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이니까 밤새서 놀아주마!! 라는 정신으로 쓴 글입니다!


* 원래 더 빨리 올리고 싶었지만, 주중은 정신 없네요...


* 요즘 1일 방문자 수가 100명 대로 줄었어요... 이것이 개강, 개학의 힘인가...ㄷㄷ


* 처음부터 끝까지 쵸로마츠 시점입니다.

  오소마츠는 쵸로마츠의 필터를 한 번 거쳐서 보여드립니다.


* 공미포 5,852자.



* 부족한 글이지만 재미있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소른 50제


26. 비눗방울 (쵸로오소)   끼토산 님 신청 키워드.



1.

 

오랜만에 간 라이브에서 너무 소리를 질렀는지 목이 따끔하다

그동안 먹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 -짱의 귀한 라이브까지 포기하면서 모은 돈으로 산 냐-짱 굿즈(goods)를 한 아름 품에 안아 들고 경쾌한 발걸음을 이었다

익숙한 낡은 목조 건물이 시야에 들어왔을 무렵, 공중을 둥둥 떠다니는 투명한 방울이 내 옆을 스쳐 지나갔다.


“…뭐해?”

언젠가 아빠가 사 오셨던 낮은 분재 장식장

올려진 화분은 단 하나에 파라솔까지 꽂힌 그것은, 원래 용도를 망각하고 아담한 원목 벤치가 되어 있었다

하늘색 분재 화분 옆에 앉아있던 오소마츠 형이 나를 보며 씩-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보냈다.


비눗방울 놀이.”

그건 보면 알아.”

손에 든 빨대를 다시 종이컵으로 돌린 오소마츠 형이 빨대를 휙휙 휘젓더니 입에 물고 천천히 바람을 불었다

둥실둥실 투명한 막이 커다래지더니 곧 빨대에서 떠났다.


엄마가 다 쓴 세제 버린다길래 남은 세제 받았어.”

, 그래.”

다시 비눗방울 하나를 후- 불어 공중에 띄운 오소마츠 형이 나를 보며 물었다.


쵸로 씌도 같이 할래?”

아니.”

오소마츠 형의 물음이 끝나기가 무섭게 대답하고 현관문을 열었다

등 뒤에서 대답 겁나 빠르다!?” 하고 오소마츠 형의 외침이 들렸지만 가볍게 무시하고 신발을 벗었다

거실에 들리지 않고 곧장 2층으로 이어지는 층계를 오른다

아무도 없는 친숙한 2층 방에 올라 한숨과 함께 냐-짱 굿즈가 들어있는 쇼핑백을 조심스럽게 바닥에 내려놓았다.

 

 

 

 

 

2.

 

어릴 적엔 자주 했던 비눗방울 놀이

값싸게 놀 수 있는 방법이라, 시도 때도 없이 세제를 써댔던 기억이 남아있다

형제 중 비눗방울을 제일 크게 잘 불었던 것은 오소마츠였다

가위로 잘라 적당히 벌린 싸구려 빨대 끝에서 점점 커지는 비눗방울을, 눈을 반짝이며 지켜보았다

얼마나 더 커질까? 터지진 않을까

기대감과 흥분으로 두근대는 심장을 껴안고 오소마츠의 빨대 끝을 응시했다

요령껏 숨을 불어넣는 오소마츠 덕분에 방울은 터지지 않고 서서히 더 커졌다

마침내 얼굴만 한 커다란 방울을 만들어낸 오소마츠는 우헤헤- 웃으며 코 밑을 문질렀다.


짜잔-!!! 어때? 대단하지!!”

흔들리던 비눗방울은 곧 터져 사라졌지만 오소마츠는 자랑스럽게 웃으며 가슴을 쑥- 내밀었다

앳된 얼굴에 활짝 피어난 밝은 미소가 좋았다

오소마츠의 미소와 장난스럽고 활기찬 오소마츠의 모습을 보는 것이 그저, 좋았다.

 

 

어릴 땐 그렇게나 좋아했던 비눗방울 놀이를 지금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어느 쪽이냐고 하면 싫어하는 편이다

하늘하늘 공기 중을 유랑하다가 결국 터져버리는 작은 방울을 보면 마음이 술렁거려 평정을 유지할 수 없다

이 사이에 낀 음식물이 어떻게 해도 빠지지 않는 듯한 그런 짜증이 평정을 흩뜨렸다.


그 이유는 아마도 내 마음이 비눗방울과 같기 때문일 것이다.

 



처음 이 마음을 자각한 순간을 지금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들어가서도 변함없이 붙어 다녔던 우리는 중학교 2학년, 처음으로 반이 갈라졌다

매일 학교에 가도 오소마츠가 같은 교실에 없는 것은 내게 묘한 위화감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뭐든 시간이 약이라고, 천천히 오소마츠가 없는 반 풍경에 익숙해져 갔다.

완전히 새 교실에 익숙해졌을 무렵, 교실 이동 수업 때문에 오소마츠의 반을 지나쳤을 때였다

활짝 열린 문 너머로 오소마츠 반 모습이 전부 보였다

우연히 지나가면서 흘끗 본 그 안엔 오소마츠가 웃고 있었다

반 친구로 보이는 아이와 어깨동무를 하고 너무나 즐겁게 웃고 있었다

순간, 발이 멈췄다

머리를 강하게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에 어지러웠다

내가 옆에 없는데도 즐겁게 웃고 있는 오소마츠가 원망스러웠다.

아무렇지도 않게 오소마츠 옆자리를 차지한 그 아이가 미웠다.



거긴 내 자리.”


홀로 내뱉은 말에 놀라 숨을 삼켰다

친구들과 웃고 떠들던 오소마츠가 복도에 서 있는 나를 발견하고 손을 흔들었지만, 그것을 받아줄 여유는 내게 없었다.

함께 이동하던 친구들에게 속이 안 좋아 양호실에 가겠다는 말을 남기고 전력 질주로 학교 건물을 빠져나왔다.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오소마츠의 옆은 당연히 나라고

내가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한 치의 의심도 없이, 그것이 진리인 양.


이상하다

그건 너무나 이상하다.


처음으로 자신의 비정상적인 사고방식을 깨닫고 눈앞이 빙글빙글 돌았다

점심시간에 먹은 음식을 전부 학교 뒤뜰에 게워내고, 처음으로 온몸이 떨릴 정도의 공포를 느꼈다

정상을 벗어난 자신의 마음이 두려웠다

마음속 깊은 바닥에서부터 울렁거리는 검은 그것은, 절대 형제를 향한 가족애가 아니었다

오소마츠의 옆에 그 누구도, 내가 아닌 그 누구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독점욕과 성애(性愛).


자신의 마음에 움트고 있던 추악함을 깨달은 뒤로 어떻게 남은 수업을 해나갔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정신을 차려보면 이미 종례도 끝나고 학생들은 하나둘씩 교실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휘청거리는 다리를 간신히 움직여 신발장 앞에 서자 간들거리는 목소리가 나를 불렀다.


쵸로마츄~! 너무해! 아까 내가 인사했는데 무시하고!!”

경쾌한 발소리를 울리며 다가온 오소마츠가 해맑게 웃으며 내 어깨에 팔을 걸쳤다

내가 자신에게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예상도 하지 못한 채로

치솟는 구역질에 재빨리 오소마츠의 손을 쳐냈다.


, 들릴 데 있으니까 먼저 돌아가. 오소마츠 형.”

“…? ‘’?”

먼저 간다.”

항상 서로를 이름으로 불렀던 대등한 우리였다

태어나 처음 듣는 이란 호칭에 넋 나간 사람처럼 눈을 끔뻑이는 오소마츠를 버려두고 학교를 나왔다.

 

 

그날 이후로 나는 오소마츠 형과 거리를 두었다

오소마츠 형과 함께 어리석은 쌈박질을 하는 것도, 수업을 땡땡이치는 것도, 함께 짓궂은 장난을 치는 것도 그만두었다

이치마츠처럼 교칙을 지키고 수업에 집중하는 성실한 학생이 되었다

180도 돌변한 내 태도에 형제들은 모두 놀란 눈치였으나, 불량했던 내가 성실해진 것을 칭찬하며 별 신경 쓰지 않았다

자신에게 피해가 오지 않는다면 방치

그것이 우리 마츠노가 육둥이였으니까


내 변화를 민감하게 받아들인 것은 오직 오소마츠 형뿐이었다

처음엔 화도 내고, 왜 그러냐 추궁도 했다

오소마츠 형의 질문에 나는 침묵으로 일관했고 곧 지친 오소마츠 형이 먼저 입을 다물었다

어쩌다 학교 안에서 스쳐 지나갈 때마다 오소마츠 형은 쓸쓸한 얼굴로 웃었다

그 미소는 내가 가장 싫어하는 미소였다

슬픔을 감추려는 미소. 오소마츠 형의 그런 미소를 볼 때마다 심장이 조이고 죄책감이 나를 질타했다

하지만 당시의 어린 내겐 그 방법밖에 없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오소마츠 형의 옆자리는 남은 형제들의 차지가 되었다

오소마츠 형은 카라마츠의 안쓰러운 발언에 배를 잡고 웃으며 함께 귀가했고, 이치마츠와 함께 양호실에서 땡땡이를 쳤고, 쥬시마츠와 함께 야구부 연습을 구경했고, 토도마츠와 함께 수다를 떨며 등교했다

곧 오소마츠 형의 옆자리는 나만을 위한 자리가 아니게 되었다.

카라마츠와 함께 지나가는 오소마츠 형을 보면서 이것으로 되었다고, 스스로 되뇌었다

그래, 이걸로 되었다고

이게 정상이라고

몇 번이고.

 


하지만 내 마음은 내 바람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수없이 부정하고, 사라지라 저주했던 내 마음은 세월이 갈수록 그 크기를 더했다

오소마츠가 불었던 비눗방울처럼 점점 더 커졌다

이리저리 흔들리며 금방 터질 것 같은 위태로운 비눗방울처럼

툭 건드리면 톡, 하고 흔적 하나 남기지 않고 터질 것 같은 그 마음을 솔직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커다랗게 부푼 그 마음이 혹여 터질까 두려워 손도 대지 못하는 사이, 위태롭게 부풀어 오른 마음은 어느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제멋대로 하느작하느작 내 마음속을 부유했다.

 

그 마음이, 어느 날 갑자기 터져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 참을 수 없이 두려웠다.

 

 

 

 

 

3.

 

오소마츠 형은 다시 비눗방울 놀이에 재미를 붙였는지 곧잘 비눗방울을 불어댔다

헬로워크나 냐-짱 라이브에 갔다 돌아오면 오소마츠 형이 2층에서 불어 날린 비눗방울이 나를 반겼다

오소마츠 형이 2층 창가에 앉아서 조잡한 빨대로 크고 작은 비눗방울을 불어내면, 이치마츠와 고양이는 비눗방울을 잡으려 이리저리 뛰어댔고, 쥬시마츠는 크게 웃으며 쏟아지는 비눗방울 속을 뛰어다녔다

카라마츠는 비눗방울을 느끼하게 바라보면서 현관 옆 벤치에 앉아 기타를 치며 오자키 노래를 불렀다

토도마츠는 빛에 비친 비눗방울의 무지개를 찍어댔다

다 큰 성인 남성들이 잘 하는 짓이라고 잔소리를 퍼부으면서도 뒤숭숭한 마음을 가라앉힐 수 없었다

오소마츠 형이 만든 비눗방울이 금세 바닥에 부딪혀 터져버리는 것이 꼭 내 마음을 조롱하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어수선해 가만있을 수 없었다.

 


어서 와, 쵸로마츠~!”

비눗방울의 비를 내리며, 2층 창문 밖으로 쏙 얼굴만 내밀어 나를 반기는 오소마츠 형의 모습에 푹-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이야말로 말하자, 그렇게 다짐하며 계단을 올랐다

가만히 놔두면 금방 질려서 그만둘 것이로 생각했는데 오소마츠 형은 도통 비눗방울 놀이를 멈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이 이상 놔두면 내 마음이 엉망으로 뒤엉켜 이성까지 흔들 것 같았다.


오소마츠 형.”

~?”

2층 방문을 열고 오소마츠 형을 부르자 빨대에서 입술을 뗀 오소마츠 형이 고개를 돌렸다.


그거 계속할 거야?”

그거?”

그거. 애도 아니고, 다 큰 놈이…”

뭐 어때~?”

손가락으로 오소마츠 형 손에 들린 빨대를 가리키며 말하자, “으헤헤~.” 하고 실없는 웃음을 흘린 오소마츠 형이 어깨를 으쓱했다

다시 고개를 돌려 비눗방울을 날리기 시작한 오소마츠 형을 보며 나는 그저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다음 날, 헬로워크에 가려고 현관문을 열자 벤치에 앉아있던 오소마츠 형이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다녀왕~.”

오늘도 손에 들린 빨대와 종이컵

가만히 그걸 내려다보며 오소마츠 형에게 물었다.


뭐가 그렇게 재미있어? 그냥 방울 불어대는 것뿐이잖아.”

어라아~? 쵸로 씌, 벌써 동심이 죽었어~? 우와~, 늙은이~. 촌시려~~.”

아앙!?”

“…옛날 생각나고 좋잖아? 보고 있으면 예쁘고.”

“….”

-, 커다란 비눗방울을 불어 위로 내뱉은 오소마츠 형이 은근히 미소 지었다

꼭 소중한 무언가를 응시하는 눈빛에 가슴이 간지러웠다. - 발치에 놓인 작은 돌멩이를 차며 작은 목소리를 냈다.


뭐가 예쁘다는 거야…. 금방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데….”

흔적?”

“….”

남잖아? 흔적. 저렇게.”

오소마츠 형이 뻗은 손가락 끝을 따라 눈을 돌렸다

회색 돌바닥에 남은 동그란 물방울 자국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자 오소마츠 형이 새로 불어낸 비눗방울이 둥실둥실 아래로 내려와 톡- 하고 터졌다

방울이 터지자마자 바닥으로 떨어진 남은 비눗물이 바닥을 적시며 작은 자국을 만들어냈다.


몰랐다. 지금까지.


남는구나, 흔적.”

?”

작게 내뱉은 혼잣말을 되묻는 오소마츠 형에게 고개를 젓고 헬로워크를 향해 발을 옮겼다.

 

 

워낙 오소마츠 형이 비눗방울 놀이를 자주 한 탓인지 형제들도 점점 비눗방울 놀이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목욕도 끝낸 후, 느긋하게 거실에 모여 TV를 보고 있는 와중에 토도마츠가 오소마츠 형에게 말을 걸었다.


오소마츠 형, 잘 안 터지는 비눗방울도 있대.”

? 정말?”

스마트폰을 만지며 던진 토도마츠의 말에 오소마츠 형이 눈을 빛내며 다가갔다

진짜? 진짜 안 터져??” 하고 흥분한 얼굴로 묻는 오소마츠 형에게 스마트폰 화면을 내민 토도마츠가 말을 이었다.


진짜. 이거 봐, 이렇게 손에 올려도…”

우와!!!”

신대륙이라도 발견한 것처럼 흥분해 외치는 오소마츠 형의 목소리가 거실에 울렸다

노란 짐볼 위에서 균형을 잡던 쥬시마츠도 흥미가 생겼는지 짐볼에 탄 채로 슬슬 토도마츠 곁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치마츠도 시선은 TV에 있었지만, 머리 위에 쑥 튀어나온 고양이 귀가 토도마츠와 오소마츠 형 쪽을 향해 움찔거리고 있었다

카라마츠는, -, 거울만 보고 있다.

 

시선은 TV에 고정하고 화면에 비치는 예능 프로에 집중하려고 해도 멋대로 귀가 오소마츠 형 쪽으로 뻗는다.

오오-.” 하고 오소마츠 형의 감탄사가 멋대로 귓속으로 들어온다

저 반응으로 보아 토도마츠가 한 말은 진짜인 것 같았다.


잘 안 터지는 비눗방울?

정말 그런 게 존재하긴 하는 건가?

손을 대도, 안 터진다니 믿을 수 없다.

홀로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도 아무것도 얻을 수 없었다

수확 제로(0). 

허탈하게 손에 쥔 이력서를 구겨 공원 쓰레기통에 버리고 터덜터덜 집으로 향한다

다녀왔다는 인사도 없이 현관문을 열고 거실에 들어가 답답한 넥타이를 벗어 던지자, 투다닥- 조잡한 발소리가 복도에 울렸다

쥬시마츠인가, 하고 인상을 찌푸리고 혀를 찼다

복도에선 뛰어다니지 말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또 한 번 주의를 줄 생각으로 뒤돌자마자 거실문이 힘차게 열렸다.


쵸로마츠!! 이거 봐봐!!!”

쥬시마츠가 들어올 거란 예상과 달리 잔뜩 흥분해 상기된 얼굴의 오소마츠 형이 거실 안으로 들어왔다

뭐냐고 묻기도 전에, 면장갑을 낀 오소마츠 형의 손 위에 새초롬히 올려진 비눗방울이 눈에 들어왔다.


“…? 뭐야, 그거….”

안 터지는 비눗방울!! 우햣-! 어때? 끝내주지!? 대단하지!? 역시 카리스마 레전드 오소마츠님이 되면 이 정도는 껌이지~!!”

말도 안 되는 자랑을 늘어놓은 오소마츠 형이 빈손으로 코 밑을 문질렀다

어깨를 으쓱하며 자랑스럽게 웃는 그 얼굴은 어릴 때와 티끌 하나 변하지 않았다. 

천진난만한 밝은 미소에, 헛웃음을 흘리며 풍선 바람 빠지듯 거실 바닥에 주저앉았다.

 


, 하고 정처 없이 떠돌던 비눗방울이 터졌다.

 

 

 

 

 

4.

 

오랫동안 안 했던 탓인지, - 하고 불어도 빨대 끝 비눗방울은 생각만큼 커지지 않았다

터지지 않게 조심조심 불면 커지지 않고, 힘차게 불면 어이없이 터져버린다

사라진 비눗방울 대신에 남은 비눗물을 털어내고 다시 빨대를 종이컵 속 비눗물에 담갔다.

창문 밖엔 오소마츠 형이 불어낸 비눗방울이 살랑살랑 바람을 타고 저 멀리 날아갔다.


오랜만에 하니까 꽤 재미있네.”

간신히 감을 잡아 후- 바람을 불자, 적당한 크기의 비눗방울이 빨대를 떠나 바람에 몸을 실었다

멀어지는 비눗방울을 배웅하며 말하자, 옆에 앉은 오소마츠 형의 얼굴에 잔잔한 미소가 깃들었다.


그치?”

.”

“…실은-,”

?”

다시 비눗방울 하나를 불어 날리는 나를 보며 오소마츠 형이 말을 흐렸다

뭐냐는 눈길로 쳐다보자, 홱 고개를 돌려 내 눈을 피한 오소마츠 형이 창밖을 응시하며 머리를 긁적였다.


실은, 재미있기도 했는데…, 이거 하면 계속 쵸로마츠가 신경 써 주니까…, 멈출 수 없었달, ?”

? 내가?”

계속 이쪽 힐끗힐끗 쳐다봐주고, 토도마츠랑 이야기할 때도 흥미 보이고-. 계속 내 쪽을 봐주니까….”

으힛- 하고 부끄러움을 감추려는 미소와 함께 멈출 수 없었어, 하고 말을 끝냈다.


“….”

멍청히 입을 벌리고 오소마츠 형을 쳐다보자, 오소마츠 형의 볼에 서서히 홍조가 피어났다.


, 그러니까아~! 내일도 같이 할까? 쵸로마츄~!”

아니. 내일은 헬로워크 갈 거야.”

---까아~!! 왜 그렇게 대답이 빠른데!!”

헬로워크 간다면 같이 가줄게.”

-습니다아~. 횽아는 평생 백수로 놀고먹을 거에용~!”

!, 하고 볼을 빵빵하게 부풀린 오소마츠 형이 툴툴대며 빨대를 입에 물었다

네가 애냐!!” 하고 외치고 싶었지만 귀여우니까 용서한다.


“…취직되면….”

?”

“…둘이서 살까?”

괜히 간지럽지도 않은 볼을 긁적이며 시선을 낮추고 묻는다

한참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는 대답에 고개를 들고 오소마츠 형에게 눈을 돌렸다.

 


 

수줍은 홍조와 함께 행복한 미소가 활짝 피어있었다.





* 이번편은 특히 플롯 짜는데 애먹었습니다...ㅎㅎ


* 끼토산님이 너무 감사한 선물을 보내주셔서 보답이라고하기엔 뭐하지만, 끼토산님이 신청해주신 키워드를 썼습니다ㅎㅎ

  내일..이 아니라 오늘 중으로 카라오소 50제도 하나 올릴 예정입니다!


*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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