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편 입니다.


*쓰면서도 생각했지만, 오소른의 오소마츠는 한없이 귀엽네요...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토요일-

 

오늘도 오소마츠는 집을 나가는 동생들을 막지 않았다

어제 쵸로마츠에게 받은 만화를 아직 다 읽지 못했고 오늘 하루쯤은 집에서 뒹굴 거리고 싶다는 지극히 백수스러운 이유였다

2층 방에 홀로 남아 뒹굴 거리며 만화를 천천히 읽어나갔다. 물론 최신권 하나만 보는 초보 같은 짓은 하지 않았다

최신권을 보기 전, 경건한 마음으로 모아둔 시리즈를 1권부터 다시 정독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렇게 1권부터 쵸로마츠에게 받은 최신권을 모두 읽고 나니 어느새 창 밖의 하늘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되었나 싶어 고개를 들어 시계를 보니 시침이 5를 가리키고 있었다

슬슬 동생들이 돌아올 시간이 되어 오소마츠는 1층으로 내려가 거실로 들어갔다

이미 돌아와 있는 이치마츠가 거실로 들어온 오소마츠를 올려다보았다

방 안 한구석에 쭈그려 앉은 이치마츠의 품엔 얼마 전 함께 보았던 아기 고양이가 안겨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이치마츠에게 다가가 품에 안긴 고양이의 머리를 쓰다듬자, 오소마츠를 기억하고 있는지 

아기 고양이가 야옹-‘하고 울더니 이치마츠의 품에서 벗어나 오소마츠에게 안겼다

홍조를 피우며 기쁘게 웃은 오소마츠가 능숙한 손놀림으로 고양이의 턱과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치마츠는 그런 오소마츠를 바라보며 다시 속으로 신을 부르짖었다.


다녀왔습니다아~”


통통거리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문을 열고 들어온 토도마츠에게 이치마츠와 오소마츠의 시선이 꽂혔다.


그 고양이 뭐야? 왜 오소마츠형이 안고 있어?”

“~~!! ♡”


오소마츠가 입을 벙긋대며 대답했지만,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토도마츠가 고개를 기울였다

에휴~’하고 한숨을 내쉰 오소마츠가 이치마츠를 정면으로 바라본 채 입을 벙긋거렸다. 이치마츠가 고개를 끄덕이곤 토도마츠를 향해 말했다.


“’이치마츠의 친구라고 오소마츠형이 말했어.”

~ 그래.”


싱겁게 대답하고 방을 나간 토도마츠를 향해 오소마츠가 혀를 베-하고 내밀고 입을 움직였다.

드라이 몬스터 자식.’ 이라고 움직이는 오소마츠의 입을 보며 이치마츠가 말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오소마츠형.”


이치마츠의 말에 오소마츠가 방긋 웃으며 정리되지 않은 이치마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저녁 시간, 오늘도 눈 앞에 놓인 죽을 두고, 오소마츠가 체념한 듯 한숨을 내쉬며 숟가락을 들었다

크게 한 숟가락 떠 입에 넣은 오소마츠가 눈을 크게 뜨고 놀랐다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다시 한 숟가락 떠 먹는 오소마츠를 동생들이 의아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기쁘게 웃으며 입맛을 다신 오소마츠가 고개를 돌려 마츠요를 향해 입을 열었다.


? 그래? 맛있니? 그거 다행이네.”

“~~♡♡”

후훗, 그래. 그거 토도마츠가 사 온 거란다~”

“!!!”


마츠요의 말에 오소마츠가 고개를 돌려 토도마츠를 바라보았다. 토도마츠가 자랑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훗훗훗, 맛있지? 여자애들이 추천해준 맛집의 죽이니까 그거.”

“~~♡♡”


맛있냐는 토도마츠의 물음에 오소마츠가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두 손을 모으고 감동하는 오소마츠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며 토도마츠가 헤헤하고 웃었다.


맨날 맛없다는 얼굴로 밥 먹으니까. 같이 먹고 있는 우리도 밥 맛이 떨어지잖아. 내일도 사올 테니까.”


죽을 싫어하는 오소마츠가 항상 맛없다는 얼굴로 죽을 먹으며, 부럽다는 눈빛을 맹렬하게 보내는 것에 질린 토도마츠가 

여자애들에게서 정보를 얻어 1시간이나 줄을 서 사온 죽이라는 것을 알리 없는 오소마츠가 토도마츠에게 엄지를 들어 보였다.


히히, 그렇게 맛있어?”


고개를 끄덕이는 오소마츠는 그 날, 행복하다는 얼굴로 죽을 싹싹 비웠다.

 



 

-일요일-

 

오소마츠, 잠깐 어울려주지 않겠나?”


점심 식사를 마치고 슬슬 나갈 채비를 하는 동생들을 어떻게 붙잡을까 고민하고 있는 오소마츠에게 손을 내밀며 카라마츠가 말했다

가죽잠바에 선글라스를 끼고 아항?’ 하고 묻는 카라마츠를 보며 오소마츠가 몸을 떨며 웃고는 카라마츠가 내민 손을 잡았다

앉아있던 오소마츠를 그대로 일으킨 카라마츠가 손을 마주 잡은 채, 집을 나섰다.


“~.”


나란히 서서 걸어가는 카라마츠를 툭툭 치고 입을 여는 오소마츠를 보며 카라마츠가 말했다.


어디를 가냐고? 그거야 데스티니가 이끄는 곳이지!”

“~~!!!”

, 오소마츠?!”


카라마츠의 말에 오소마츠가 걸음을 멈추고 옆구리를 붙잡은 채, 쭈그려 앉았다

갑자기 멈춘 오소마츠를 걱정스럽게 내려다보는 카라마츠의 모습에 오소마츠가 또 다시 몸을 떨며 웃었다

입을 크게 벌리고 웃는 오소마츠의 웃음은 조용했다.

 


“…!”

, 그렇다. 오소마츠. 우리는 오늘 마미에게 중대한 사명을 부여 받은 것이다!”


카라마츠가 이끈 곳은 역 근처의 대형 마트. 멍청히 마트를 올려다보는 오소마츠를 향해 카라마츠가 말했다

카라마츠의 말을 번역하자면 엄마의 장 보기 심부름이다.’ 가 된다

오소마츠가 노골적으로 얼굴을 찡그리며 원망의 눈으로 카라마츠를 노려보았다.


이 정도는 당연한 일이지? 형님.”


오소마츠의 노려보는 눈빛을 가볍게 무시한 카라마츠가 오소마츠의 손을 붙잡았다

싫다는 표정으로 달아나려는 오소마츠를 완력으로 누르고 붙잡은 오소마츠의 손을 이끌고 카라마츠가 마트로 들어갔다

필사적으로 도망치려 몸부림치며 손을 뻗는 오소마츠의 모습은 마치 납치당하는 공주님 같아, 주변의 사람들이 킥킥대며 웃고 말았다.


 

“~~..”
별로 무거운 것도 없잖아. 형님이 든 것 중엔.”


입을 삐죽 내밀고 툴툴대며 빵빵한 봉투를 들고 걸어가는 오소마츠를 향해 카라마츠가 말했다

카라마츠는 미끄러져 내려가는 쌀포대를 가볍게 올린 후, 툴툴대는 오소마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집에 돌아가면 또 그 맛있는 죽이 기다리고 있다고?”

“….”


카라마츠 나름의 위로에 오소마츠가 씩 웃으며 카라마츠를 바라보았다

단숨에 기분이 올라갔는지 무음의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오소마츠를 가만히 바라보며 카라마츠가 쓴웃음을 지었다.


역시 형님의 목소리가 없으면 쓸쓸하군.”


카라마츠의 말에 오소마츠가 놀라 걸음을 멈췄다. 카라마츠도 걸음을 멈추고 말없이 오소마츠의 얼굴을 마주보았다

잠시 침묵이 흐르고 쓸쓸한 표정으로 오소마츠를 바라보는 카라마츠의 머리를 오소마츠가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집에 도착해 주방에 먼저 들러 쌀과 봉지를 내려놓자 마츠요의 고마워~ 백수들~’ 이라는 칭찬아닌 칭찬이 돌아왔다

심부름값으로 천엔을 받은 오소마츠가 기쁜 얼굴로 총총 뛰어 거실로 들어갔다

먼저 돌아와 거실 구석에 앉아있는 이치마츠를 발견한 오소마츠가 씩 웃으며 다가갔다.


“~~!”


, , , 츠으~’ 하고 오소마츠가 입을 벙긋댔다.


오소마츠형의 목소리가 없는 건 별로네…’


자신의 앞에 다가와 기쁘게 웃는 오소마츠를 보며 이치마츠는 평소 상냥하게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오소마츠의 목소리를 되새기며 생각했다.


 

저녁 식사 시간이 되고 오늘도 오소마츠의 앞엔 토도마츠가 사온 맛집의 죽이 놓여져 있었다

맛있다는 얼굴로 죽을 먹으며 오소마츠가 토도마츠를 향해 입을 열었다. 소리 없는 감사 인사에 토도마츠가 사진을 찍으며 쓴웃음을 지었다.


, 다 나으면 한번 더 고맙다고 말해줘~”

“~!


토도마츠의 말에 오소마츠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식사를 마치고 모두 함께 대중 목욕탕에 가기 위해 현관에 모였다.


오소마츠형~ 가자~.”


쵸로마츠의 부름에 오소마츠가 고개를 끄덕이고 다가왔다

목욕탕으로 향하는 길, 사이 좋은 육쌍둥이는 서로 대화하느라 항상 시끌시끌했지만,

오소마츠가 목을 다친 이후로 눈에 띄게 대화 수가 줄었다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오소마츠가 입을 벙긋거리면 모두 말을 멈추고 오소마츠의 말에 집중하느라 대화가 늦어지는 이유도 있었다

목욕탕에 거의 도착할 즈음, 쵸로마츠가 나직이 말했다.


얼른 나아, 망할 장남. 조용하니까 적응이 안 돼.”


쵸로마츠의 말에 오소마츠가 푸핫하고 웃으며 기쁘게 고개를 끄덕였다

옆에 있던 쥬시마츠가 쵸로마츠의 말에 손을 들고 다가와 말했다.


, 나도! 오소마츠형의 웃음소리 듣고 싶슴다!!!”

“~!”


기특한 소리를 하는 쥬시마츠의 머리를 오소마츠가 쓰다듬으며 쑥스럽게 웃었다

오소마츠의 붉게 물든 뺨을 동생들 모두 사랑스럽다는 얼굴로 바라보았다.

 

 



-월요일-

 

-하고 소리 내 보세요.”


의사의 말에 오소마츠가 -‘ 하고 소리를 냈다. 6일만에 들어보는 오소마츠의 목소리에 동생들 모두 새삼 감격하고 있었다.


. 완벽히 나았네요. , 워낙 젊으니까 회복이 빠르네요.”


여전히 무미건조한 어조로 말하는 의사가 몸을 돌려 오소마츠를 보며 말했다.


이제 돌아가보셔도 됩니다.”

 


육쌍둥이 모두 집에 돌아오자 마츠요가 웃으며 반겼다.


“””””다녀왔습니다!”””””


동생들이 말하며 신발을 벋고 복도에 올랐다. 마지막으로 남은 오소마츠가 웃으며 말했다.


다녀왔습니다!”


침착하고 듣기 좋은 중저음의 목소리가 집 안에 울렸다. 마츠요와 동생들이 오소마츠에게 마주 웃어주며 말했다.


“””””어서와! 오소마츠형”””””

어서오렴. 오소마츠.”

 


오소마츠의 목이 다 나은 것을 기념하는 카라아게가 저녁상에 올랐다

바삭바삭한 튀김과 부드러운 고기의 조화에 오소마츠를 비롯한 육쌍둥이 모두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밥을 비워갔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카라마츠의 카라아게를 잽싸게 집은 오소마츠가 보란 듯이 카라아게를 입에 넣었다.


오소마츠으으으으!!! 그거 내 카라아게에에에에에에!!!”


절규하는 카라마츠를 보며 큭큭큭웃던 오소마츠가 심각한 얼굴로 주저 앉았다

일주일 전의 기억에 카라아게를 뺏겨 울상이던 카라마츠도, 쵸로마츠도, 동생들도 오소마츠에게 다가왔다.


, 크크큭큭큭ㅋㅋㅋ, ~ 이지롱~~!!!”


웃는 얼굴로 벌떡 일어나는 오소마츠를 올려다본 동생들의 얼굴에서 걱정스러운 표정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런 똥 같은 장난 하지마!! 이 망할 장남!!!!!!”


쵸로마츠의 외침을 시작으로 신랄하게 독설을 내뱉는 동생들을 바라보며 오소마츠가 그 어떤 때보다 기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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