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마스 다 지나서 올리는 크리스마스 특집 단편입니다.


* 욕망 가득한 동생들에게 휘둘리는 오소마츠 이야기에요!


* 공미포 10,275자.



* 부족한 글이지만 재미있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역시 안됐나.”

터덜터덜 걸어가는 다섯 쌍의 발소리 뒤로 푹- 한숨 소리가 이어졌다

모처럼 크리스마스라고 옷까지 꺼내 입었건만, 토토코는 데이트는커녕 사진도 찍어주지 않았다.

돌아가달라는 토토코와 사진을 찍어 달라는 육둥이 사이에서 벌어진 실랑이는 자정을 넘어 크리스마스가 끝나고 나서야 멈췄다

부모님도 잠든 늦은 밤. 불이 다 꺼진 현관을 지나 2층 방에 도착한 육둥이가 둥그렇게 둘러앉았다.


올해도 애인 없이 보내는구나~.”

처량하게 한숨을 쉬며 발라당 바닥에 누운 오소마츠를 보며 고개를 끄덕인 카라마츠가 제 옆에 앉은 쵸로마츠에게 눈빛을 보냈다

멍하니 천장을 보며 꿍얼거리는 오소마츠는 슬슬 모여드는 동생들을 눈치채지 못했다.

환한 형광등을 눈에 담고잠이나 자자.’ 하고 생각하며 몸을 일으키고서야 제 앞에 모여든 동생들이 눈에 들어왔다.


뭐해? 너네.”

아니-. 이렇게 된 이상, 최후의 수단을 쓰려고.”

최후의 수단?”

쵸로마츠의 말에 오소마츠가 고개를 기울였다. 토토코에게 데이트를 퇴짜맞고 사진이라도 찍어달라고 절(도게자)를 한 것이 최후의 수단 아니었던가

머리 위로 물음표를 띄우는 오소마츠를 향해 동생들이 다가갔다.


최후의 수단이 무,”

뭔데?, 하고 질문을 마치기도 전에 다섯 명의 동생들이 일제히 오소마츠 위로 뛰어들었다

뭔데!? 뭐냐고!!” 하고 외치는 오소마츠를 바닥에 누르고 올라탄 카라마츠 뒤로 토도마츠가 얼굴을 빼꼼히 내밀었다.


미안, 오소마츠 형.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오소마츠 형이 희생해야 한다고 생각해. 장남으로서!”

하아!?”

사족은 됐으니까 얼른 이거나 입히자고.”

역시 다섯 명의 적이야!, 하고 외치는 오소마츠를 누르고 쵸로마츠가 꺼내 든 것은 푸른색의 주름치마와 붉은 스카프가 매력적인 세라복이었다

단번에 동생들이 자신에게 무슨 짓을 하려는지 눈치챈 오소마츠가 거세게 몸을 흔들며 반항하기 시작했다

카라마츠를 걷어차고 일어나는 데 성공한 오소마츠가그런 건 너네나 해!!” 하며 도망가려는 발을 붙잡은 것은 구석에서 조용히 지켜보고 있던 이치마츠였다.


우걱!!”

정면으로 바닥과 찐한 키스를 하며 엎어진 오소마츠 위에 드리운 다섯 개의 그림자

히익!!” 하고 비명을 지르며 필사적으로 반항을 했지만 오늘따라 적들을 밀어내는 것이 힘겨웠다.


뭐야, 너네!! , 진짜 왜 이렇게 세졌어!?!?!”

자칭 타칭 마츠노가 육둥이의 정점인 오소마츠가 아무리 밀어내도 동생들은 마치 한 덩어리가 된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여섯 명의 사내놈들이 한데 뭉쳐 싸움을 벌여도 마지막까지 일어서 있는 것은 오소마츠였건만, 오늘은 진심으로 펀치를 날려도 데미지가 뜨지 않았다.


, 오소마~? 동정의 집념을 무시하지 말아라!!”

나도 동정이야!!”

오소마츠의 주먹을 막아내며 눈을 반짝이는 카라마츠의 말에 오소마츠가 발끈해 외쳤다

카라마츠와 쥬시마츠에게 막힌 주먹을 불끈 쥐고 다리를 날렸지만 어이없게도 다리마저 쵸로마츠에게 잡히고 말았다.


그만 반항하고 이거나 입어.”

지당한 말씀!”

너네 그런 캐릭터였어?!?!?”

세라복을 들고 다가오는 이치마츠와 바람이 일도록 거세게 고개를 끄덕이는 쥬시마츠를 보며 당황해 외친 목소리는 금세 얼굴 위에 씌인 세라복에 묻혀버리고 말았다.

 

 

 

 

 

2.

 

허벅지가 휑해….’

찬 바깥 공기에 무방비하게 노출된 뽀얀 제 허벅지를 내려다보며 오소마츠가 한숨을 내쉬었다

육둥이 넘버 원이라는 별칭이 무색하게 욕망에 눈이 먼 동생들은 도저히 이겨낼 수 없었던 오소마츠는 결국 세라복을 입게 되었다

하얀 루즈 삭스가 종아리 중간에 걸쳐져 신경 쓰인다

짧은 듯 짧지 않은 상의는 겨우 배를 가려주는 정도. 얇은 옷감은 찬 공기를 막아주지 않았다

절로 살 위에 돋은 닭살에 부르르 몸을 떤 오소마츠가 빛을 잃은 눈동자로 제 동생들을 응시했다.


너네 아무리 굶주려도 친형한테 이러고 싶음?”

체념 섞인 물음에 동생들의 고개가 힘차게 위아래로 흔들렸다.


차라리 톳티가 낫지 않아!? 전에도 여장했고!!”

이미 입은 거, 그만 포기하지? 오소마츠 형.”

분홍색 스마트폰을 꺼내 연사하고 있는 토도마츠를 가리켜도 듣는 이 없었다.

풀이 죽은 오소마츠 귀에 쉴 새 없는 셔터 소리가 닿았다.


오소마츠 형, 잠깐 이렇게 앉아봐.”

?”

토도마츠의 말에 고개를 들고 눈썹을 잔뜩 찌푸린 오소마츠가 일부러 험악한 기운을 풍겼다

학창시절 한창 막 나갔던 시절을 떠올리며 재연해보아도 토도마츠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다가와 오소마츠를 바닥에 앉혔다

두 다리를 가지런히 한쪽으로 접어서 앉자 푸른 스커트 자락이 오소마츠의 허벅지 위에 내려앉았다

주름이 펴지며 바닥으로 쏟아지듯 미끄러졌다

익숙하지 않은 자세에 뒤로 넘어가려는 몸을 지탱하려 뻗은 팔을 따라 상의가 올라가 슬쩍 하얀 허리가 드러났다

교묘하게 오소마츠의 얼굴이 다 나오지 않도록 구도를 잡아 촬영 버튼을 연사하는 토도마츠와 달리 몸을 꼼질거려도 익숙해지지 않는 자세에 오소마츠의 표정은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


오소마츠 형! 이것도 좀 써봐!”

하아!?”

토도마츠가 내민 갈색 단발머리 가발. 이전에 미팅 면접을 할 때 토도마츠가 썼던 그것이었다

가발을 받아들고 얼굴을 구긴 오소마츠가 고개를 흔들며 거부하자 또다시 동생들이 달려들었다

이번엔 엎드려서 팔을 세워 턱을 괴고 발을 들어 공중에서 꼰 자세가 된 오소마츠가 세상 다 산 얼굴로 가발을 매만지는 토도마츠를 구경했다

섬세한 손놀림으로 오소마츠의 검은 머리가 삐져나오지 않도록 다듬은 토도마츠가 갈색 머리칼을 가볍게 오소마츠 귀 뒤로 걸쳤다

불만 가득한 눈으로 토도마츠를 노려보는 오소마츠의 얼굴을 손을 가린 토도마츠가 그대로 촬영 버튼을 눌렀다

찰칵하고 울린 소리에 맞춰 오소마츠가 한숨을 내쉬었다

꼭 풋풋한 여고생이 자기를 찍으려는 애인에게 앙탈을 부리며 급히 얼굴을 가린 것 같은 사진에 크게 만족한 토도마츠가 흥분한 얼굴로 뿌듯하게 사진을 형들에게 보여주었다

. “오오오-!!” 하고 감탄사를 내뱉는 동생들을 한심하게 쳐다본 오소마츠가이게 됐지?” 하고 일어서려고 하자 토도마츠가 성급히 손을 뻗었다.


잠깐잠깐잠깐!! 아직, 아직이야!! 이번엔 이 포즈 좀 해줘~!”

오소마츠 어깨를 꾹- 눌러 다시 앉힌 토도마츠가 질렸단 표정을 하는 오소마츠를 보며 숨을 헐떡였다.


이번엔 말이지~.”

, 톳티-? 뭔가 눈이 무서운데…? 그리고 숨도 헐떡이고 있고…. 몸 안 좋으면 그만하고 자자?”

아냐. 나는 지금 멀쩡해. 오소마츠 형, 다음 포즈 부탁할게.”

에에….”

포즈 하나당 천엔.”

할게!! 무슨 포즈를 할까!”

토도마츠가 주머니에서 꺼낸 천엔 지폐를 매가 꿩을 낚아채듯 집어간 오소마츠의 눈이 엔(¥) 모양으로 변했다

지폐를 손에 쥐고 덩실덩실 춤을 추더니뭐 하면 돼!?” 하고 제가 나서서 묻는 모습에 토도마츠가 허탈한 웃음을 흘린 것은 당연했다.


그럼 일단 무릎으로 서 봐.”

토도마츠의 지시에 오소마츠가 고개를 끄덕이며 순순히 무릎으로 일어났다.


그리고 손을 이렇게 하고…, 다리는 이렇게!”

스마트폰을 옆에 있던 쥬시마츠에게 넘긴 토도마츠가 오소마츠의 손을 잡고 이리저리 옮기기 시작했다

머리 위에 간신히 걸려 있던 갈색 단발머리 가발은 저 멀리 던져버린 토도마츠가 완성된 포즈에 흡족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지었다

한 발짝 뒤로 물러난 토도마츠 앞에 손 하나를 살포시 턱에 대고 다리를 살짝 벌린 채로 무릎으로 선 오소마츠가 멀뚱히 토도마츠를 응시했다

대체 왜 친형에게 이런 포즈를 하게 만드는가, 멍청히 허공을 바라보던 오소마츠가 추가된 토도마츠의 요구에 얼굴을 찌푸렸다.


하아!?”

---까아~, 치마를 살~짝 들어보라구.”

“…내가 왜,”

천엔.”

이렇게~?”

토도마츠가 흔드는 천엔 지폐에 푸른 스커트를 번쩍 들어 올린 오소마츠가 뒤따른 토도마츠의 호통에 귀를 막았다.


, 왜 또!!”

속옷이 보이잖아!! 그 촌쓰럽고 이름이 써진 브리프 보고 싶지 않다고!! 절묘하게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에에—!? 귀찮아….”

오소마츠 형은 그래서 안 되는 거야! 그 보일락말락 한 아슬아슬함이 좋은 거라구!!”

“…이러면 돼?”

톳티-의 열정적인 외침에 오소마츠가 한숨을 내쉬며 스커트를 들어 올렸다

손 하나는 턱에 살짝 대고 뽀얀 허벅지를 자랑하듯이 들어 올린 오소마츠가 입술을 얇게 깨물었다.


이거, 뭔 상황…?’

애초에 토토코와 사진을 찍지 못해서 그 대신해 세워진 자신이 왜 가발도 쓰지 않은 채 이런 포즈를 취해야 하는가, 오소마츠가 눈살을 찌푸렸다.


뭔가 아니지 않음?’

무리하게 취한 자세 덕분에 허벅지가 벌벌 떨렸다

무릎으로 서 있는 것이 이렇게나 힘든 것이었나

새삼 깨달으며 쉴 새 없이 울리는 셔터음에 고개를 기울이고 슬그머니 토도마츠를 흘겨보았다

오소마츠의 째림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당당하게 벽장에서 인형 하나를 꺼낸 토도마츠가 인형을 오소마츠에게 안겨주었다.


뭐야…?”

이거 안고 다음은 이렇게 앉아봐.”

토도마츠의 말을 한 귀로 흘리며 30cm 정도 되는 커다란 사람 인형을 가만히 살펴본 오소마츠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거 톳티 너야?”

-.”

? 너도 카라마츠한테 옮았어!?”

아니거든!! 안고 있기나 해!!”

옆으로 누운 3자 모양의 작은 입에 쓸데없이 반짝이는 눈동자를 가진 인형은 낯익은 분홍색 파카를 입고 있었다

이리저리 돌리며 인형을 뜯어본 오소마츠의 질문에 토도마츠가 답을 흘렸다

언젠가 이런 일이 있지 않을까 해서 미리 준비해 놓은 인형이라는 것을 오소마츠와 다른 형들 앞에서 밝힐 수 없었다

! 하고 오소마츠 품에 인형을 던진 토도마츠가 오소마츠의 어깨를 꾸욱- 눌렀다.

리를 양옆으로 빗겨 앉은 자세로 오소마츠가 의문 가득한 눈으로 토도마츠를 올려보았다.


“…그대로 앉아있어.”

눈에 먼지라도 들어갔는지!” 하고 숨을 참으며 얼굴을 가린 토도마츠가 오소마츠에게서 떨어져 스마트폰을 들었다.

화면 가득 찬 오소마츠의 모습에 눈물을 흘리는 토도마츠 뒤로 눈을 반짝이는 네 명의 늑대가 늘어섰다

스마트폰 너머로 번쩍이는 눈을 보며 오소마츠가 얼굴을 찌푸리고 슬그머니 퍼지는 묘한 불안감에 인형을 꽉 껴안았다

팔에 눌린 인형이 휘어지며 오소마츠의 볼에 머리가 닿은 순간 오소마츠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 이거 엄청 부드러워!!!”

인형의 머리에 대고 제 볼을 비비는 오소마츠의 모습을 무표정이 된 토도마츠가 찍어대기 시작했다

그칠 줄 모르는 연사 너머에서 숨을 참고 웅크린 채 부들부들 떠는 동생들을 오소마츠가 기묘한 생물을 보는 듯한 눈으로 응시했다.

 

 

 

 

 

3.

 

이제 만족했어?”

인형을 건네받은 토도마츠가 오소마츠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스마트폰 갤러리를 가득 채운 오소마츠의 사진을 보며 행복한 한숨을 내쉰 토도마츠가 발 빠르게 잠금화면과 배경화면을 오소마츠로 설정했다

보이지 않는 속도로 스마트폰을 매만지는 토도마츠를 보며어휴~.” 하고 한숨을 내쉰 오소마츠가 푸른 스커트 지퍼로 손을 뻗었다.


잠깐! 아직 벗으면 안 돼!”

?”

스마트폰 화면 속 사진을 보며 저 멀리 정신을 날린 토도마츠를 제치고 나온 쵸로마츠와 이치마츠가 오소마츠를 말렸다

또 뭐가 남았나, 눈살을 찌푸린 오소마츠가 쵸로마츠와 이치마츠 손에 들린 것을 보고 사색이 되었다.

 

 

무리무리무리무리!! 무리이~~!!!”

왜 도망가고 그래, 오소마츠 형.”

, 이리와~. 해치지 않아, 오소마츠 형~.”

아니, 무서우니까!! 겁나 무섭다고! 너네!!!”

기겁하며 발을 굴러 뒤로 물러나는 오소마츠를 따라 타박타박 앞으로 걸어간 쵸로마츠와 이치마츠가 씨익- 웃었다

분명 밝게 방 안을 비추는 형광등이 닿지 않는지 쵸로마츠와 이치마츠의 얼굴에 검게 어둠이 드리웠다

자신에게 꽂히는 번쩍이는 하얀 안광에히익!!” 하고 비명을 내지른 오소마츠가 뒤돌아 미닫이문에 손가락을 건 순간, 덥석 자신을 붙잡는 손에 질끔 눈물을 흘렸다.


—, 포기하고 이리 와서 이거 입어.”

히이익-!!!”

루즈 삭스를 입은 발목을 붙잡고 지익- 끌어당겨 웃는 쵸로마츠의 미소에 오소마츠가 고개를 흔들며 저항했지만 다가오는 이치마츠의 손을 피할 수는 없었다.

 


카라마츠와 쥬시마츠가 진기하게 쳐다보는 가운데 오소마츠는 속절없이 쵸로마츠와 이치마츠의 손에 휘둘렸다

머리띠 타입의 검은 고양이 귀가 쫑긋 오소마츠의 머리 위로 솟아났다

허리에 두를 수 있게 되어 있는 고양이 꼬리도 오소마츠의 허리 위에서 길게 바닥으로 늘어졌다

손에는 고양이 발바닥을 모방한 두꺼운 장갑을 낀 채, 오소마츠가 허탈하게 눈을 굴렸다

어느새 토도마츠에게서 뺏은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이치마츠가 입꼬리를 잔뜩 들어 올리고 오소마츠 앞에 섰다. 벽장을 뒤지던 쵸로마츠도 손에 뭔가를 들고 오소마츠 앞에 다가왔다.


또 뭐.”

이거 입어.”

“…싫거든!?”

쵸로마츠가 내민 손 위에 놓인 질기고 새까만 스타킹

그 정체를 알아챈 오소마츠가 거세게 반항했다.


너네 아까부터 뭐야!? 이 카리스마 레전드 님한테!! 내가 그런 걸 왜 입냐!? 입고 싶으면 너나 입어! 이 딸딸마츠으!!!”

?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오소마츠 형.”

?”

오늘은 오소마츠 형이 희생하기로 했잖아? 근데 이 정도도 안 하려고 하면 어떡해? 그러고도 장남이라고 할 수 있어?”

…, 에에—?”

게슴츠레 눈을 뜨고 국어책을 읽는 것처럼 사무적인 목소리로 몰아붙이는 쵸로마츠의 모습에 스산한 기운이 오소마츠의 등을 감쌌다

당장 일어나 도망치고 싶건만 등 뒤에 이치마츠가 딱 붙어 있어 편히 움직일 수도 없었다.

비명을 다 지르기도 전에 쵸로마츠의 빠른 손이 오소마츠 다리에 걸려있던 루즈 삭스를 벗겨내고 손에 들고 있던 검은 스타킹을 꽂았다

스타킹을 손에 쥐고 오소마츠의 다리를 따라 올라간 손이 스커트 바로 아래서 멈췄다

여기선 형이 알아서 입어.” 하고 손을 놓는 쵸로마츠를 원망 가득한 눈으로 노려보며 오소마츠가 입을 삐죽 내밀고 엉덩이를 들어 스커트 속으로 스타킹을 잡아당겼다

양옆으로 들린 스커트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자마자 동생들의 감탄이 이어졌다

그리 두껍지 않은 스타킹의 검은색 사이로 오소마츠의 살갗이 비쳤다

허벅지에 드리운 스커트 아래 곧게 뻗은 다리에 절로 시선이 가는 모습은 스타킹을 신은 사람이 오소마츠라는 것조차 잊게 했다

잔뜩 흥분해 거센 숨소리를 내뱉는 동생들을 보고 온몸에 돋는 소름에 마른침을 삼킨 오소마츠가 제 앞으로 다가오는 쵸로마츠와 이치마츠를 보며 몸을 움찔였다.


, 뭐야…!!”

위협하듯 외쳤지만, 그 목소리는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작게 움츠러든 오소마츠를 보며 입꼬리를 비죽이 끌어올린 이치마츠가 고양이 오뎅꼬치를 오소마츠 앞에 흔들었다.


, 오소마츠 형. 울어야지? 야옹~ 하고.”

?”

얼른.”

, 야옹~….”

빛이라곤 보이지 않는 탁한 눈동자에 압도된 오소마츠가 이치마츠를 따라 손을 둥그렇게 말아 얼굴에 가져다 댔다

쵸로마츠는 토도마츠의 스마트폰을 들어 오소마츠의 모든 것을 동영상으로 담고 있었다

오소마츠의 울음에 더욱 짙은 미소를 피운 이치마츠가 오뎅꼬치를 살랑살랑 흔들기 시작했다

최면에 걸린 것처럼 오소마츠의 눈동자가 오뎅꼬치를 따라 움직이는 것을 보며 이치마츠가 흡족하게 숨을 내쉬었다.


, 잡아! 사냥 본능을 일깨워 봐!”

에에? 횽아 그런 거 없,”

~? 고양이는 말을 못 하지? 왜 이 고양이는 말을 하는 걸까? ? 이상하지?”

, 야옹~.”

크게 좌우로 흔들리는 오뎅꼬치를 따라 오소마츠가 눈물을 머금고 손을 휘둘렀다

고양이처럼 발톱을 세울 수 없지만, 필사적으로 오뎅꼬치를 잡으려고 손을 뻗자으히히히히힛.” 하고 불길한 이치마츠의 목소리가 뒤따랐다

두 발로 서려고 하면쓰읍!” 하고 숨을 들이마시며 짐짓 혼내는 척을 하는 이치마츠 덕분에 무릎을 피지도 못하고 열심히 오뎅꼬치를 쫓다 보니 금세 숨이 찼다.

헥헥, 숨을 몰아쉬며 주저앉은 오소마츠를 보며 이치마츠가 눈을 부릅떴다.


누가 쉬어도 된다고 했어, 아앙!?!?”

에에!?”

야옹!!”

, -오옹~.”

울상으로 외친 오소마츠가 다시 오뎅꼬치를 쫓기 시작해 십 분이 지나고서야 이치마츠의 손이 멈췄다

숨은 헐떡이고, 땀에 젖은 세라복은 축축한 등에 달라붙었다

바닥에 축 들어진 오소마츠를 향해 이치마츠가 손을 뻗자 또 무슨 일을 시키려나, 긴장한 오소마츠의 몸이 잔뜩 굳었다

온몸에 힘을 주고 마음을 졸이며 머리 위로 내려오는 이치마츠의 손을 빤히 쳐다보던 오소마츠의 고개가 살며시 흔들렸다

길고양이들을 간단하게 천국으로 보내주었던 그 손길로 부드럽게 오소마츠의 머리를 쓰다듬은 이치마츠가 빙긋- 잔잔한 미소를 띄웠다.


열심히 했네-.”

, 야옹….”

이라고 대답하려던 목소리를 막고 작게 울자 이치마츠의 미소가 온화하게 퍼졌다

생전 처음 겪는 동생의 손길에 눈을 동그랗게 뜬 오소마츠가 이치마츠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절묘하게 기분 좋은 포인트를 매만져주던 손이 멀어지자 오소마츠가 저도 모르게….” 하고 아쉬운 한숨을 흘렀다

피식- 작은 미소를 흘린 이치마츠가 제 뒤에서 이 모든 것을 동영상으로 기록하고 있던 쵸로마츠에게 눈짓했다

그것이선수 교대의 신호임을 알지 못한 채, 오소마츠가 제게 걸어오는 쵸로마츠를 보며 고개를 기울였다.


오소마츠 형, 잔뜩 움직였으니까 스트레칭 하자.”

스트레칭?”

. 이렇게.”

쵸로마츠가 내민 토도마츠의 스마트폰 화면엔 긴 매트를 깔고 요상한 자세를 하는 여성이 떠 있었다

눈을 깜빡이며 가만히 화면을 살핀 오소마츠가 순순히 상체를 바닥에 깔았다.


, 렇게…?”

. 손을 좀 더 앞으로 쭉- 뻗고, 엉덩이는 위로 올려. 얼굴이 바닥에 닿을 때까지 꾸욱- 내리면 돼.”

쵸로마츠의 지시에 따라 어리둥절한 표정을 깔고 주욱 몸을 내리깔았다

머리 위로 뻗은 팔과 활처럼 휜 허리를 따라 간신히 허리를 가려주던 상의가 주륵, 등을 따라 아래로 미끄러졌다

어깨에 내려앉은 푸른 카라 뒤로 주름진 하얀 상의가 줄을 섰다

척추를 따라 봉긋 솟은 하얀 등 근육이 푸른 스커트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백수가 된 뒤로 제대로 움직인 적 없는 몸이 길게 늘어나며 뚜둑, 비명을 질렀다

오소마츠도 눈을 꾹 감고끄우우우~.” 하고 정체불명의 신음을 흘리고 고개를 들었다.


“….”

?”

눈을 위로 올린 순간,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던 쵸로마츠와 시선이 얽힌 오소마츠의 어깨가 튀었다

속을 알 수 없는 검은 눈동자와 마주한 오소마츠가 재빠르게 고개를 흔들었다.


아무것도 아냐.”

여기서 더 말을 걸었다간 큰일 날 것이라는 본능에 따라 오소마츠가 입을 다물고 몸을 일으켰다

무릎을 꿇은 채 정좌하는 오소마츠를 따라 쵸로마츠가 시선을 옮기며 평소보다 들뜬 숨을 내쉬었다.

 

 

 

 

 

4.

 

다음은 쥬시마츠인가?”

오소마츠가 벗어던진 고양이 귀와 꼬리를 정리하며 툭 뱉은 쵸로마츠의 말에 쥬시마츠가 붕붕, 공기가 울릴 정도로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두 손을 번쩍 들고 환호하는 쥬시마츠의 어느 한 부분을 뚫어지게 응시한 쵸로마츠가 고개를 저었다.


아웃인데?”

쥬시마츠, 너 그거 언제부터?”

쵸로마츠의 중얼거림에 이어 이치마츠가 조심스럽게 손가락으로 한 곳을 가리켰다

그 손가락을 따라 눈을 아래로 내려 제 고간을 쳐다본 쥬시마츠가 활짝 웃었다.


오소마츠 형아가 세라복을 입었을 때부터!!!”

유쾌한 대답에 오소마츠가 펄쩍 뛰며 일어나 카라마츠 뒤로 숨었다.


무리!! 쥬시마츠는 진짜로 무리!! 장난 아니고 진짜로 엉덩이가 위험할 것 같다고!!!”

아연실색하는 오소마츠를 보며 쵸로마츠와 이치마츠, 토도마츠가 시선을 교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소마츠의 저 필사적인 외침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은 쥬시마츠가 육둥이 안에서도 특히 더 튀는 존재이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크리스마스로 인해 겹겹이 쌓인 욕망을 친형으로 풀고 있는 그들이라고 해도 바로 눈앞에서 형제의 노골적인 스킨쉽을 보고 싶지는 않았다

한마음이 되어 손을 내젓는 형제들을 본 쥬시마츠가 천천히 높이 올린 팔을 내렸다

침울하게 눈썹을 늘어뜨린 것과 달리 눈에 띄게 봉긋 솟아오른 그곳은 좀체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아하하~, 안 가라앉네—!!”

활기찬 어조와 반대로 쥬시마츠의 어깨는 축 늘어져 있었다

카라마츠 뒤에 숨어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쥬시마츠를 응시하던 오소마츠가 머리를 긁적이며 카라마츠 뒤에서 나왔다

슬금슬금 쥬시마츠에게 다가가 두세 번 입맛을 다시더니 멋쩍게 웃으며 쥬시마츠의 머리에 제 손을 올린 오소마츠가 검지로 코 밑을 문질렀다.


미안~, 쥬시마츠. 근데 횽아가 처녀를 잃을 순 없잖아~?”

방 안에 있는 이들 누구도 동의하지 않는 말을 내뱉은 오소마츠가 씩- 장난스럽게 웃으며착하다~.” 하고 쥬시마츠를 달랬다.

그것만으로 충분한지 쥬시마츠의 얼굴에 활짝, 해님같은 미소가 피어났다

빵긋 웃으며 오소마츠의 손길을 실컷 만끽한 쥬시마츠가 이치마츠가 준비한 얼음물 속으로 다이빙해 들어갔다

~.” 하고 한숨을 내쉬며 가슴을 쓸어내린 오소마츠는 뒤에 선 검은 그림자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5.

 

, 하니 어깨에 올라온 무게에 소스라치게 놀란 오소마츠가으헷!?” 하고 비명을 질렀다

, 뒤돌아보니 어디서 꺼냈는지 장미꽃 하나를 내민 카라마츠가 과장된 몸짓으로 선글라스를 벗었다

쓸데없이 반짝이는 눈동자가 형광등에 파랗게 빛났다. 눈을 깜빡이며 카라마츠가 내민 장미꽃을 받아든 오소마츠가푸하하하하하!!” 하고 웃으며 제 배를 감싸 쥐었다.


뭐야, 그거!! 컬러 콘텍트~~!! 왜 또 파란색인데!! ——!! 살려줘요~! 아카츠카 선생니임~~~!!!”

.”

쾅쾅 발을 구르며 바닥을 뒹구는 오소마츠의 모습을 멀뚱히 바라본 카라마츠가 고개를 기울였다

나름대로 최고로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어째서 오소마츠는 저리도 웃는 것인가, 고뇌에 빠진 카라마츠가,” 하고 이마에 손을 짚었다.


이 장미는 또 어디서 났어~?”

키들거리는 것을 멈추지 않고 이치마츠의 날아차기에 당해 큰 혹을 단 카라마츠가 딱, 하고 손가락을 맞부딪쳤다.


그거야, 사랑스러운 허니-를 위해서 준비했지. 오늘 같은 스페-셜한 날 그대를 빈손으로 만들 수 없으니까-!!”

부담스러울 정도로 얼굴을 가까이 들이댄 카라마츠가 짙은 눈썹을 한껏 추켜세웠다

정면으로  컬러 0콘텍트 렌즈를 낀 푸른 눈동자를 마주하자마자 오소마츠가 다시푸흣!”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뭐야, 그거~~! 무슨 설정? ‘허니-’ 라니…. 큭큭큭큭….”

끅끅, 숨을 꺾어 마시며 눈을 찡끗거린 오소마츠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히유—, 한숨과 함께 눈물을 닦아낸 오소마츠가 축 늘어진 카라마츠의 눈썹을 발견하고 ….” 하고 말을 흐렸다

너무 웃었다

촉촉해진 카라마츠의 눈가를 보며 뒤늦은 후회를 한 오소마츠가 밝은 미소를 띠고 카라마츠의 손을 잡았다.


, 우와-! 같이 있으니까 엄청 좋네, -!”

오소마츠의 입에서 나온달링이라는 단어에 카라마츠의 얼굴이 언제 그랬냐를 듯이 환해졌다

히죽- 웃으며!!” 하고 자신만만하게 대답한 카라마츠가 왕자님처럼 오소마츠의 손을 제 손바닥 위에 올리고 살포시 들어 올렸다


이 뷰티풀-하고 고져스-한 날에 그대와 함께 있을 수 있다니, 영광이다! 마이 하니-!!”

, .”

큭큭, 웃음을 삼키고 어깨를 떨며 고개를 끄덕인 오소마츠가 제 손을 놓고 빙글빙글 도는 카라마츠를 웃음기 가득한 눈으로 응시했다

발 하나로 제자리에서 몇 바퀴를 돈 카라마츠가 착, 하고 오소마츠를 향해 멈춰서,” 하고 득의양양한 미소를 보냈다.


그런가 스위티-도 이 상냥하고 멋진 카라마츠와 함께 성탄절을 보낼 수 있어 기쁜 건가!! 그렇군! 아니 그럴 수밖에 없지!!”

—.”

-, 그래. 성탄절! 이 세상에서 가장 퓨어-한 존재가 내려온 날이다! 디 데이! 이런 날을 마이 하니-와 함께 보낼 수 있다니, 나는 진정한 럭키 가이다!! 성스러운 이 날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퓨어-한 그대에게 가장 어울리는 날이다! 마이 엔젤-!”

, . 일단 허니라고 할지, 스위티라고 할지, 호칭을 좀 정해줄래?”

미지근한 오소마츠의 말에 카라마츠가 앞머리를 튕기며물론이다, 허니-!” 하고 대답했다.

으이구~.” 하고 한숨 비슷한 것을 내쉰 오소마츠가 카라마츠 뒤에 정렬해 서 있는 동생들을 본 순간, “.” 하고 끓는 웃음을 삼켰다

썩은 통태 눈알 네 쌍이 제 뒤통수에 박혀있는 것을 카라마츠만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 하고 방안 전체에 울리는 이치마츠의 혀 차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지 카라마츠가 크게 팔을 휘둘러 오소마츠 앞에 손을 내밀었다.


허니-! 이 카라마츠와 함께 작은 연못에 핀 스타-를 세러 가지 않겠나-!”

낚시 가자고?”

하니-가 원한다면 뜨겁고 격렬한 힘이 맞부딪  치는 곳에서 사랑의 운을 시험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군.”

. 경마 말이지.”

그것도 허니-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비너스의 은혜를 빌어 사랑의 실버 수레바퀴를 손에 넣으러 가지 않겠나?”

파칭코인가….”

길게 늘어놓는 카라마츠의 말을 짧게 정리한 오소마츠의 입가에 쓴웃음이 걸렸다

오늘도 어김없이 안쓰러운 말을 늘어놓는 카라마츠 뒤에 차가운 눈빛이 달라붙었다

카라마츠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토도마츠는 눈을 부라리고, 이치마츠는 혀를 찼으며, 쵸로마츠는 노골적으로 짜증을 냈다

이어크리스마스인데 그런델 가?” 하고 토도마츠의 기막히단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말만은 들렸는지 오소마츠에게 손을 내민 카라마츠의 어깨가 움찔 튀었다

지그시 감긴 눈동자 옆으로 식은땀이 삐질 흐르는 것을 눈치챈 오소마츠가 픽-, 웃음을 흘리고 카라마츠의 손을 맞잡았다.


나는 어디든 상관없어요~. -.”

웃음기 섞인 목소리가 카라마츠를 감쌌다

, 하고 떠진 눈동자에 오소마츠의 미소가 닿자마자 카라마츠의 입가에 행복이 주렁주렁 매달렸다

따가운 동생들의 눈살도 물리치고 빙긋- 온화한 미소를 살랑이는 카라마츠의 눈가가 가늘게 휘었다.


-. 그럼 이대로 둘이 마시러 갈까, 오소마츠.”

그새허니-’라고 불리는 것에 익숙해진 탓인지, 카라마츠의 낮은 목소리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 새삼 부끄럽게 느껴졌다

슬쩍 뜨거워지는 얼굴을 비틀어 눈을 피한 오소마츠가 고개를 끄덕이자콰당!!’ 하고 커다란 소음이 고막을 때렸다.


, 무슨 짓인가!? 브라-, 으읍!!!”

쵸로마츠의 공격 신호에 일제히 카라마츠에게 달려든 이치마츠, 쥬시마츠, 토도마츠가 순식간에 카라마츠를 이불 채로 둘둘 말아 꽁꽁 묶고는 입에 수건을 물렸다

영문도 모른 채 이불과 함께 김밥이 되어버린 카라마츠가 크게 소리를 내도 그 입을 막고 있는 수건에 먹혀 들리지 않았다

애벌레처럼 꿈틀대는 카라마츠 위로 쥬시마츠와 토도마츠가 올라타고 이치마츠와 쵸로마츠가 험악한 말들을 카라마츠의 귓가에 속삭이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본 오소마츠가하아~~.” 하고 큰 한숨을 내쉬며 조용히 방을 나왔다.

 

 

복도에 선 두 발은 까만 스타킹에 숨겨진 상태

스커트 아래로 복도의 찬 공기가 휙휙 드나들었다

가슴에 매달린 붉은 리본을 들었다가 놓으며 헛웃음을 흘린 오소마츠가 가만히 허공을 응시했다.

 

나 왜 저놈들이 시키는 대로 한 거?’

입구가 막혔으면 유리창 깨고 도망치면 되는 거잖아.’

아니 그 전에, 이거랑 크리스마스가 뭔 상관?’

머리속을 레이싱카처럼 쓩- 하고 지나가는 생각들에 멀뚱히 눈을 깜빡인 오소마츠가 몰려오는 후회에 푹- 고개를 숙였다.






* 오소마츠 수난시대 단편이었습니다.


* 톳티 파트에서 오소마츠 포즈에 트위터 친구 첼님의 도움을 받았습니다ㅎ


* 이제 겨우 하루 남은 2017년 잘 보내시고, 좋은 새해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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