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밴드마츠입니다!
* 쵸로마츠가 왜인지 입이 많이 험합니다... 더빙판의 영향이에요..ㅎㅎ
* 꽤 오래 전에 짠 플롯이었는데 이제야 써먹네요...ㅎㅎ
* 밴드의 연습이나 작곡 등 소설에 나온 것은 전부 제 망상에서 나온 것입니다ㅎ
* 공미포 10,815자
* 부족한 글이지만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홀 안을 가득 울리는 드높은 함성과 하이톤의 외침에 절로 흥이 치솟아 오른다.
무아지경으로 노래에 빠져 들고 있던 마이크도 내던지고 손에 들고 있던 스피커폰으로 노래를 부르자, 관객들 모두 환호하며 두 손을 높이 든다.
중지와 약지를 접은 수신호와 함께 열정적인 연주는 클라이맥스에 접어들었다.
†카라†의 반주를 감싼 음색으로 마음껏 내지르면 어느새 우리의 노래는 끝나가고 있었다.
“정말 좋았어요~!!”
“OSO! 오늘 진짜 최고였어요!!”
“오~, 고마워~!”
꺅꺅 거리며 대기실 앞에 모여있는 오랜 팬들의 응원에 웃으며 대답했다.
길거리에서 나 혼자 공연을 할 때부터 내 노래를 들어준 고마운 팬들의 진심 어린 말에 어깨가 절로 들떠 올랐다.
씩- 웃으며 코 밑을 문지르자 팬들의 말이 더 이어졌다.
“아, 그런데~”
“응?”
팬의 이어진 한 마디에 나는 장장 일주일이란 시간을 고생하고 말았다.
2.
“카라.”
“응?”
마시고 있던 맥주캔을 내려놓고 진지한 얼굴로 부르자, 오선지에 음표를 그리고 있던 카라가 고개를 들었다.
우리 밴드의 음악은 기본적으로 자작곡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작곡은 주로 카라나 이치나 쵸로가 맡고 있다.
나는 보컬과 동시에 작사를 주로 맡고 있다.
요즘은 작곡도 공부하고 있는 중이지만, 카라에 비하면 아직 초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음 시즌에 맞춰 새 곡을 쓰고 있는 카라의 오선지를 내려다보며 오늘 팬이 했던 한 마디를 전했다.
“오늘 팬 한 분이 말이야….”
“아.”
“…슬슬 우리의 러브송(love song)이 듣고 싶대.”
“…하?”
“응! 그렇지!? 역시 그런 반응이지!?”
카라의 한심한 바람 빠지는 소리에 나도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여태 우리가 했던 음악은 정통 락(rock)으로 러브송 같은 건 한번도 취급한 적 없었다.
물론 오랜 팬이었던 그들도 그것은 알고 있었다.
나도 처음 ‘러브송’이라는 단어를 듣고 난감해하던 내게, 팬들은 ‘락발라드’로 장르를 넓히는 것이 좋다며 나를 설득했다.
팬들의 끈질긴 설득에 나도 한 번쯤 시도해볼까? 라는 생각이 들고 말았다.
“우리는 무리지…. 전원 모쏠인걸!”
홧김에 새로운 맥주캔을 따서 벌컥벌컥 들이켰다.
곡을 뽑아내는 것도, 곡에 가사를 붙이는 것도 어느 정도 그 내용에 대한 공감이 필요하다.
연애는 커녕 ‘사랑’도 제대로 한 번 한적 없는 내가 러브송에 가사를 붙일 수 있을 리 만무했고, 카라도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을 터였다.
홧김에 들이킨 맥주에 완전히 취해버린 나는 그 후로 암울한 내 학창시절을 늘어놓으며 결국엔 “여친이나 생겼을 좋겠다!! 쭉빵 누나, 내게로 와요~!” 하고 외친 것을 마지막으로 필름이 끊기고 말았다.
“OSO, 아침이다.”
카라의 목소리에 게슴츠레 눈을 뜨자 환한 빛이 눈을 강타했다.
갑작스런 빛에 눈을 찌푸리고 힘겹게 몸을 일으키자, 카라가 물 한 컵을 건넸다.
“땡큐우….”
“다음부턴 적당히 마셔라.”
“우응….”
카라의 충고에 건성으로 대답하고 물을 마셨다.
칼칼했던 목을 물로 축이니 한결 속이 편안해졌다.
몸을 일으켜 대충 덮고 있던 이불을 접고 화장실에 들어갔다.
“샤워인가?”
닫힌 화장실 문 너머로 들려오는 카라의 목소리에 “응~” 하고 대답하자, “그럼 수건은 여기 두겠다.” 하고 상냥한 목소리가 들렸다.
한번 더 “땡큐~” 하고 인사한 후, 샤워기를 뽑아 들어 온수를 틀었다.
고등학교에 들어가 처음 만난 카라는 1학년 때 같은 반이었다.
잔뜩 허세가 들어 중2나 내뱉을 법한 말들로 자신을 치장하는 모습이 너무 웃겨, 같은 반인 시절은 카라를 볼 때마다 배를 잡고 웃느라 바빴다.
평범하기 그지 없는 시시한 고교 생활을 보내던 나는 여름방학 때 삼촌이 가르쳐준 기타에 푹 빠지고 말았다.
게으른 성격 때문에 연습도 많이 하지 않아 내 기타 실력은 그저그런 수준에 그쳤지만, 기타를 통해 ‘락’이라는 장르에 빠져들었고 여름방학이 끝나자마자 ‘경음악부’를 만들었다.
“경음악부?”
“응! 락밴드!”
카라 입장에선 정말 뜬금없는 내 행동인데도 카라는 망설임 없이 내 변덕에 어울려주었다.
나와 함께 삼촌에게 기타를 배운 카라는 정말 열심히 기타를 연습했다.
나보다 늦게 배운 카라가 내 실력을 앞지르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고, 일취월장하는 카라의 실력에 감동한 삼촌은 아끼던 전자기타를 카라에게 선물해 주었다.
전자기타라는 구색도 갖추어졌겠다, 우리는 본격적으로 밴드를 시작했다.
내 별볼일 없는 기타와 카라의 기타로 여러 곡을 따라 연주하던 우리는 학교 내에서 제법 유명해졌고, 2학년에 들어가서는 JADE와 이치를 만났다.
3학년 때는 JUICY와 토도도 들어와 밴드다운 밴드가 되었다.
내신 성적이 개판이었던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바로 백수 생활이 예정되어있었다.
부모님의 따가운 눈총을 피해 녀석들과 함께 길거리 공연으로 시작한 우리는 5년이 지나 락클럽에서 정기적으로 연주를 하는 인디밴드로 성장할 수 있었다.
“오늘 몇 시에 보기로 했지?”
샤워를 마치고 머리를 탈탈 털며 묻자, 먹음직스럽게 구워진 토스트를 식탁에 내려놓은 카라가 “5시.” 하고 대답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우리는 모두 친가를 나와 자취를 시작했다.
일도 하지 않고 밴드를 하고 있는 꼴을 참지 못한 부모님의 잔소리를 피해 집을 나와 모두 함께 룸쉐어를 했었다.
하지만 깔끔한 성격인 JADE와 토도는 우리와 함께 사는 것이 여간 스트레스였는지, 둘은 곧 돈을 모아 따로 나가 살게 되었다.
이후 이치와 JUICY도 함께 산다며 나갔고, 남은 것이 나와 카라였다.
처음에 6명이서 북적북적 살던 집은 나와 카라 차지가 되었고, 공연으로 어느 정도 돈을 벌게 된 지금은 월세가 큰 부담이 되지 않았다.
대충 토스트로 밥을 떼운 나와 카라는 집을 나와 각자의 알바로 향했다.
정기적으로 공연을 한다고 해도 공연비로 버는 돈은 먹고 살기엔 턱없이 모자랐다.
5시에 연습실에서 보기로 하고 잠깐의 작별인사를 한 뒤, 내가 알바를 하고 있는 작은 카페로 향했다.
3.
황당하단 얼굴의 JADE가 나를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
“러브송~?”
“아니, 그냥 팬이 말했다고…. 내가 하겠다는게 아니라….”
노골적으로 인상을 구기며 큰 한숨을 내쉰 JADE가 “당연하지! 우리가 러브송을 어떻게 써!!” 하고 외쳤다.
응, 알고 있어. 알고 있지만, 뭔가 열 받네….
“아, 왜!! 쓸 수도 있지!”
“연애 한 번 못해본 놈이 잘도 쓰겠다!!”
JADE의 말에 반발하자, JADE도 언성을 높였다.
서로가 서로를 노려보는 상황에 모두 입을 꾹 다물고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 때,
“OSO, 이거.”
나와 JADE 사이에 눈치 없이 끼어든 카라를 노려보며 카라가 내민 악보를 건네 받았다.
은은한 곡조와 함께 JADE의 바이올린과 카라의 기타와 이치의 베이스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부드러운 곡.
항상 기타 중심의 시끄럽고 활동적인 곡만 만들던 카라가 내민 악보에 놀라 입을 떡 벌렸다.
“뭔데?”
나와 싸우고 있던 것도 잊었는지 JADE가 내 옆으로 다가와 내 손에 들린 악보를 쭉 읽어 내려갔다.
“…발라드?”
“어제, LOVE SONG이라는 말이 나와서 한 번 써 봤다.”
카라의 말에 JADE도 나처럼 입을 쩍 벌렸다.
악보를 손에 들고 말을 잃은 우리들을 대신해 이치와 토도가 악보를 읽고 입을 열었다.
“카라 형, 어디 아파?”
“하핫, 설마 네가 이런 곡을 쓸 줄은….”
“이거, 드럼이 쉬워!!”
이치와 토도 사이에서 악보를 본 JUICY가 활짝 웃으며 외쳤다.
발라드곡이니까 드럼은 기본 비트만 넣어주면 되니 쉬울 수 밖에….
아니! 그게 아니라!!
“카라! 너 설마 연애해 봤어?!”
“엣!? 아니, 안 해봤다만….”
“그런데 어떻게 이런 곡….”
“그건 일단 제쳐두고, 이거 이번 스페셜 곡으로 넣자.”
“헤?!”
카라에게 묻는 내 말을 싹둑 자르고 끼어든 JADE가 악보를 팔랑팔랑 흔들며 말했다.
JADE의 돌발 발언에 놀란 것은 나뿐으로 바보 같은 소리를 내는 나를 제외한 다른 녀석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괘, 괜찮은가? 실험적으로 쓴 곡이다만….”
“응, 충분히 괜찮고. 조금만 연습하면 될 것 같네.”
눈을 깜빡이며 서 있던 카라가 조심스럽게 JADE에게 물었다.
JADE는 보기 드문 미소를 띄우고 고개를 끄덕인 후, 내게 악보를 내밀었다.
“응?”
“‘응?’이 뭐야. 가사 붙여야지.”
“엑!? 내가?!”
“그럼 누가 붙이는데. 아까 분명히 쓸 수도 있다고 발언한 사람이 누구더라?”
“크흑…. 알겠어! 쓰면 되잖아, 쓰면!”
“이번 스페셜로 넣을 거니까 못해도 이번주 주말까진 써놔.”
“윽….”
조금 전 자신이 한 말을 뼈저리게 후회하며 별다른 반박도 하지 못한 채, 악보를 받아 들었다.
평소 카라가 쓰는 곡이면 적당히 사회비판적이거나 신나는 가사를 붙이면 됐는데, 이번엔 러브송….
내가 과연 제대로 가사를 붙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러브송 가사라는 걱정거리를 안고 그 날 연습에 임하는 내 기분을 더할 나위 없이 최악이었다.
4.
달력에 적힌 오늘을 날짜를 본 순간, 절로 한숨이 나왔다.
때맞춰 띠링- 하고 울리는 스마트폰 화면엔 JADE의 “오늘 내로 가사 써라.” 하는 메시지가 표시되어 있었다.
카라가 러브송을 작곡하고 5일이 지났다.
그 날의 악보는 초안이었기에 그 후, 카라가 다시 다듬긴 했지만 큰 멜로디는 변화가 없었다.
이번 공연의 스페셜 곡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JADE 말대로 오늘 안으로 가사를 붙여야만 했다.
“흥, 흐응~”
가볍게 악보에 적힌 멜로디를 따라 콧노래를 불렀다. 몇 번을 봐도 카라에 어울리지 않는 은은하고 부드러운 곡.
나르시시스트 싸이코패스인 카라가 설마 이런 곡을 쓸 수 있을 줄은 정말로 꿈에도 몰랐다.
은은하면서도 지루하지 않고 어딘가 슬픈 색을 띠는 곡이다.
멜로디를 흥얼거릴수록 이건 정말로 ‘러브송’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이치와 JADE, 그리고 카라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곡을 쓰는 녀석들이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곡이기에 각자의 곡은 개성이 넘치고, 3명의 개성 넘치는 작곡가를 둔 우리 밴드는 곡의 다양성을 전면에 내세운 밴드가 되었다.
물론 거기엔 어느 곡이든 멋지게 소화해내는 이 카리스마 레전드 보컬님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무튼 요점은 바로 ‘경험’이다.
이런 러브송도, 결국 카라의 경험이 바탕이 되었다는 말이다.
그 때, 연애해봤냐는 질문에 카라는 아니라고 대답했지만 믿을 수 없다.
도저히 믿을 수 없어서 카라의 친척인 토도에게 다시 물어보았지만, 토도도 카라가 연애를 했는지 안 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난, 한 적 없다고~ 연애~”
들고 있던 연필을 책상에 던지고 뒤로 몸을 기울였다. 차가운 마룻바닥에 등을 대고 머리를 마구 헝클었다.
러브송이라니, 카라는 그렇다 쳐도 나는 절대 이 곡에 가사를 붙일 수 없다.
어릴 땐, 여자애들에게 장난만 쳤으니 인기가 있을 리 만무했고, 고등학교 때는 밴드활동으로 인기는 얻었지만, 연애를 할 시간이 없었다.
졸업한 후는 말해봤자 입만 아프다.
우리 밴드를 좋아해주는 팬들도 순수하게 ‘팬’으로써 좋아할 뿐, 우리를 연애의 대상으로 보지는 않는다.
즉, 나는 연애는 커녕 사랑도 제대로 해 본적 없다.
카라처럼 나도 경험을 바탕으로 가사를 붙인다.
사랑을 해 본적 없는 내가 이 곡에 가사를 붙일 수 있을 리 없다.
“하아아아아~!!”
“무슨 일 있나?”
“아, 어서 와~”
“다녀왔다.”
신음에 맞추어 현관문을 열고 들어온 카라에게 눈짓으로 인사했다.
알바를 마치고 온 카라가 내 곁으로 와 앉아 책상에 놓인 악보를 응시했다.
“가사는 아직인가….”
“카라아아아~, 못 쓰겠어~~!”
“에?”
“나는 연애도, 사랑도 해 본적 없다고~!!”
“…그런가.”
“‘그런가.’가 아냣! 바보!! 오늘 안으로 안 쓰면 JADE가 또 시끄럽게 군다고!!”
“하하하….”
내 하소연에 카라가 마른 웃음을 흘리며 악보를 주워들었다.
우수수하고 지우개가루가 책상으로 떨어졌다.
몇 번이고 썼다 지웠던 흔적의 검은 때들을 “하하하….” 하고 웃으며 손에 모아 쓰레기통에 털어 넣자, 그 모습을 보던 카라가 빙긋- 웃었다.
“비웃는 거냐!? 러브송 하나 못 쓰는 놈이라고 비웃는 거냐?!”
“아, 아니!? 아니다!! 그냥…!”
“그냥, 뭐!”
“…아무 것도 아냐….”
“역시 비웃은 거지?!”
“아니래도!!”
그 후, 반복되는 바보 같은 말싸움 끝에 씩씩 숨을 몰아 내쉬며 책상에 쿵! 소리가 나도록 머리를 박았다.
“OSO…?”
“아~, 정말 모르겠다고오~”
“….”
내 신음에 카라는 침묵했다.
더는 위로할 말이 없는지 사락사락 소리를 내며 내 머리를 쓰다듬는 카라의 손에 조금 답답했던 마음이 풀리는 것 같았다.
“아, 그래!”
“응?”
“카라, 너 솔직히 말해. 연애한 적 있지? 있으니까 이런 곡 쓴거잖아!?”
“…없다.”
“귀신을 속여라?”
“윽….”
“참고하게 쪼~끔만! 쪼끔만 알려줘!”
“…하아~”
“한숨 쉬지 말고!”
내 재촉에 카라가 슬쩍 나를 흘겨보곤 또 한숨을 내쉬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실은, 예전부터 좋아하던 녀석이 있다. 사귀거나 한 것은 아니고, 그냥 내 짝사랑으로….”
“응!”
“그…, 웃는 얼굴이 굉장히 귀여웠어. 활발하고 낙천적인 면도 보고 있으면 힘이 났고. 남몰래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면이 보기 좋았다.”
“…오, 오오….”
어, 왜 괜히 내가 더 부끄럽지?
카라가 ‘그녀’를 떠올리며 부드러운 미소를 띄우고 말하는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얼굴이 뜨거워졌다.
잔잔한 목소리와 부드러운 눈빛이 향할 ‘그녀’가 어쩐지 굉장히 부러워졌다.
“카라, 너…. 그런 얼굴도 할 수 있구나….”
“응?”
“아니, 암것도 아냐! 있지, 그럼 처음 좋아하게 된 계기는 뭐야?”
나도 모르게 나온 목소리에 당황하며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
나는 한번도 누군가를 좋아해본 적 없으니, 카라의 연애이야기에 솔직히 흥미를 느꼈다.
가만히 나를 보던 카라가 “처음인가….” 하고 중얼거리며 눈을 돌렸다.
“정확이 이때다, 하고 말할 수는 없다. 정신 차리니 어느 순간부터 좋아하고 있었다. 다만, 내 이야기를 들으며 웃는 얼굴이 정말로 귀여웠고, 그래서 굉장히 좋아했었다.”
“….”
순간, 카라의 입에서 나온 ‘좋아했었다.’라는 과거 시제에 심장이 뭉클거렸다.
그 어떤 말도 지금 내뱉는 순간, 내 생각 없는 말이 카라에게 상처를 줄 것 같았다.
입술을 꾹- 다물고 카라에게 기울이고 있던 상체를 다시 제자리로 되돌린 후, 카라의 손에 들린 악보를 건네 받았다.
“응, 고마워. 참고가 됐어.”
“…그런가. 그럼 나는 장보고 오겠다.”
“응~, 부탁해~~”
카라의 말을 몇 번이고 머릿속에서 재생하며, 나는 평생 한번도 굴린 적 없었던 머리를 맹렬히 굴리며 밤샘을 한 후에야, 겨우 카라의 러브송에 가사를 붙일 수 있었다.
5.
“솔직히-, 못 쓸 거라고 생각했어.”
연습실의 의자에 앉아 내가 건넨 악보를 받은 JADE가 말했다.
바로 “아!?” 하고 화를 내자, 손을 흔들며 “진정해, 좀.” 하고 건성으로 대답한 JADE가 천천히 가사를 읽어 내려갔다.
어쩐지 부끄럽다. JADE의 눈이 악보를 따라 내려갈 때마다 치솟는 창피함에 얼굴을 숨기고 싶어졌다.
“러브송이라더니…. 실연송이잖아, 이거….”
악보를 다 읽은 JADE가 어이없다는 투로 말하곤 의자에서 일어났다.
“어디가?”
“복사해오게.”
“어? OK야?”
“응. 좋다고 생각해.”
밴드의 전반적인 곡의 검수를 맡은 JADE가 고개를 끄덕이며 연습실을 나갔다.
근처 문방구에서 악보를 5개 더 복사해 들고 올 JADE를 기다리며 의자에 엉덩이를 내리고 한숨을 쉬었다.
“으아~, 긴장했다.”
첫무대에 올랐을 때보다 더 긴장했다. 카라의 이야기를 듣고, ‘그녀’를 떠올리는 카라의 표정, 목소리, 분위기, 그리고 마지막의 그 “좋아했었다.”라는 말을 되풀이하며 상상하고, 그 감정에 열중해 쓴 가사.
꼭 내 이야기도 아닌데, 내가 실연당하고 상처받을 것처럼 가사를 쓰는 내내 가슴이 아팠다.
몰랐다. 사람은 기분에 따라서 물리적으로 심장이 아프기도 한다는 사실을….
정말로 굵은 밧줄로 심장을 꽁꽁 묶어 꽉 조이는 것 같은 아픔에 가사를 쓰면서도 가슴을 부여잡고 있어야 했다.
“아, 카라. 어서 와.”
복사된 악보를 들고 있던 JADE가 제일 마지막으로 연습실에 들어온 카라를 반겼다.
“아.” 하고 짧은 인사를 하는 카라에게 JADE가 악보를 건넸다.
악보를 건네 받는 카라의 손에 시선을 고정하고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어쩐지 부끄러워 오늘 아침까지 카라에겐 완성된 악보를 보여주지 않았다.
다른 녀석들과 마찬가지로 지금 처음 가사가 완성된 악보를 보는 카라의 반응을 살폈다.
곡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면 어쩌지?
곡을 망쳤다고 하면….
아무리 JADE가 괜찮다고 해도, 작곡가인 카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면 다시 가사를 써야 한다.
“어때?”
“아…, 괜찮다.”
“좋아! 그럼 오늘은 이 곡을 집중적으로 연습하자!”
JADE의 말을 신호로 우리는 연습실 한 구석씩 차지하고 자리를 잡았다.
다른 밴드는 어떤 식으로 연습하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대체로 이런 식이다.
새 곡이 나오면 제각기 멜로디를 연습한 후, 합주를 하면서 타이밍을 맞춰보는 식으로 연습했다.
보컬인 나는 노래를 어떤 식으로 부를지 여러 번 불러보며 호흡할 타이밍과 음색을 다듬었다.
악보에 쓰인 가사를 조용히 중얼거리면서 눈을 돌려 이치와 함께 연습하고 있는 카라를 바라보았다.
정말로 내 가사가 마음에 들었는지, 아니면 그저 그런지는 알 수 없지만 카라는 성실하게 기타를 치고 있었다.
평소와 다름 없는 모습에 딱히 화가 난 것 같지는 않았다.
“어이, 여기에 집중해!”
딱! 하는 소리와 함께 바이올린 채로 머리를 맞았다.
내 맞은편에 앉은 JADE의 잔소리에 툴툴거리며 다시 고개를 돌려 악보에 집중했다.
“그럼 맞춰보자.”
JADE의 말에 모두 모여 악기를 앰프에 연결했다.
나도 중앙에 서서 마이크를 들었지만, 가라앉은 기분 탓인지 오늘따라 마이크가 굉장히 무겁게 느껴졌다.
심호흡을 하는 나는 보며 내가 준비되었음을 확인한 JADE가 JUICY에게 신호했다.
딱, 딱, 딱 하고 드럼 스틱이 부딪치며 맑은 소리를 내고 곧 우리의 합주가 시작되었다.
육중한 베이스와 드럼을 기본으로 깔고, 청량한 음색의 바이올린이 멜로디를 연주한다.
기타는 있는 듯 없는 듯 가볍게 배킹(Backing)을 하고, 키보드가 그 뒤를 따라 음색을 더 풍부하게 확장했다.
전주가 끝나갈 무렵, 한번 더 심호흡을 하고 마이크를 입에 가까이 댔다.
차분하고 정돈된 목소리로 천천히, 확실하게 가사를 짚어가며 노래를 시작했다.
노래 가사의 내용은 한 소녀를 정말로 깊이 사랑한 소년의 짝사랑 이야기.
결코 그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음에 한탄하며 그러면서도 너를 여전히 사랑한다는 그런 가사였다.
뭐야, 이거. 내가 썼지만…. 너무하잖아….
이루어지지도 않는 사랑을 위해 이렇게 절절히 노래하는데, 이렇게 가슴이 아픈데, 결국엔 짝사랑으로 끝이야?
목소리가 떨려오는 것을 느끼고 황급히 숨을 집어 삼켰다.
고개를 숙이고 숨기려고 해도 결국엔 JADE에게 들켜버리고 말았다.
바이올린을 내려놓고 연주를 중단시킨 JADE가 내게 다가왔다.
카라도 걱정이 묻어 나오는 목소리로 “OSO!?” 하며 내 곁으로 달려왔다.
흐려진 시야에 JADE와 카라의 얼굴이 보여, 참고 있던 눈물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흐…, 흐으으….”
꾹꾹- 누르고 있던 흐느낌과 함께 터져 나온 눈물은 그치지 않고 바닥을 적셨다.
내 울음에 JADE는 물론이고, 카라와 다른 녀석들 모두 당황해 멍청한 얼굴로 나를 응시했다.
어깨까지 떨며 우는 나를 황당하단 얼굴로 쳐다본 JADE가 카라를 불렀다.
“카라, 잠깐 이 녀석 좀 밖에 데리고 나가. 진정시키고 들어와.”
“아아….”
JADE의 말에 대답한 카라가 내 어깨를 감싸고 일으켰다.
눈물로 수분을 잃어 가벼운 탈수증에 머리가 어지러웠다.
휘청거리는 나를 강하게 붙잡고 카라가 천천히 연습실을 나왔다.
6.
찬 겨울 바람을 쐬며 코를 훌쩍이는 내게 카라가 물병을 건넸다.
“좀, 진정 되었나?”
“응…. 미안.”
“….”
미지근한 물로 목을 축이고, 아직도 촉촉히 젖어있는 눈을 비볐다.
아-, 꼴사나워….
새삼 자신의 추태가 떠올라 얼굴이 뜨거워졌다.
걱정 어린 눈빛으로 나를 보던 카라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무슨 일 있었나? OSO….”
“아니, 그게 아니라….”
심각한 얼굴로 나를 쳐다보는 카라에게 고개를 저었다.
쭈그린 무릎에 얼굴을 묻고 울음에 젖은 숨을 내뱉었다.
“…너는 이렇게 좋은 녀석인데…, 왜 네가 좋아하는 사람은 널 안 받아준거야아….”
“…응?”
가라앉은 목소리를 짜내어 작게 말했다.
나를 쳐다보던 카라가 고개를 기울이며 눈을 깜빡였다.
원망스런 눈으로 카라를 노려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내가 운 이유는 바로 ‘가사의 내용’이다.
내가 써놓고 내가 울다니….
바보에도 정도가 있다.
카라의 마지막 말이 박혀 사라지지 않은 채, 내 머릿속을 지배했다.
카라의 사랑을 상상하면서 썼지만, 가사를 고쳐도 결말은 결국 실연하는 내용이었다.
좀 안쓰럽고 바보같아도, 기본적으로 상냥한 녀석인데….
카라가 좋아했던 그 사람에게 실연당하고, 상처받고, 그 가슴의 고통을 느꼈을 것이라 상상하니 도저히 노래를 부를 수 없었다.
대체 왜 나는 카라의 지난 일로 이렇게 슬퍼해야 하는 거야?
이거 전부 네 탓이야-, 카라!!
오늘 재수없게 문지방에 발가락 치인 것도,
우유 먹다가 기도에 넘어간 것도,
알바에서 실수해 손님 옷에 커피를 쏟은 것도,
전부, 전~부 네 탓이다!!
온갖 원망을 담아 노려봤지만, 카라는 바보 같은 얼굴로 나를 가만히 응시할 뿐이었다.
“나, 는 실연했다곤 한 마디도 안 했다만….”
“헷!?”
카라의 말에 이번엔 내가 바보 같은 표정이 되었다.
“아직 고백하진 않았다.”
“어? 그럼 자연 소멸된 거야? 지금은 싫어해?”
“응? 왜 그렇게 되지?”
“그야…, 너가 말했잖아! ‘좋아했었다.’고! 과거형으로!!”
“아아, 지금은 좋아하는게 아니라 사랑하니까.”
“…하아?!?!”
쭈그리고 있던 무릎을 피고 벌떡 일어서자 카라가 나를 따라 시선을 위로 올렸다.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단 얼굴로 나를 똑바로 보며 “OSO?” 하고 부르는 카라의 목소리에 피가 꺼꾸로 솟는 것 같았다.
“뭐야 그게!!! 내가, 내가 얼마나!!!”
“응? 뭐, 뭔가?”
“아오!! 이 똥멍청이야!!!”
“에, 에에?!”
카라의 머리를 세게 쾅! 쥐어 박고, 성큼성큼 걸어 연습실 안으로 들어갔다.
나와 카라를 기다리고 있던 녀석들의 시선이 죄 내게 박혔다. 따가운 시선을 무시하고 JADE에게 걸어가 말했다.
“나, 이거 가사 다시 쓸래.”
“하?”
“납득이 안 돼. 내가!”
“…하아…, 뭐, 알겠어. 그럼 가사만 바꾸는 거지?”
“아니, 아마 곡도!”
“하!?”
곡도 바꾼다는 내 말에 JADE가 인상을 팍 썼다.
오-, 예전 양아치 얼굴 나왔어….
주머니에 손을 꽂아 넣고, 위압적으로 나를 보는 JADE의 눈빛에 살짝- 뒷걸음질쳤지만 물러나진 않았다.
“오늘 연습 첫 날이잖아. 무슨 일이 있어도 내일까진 완성할 테니까!”
“…하아~, 너네 생각은 어때?”
JADE의 눈을 피하지 않고 단언하자 뒷머리를 박박 긁은 JADE가 뒤에 몰려 있는 다른 녀석들에게 물었다.
토도는 어깨를 으쓱하며 “난 괜찮아~” 하고 대답했고, 이치와 쥬시도 딱히 상관없다는 투의 대답을 했다.
누구 하나 반대하지 않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잔뜩 눈썹을 찌푸린 JADE가 푹- 한숨을 쉬더니 모두의 악보를 회수해 내게 내밀었다.
“반드시 내일까진 완성해.”
“OK!”
엄지와 검지로 동그라미를 만들어 자신만만하게 외치는 나를 보며 JADE가 다시 한 번 큰 한숨을 내쉬었다.
7.
지우개로 악보에 쓴 가사를 박박 지우고 깨끗한 백지를 마주한 후, 기합을 넣었다.
어제처럼 깜깜한 어둠 속에 파묻힌 가사가 아예 보이지 않는 상태가 아니다.
반드시 오늘 안으로 완성할 수 있다고 다짐하며 연필을 들었다.
“OSO.”
“왜, 똥멍청아.”
“똥멍청!? 하아~, 왜 다시 쓴다고 한 거야?”
연필을 입에 물고 가사를 생각하는 내게 다가온 카라가 물었다.
힐끗- 한번 눈길을 주고 다시 악보로 시선을 돌렸다.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이면지에 떠오르는 단어들을 써가며 대답했다.
“짝사랑이 아니라 사랑이 이루어지는 내용으로 바꾸려고.”
“왜?”
“네 사랑이 이루어지길 바라니깐.”
“….”
나는 한번도 연애도, 사랑도 해 본 적 없고, 누군가를 사랑하는 달콤함과 그 과정에서 가슴을 옥죄는 아픔도 잘 알지 못한다.
내가 들은 것은 오직 카라의 이야기뿐이지만, 카라의 이야기에서 얼굴도 모르는 ‘그녀’를 부럽다고 느낄 정도로 카라의 사랑을 맛봤다.
그것은 굉장히 깊고 부드러우면서 뜨거웠고, 가사를 쓰는 내내 나도 조금은 체험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내가 생애 처음으로 (간접) 경험한 이 사랑을 제대로 이루어주고 싶었다.
적어도 노래 가사 안에서라도!
“…그럼, 오소마츠는 내가 고백하면 받아줄 건가?”
“…헤?”
악보를 들고 있던 손에서 연필이 스륵 빠져나갔다.
동그랗게 뜬 내 눈에 비친 카라의 얼굴이 서서히 일그러지며 경악하는 표정이 되었다.
“에, 아니!? 아니다! 이건!!”
“…응? 아니야?”
“OSO! 악보!! 악보가 다 구겨진닷!!!”
카라의 외침에 내 손에 들려있을 악보로 시선을 돌렸다.
너무 놀랐는지 손에 힘이 들어간 탓에 악보가 손 안에서 꾸깃꾸깃 주름져있었다.
“아….” 하고 작게 신음하며 손힘을 풀고 악보를 책상에 내려놓았다.
죽죽 세로줄이 생긴 악보를 말없이 꾹 눌러 펼치고 고개를 들었다.
“…응?”
“….”
“어…, 저기, 혹시 나야?”
“….”
“카라, 네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야?”
“….”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고 고개를 돌린 카라는 대답하지 않았다.
굳이 대답하지 않아도 눈에 띄게 벌개진 얼굴은 충분한 대답이 되었다.
“…후응~”
“….”
“정말로?”
눈을 가늘게 뜨고 묻자, 천천히 카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렇구나~
카라, 네가 좋아한 사람이 나였어~?
뭔가 뭉클거리고 몰캉한 것이 가슴 속에서 역동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어젯밤 가사를 쓰는 내내 느꼈던 고통과는 뭔가 다른 아픔에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알았어. 일단, 지금은 집중해야 되니까 저리 떨어져.”
“엩!?”
“훠이훠이-”
“에엣!?”
손을 휘저어 뭐라 말하려는 카라를 멀리 떨어뜨리자 카라가 힘없이 “…알았다.” 하고 말하곤 현관을 나갔다.
시계를 올려보고 카라가 알바할 시간임을 확인한 후, 악보에 눈을 돌렸다.
지금 이 상태라면 정말로 멋진 가사가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8.
6개로 복사한 악보를 들고 연습실 문을 활짝 열었다.
“여봐라~! 카리스마 레전드 작사가님의 등장이시다~!!”
“지랄을 한다. 악보나 내놔.”
모처럼 우렁차게 외친 내 말을 와그작와그작 씹어먹은 JADE가 내 손에 들린 악보를 뺏다시피 건네 받았다.
악보를 찬찬히 살핀 JADE의 입가에 미세한 미소가 피어난 것을 나는 놓치지 않았다.
“히히, 좋지?”
“…인정하긴 싫지만, 뭐…. 어제보단 낫네.”
“우히히-”
“그 나 잘났지? 하는 얼굴 그만 둬. 패고 싶으니까.”
“췟!”
JADE의 말에 입을 쭉 내밀고 내 자리에 섰다.
오늘 알바가 늦게 끝난다는 카라만 빼고 모두 새로운 악보를 살피며 연습에 집중했다.
시침이 8을 넘기고 나서야 쿵쾅거리는 소리를 내며 카라가 연습실에 들어왔다.
“느, 늦어서 미안하다!”
헉헉 거친 숨을 정리하며 기타를 꺼낸 카라가 JADE가 내민 악보를 받았다.
다른 녀석들은 이미 새로운 악보를 보고 제 파트의 연습을 마친 상태였다.
악보를 보는 카라의 눈이 동그래지는 것을 본 JADE가 피식- 웃더니 “자, 합주하자. 카라는 원곡자니까 당연히 칠 수 있지?” 하고 말했다.
카라는 악보와 JADE를 번갈아 보며 “에, 에엑!?” 하고 당황했다.
문득 나를 보며 도와달라는 눈빛을 했지만 가볍게 무시하고 보컬 자리에 서자, 카라도 포기한 듯 한숨과 함께 기타를 어깨에 멨다.
JUICY의 드럼 스틱이 만드는 원, 투, 쓰리 신호에 맞춰 모두 연주를 시작했다.
어제와 달리 가벼워진 기분으로 나도 천천히 노래를 시작했다.
어제의 가사가 결국 실연하는 짝사랑의 이야기라면, 오늘은 서로 짝사랑을 하던 두 사람의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이다.
이 가사를 쓰려고 작곡 초보인 내가 카라의 곡을 편곡까지 하면서 2절을 만들었다.
1절은 짝사랑하는 남자의 이야기, 2절은 짝사랑하는 여자의 이야기.
그리고 후렴구에서 결국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깨닫고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내용의 가사.
기분 좋고 경쾌하게 통통 튀는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면, 곡 자체는 잔잔해도 즐겁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완성되었다.
반주에 맞추어 몸을 흔들어가며 즐겁게 노래하는 것. 내가 가장 바라던 형태의 LOVE SONG이 오늘 완성되었다!
노래가 끝나고 오른편에 선 카라를 보자, 카라도 나를 마주보며 행복하게 웃었다.
“…오소마츠, 나는, 이 곡이 우리 노래 중 제일 좋아하는 곡이 될 것 같다.”
“…우연이네-, 나도 그래. 카라마츠.”
뭐니뭐니해도, 우리가 만든 LOVE SONG이니까!
*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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