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결입니다!!


* 제일 오래걸렸네요. 완결나기까지ㅎㅎ


* 공미포 4,636자.  오탈자는 추후 수정하겠습니다^^



*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두 번째로 방문한 여관이라 그다지 설레는 마음은 들지 않았다는 개뿔!! 

떨려 죽겠다!! 심장 튀어나올 것 같다고!!


여행은 저번처럼 아타미. 하지만 여관은 다른 곳을 예약했다

체크인을 하고 있는 카라마츠를 두고 떨리는 심장을 진정시켰다

진정해라~, 진정해라, . 죽기보다 더 하겠어

심장 뛰는 걸로 봐선 죽을 지도 모르지만….


오소마츠?”

우햑!! !!”

뭘 그렇게 놀라나? 방으로 가자.”

, ….”

앞서 방을 안내하는 직원을 따라 카라마츠의 뒤를 쫓았다

방은 저번과 비슷한 방으로 높은 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경치 좋은 방이었다

창 밖의 경치를 감상하는 카라마츠를 놔두고 짐을 정리하며 심호흡을 반복했다.


? 잠깐, 여기 온천 여관이니까 또 온천 들어가는 거지? 유카타 입는 거지?


그제야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머리를 감싸 안았다

저번에도 모든 이성을 총동원해서 간신히 참았는데 또 카라마츠의 유카타 차림을 봐야 하잖아!!! 

끄오오오오―하고 괴성을 내지르는 나를 카라마츠가 황당하단 눈으로 보더니 온천에 가자며 내 손을 잡아 끌었다

단순히 손을 끌어당긴 것뿐인데도 두근거리는 심장이 미쳐 날뛰고 있다

, 진짜 좀 진정해라, 망할 심장아

자신의 심장을 나무라며 온천에 도착해 옷을 벗으며 필사적으로 구구단을 외웠다

사락사락하고 옷감이 스치는 소리에 카라마츠가 옷을 벗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나도 모르게 허리를 굽힐 수 밖에 없었다

엉거주춤하게 서 있다가 허리에 수건을 감고 결국 주저앉은 나를 카라마츠가 불렀다.


오소마츠?”

, 먼저 들어가 있어. 카라마츠.”

어디 몸이 안 좋은가?”

아니, 그건 아니고. 괜찮아~ 곧 따라갈게.”

, 알겠다….”

왠지 풀이 죽은 카라마츠를 먼저 보내고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끔찍한 기억을 떠올렸다

예를 들면, 그래. 카라마츠가 그 못―생기 꽃과 결혼하려고 했을 때라던가

다행히 흥분은 식었지만, 단순에 치밀어 오른 분노에 온천에 들어가기도 전에 몸이 뜨끈뜨끈해졌다

아무튼 흥분을 가라앉았으니까, 카라마츠의 뒤를 따라 온천에 들어갔다.

 

 

 

저번보다 화려한 저녁상에 입이 떡 벌어졌다. 

카라마츠도 눈을 반짝이며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차려진 음식들의 향연에 군침을 흘렸다

너나 할 것 없이 정신 없이 젓가락을 놀리고 나니 남은 것은 뼈만 남은 생선과 빈 그릇뿐이었다.


브라더-들에게도 먹여주고 싶은 맛이었다!”

불뚝 튀어나온 배를 두드리며 카라마츠가 웃었다

둘만 있는데 녀석들 이야기하지 말라고

가볍게 혀를 차고 적당히 끄덕이며 노크소리에 대답했다

종업원이 빈 그릇을 모두 치우고, “그럼 편히 쉬세요.” 하고 이불을 깔고 나갔다

일정 거리를 두고 깔린 두 채의 이불에 한숨을 내쉬며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졌다.


괜찮아, 제대로 고백하자

차이면 할머니댁에 가면 되고

어색한 건 오늘 밤뿐이니까!


응응하고 고개를 끄덕이고 심호흡을 하고 카라마츠를 바라본 순간, 처음 보는 눈빛에 말을 잃었다

카라마츠는 어딘지 슬픈 것 같으면서도 화난 것처럼 보였다

처음 보는 표정에 고개를 기울이고 카라마츠를 부른 순간, 카라마츠가 눈썹을 잔뜩 일그러뜨리고 외쳤다.


오소마츠는! 왜 내겐 상담해주지 않는 건가?”

? 상담?”

쵸로마츠에겐 했으면서!!”

?? 그거 들었어?”

들었다! 내가, 물어봤을 때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해놓고…. 나는, 의지가 되지 않는 건가? 오소마츠.”

또륵- 하고 맑은 눈물이 볼을 타고 흘렀다

카라마츠는 흐르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하지 않고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어―? 여기서 그 이야기 꺼내??

아니, 그거 너에 대한 상담이었으니까!


황당함에 헛웃음을 흘리며 조심스럽게 손을 뻗었다

다행히 카라마츠는 제 눈물을 닦아주는 내 손길을 거부하지 않았다

히끅- 하고 숨을 집어삼키며 울음을 참는 카라마츠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고 손을 내려 뜨거운 손을 잡았다.


카라마츠, 잠깐 이야기 들어줘.”

“…이야기?”

이리 와, 앉아봐.”

마주잡은 카라마츠의 손을 이끌어 이불에 앉혔다

나도 맞은편의 이불에 앉아 머리를 긁적이며 한숨을 내쉬고 방에 준비되어 있던 냉장고에서 물병 하나를 꺼내 목을 축였다

지금부터 긴 이야기를 할 거니까. 의아한 얼굴로 나를 보는 카라마츠에게 빙긋- 웃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악마의 편지부터, 이어진 환생을 전부

악마가 내게 한 부탁까지 전부 이야기했다

카라마츠는 황당하기 그지 없는 내 이야기를 진지한 표정으로 들어주었다.

 

“…이걸로 이야기 끝!”

그럼, 오소마츠는 악마를 대신해서 내게 고백하려고 하는 건가? 악마의 부탁을 들어주려고?”

너 이야기 제대로 안 들었지? 틀렷! 나도 악마랑 같은 마음이니까, 제대로 고백하고 제대로 차이려고…”

왜 고백하기도 전에 차인다고 정해버리는 건가!!”

“…?”

뜻밖의 외침에 바보 같은 신음을 흘렸다

다시 주륵주륵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 카라마츠의 얼굴에 홍조가 가득 피어났다

제 친형이 자기를 좋아한다느니, 악마가 어쨌다느니, 전생이 어쨌다느니 하는 이야기를 했는데도, 나를 응시하는 그 눈빛엔 혐오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 라마츠…?”

전생의 내가 오소마츠를 거부했다느니, 그런 것 나는 모른다!! 전생의 나는 가 아니다!!”

, 오오?”

, 전생의 기억에 잡혀, 내 마음을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은건가!!”

, ~? 잠깐, 카라마츠. 횽아, 네 이야기가 잘 이해 안…”

나도, 오소마츠랑 같은 마음이다.”

“….”

계속, 형제니까, 금지된 마음이니까 숨겨왔다. - - 숨겨왔다. 그러니까 의지가 되는 형제가 되자고, 그렇게 정했는데….”

“…카라마츠.”

오소마츠, 나는 네가,”

카라마츠, 잠깐, 잠깐만…”

나는, 네가 좋다(きだ). 정말로 좋아한다(大好きだ), 오소마츠.”

“….”


시간이 멈춘 것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었다. 아니면 꿈이 던가

지금 내 눈앞에서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을 하면서 울고 있는 카라마츠도, 이 여관도, 전부 꿈

눈을 뜨면 나는 평소와 다름없는 육둥이 이불에서 눈을 뜬다던가…. 

호흡도 잊고 손을 들어 볼을 꼬집었다.


아팟!”

, 하는 건가….”

확실하게 느껴지는 아픔에 볼을 문지르며 이게 현실이라는 것을 자각한 순간, 마음이 폭발했다

후두둑- 소나기가 퍼붓듯 눈물이 멈추지 않고 떨어졌다

아―, 카리스마 레전드인데, 우는 모습을 보이다니 꼴 사나워…. 

하핫- 웃으며 고개를 숙여 눈물을 감췄다

얼굴을 감싼 손바닥에 뜨거운 눈물이 계속 계속 쌓였다

뭐야, 이거. 안 멈춰….


오소마츠.”

낮은 목소리가 귓가에 닿았다. 사락- 하고 소리를 내며 내게 다가온 카라마츠의 손이 내 손에 포개졌다

은근한 힘으로 내 손을 잡아 내리는 카라마츠를 따라 손을 내리고 고개를 들었다.

눈물로 젖은 얼굴이 나를 보면서 푸핫!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오소마츠, 얼굴, 엉망이다. 눈물 범벅….”

그거, 너도 거든!?”

큭큭큭, 하고 어깨까지 떨며 웃는 카라마츠를 가볍게 툭 치고 눈썹을 찌푸렸다

웃는 와중에도 눈물은 멈추지 않고 흘러 넘쳤다

카라마츠의 촉촉한 눈가에 손을 뻗어 흘러나오는 눈물을 닦아내고 떨리는 어깨를 감싸 안았다

힘을 주어 담기면 폭- 하고 뜨거운 몸이 가슴에 안겼다.


“…카라마츠, 나도 좋아해(きだよ), 사랑해(している).”

“…, 흐읏!!”

귓가에 마음을 담아 속삭였다

폭발한 마음이 제멋대로 흘러 넘쳐 전신에 퍼졌다

카라마츠는 내 어깨에 얼굴을 묻고 한없이 흐느꼈다

두 개의 마음이 폭발해 하나의 덩어리가 된 것 같았다

그 동안 눌러두었던 많은 억압이 폭발과 함께 주변으로 튀어나갔다

참아왔던 마음과 시간과 고통이 하나가 된 마음을 남기고 흘러 넘쳤다

울음을 멈추지 않는 카라마츠를 품에 안고, 나는 몇 번이고 좋아해.”를 반복했다

참아왔던 시간만큼 수백 번, 수천 번, 수억 번을, 네게 속삭였다.

 

 

 

꼴 좋~.”

『뭐야, 보자마자 그 말??

하얀 공간, 공중에 둥둥 떠있는 악마를 보자마자 오소마츠가 얄미운 웃음을 날렸다

붉은 뿔과 길고 검은 꼬리를 살랑이던 악마가 오소마츠를 황당하단 얼굴로 노려보았다.


나한테 떠넘기니까 그렇지.”

『그게 최선이었다구우~ 내 세계에선 신부님 옛날옛적에 죽어버렸고~

그럼 그 전에 했으면 좋았잖아. 고백.”

『자기도 실컷 고민했던 주제에 그런 말 하기야!?

오소마츠의 비아냥에 악마가 꼬리를 붕붕 흔들며 외쳤다

오소마츠는 콧방귀를 끼며 악마를 응시했다.


『나도 설마 같은 마음일지 알았겠냐고….

작게 중얼거리는 악마의 목소리에 오소마츠가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뭐 쉬웠냐고, 애초에 형제인데.”

『악마와 신부보단 좋잖아?

안 좋아!!”

『그것보다, 고백도 했으면서 겨~우 손잡고 자기~?

시끄럿!! 몇 년 묵혀둔 마음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손 잡는 것만으로 심장 터진다고!!”

『푸풋~! 동정도 아니고~, ! 너 동정이지?

죽인다, 망할 악마.”

『케케케, 난 이미 죽었지롱~~

젠장!!”

『뭐, 축복 정도는 해 줄게. 축하해…. 정말로.

악마의 축복 따위 필요 없거든!! 재수 옴 붙을라, !”

『아무리 라지만, 진짜 짜증난다, .

그 말 그대로 너한테 돌려주마.”

『그럼 난 간다~ 둘이서 잘 먹고 잘 살아라~

어이, 잠깐만.”

『아? 뭐야?

우리는 또 환생하는 거지? 그럼 나는 또 전생의 기억을….”

『이제 상관 없지 않아?

?”

『너는 제대로 마음을 전했고, 그리고 그 보답도 받았잖아. 그럼 이제 너 이후의 환생은 아무래도 좋잖아.

“…그런가.”

『그래그래~ 가볍게 생각하라고~

“…가볍게….”

『환생해서도 고백하냐 안 하냐는 환생한 네가 생각할 몫이잖아~?

떠넘기기잖아, 그거….”

『뭐 어때? 나도 했는데.

망할 악마.”

『마음대로 부르세요~ 나는 악마 맞으니까~ 그럼 정말로 갈게.

어디로?”

『글쎄? 악마가 죽으면 지옥에나 가려나? 이미 영혼은 너로 태어났으니까

“….”

『어디로 갈 지는 나도 몰라.

신부님이라도 찾아보던가?”

『신부님~? 천국에 있을 텐데?

악마를 사랑했다면 지옥에 있겠지.”

….

찾아보지 그래~?”

『너 진짜 성격 나쁘다. 악마보다 더 해.

얼른 가봐~”

『말 안 해도 갈 거다! 잘 먹고 잘 살아라!!

 

멀어지는 악마의 등을 배웅한 후, 오소마츠가 눈을 떴다

늘보던 천장과 다른 높은 천장에 고개를 돌려 옆을 바라보았다

토도마츠가 있어야 할 그곳엔 잠든 카라마츠의 얼굴이 있고, 이어진 손은 혹여 놓칠 새라 꼭- 붙잡고 있다

손바닥을 타고 올라오는 카라마츠의 온기에 오소마츠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팔을 들어 눈을 가렸다

뜨거운 눈물이 소매를 적시는 감각도 행복하게 느껴져서, 입가에서 미소가 떨어지지 않았다.

 

 

 

여관을 나와 기차역에 도착해서야 잊고 있었던 할머니댁을 떠올렸다.


….”

오소마츠?”

머리를 안고 주저앉은 나를 카라마츠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쳐다보았다

별거 아니라고 웃으며 스마트폰을 꺼내 들어 할머니댁에 연락을 넣었다

못 갈 것 같다고 말하려던 것이 내 전화를 반갑게 받으며 곧 얼굴을 볼 수 있어 기쁘다는 말에 차마 못 간다는 말은 꺼내지 못했다

전화를 끊고 나를 빤히 쳐다보는 카라마츠에게 기차표를 내밀었다.


카라마츠, 먼저 돌아가 있어.”

? 오소마츠는?”

나는 할머니 댁에. 일손이 부족하대서, 도와주고 갈게.”

, 오소마츠!”

?”

, 나도 가겠다. 겨우 여, 연인이 되었는데…. 떨어지고 싶지 않다.”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고 말을 더듬는 카라마츠를 보며 영혼이 빠져나간다는 말을 실감했다.


―, 뭔데?! 뭐야 이 귀여운 생물은!!


딩동~! 당신의 연인입니다.

 

머릿속이 미쳐 돌아간다

스스로 묻고 대답하는 상황에 헛웃음을 흘리며 나를 바라보는 카라마츠의 손을 잡았다.


그럼 같이 갈까.”

!!”

활짝 웃음꽃을 피우고 고개를 끄덕이는 카라마츠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으로서는 많이 쓰다듬은 머리도 연인이 되고 나니 감회가 새롭다

마주잡은 카라마츠의 손을 힘주어 당기고 할머니 댁으로 향하는 기차에 올랐다

나란히 의자에 앉아 창 밖을 바라보며 시덥지 않은 이야기를 나누며 웃었다

집에 돌아가면 우리는 이제 형제가 될 수 없다

옆에 앉아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응시하는 연인에게 마주 웃으며 깍지를 꼈다

이 사랑이 이대로 끊어지지 않고 영원히 이어지기를 바라면서.





* 고백 이야기가 끝났네요ㅎㅎ  실은 완결내지 말고 방치하려고 했던 이야기였습니다만, 좋아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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