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말 오랜만의 글이네요... 그동안 야근 + 잔업으로 너무 바빴습니다...ㅠㅠ

  시간나면 Red tear 제본 작업하느라 전혀 글을 못썼어요!!ㅠㅠ

  그래도 이젠 좀 시간이 나네요ㅎㅎ


* 정말 오랜만의 쵸로오소입니다!

  근데 쵸로마츠가 캐붕...;;


* 학창시절 날조 조금 있습니다ㅎ


* 열심히 운동한 이후의 묘사가 조금 있습니다만 수위는 아닙니다!


* 공미포 3,988자.



* 부족한 글이지만 재미있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소른 50제


14. 닿음 (이치오소)   Luccycarl 님 신청 키워드.




1.

 

아직 철없던 어린 시절,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오소마츠가 있었다

파트너란 이름으로서 무엇을 하던 오소마츠와 함께였다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은 똑같은 체온을 바로 지척에서 느끼며 함께 웃었다

친근하게 다가오는 오소마츠는 무슨 일이 있으면 제일 먼저 나를 불렀다

그것이 얼마나 자랑스럽고 기뻤는지 오소마츠는 모른다

눈을 돌리면 오소마츠가 있었다

내 어깨에 팔을 올리고 하얀 치아를 드러내고 장난스럽게 웃었다

귓가에 오소마츠의 숨결이 울렸다

너와 나의 경계가 없는 제로(0)의 거리. 그것이 너무나 당연했고, 그 거리가 영원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어릴 때는 몰랐다. 모든 것이 그렇게 쉽게 변하는 것인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영원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너무나 간단하게 변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우리는 경계를 만들었다

한 덩어리로 뭉쳐져 불분명했던 우리가 개인이 되고, ‘개성을 가지게 되었다

변해버린 관계에 위화감을 느끼면서도 자연스럽게 그것을 받아들였다

변하는 녀석들을 따라서 나도 나만의것을 가지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오소마츠와 함께 짓궂은 장난을 하며 돌아다녔던 나는 이치마츠와 함께 성실함을 자랑하는 학생이 되었다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에 들어가고 취직을 하기 위해서는 성실한 학생이 되어야만 했다.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정신을 차려보면 항상 내 옆에 있었던 오소마츠가 없었다

어느새 오소마츠의 곁엔 타인(친구들)이 붙어 있었다

반 친구들과 웃고 떠들며 복도에서 스쳐 지나가는 오소마츠를 볼 때마다 가슴 깊이에서 용암같이 뜨거운 것이 일렁거렸다

멀어진 거리에 상실감을 느끼며 동시에 오소마츠의 곁에 있는 모든 이에게 질투했다

그 자리는 내 것이라고 외치지 못하고 속만 앓기를 몇 년, 고등학교를 졸업해 나란히 백수가 된 우리는 다시 가까워졌다.


오소마츠가 심심하다며 제일 먼저 달라붙는 사람도, 가장 많이 대화하는 사람도, 그리고 가장 오래 옆에 있는 사람도였다

분명, 내가 바랐던 대로 어린 시절처럼 오소마츠와 나의 거리는 가까워졌다

하지만, 나는 오소마츠와의 그 거리에 더는 만족할 수 없었다.

자신의 감정에 혼란을 느끼고 달라 붙어오는 오소마츠를 밀어냈다.


대체 왜, 하고 스스로 질문하면 곧 충격적인 대답이 돌아왔다

어린 시절, 나와 너의 경계가 없었던 시절

오소마츠가 나였고, 내가 오소마츠였던 그 시절은 더는 돌아오지 않는데…. 

나는 그 시절과 같은 거리를 바라고 있었다

, 고등학교 시절을 거치며 형성된 나만의 성격, 취미, 취향…. 오소마츠와 달라져 버린 나만의 색’. 

나는 더 이상 오소마츠가 될 수 없었다

그때와 같은 의미로 오소마츠의 곁에 있을 수 없었다.


스스로가 낸 대답은 충격적이었다

오직 나만이 오소마츠가 되길 바라는 그 마음은 독점욕와 같았다

일반적으로 형제에게 가질만한 욕망이 아닌 그것에 당황했다

응당 느껴져야 할 혐오감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말도 안 된다고 자조하며 내 욕망을, 감정을 피했다

피하고, 피하고, 또 피했다

그러다 결국, 피하는 것에 지치고 말았다

어찌할 수 없는 감정이라면 차라리 인정하고 숨기자고, 그렇게 다짐하기까지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너무나 천진난만하게 다가오는 오소마츠를 피하지 않고 형제로서 대하며 조금씩 일렁이며 솟아나는 감정을 삼켰다

커다란 대야에 감정을 담고 밖에서 볼 수 없게 숨겼다

아무것도 모르는 오소마츠가 내게 올 때마다 대야 속 감정의 수위가 조금씩 조금씩 높아졌다

대야를 가득 채운 감정이 언제 흘러넘쳐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가득 차서 찰랑거리는 것을, 그저 지켜보았다.


서서히 차오른 감정에 정신을 차려보면 내 시선은 항상 오소마츠를 향해 있었다

동생들에게 달라붙어 놀아달라 보채고, 바닥에 드러누워 만화책을 보며 경박하게 웃고, 멍청히 하늘을 보며 담배나 태우는 오소마츠에게 눈을 뗄 수 없었다

오소마츠에게 돌아가는 눈길을 억누를 수 없게 된 후로 손에 항상 읽을 수 있을 만한 구인 잡지나 책을 쥐었다

무의식중에 오소마츠를 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으면 황급히 시선을 손에 쥐고 있는 책으로 돌렸다

종종 오소마츠에게 시선이 향해 있다는 것을 깨닫는 때가 늦으면 오소마츠와 눈이 마주치기도 했다

나와 시선을 맞추면 시선이 맞은 것에 놀란 듯 눈을 두세 번 깜빡인 오소마츠가 곧 눈을 가늘게 뜨고 씩- 웃었다

시선을 돌려도 이미 늦었다고 호소하듯 내게 다가와 놀아달라며 매달리는 오소마츠에게 혹여 내 욕망을 들킬까 초조해하며 거리를 띄웠다

가까이 다가가고 싶지만 다가갈 수 없는 내게 오소마츠는 성큼성큼 다가와 붙었다


너무나 가까운 형제의 거리

그것에 만족하지 못하게 된 내게 그 거리는 내 이성을 뒤흔들고, 금방이라도 이성을 버리고 다가오라고 충동질하는 듯한, 아슬아슬한 거리였다.

 

 

 

 

 

2.

 

높은 나무에 매인 줄을 타고 곡예 하듯이 아슬아슬하게 오소마츠와의 거리에 줄타기하고 있을 무렵, 형제 전원이 벌인 술자리에서 기어이 내 욕망이 대야에서 흘러넘쳤다

2시간이 넘게 이어진 술판에 다른 형제들은 바닥에 쓰러져 잠들었고, 나는 준비해둔 찬물을 홀짝였다

바로 옆에서 느껴지는 오소마츠의 체온에 이성을 잃지 않으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었던 탓인지 주량을 넘은 술에도 술기운은 올라오지 않았다

널브러진 빈 캔들을 보며 한숨을 내쉬고, 완전히 술에 취해 테이블에 엎드려 곯아떨어진 오소마츠를 흔들어 깨웠다.

으응~.” 하고 신음하며 흔들리던 눈꺼풀을 아주 살짝 들어 올려 실눈 뜬 오소마츠의 시선이 이리저리 방황하다 내 얼굴에 꽂혔다

시선이 마주쳐 움찔 놀라자, 배시시- 묘한 미소를 피우고 허리를 세운 오소마츠가 반쯤 남은 맥주캔을 집어 들었다

캔에 남은 맥주를 입에 털어 넣으며 몸을 뒤로 넘긴 오소마츠의 손끝이 내 손에 닿았다

뒤로 뻗어 몸을 지지하는 손이 곰실곰실 움직여 내 손 옆으로 다가왔다

아주 살짝 닿은 손가락에서 전해지는 열기에 얼굴이 뜨거워졌다

닿은 손끝이 불타는 것처럼 뜨거워 떨리는 숨을 내뱉고 오소마츠에게 시선을 돌렸다

맥주캔에 입술에 가져대고 나를 응시하던 오소마츠가 시선이 맞자 씩- 특유의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보냈다

술기운이 올라 활짝 홍조 핀 얼굴로, 가늘게 뜬 눈이 촉촉이 빛나고 있었다

술이 올라 평소보다 뜨거운 오소마츠의 체온이 얇은 옷을 뚫고 들어와 심장을 움켜쥐었다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가 고막에서 울렸다. 말 그대로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아서, 입을 꾹 다물고 시선을 돌렸다

오소마츠가 맥주를 홀짝이는 소리가 옆에서 들렸다

곧 다 마신 캔이 끼기긱- 날 선 비명을 지르며 찌그러졌다

테이블에 올려진 찌그러진 캔을 가만히 바라보며 손끝에서 전해지는 열에 들뜬 숨을 내쉬었다.

 

다른 녀석들이 깨어날 때까지, 오소마츠는 내게 닿아있었다.

 

 

 

 

 

3.

 

그럴 때도 있었구나….

문득 떠오른 기억에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 후로 이런저런 일이 많았지만, 분명한 계기가 된 것은 그날 밤이었다

고개를 돌려 침대에 걸터앉아 붉은 후드에 머리를 끼우는 오소마츠에게 그날 밤의 일이 기억나냐고 물었다

오소마츠는 고개를 갸웃하더니 잠시 후, “아아~!” 하고 웃었다.


당근 기억하지~.”

웃음기 섞인 목소리가 발랄하게 싸구려 모텔 방에 울렸다

후드에서 팔을 빼낸 오소마츠가 나를 보며 씩- 웃고는 필요 없는 말을 덧붙였다.


그렇게라도 안 하면, 쵸로 씌는 절~대로 먼저 다가오려고 하지 않았을 거고?”

?”

뜻밖의 대답에 놀라 눈을 깜빡였다.

바닥에 떨어진 청바지를 집어 발을 끼워 넣으며 오소마츠가 작게 콧노래를 불렀다.


쵸로 씌 마음은 다~~ 알고 있었으니까~! , 장남이고!”

영락없이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나를 본 오소마츠가 손으로 입을 가리고 미소 지었다

생각도 못했지?’ 하는 얼굴로 거만하게 웃는 모습이 어지간히 약 올라 숨을 들이마시고 침대 위로 기어 올라가 오소마츠의 손을 잡았다

그대로 체중을 실으면 오소마츠는 맥없이 침대 이불 속으로 파묻혔다.


거기선 장남이 아니라 파트너라고 말해!”

스스로 생각해도 어이없는 추궁이라는 것을 알면서 외치고 오소마츠의 후드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멀뚱멀뚱 제 후드 속으로 들어가는 내 손을 응시하는 오소마츠의 모습에 짧은 속웃음을 흘리고 손을 움직여 오소마츠의 허리 위로 올렸다.


, 잠깐! 쵸로마, !!”

그제야 내 의도를 알아챈 오소마츠가 손을 뻗어 말리려고 했지만, 오소마츠의 손이 닿기도 전에 옆구리에 끼워 넣은 손을 무자비하게 움직였다

형제 중에서 간지럼을 못 참는 축에 들어가는 오소마츠는 곧바로 자지러지듯이 웃으며 온몸을 비틀었다.


푸하하하하!! , 타임!! 쵸로마츠!! , 그만! -!! 살려, 줘어~~.”

이리저리 몸을 굴리며 웃는 오소마츠의 숨이 넘어갈 때쯤 손을 멈췄다

헉헉, 거친 숨을 내쉬며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낸 오소마츠가 눈을 깜빡였다

흐트러진 숨과 붉게 달아오른 얼굴에 조금 전의 행위가 생각나 괜히 얼굴이 뜨거워졌다

후드에서 손을 빼 천천히 위로 올렸다

내 손끝을 따라 시선을 올린 오소마츠의 눈이 반달처럼 휘어졌다.


, 손끝을 오소마츠의 볼에 갖다 댔다

오소마츠.” 하고 부르면 ~?” 하고 느긋한 대답이 돌아왔다

오소마츠의 볼을 따라 손끝을 움직여 올라가면 나를 바라보고 있는 눈에 닿았다

다가오는 손에 감긴 눈을 따라 속눈썹을 매만지고 엉킨 앞머리에 가려진 이마를 살며시 쓰다듬었다

얼굴 위에서 기어 다니는 손가락이 간지러운지 오소마츠가 키들거리며 어깨를 들썩였다

오소마츠의 웃음에 이끌려 피식- 미소를 던지고 손가락을 아래로 내렸다

말랑말랑한 입술에 손가락이 닿았다

살갗과는 다른 촉감의 마른 입술은 적당히 말랑말랑하고 또 따뜻했다

입술선 따라 손가락을 옮기자, 오소마츠가 악동 같은 미소와 함께 혀를 날름 내밀었다

손가락에 축축한 살덩이가 닿았다

얀마.” 하고 눈썹을 찌푸리자, 오소마츠가 즐겁게 웃었다.


오소마츠.”

~?”

오소마츠 형.”

~? 왜애~, 쵸로마츠.”

어떻게 불러도 오소마츠는 대답해준다

나를 바라보는 그 눈빛이, 내가 오소마츠를 담은 눈빛과 같다는 것을 새삼 깨달으며 후-, 하고 숨을 내쉬었다

절대 닿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거리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그 거리를 깨고 성큼성큼 다가온 오소마츠는, 내가 바라던 대로 내 옆에 있다


손을 뻗으면 곧 닿을 거리에. ‘형제로는 절대 닿을 수 없는 거리에.


기적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행복에 믿지도 않는 신에게 감사를 올렸다

손을 미끄러뜨려 오소마츠의 볼을 감쌌다

아릿한 열이 손바닥에 퍼져 온몸에 행복을 채웠다.

 

나를 향해 손을 뻗는 오소마츠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귀여운 입술이 내 이름을 부른 순간, 뜨거운 입술에 입 맞췄다.





* 아마 내일 또 단편 하나 or 50제 한편을 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ㅎ

  내일은 휴일이니까요!!


*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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