌리면 카라마츠가 자신과 함께 벚꽃을 바라보고 있었다

만족스러운 미소를 피운 오소마츠가 무릎을 안은 채, 작게 카라마츠를 불렀다.


-?”

안 추워? 그 옷.”

조금 춥다. 마이 스위-트 울프 씨의 털이라도 빌리고 싶을 정도로.”

, 꼬리.”

.”

-, 하고 특유의 잘난 척하는 미소를 띄운 카라마츠에게 간결히 답한 오소마츠가 코스튬에 붙은 늑대 꼬리를 카라마츠의 무릎 위에 올려주었다

분명 싸구려 코스튬이었지만 묘하게 꼬리의 털만큼은 부드러웠다. 슥슥-, 제 무릎 위에 올려진 꼬리를 쓰다듬으며 벚꽃을 응시하던 눈을 돌렸다

늑대 탈을 벗겠다는 생각도 없는지 털복숭이가 된 채로 처연히 벚꽃을 바라보는 오소마츠의 옆모습에 피식-, 미소를 흘린 카라마츠가 꼬리를 쓰다듬던 손을 훌쩍 들어올렸다.


“…뭐야.”

울프 씨가 귀여워서.”

“….”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에 한쪽 눈썹을 찌푸리고 고개를 돌린 오소마츠와 눈이 맞았다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는 눈동자에 자신이 비치고 있는 것이 기뻐, 가슴 가득히 퍼지는 행복에 부드럽게 웃은 카라마츠가 대답했다

카라마츠의 대답에 놀랐는지 입을 꾹 다문 오소마츠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두 손을 들어올리고 손톱을 세웠다.


나는 귀여운 게 아니라 멋있는 거라구!! 잡아 먹어버린다!?”

하핫, 대사 칠 대상이 틀린데.”

빨간 망토를 입고 잠든 토도마츠를 가리키며 오소마츠의 대사를 흘린 카라마츠가 오소마츠의 손을 잡았다

망연히그러네.” 하고 카라마츠의 말에 수긍하며 카라마츠의 손이 이끄는 대로 몸을 낮춘 오소마츠가 일순 표정을 바꿔 장난스러운 미소를 보냈다.


카라마츠~, Trick or Treat!”

으음~? 곤란한 울프로군. 울프에게 줄 만한 사탕은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럼 어떤 트리트를 보여줄 거지~? 마이 큐트 울프—?”

아야야야야, 갈비뼈 부러진닷!!”

어째서!?”

키득키득, 짧은 웃음을 끝낸 오소마츠가 빙긋- 웃으며 카라마츠에게 다가갔다

스스로크앙-!” 하고 효과음을 내며 입을 크게 벌린 오소마츠가 카라마츠의 콧등을 가볍게 물었다

아얏!” 하고 콧등을 문지르는 카라마츠를 보며 오소마츠가 미소와 함께 혀를 낼름 내밀었다

붉은 혀 위에 분홍빛의 벚꽃잎이 하나

카라마츠의 콧잔등에 살포시 앉아있던 꽃잎을 과시하며 즐겁게 웃은 오소마츠를 따라 카라마츠의 입가에도 다정한 미소가 번졌다.


내년에도 또 올까.”

-, 내년엔 제대로 허락 받고 말이지.”

~? 별로 상관 없지 않아? 그냥 와도.”

불법 침입은 좋지 않다. 오소마츠.”

서로의 체온을 나눌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붙어 앉은 카라마츠와 오소마츠가 아래로 춤추며 내려오는 벚꽃잎을 따라 시선을 내렸다

마주보는 두 사람의 눈빛에 담긴 깊은 애정에 수줍은 미소를 피운 오소마츠가 슬쩍 눈을 감았다

가볍게 감긴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는 모습에 짙은 눈썹을 늘어뜨린 카라마츠가 오소마츠의 얼굴 선을 따라 손가락을 흘렸다

가는 턱선을 따라 쓸어올린 손가락에 부드러운 살갗이 닿고, 뜨거운 입술이 살포시 오소마츠의 입술에 내려앉았다.





* 시마마츠의 늑대인간 오소마츠 엄청 귀엽습니다!!


* 여기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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