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늦었습니다.... 감기가...OTL

  몸이 아프면 잠이 늘어서 낮은 계속 자고, 밤은 자지못하는... 올빼미 생활을 하고 있네요... 모두 감기 조심하세요..


* 쥬시오소입니다만, 오소른 요소가 조금 들어갔습니다ㅎ


* 쥬시오소도 처음은 아니지만 자주 써보지 않아서... 다른 단편보다 조금 분량이 적습니다ㅎㅎ...


* 토도오소도 곧 오늘(금요일) 중으로 올릴 예정입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ㅎ


* 부족한 글이지만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후앗페!!!”

커다란 이불 덩어리가 온 거실 안을 날아다니며 난리치고 있는 참상을 쵸로마츠는 외면했다. 

손에 들고 있는 구인 잡지에 시선을 고정한 채, 뒤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은 모두 환상이라고 스스로 되뇌며 필사적으로 고개를 돌이지 않으려 애썼다. 

추운 겨울날, 춥다는 이유도 모두 외출을 삼가고 있던 마츠노가의 등유 스토브에 등유가 금방 떨어진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장남이라는 이유로 마츠요에게 등유통을 떠맡은 오소마츠가 나간 지금, 쥬시마츠를 제외한 모든 형제들은 필사적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지난 날, 쥬시마츠의 무서움을 온 몸으로 실감한 토도마츠와 이치마츠는 사색이 되어 쥬시마츠와 최대한 떨어진 거실의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있었다.

카라마츠도 쵸로마츠와 마찬가지로 거울에 시선을 고정하고 최대한 쥬시마츠를 무시하려 했지만, 어쩌다 거울에 비친 쥬시마츠와 눈이 마주치고 말아 쥬시마츠의 표적이 되고 말았다.


“쥬, 쥬시마츠… 이, 것 좀 놔주지 않겠나…”

생명의 위협을 느껴 항상 붙이던 쓸데없는 미사여구도 없이, 절박하게 울먹이며 애원하는 카라마츠의 말은 쥬시마츠에게 닿지 않았다. 

대체 무슨 매커니즘으로 저렇게 된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카라마츠는 맹렬하게 쥬시마츠에게 코브라 트위스트를 당하고 있었다. 

두꺼운 이불을 돌돌 두르고도 잘도 저런 고난도 기술을 거는지 신기했지만, 여기서 섣불리 쥬시마츠를 쳐다봤다간 카라마츠 다음의 표적이 될 것이 뻔했다. 

거실 안에 남아있는 형제 모두가 간절하게 오소마츠의 귀환을 바랬다.




“다녀왔습니다~”

오소마츠의 목소리와 드르륵하고 열리는 현관문소리에 방 안에 남아있던 형제들이 일제히 현관으로 뛰쳐나갔다.


“오소마츠 형!!!”

“오소마츠 형!! 왜 이렇게 늦었어!!”

“오소, 마츠 혀엉…”

“브, 브라더-, 어, 서 와라…”

잡지를 집어 던지고 나간 쵸로마츠를 이어, 울먹이며 오소마츠의 팔을 붙잡은 토도마츠와 이어서 반대편 팔을 붙잡고 소리 없이 우는 이치마츠, 이젠 아예 쥬시마츠에게 목을 졸리고 있는 카라마츠가 오소마츠를 반겼다. 

멍청히 카라마츠를 보며 헛웃음을 흘린 오소마츠가 “쥬시마츠, 그만-“ 하고 쥬시마츠의 어깨를 툭 치자, 쥬시마츠가 카라마츠의 목을 잡고 있던 손을 풀었다. 

켁켁 거리며 숨을 고르는 카라마츠를 뒤로하고 난로의 등유통에 등유를 부은 오소마츠가 난로의 전원을 켰다. 

삐- 하고 울리며 다시 방 안의 공기를 데우기 시작한 난로에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쉬는 한편, 슬슬 눈치를 보며 눈을 흘겼다. 

난로가 꺼지고 제법 시간이 지났다. 영하를 웃도는 기온에 방 안은 이미 냉랭해져 있는 상태. 난로가 켜졌다고 해도, 방 안이 완전히 따뜻해지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은 저명했다. 

쥬시마츠에게 목을 졸린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아 반쯤 정신이 나가있는 카라마츠를 제외한 나머지 동생들이 서로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쥬시마츠를 잠재우기 위한 ‘희생양’이!


“오소마츠 형, 미안.”

“헤?”

쵸로마츠가 한 마디 사과를 건네며 오소마츠를 쥬시마츠에게 밀쳤다. 

영문도 모른 채, 쥬시마츠 쪽으로 넘어간 오소마츠를 향해 이치마츠와 토도마츠가 합장했다. 

오소마츠가 받을 추위에 날카로워진 쥬시마츠의 일방적인 폭력을 예상하며 동정의 눈을 하던 쵸로마츠 일동은 이어지는 광경에 입이 떡 벌어졌다. 

카라마츠처럼 오소마츠를 괴롭힐 것이라고 생각했던 쥬시마츠가 얌전히 자기 쪽으로 넘어온 오소마츠를 꽉 안았다. 

오소마츠를 뒤에서 안은 상태로, 바닥에 앉은 쥬시마츠가 오소마츠의 등에 얼굴을 묻고 얼굴을 비볐다.


‘‘‘에? 무슨 상황?!?!’’’

쵸로마츠와 이치마츠, 토도마츠가 경악한 얼굴로 둘을 바라보는 가운데, 쥬시마츠는 오소마츠의 허리에 감은 팔을 풀지 않고 밝게 웃으며 완전히 안정된 상태로 돌아왔다. 


“어… 쥬, 쥬시마츠 형?”

망설이며 쥬시마츠를 부르는 토도마츠를 향해 쥬시마츠가 활짝 웃었다. 

“응~?” 하고 대답하는 쥬시마츠는 아까까지 날뛰던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없었다.

토도마츠가 쵸로마츠를 보며 ‘대체 무슨 상황?’ 하는 눈빛을 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쵸로마츠의 당황한 얼굴이었다. 

그 누구도 지금 왜 이런 상황이 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 


“오소마츠 형, 따뜻해-!!!”

“아, 나 조금 체온 높으니까~”

의외로 답은 당사자들에게서 나왔다. 

오소마츠를 꼭 품에 안고 외치는 쥬시마츠와 쑥스럽게 웃으며 코 밑을 문지르는 오소마츠를 보며 쵸로마츠가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얼굴을 한 토도마츠와 이치마츠에게 쵸로마츠가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그, 왜. 오소마츠 형은 애기체온이잖아. 우리보다 1-2도 정도 체온이 높아. 그래서 안고 있으면 따뜻한가 봐.”

““아~””

쵸로마츠의 설명에 이치마츠와 토도마츠도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이라고 납득하면서도 서로 껴안고 있는 둘을 보며 어쩐지 꺼림칙한 기분이 드는 둘이었다. 




등유 사건이 지나가고, 2층 방에 이불을 깔았다. 

저마다 제 자리를 찾아 몸을 누이고 불을 끄려는데, 쥬시마츠가 몸을 일으키더니 옆에 누운 쵸로마츠에게 말했다.


“쵸로마츠 형아, 나랑 자리 바꿔줄 수 없슴까?”

“어? 자리?”

“응!!”

쥬시마츠의 말에 쵸로마츠가 슬슬 상체를 일으켜 되물었다. 붕붕 소리가 울릴 정도로 고개를 세차게 흔든 쥬시마츠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오소마츠 형아 옆에 있으면 따뜻해!!!”

“아… 그래, 그럼…”

쥬시마츠의 말에 쵸로마츠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한 밤중에 춥다는 이유로 쥬시마츠의 난동이 일어날 것을 두려워한 형제들의 눈살에 싫으면서도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몸을 일으킨 쵸로마츠를 따라 자리에서 일어난 쥬시마츠가 털썩 소리를 내며 오소마츠 옆에 누웠다. 

제일 가장자리, 쥬시마츠의 자리에 누우면서 ‘어디서 자든, 잠만 잘 수 있으면…’ 하고 스스로를 달래는 쵸로마츠는 어쩐지 사라지지 않는 씁쓸한 기분에 인상을 찌푸렸다. 


그 날 밤은, 어쩐지 푹 잠들 수 없는 방이었다.  






2.


오소마츠의 곁에 있으면 따뜻하다는 사실을 안 이후로, 쥬시마츠는 어딜 가든 오소마츠의 곁에 붙었다. 

쵸로마츠와 자리를 바꾼 날 이후로, 쥬시마츠의 자리는 오소마츠 옆이 되었다. 

하룻밤뿐이라고 생각했던 자리이동이 시간이 지나도 바뀌지 않는 것에 불만을 품은 쵸로마츠였지만, 솔직하게 불평을 말해 돌아올 쥬시마츠의 반응이 두려워 홀로 속으로 분을 삭혔다. 

집 안에 있을 때도, 목욕탕에 가는 길에도, 밖에서 함께 돌아다닐 때도, 그리고 잠을 잘 때도 오소마츠의 옆은 쥬시마츠 차지가 되었다. 

쥬시마츠가 홀로 야구를 하러 나갈 때는 제외하고는 찰떡처럼 오소마츠 옆에 붙어있는 쥬시마츠의 존재가 서서히 형제들의 눈에 걸리기 시작했다. 


오늘도 거실에 모인 형제들 가운데 만화책을 읽고 있는 오소마츠의 등에는 쥬시마츠가 붙어 있었다. 

오소마츠의 허리에 팔을 두르고 세간에서 말하는 백허그를 하고 있는 쥬시마츠를 형제들 모두 흘끔흘끔 쳐다보고 있었다. 

구인 잡지를 펴든 쵸로마츠도, 거울을 들고 있는 카라마츠도, 스마트폰을 두드리고 있는 토도마츠도, 고양이를 쓰다듬고 있는 이치마츠도, 모두의 이목은 쥬시마츠와 오소마츠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동생들이 모두 자기를 의식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오소마츠는 만화책에 집중해, 간헐적으로 어깨를 떨며 웃고 있었다. 

오소마츠를 안고, 그 어깨에 얼굴을 기댄 쥬시마츠도 오소마츠가 보고 있는 만화책을 함께 읽고 있는 것 같았다. 

만화책을 읽다가 손가락으로 한 페이지를 가리키며 웃는 오소마츠와 눈을 마주친 쥬시마츠도 눈을 반달모양으로 휘고 기쁘게 웃었다. 

하하호호 웃는 둘을 보는 네 명의 형제는 한 마음이 되어 (속으로) 외쳤다.


‘‘‘‘신혼 부부냐!!!!’’’’

이젠 아예 여실히 짜증이 섞인 시선으로 둘을 보고 있는 형제들이었다. 


‘너무 달라 붙어 있지 않아?’

스마트폰을 톡톡 두드리면서도 눈만은 쥬시마츠와 오소마츠에게 고정하고 있는 토도마츠가 생각했다. 

무슨 영문인지 서로 마음이 이어진 남은 세 명도 토도마츠의 독백에 참가했다.


‘슬슬 자리 원래대로 하고 싶은데…’

냉증이 있는 쵸로마츠가 미간을 찌푸리며 혀를 찼다. 

쥬시마츠와 자리를 바꾸고 어쩐지 새벽에 추위로 눈을 뜨는 일이 늘어났다. 

오소마츠 옆에서 잘 때는 한번도 없었던 일이었다.


‘…설마 겨울 내내 저러고 있는 건…’

불안한 눈빛으로 쥬시마츠를 보며 고양이를 쓰다듬는 이치마츠의 손이 떨렸다. 

어릴 적부터 파트너였던 쥬시마츠는 다른 형제보다 이치마츠의 옆에 있을 때가 많았다. 

조금 허전해진 옆자리를 힐끔 응시하며 이치마츠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브라더- 형제끼리 그 거리는 조금 데인져-러스다.’

거울을 보고 머리를 정돈하는 척하면서, 오소마츠와 쥬시마츠를 비쳐 본 카라마츠가 쓴웃음을 지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여전히 쥬시마츠는 오소마츠의 곁을 사수했다.




추위에 부르르 몸을 떨며 머리와 어깨에 쌓인 눈을 털어낸 카라마츠가 거실로 들어섰다. 

방 중앙에 위치한 코타츠는 이미 만원이었다. 

이치마츠와 쥬시마츠, 토도마츠와 쵸로마츠가 각기 한 사이드를 차지하고 앉아있는 모습에 푹- 한숨을 내쉰 카라마츠가 코타츠에서 떨어져 앉아있는 오소마츠를 발견했다. 

카라마츠가 발소리를 죽이고 조심조심 오소마츠에게 다가가자 오소마츠가 만화책에서 시선을 떼고 카라마츠를 올려다 봤다.


“아, 카라마츠~ 어서 와~”

“다녀왔다, 브라더-“

미소를 띠고 반기는 오소마츠에게 마주 웃어주며, 카라마츠가 방바닥에 허리를 내렸다. 

난로로 따뜻하게 데워진 방 안에서도 오소마츠의 곁은 더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포근하게 온 몸을 감싸는 온기에 카라마츠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후- 하고 숨을 내쉬었다. 

마치 온탕에 들어간 것처럼 온 몸이 이완되어 편안히 풀렸다. 

다시금 오소마츠가 정말로 다른 형제들보다 체온이 높다는 것을 실감하며, 항상 오소마츠 곁에 붙어있는 쥬시마츠가 이해되었다. 

곁에 앉기만 해도 이렇게 포근한 느낌이 드는데, 오소마츠를 안고 있으면 얼마나 행복할지를 떠올리며 카라마츠가 오소마츠 쪽으로 팔을 뻗었다. 

카라마츠에게 인사를 마치자마자 읽고 있는 만화에 시선을 돌린 오소마츠 몰래, 오소마츠의 어깨 쪽으로 팔을 뻗은 순간, 코타츠에서 뒹굴던 쥬시마츠와 시선이 마주치고 말았다. 

순식간에 식은땀을 쏟아낸 등이 축축해졌다. 

오소마츠에게 뻗은 손을 멈춘 카라마츠가 자신을 향한 쥬시마츠의 시선에 깊은 두려움을 느꼈다. 

항상 어딘가 초점을 잃은 것처럼 보였던 쥬시마츠의 눈이 형형한 광채를 띠고 카라마츠를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었다. 

눈을 서로 마주하고 실제로는 몇 초밖에 지나지 않은 시간이 몇 시간처럼 느껴졌다. 


‘큰일났다.’

카라마츠가 그렇게 생각하자마자 쥬시마츠가 코타츠에서 몸을 빼, 벌떡 일어났다. 

쥬시마츠를 따라 의아한 눈빛으로 시선을 올린 형제들이 일제히 카라마츠를 바라보았다. 

오소마츠 곁에 앉은 카라마츠를 발견하자마자, 카라마츠를 향한 시선은 동정의 빛을 띠었다. 

성큼성큼 카라마츠에게 다가간 쥬시마츠는 너무나 손쉽게 카라마츠를 들어올렸다.


“엩…?!”

다짜고짜 들어올려진 카라마츠가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쥬시마츠가 카라마츠를 코타츠를 향해 던졌다. 

‘쿠당!’ 하고 거친 소리를 내며 코타츠에 처박힌 카라마츠를 뒤로하고 오소마츠의 등 뒤로 비집고 들어간 쥬시마츠가 오소마츠를 꽉- 껴안았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하는 오소마츠는 고개를 들고 어리둥절한 얼굴을 하고 형제들을 바라보았다. 

오소마츠를 품에 안은 쥬시마츠가 평소와 다르게 담담한 어조로 선언했다.


“안 돼, 카라마츠 형아. 오소마츠 형아는 내 꺼!”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말하고 있다는 쥬시마츠의 얼굴에 형제들이 경악한 것은 당연했다. 

오소마츠의 곁에 앉았을 뿐인데 쥬시마츠에게 던져져 억울하단 얼굴을 하고 있는 카라마츠는 제쳐두고, 남은 형제들 모두 당황한 표정으로 쥬시마츠를 응시했다. 

육둥이 사이에선 거의 ‘천사’로 인식될 정도로 상냥하고 착한 쥬시마츠가 평소 친했던 카라마츠를 집어 던진데다가, 오소마츠를 ‘내 것’ 이라고 선언한 것이다. 

일반적인 상식을 넘은 현 상황에 사고가 제대로 따라오지 못했다. 

말을 잃은 형제들과 쥬시마츠 사이에 어색하고 무서운 침묵이 흐른 것은 지당했다.







3.


쥬시마츠의 충격적인 선언 이후, 형제들의 마음 속에 깊이 자리잡은 생각이 있었다. 


‘‘‘‘저 둘을 떼어놓아야 한다!!!’’’’

굳은 결의를 나눈 형제들은 쥬시마츠가 야구를 하러 나간 틈을 타, 오소마츠에게 접근했다. 

진지한 얼굴로 경마 신문을 읽고 있는 오소마츠에게 먼저 다가간 토도마츠가 입을 열었다.


“저기, 오소마츠 형. 요즘 너무 쥬시마츠 형하고만 붙어 있지 않아? 나랑도 전혀 안 놀아주고.. 좀 외로운데…”

눈썹을 축 늘어뜨리고 정말로 풀이 죽은 얼굴로 토도마츠가 말했다.

토도마츠의 말에 놀랐는지 눈을 크게 뜨고 고개를 든 오소마츠가 눈을 깜빡였다. 

그 모습을 모르는 척 지켜보고 있는 카라마츠와 쵸로마츠와 이치마츠는 토도마츠의 약삭빠름에 감탄했다. 

직설적으로 쥬시마츠와 붙어있는 것에 불평하지 않고, 돌려서 말하면서 오소마츠가 가장 외면하지 못하는 ‘외롭다’는 말을 이용한 것이다. 

토도마츠의 말에 이어질 상황의 추이를 살피며, 방 안에 남은 형제들이 둘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어~? 나는 별로 그럴 생각은 없는데..”

“아니, 오소마츠 형한테는 없어도 말이지~ 실제로 요 며칠 계속 쥬시마츠 형하고만 있잖아~”

“우응…”

“나, 오소마츠 형하고 같이 쇼핑가려고 했는데!! 쥬시마츠 형이 같이 있으니까 말도 못 꺼내고!!”

“어…”

끝없이 이어지는 토도마츠의 애교 섞인 불평에 오소마츠가 멋쩍게 머리를 긁적였다. 

토도마츠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전혀 몰랐다는 얼굴로 쓰게 웃은 오소마츠가 토도마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쥬시마츠도 일부러 그런 건 아니니까~”

“일부러가 아니어도~~”

“나도, 요즘 밤에 추워서 못 자는데… 자리도 다시 바꿔야 하지 않아?”

은근슬쩍 쵸로마츠가 토도마츠에게 가세했다. 

쵸로마츠의 합세에 오소마츠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오소마츠로서는 특정 동생을 특별 취급하거나 더 중시하는 일은 하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이런 불평이 나온 것이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하나하나 불평불만을 털어놓는 쵸로마츠와 토도마츠를 앞에 두고 오소마츠는 입을 두고도 뭐라 말을 할 수 없었다.


“나도, 요즘 오소마츠 형 옆에 못 갔는데…”

“형님, 나도…”

이치마츠와 카라마츠까지 다가와 슬쩍 불평을 말하기 시작했다. 

오소마츠가 동생들의 불만에 “에~” 하고 당황하며 들고 있던 경마 신문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뚱한 얼굴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동생들을 쭉 훑어본 오소마츠가 “풋!”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참아왔던 불평을 겨우 터뜨린 마당에, 어깨까지 실룩대며 “큭큭큭” 하고 웃는 오소마츠의 모습에 동생들 모두 미간을 찡그렸다. 

한참을 웃은 오소마츠가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내더니 양 손을 들어 동생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뭐야~ 다들, 이 횽아가 안 놀아줘서 삐진 거야~?”

정곡을 찌르는 오소마츠의 말에 동생들 모두 “아니거든?!” 하고 반발하면서도 붉어진 얼굴을 감추었다. 

번갈아 가며 동생들의 머리를 모두 쓰다듬어준 오소마츠가 빙긋이 웃었다.


“뭐, 쥬시마츠가 딱히 악의가 있어서 그런 것도 아니고. 그냥 어리광이잖아? 우리 중에서 추위를 제일 잘 타니까, 무의식적으로 체온이 높은 내 옆에 있는 거겠지~ 겨울 동안만 저럴 거고. 나도 쥬시마츠한테 주의는 줄 테니까~”

시원스레 웃으며 말하는 오소마츠의 미소에 동생들 모두 불만스러우면서도 입을 다물었다. 

애초에 오소마츠의 말은 근본적으로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했다. 

결국 여전히 쥬시마츠는 오소마츠의 옆에 붙어있게 된다는 말이었다. 

자신들의 타들어가는 속도 모르고, 대수롭지 않다는 얼굴로 웃는 오소마츠를 보며 일동 푹- 한숨을 내쉬었다. 







4.


오소마츠가 쥬시마츠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동생들의 예상대로 심해지고 말았다. 

이젠 오소마츠에게 조금이라도 다가가려고 하면 쥬시마츠의 무시무시한 시선이 박혔다. 

오소마츠를 껴안고 팔과 다리를 이용해 오소마츠를 꼭꼭 껴안은 쥬시마츠가 조용히 거실에 앉은 형제들을 응시했다. 

단순한 어리광이라고 치기에는 쥬시마츠의 시선이 너무나 무거웠다. 

절대 다가오지 말라는 압력을 담은 그 시선은 절대 ‘형제’를 향한 시선이 아니었다. 

명백히 ‘적’을 향한 눈빛에 남은 형제들 모두 씁쓸히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좀 떨어져!!!!!’’’’

절대 말로는 할 수 없는 외침을 눈물을 머금고 삼키는 형제들의 예상대로, 겨울이 지나도 오소마츠의 옆은 여전히 쥬시마츠가 독차지했다. 





*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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