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에도 일이 많아 짧은 단편 하나만 올리는 저를 용서해주세요..ㅎㅎ
* 24화 기반입니다.
* 오소마츠가 흑화했습니다. 검은 후드를 입은 오소마츠가 나옵니다.
* 부족한 글이지만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텅 빈 집안, 고요한 적막만이 공기를 감싸고 무겁게 내려앉았다.
2층 방에 홀로 앉아 초점 잃은 눈으로 허공을 응시하던 오소마츠가 몸을 일으켰다.
목적도 없이 거실로 향하는 발걸음은 추를 달아놓은 것처럼 무거웠다.
거실로 향하는 복도에 우뚝 선 오소마츠가 현관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가슴 깊이 일렁이는 바람이 담긴 눈길로 현관을 바라보았지만, 그 눈에 바라는 인영이 비추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모든 것을 체념한 얼굴로 거실로 들어서려는 순간, 초인종이 울렸다.
놀란 얼굴로 현관문을 바라보는 오소마츠가 망설이며 움직임을 멈췄다.
-딩동-
다시 한 번 초인종이 울렸다. 부모님은 모두 외출했다.
오소마츠 혼자만 남은 집 안. 돌아올 사람은 없다.
-딩동-
한 번 더 초인종이 울렸다. 불투명한 유리에 비친 희미한 인영이 동생들이길 바라는 자신에게 자조적인 웃음을 던진 오소마츠가 멈췄던 걸음을 다시 옮겨 거실로 향했다.
이런 평일 낮에 찾아오는 방문객이라면 신문 권유나 방문 판매 정도일 것이다.
아무도 없는 척을 하고 기다리면 알아서 돌아갈 치들이었다.
오소마츠의 손이 거실 문을 열어젖힘과 동시에 “쾅!!” 하는 소리와 함께 현관문이 풀썩 현관에 쓰러졌다.
굉음에 놀라 몸을 돌린 오소마츠 앞에 가장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 형태를 갖추고 서 있었다.
서서히 자신에게 다가오는 기억에 오소마츠가 떨리는 주먹을 굳게 쥐고 입술을 깨물었다.
이제 자신은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니다.
이따위 늙은이를 두려워할 정도로 어리지 않은 오소마츠가 자신에게 뻗어오는 손을 붙잡아 그대로 주먹을 날렸다.
한창 때인 청년의 주먹, 게다가 오소마츠는 학창시절 제법 싸움 좀 한다는 부류에 속했다.
오소마츠가 날린 주먹은 그대로 남자의 얼굴에 직격했고, 남자는 커다란 소리를 내며 바닥에 쓰러졌다.
긴장과 두려움으로 숨을 몰아 쉬며 오소마츠가 쓰러진 남자에게 다가갔다.
그대로 기절을 했는지 남자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경찰에 신고하기 위해서 오소마츠가 현관에 위치한 전화기의 수화기를 든 순간, 뒤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재빨리 몸을 돌렸다.
“..읏, 아!!!”
비릿한 웃음을 흘리는 남자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오소마츠가 정신을 잃었다.
남자의 손에 들린 테이저(전기충격기)가 파직하고 스파크를 만들었다.
현관에 그대로 쓰러진 오소마츠를 내려다보며 남자는 형용할 수 없는 음산한 미소를 얼굴 가득 피웠다.
2.
힘겹게 눈을 뜨자 그곳엔 오직 어둠만이 있었다.
한 밤 중에 눈을 떠버린 것일까 싶어 몸을 뒤척이려 했으나 온 몸을 감싸고 있는 위화감과 함께 손도 발도 꼼짝하지 않았다.
가위에 눌린 걸까 생각하며 다시 몸을 움직이자, 의자에 앉아 있었던 몸이 그대로 바닥으로 쓰러졌다.
아무리 내가 잠을 잘 잔다고 해도 의자에 앉은 채 졸지는 않는다.
몰려오는 혼란스러움에 기억을 더듬은 순간, 가장 떠올리고 싶지 않았던 사내를 떠올렸다.
싹- 얼굴의 피가 순식간에 발 끝으로 내려가는 느낌이 들었다.
도움을 청해야 한다는 급박함에 입을 연 순간, 팟! 하고 천장에 매달린 전등 하나가 켜졌다.
천장에 매달린 전등은 길게 늘어져있어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려 큰 원을 돌고 있었다.
어둠 가득한 방 안은 흔들리는 전등이 비추는 빛이 유일했다.
갑작스러운 빛에 부신 눈을 꾹 감고 있으니 곧, 구둣발 소리가 들려왔다.
숨을 삼키며 뜨고 싶지 않은 눈을 뜨자 보고 싶지 않았던 얼굴이 눈 앞에 있었다.
“…개자식.”
절로 나오는 욕을 내뱉은 순간, 구둣발은 그대로 내 얼굴을 찼다.
욱! 하고 나오는 신음에 고통을 참아내려 온 몸을 비틀었다.
떨리는 몸과 입 안에 퍼지는 피 맛에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고개를 들었다.
“어른한테 말버릇하고는. 너는 여전히 입이 거칠구나, 오소마츠.”
“닥쳐.”
기억에 남아있는 그 거만하고 작위적인 미소를 띤 얼굴로 개자식은 턱을 쓸었다.
내 말대꾸가 맘에 안 들었는지 개자식은 한 번 더 발을 들어 내 복부를 가격했다.
다시 터져 나오는 신음과 목을 타고 올라오는 위액의 신맛이 입 안에 감돌았다.
치솟는 토기를 억지로 삼키며 쿨럭 거리자 터진 입 안에서 피가 함께 바닥을 적셨다.
“이런, 쯧쯧쯧. 입 안이 터졌구나.”
“..이 손 치워..”
거칠고 주름진 손이 내 턱을 잡고 들어 입 안을 살폈다.
고개를 저어 손을 뿌리치려 했으나 강한 힘으로 잡힌 얼굴은 움직이지 않았다.
치를 떨며 얼굴을 구기고 발버둥치는 나를 개자식은 만족스럽게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오소마츠 군, 너도 참 기구한 녀석이야.”
“..닥치랬지, 개자식아.”
“그렇게나 동생들을 건드리지 말라며 내게 갖은 고생은 다 당해놓고.”
“닥쳐!!”
“결국엔 이렇게 혼자가 되다니.”
“이, 개새끼야! 닥치라고!!”
“너는 이제 동생들에게 필요하지 않은 거야.”
“닥치라고..!!!”
“불쌍하게도 오소마츠 군, 버려졌구나. 동생들에게..”
“닥, 치..라고오!!!!”
그러고 싶지 않은데, 제 멋대로 흘러내리기 시작한 눈물이 얼굴을 적셨다.
욕설을 내뱉으려고 벌린 입에서는 흐느낌이 멈추지 않았다.
방금 전까지 두려움에 떨던 몸이 몰려오는 슬픔과 상실감을 견디지 못하고 떨렸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사실, 믿고 싶지 않았던 진실.
그 모든 것을 잔인하게 귓가에 속삭이며 개자식은 황홀하단 미소로 나를 내려다보았다.
멈추지 않는 흐느낌에 입술을 깨물고 바닥에 얼굴을 박았다.
저딴 개새끼에게 한심하게 우는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떨리는 몸을 억지로 웅크리고 울음을 참아보려 했으나,
한 몸이었던 동생들을 잃은 슬픔은 내 몸을 장악하고 놔주지 않았다.
제 몸의 팔 다리가 떨어져 나갔는데, 슬퍼하지 않을 인간이 있을까.
이제 내 옆에 서 있을 개새끼도 잊은 채, 그저 몰려오는 상실감에 괴로워하는 나는 내 몸을 옥죄고 있던 밧줄이 풀리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이봐, 오소마츠 군.”
방금 전까지와 180도 다른, 부드러운 음성으로 나를 부르는 목소리에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들었다.
그제야 자유로워진 팔 다리를 눈치채고 어떻게 도망을 쳐야 좋을지 궁리하며 몸을 굽혀 나와 눈을 맞춘 개새끼를 노려보았다.
“나는 네가 필요해.”
“…”
“네 다른 동생들이 아닌 오직 네가. ‘오소마츠’가 말이야.”
“…”
“동생들이 널 버렸다면 너도 버리면 되는 것 아닌가?”
“…”
“자, 나에게 와. 오소마츠.”
감미로운 음성으로 내 귓가에 속삭이는 토고를 응시하며 입술을 깨물었다.
여전히 입 안에는 비릿한 철의 맛이 남아있었다.
3.
이력서의 빈칸에 하나하나 자신의 이력을 써 넣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런 스펙도 없는 내가 과연 취업할 수 있을지 불안이 몰려왔지만, 바로 고개를 저어 나쁜 생각들은 날려버리기로 했다.
일순 아직 집에 남아있을 오소마츠가 떠올랐다.
모두 변하기 위해 집을 떠난 우리들과 변하지 못하고 집에 남은 오소마츠. 취업을 서두르는 이유는 물론 제대로 된 인간이 되기 위함도 있었지만, 오소마츠를 걱정하는 이유도 있었다.
한결같이 우리를 이끌어주고 함께 해왔던 오소마츠.
네가 변할 수 없다면 변하지 않은 채여도 괜찮다.
내가 변해서 너를 부양하면 되니까.
오소마츠를 떠올려 무거워지는 마음을 안고 다시 이력서의 빈칸을 채우기 시작했다.
“캇, 카라마츳..!!!”
쾅 하고 문이 열리는 소음과 함께 치비타가 다리를 질질 끌며 집 안으로 들어왔다.
만신창이가 된 몸에 놀라 현관으로 뛰어가 치비타를 안고 집 안으로 들어가 앉혔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물으며 약상자를 찾는 내 손을 붙잡은 치비타가 고개를 저었다.
“지금 날 신경 쓸 때가 아니라고, 빌어먹을 자식아!! 토고가, 토고 그 자식이 돌아왔어!!!!!”
영원히 기억에서 지우고 싶었던 자의 이름에 홀린 듯 약상자를 놓고 집으로 달려갔다.
오소마츠,
오소마츠.
제발, 제발 무사해 줘!!
쵸로마츠보다 더 빠르게 발을 굴려 전속력으로 집으로 뛰어갔지만, 내 앞에 펼쳐진 광경은 나를 절망으로 떨어뜨렸다.
엉망이 된 현관, 모여있는 마을 사람들, 집 앞에 서 있는 경찰차.
절망으로 돌아가지 않는 머리를 붙잡고 망연히 집 앞에서 경찰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있는 부모님에게 다가갔다.
나를 발견한 어머니가 내게 다가와 나를 붙잡고 우셨다.
“카라마츠… 오소마츠가, 오소마츠가아~!!!!”
제 몸도 가누지 못하고 흐느끼는 어머니를 부축하며 믿고 싶지 않은 현실에 머리가 어지러웠다.
거짓말이지?
오소마츠?
빨리 우리 앞에 나타나서 거짓말이라고 해줘.
서프라이즈~ 하고 장난스럽게 웃으며 나타나 줘.
거짓말이지? 오소마츠?
네가 없다니 거짓말이지?
그로부터 3일이 지나도 오소마츠는 나타나지 않았다.
가출로 잠정적인 결론을 내린 경찰은 더 이상 움직여주지 않았다.
아무리 어린 시절 강도에게 협박당한 일을 말해줘도 경찰은 그저 고개를 흔들 뿐이었다.
어머니는 식음을 전폐하고 방 안에 틀어박히셨다.
불안한 오소마츠를 놔두고 장을 보러 나간 자신을 끝없이 자책하는 어머니와 일을 나가면서도 슬픔에 잠긴 얼굴을 지우지 않는 아버지.
그리고 나와 치비타에게 연락을 받고 집에 모인 동생들 모두, 살아갈 기력을 잃은 채, 망연히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오소마츠 형, 죽은 거야?”
토도마츠가 불안한 얼굴로 우리들에게 물었다.
토도마츠의 질문에 모두 얼굴을 구기고 그럴 리 없다고 외쳤다.
이미 커다란 눈물이 맺힌 눈으로 토도마츠가 나를 바라보았다.
“카, 카라마츠 혀엉~”
결국 뺨을 타고 흘러내린 동생의 눈물을 닦아주며 방약무인에 제 멋대로 살기 좋아하는 오소마츠가 죽었을 리 없다고 말했다.
내 말에 조금은 안심한 표정을 지은 토도마츠의 머리를 쓰다듬고 고개를 들었다.
오소마츠가 가출을 했을 리 없다는 것은 우리가 잘 알고 있다.
이미 철수한 경찰은 의지가 되지 않는다는 것도 뼈저리게 느꼈다.
몸을 일으킨 나를 따라 동생들의 시선이 위로 향했다.
“우리가 오소마츠를 찾자.”
한 줄기 구원과도 같은 실날 같은 희망을 붙잡고 우리들은 일어섰다.
사방으로 뛰쳐나간 우리는 아카츠카 마을 뿐만 아니라 그 옆 마을, 그 옆 옆 마을까지 샅샅이 뒤졌다.
실종된 사람을 찾기 위해서는 교통비니 뭐니 해서 제법 돈이 들었다.
휴가를 내고 집으로 돌아왔던 쵸로마츠와 토도마츠는 다시 일터로 돌아갔다.
오소마츠를 찾기 위해서 일을 해 받은 월급을 전부 우리에게 건네주었다.
이치마츠는 고양이들을 이용해 오소마츠를 찾기 시작했고, 쥬시마츠는 냄새를 잘 맡는 자신의 코를 이용해 이치마츠와 페어를 짜서 함께 움직였다.
나는 나대로 닥치는 대로 돌아다니며 오소마츠의 행방을 쫓았다.
아무리 꽁꽁 숨어도 우리는 오소마츠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나는 놓지 않았다.
여섯이서 하나인 우리들은 떨어질 수 없는 존재이기에 반드시 오소마츠를 찾아내 다시 집으로 함께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어리석은 나는 그렇게 안이한 생각을 품고 오소마츠를 찾아다녔다.
세월은 우리들의 사정 따위 개의치 않고 무심하게 흘렀다.
벌써 오소마츠가 사라진 지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서서히 지쳐가는 동생들의 얼굴에서는 절망이 짙게 드리워 있었다.
여전히 어머니는 방 안에서 나오지 않고 있으시고, 아버지는 이제 우리와 대화도 일체 하지 않고 그저 일을 하는 일벌레가 되어 버렸다.
쵸로마츠와 토도마츠는 자신의 직장에서 제대로 된 성과를 내어 진급을 했지만, 전혀 기뻐 보이지 않는 얼굴이었다.
이치마츠는 어느새 오소마츠를 찾는 것을 포기하고 어머니와 같이 방에 틀어박히고 말았다.
제일 마지막에 자신이 떠났다는 것에 큰 죄책감을 안고 있는지 매일매일 오소마츠가 남긴 흔적들을 품에 안고 울었다.
이치마츠를 달래기 위해 쥬시마츠가 이치마츠의 곁에 붙어있어 결국 지금까지 오소마츠를 찾아다니는 것은 나 혼자가 되었다.
간간히 들려오는 오소마츠를 닮은 사람을 목격했다는 정보에 매달려 전국을 돌아다녔지만, 오소마츠는 보이지 않았다.
이대로 몇 년이 지나도 오소마츠를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애써 부정하며 발을 옮겼다.
“..오, 소마츠?”
“…”
“오소마츠!!!”
목격 정보를 따라 아카츠카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외진 마을. 시골이나 다름없는 작은 마을의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검은 후드를 입은 익숙한 인영에 바로 뛰쳐나갔다.
놓칠 새라 팔을 꽉 잡고 오소마츠를 부르자 검은 후드를 뒤집어 쓴 그리웠던 얼굴이 나를 바라보았다.
내게 잡힌 팔이 아픈지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오소마츠가 자신의 팔을 가리켰다.
“카라마츠, 이거 아픈데.”
“지금까지 대체 어디 있었던 거야!? 빨리 집으로 함께 돌아가자!! 오소마츠!”
오소마츠는 작게 한숨을 내쉬더니 곧 칫 하고 혀를 찼다.
예상치 못한 오소마츠의 반응에 오소마츠를 찾았다던 기쁨이 서서히 옅어졌다.
불안함에 떨리는 목소리로 다시 오소마츠를 부르자 오소마츠가 처음 보는 차가운 눈길로 나를 응시했다.
“나는 안 돌아가.”
“..오, 소마츠..?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돌아가야지..”
“있잖아, 카라마츠으~ 나 벌써 1년이나 집에 안 들어갔다고? 그럼 얼추 무슨 뜻인지 알지 않아?”
짜증 섞인 목소리로 혀를 차며 말하는 오소마츠의 모습에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오소마츠는 그 토고, 그 자식에게 붙잡혀서 돌아오지 못한 거잖아… 지금 빨리 같이 돌아가면..!”
“그러니까~!!!”
내 말을 끊은 오소마츠가 노골적으로 짜증을 드러내며 말했다.
자신은 토고에게 붙잡히지 않았으며 집으로 돌아가지 않은 것은 자신의 의지라고 말하는 오소마츠가 너무나 낯설었다.
붙잡은 오소마츠의 팔을 더 힘주어 잡고 오소마츠를 불렀다.
그럴 리 없다고, 오소마츠는 지금 혼란스러워서 제정신이 아닐 것이라고 자신을 타이르며 오소마츠의 팔을 잡아 끌었다.
“돌아가자, 오소마츠.”
“아팟! 카라마츠, 그러니까 난 안 돌아간다고.”
“오소마츠!!!”
돌아가지 않겠다고 싸늘한 얼굴로 가장 절망적인 말을 하는 오소마츠가 원망스러웠다.
차갑게 나를 바라보는 오소마츠의 눈길이 내 가슴에 단도를 찔러 넣는 것 같았다.
저도 모르게 참지 못한 나는 오소마츠의 팔을 붙잡은 채, 주먹을 휘둘렀다.
퍽! 소리와 함께 내게 팔을 잡혀 주먹을 피하지 못한 오소마츠의 얼굴이 돌아갔다.
겨우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깨닫자마자 숨이 멎었다.
피가 묻은 주먹을 피고 오소마츠에게 뻗었지만, 내 손을 거칠게 내친 오소마츠가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보았다.
주먹에 맞아 붉어진 뺨과 피 섞인 침을 바닥에 뱉은 오소마츠가 눈을 가늘게 뜨고 나를 비웃었다.
겨우 이정도? 라는 눈빛으로 나를 쏘아붙인 오소마츠가 비릿하게 웃었다.
“있잖아. 왜 나를 그렇게 데려가려고 해? 나를 버린 건 너잖아.”
“..무, 무슨.”
“먼저 나를 버려놓고, 이제 와서 다시 돌아가자?”
“..오소마츠, 그런 게 아니ㅇ.”
“웃기지 마. 봐주는 것도 정도가 있어.”
“오소마츠, 아니야, 그런 게 아니야!”
“뭐가 아닌데? 제 멋대로 버려놓고 이제 와서 찾으려 하지 마. 쓰레기 새끼야.”
처음 듣는 차가운 목소리와 싸늘한 눈빛이 나를 향해 있다는 것에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힘이 풀려버린 팔은 너무나 쉽게 오소마츠의 팔을 놓아버렸다.
팟! 하고 내 팔을 떨쳐낸 오소마츠가 기분 나쁘다는 듯 붙잡혔던 제 팔을 털어내고 가만히 나를 응시했다.
말없이 내게서 시선을 옮긴 오소마츠가 몸을 돌렸다.
나를 떠나 멀어지기 시작한 오소마츠를 붙잡아야 한다고 깨달았지만, 이미 오소마츠는 인파 속으로 사라진 뒤였다.
손에 남아있는 오소마츠의 감촉에 주먹 쥐고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흐느끼며
나는 이제 다시는 오소마츠를 만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예감했다.
* 중간에 오소마츠가 토고를 개새끼, 개자식이라고 부르다가 토고라고 부른 것은 토고의 설득에 넘어갔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함이었습니다ㅎ..
* 흑화한 오소마츠는 처음 써봐서.. 괜찮을지 모르겠네요..
* 그럼 저는 밀린 일을 하러 이만....ㅠㅠ
*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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