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만에 오소카라 올려봐요~


 * 카라마츠 사변 소재. 약간 카라른..?


 * 공미포  16,188자.



 * 부족한 글이지만 재미있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취급이 전혀 달라~!!!”
놀이터에 울려 퍼지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머리에 붕대를 칭칭 감고 목발까지 짚은 카라마츠가 눈물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

저기서 뭐 하는 거야, 저 녀석…. 

나도 모르게 눈썹을 찌푸리고 손을 높이 들어 흔들었다.


카라마츠~! 너도 얼렁 와~!!”

크게 외치자 저 멀리에 서 있던 카라마츠가 고개를 들어 올리는 것이 보였다

목발을 옆에 낀 작은 몸은 이쪽으로 오는 일 없이 가만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진짜 뭐 하는 거야…, -.

할 수 없이 한숨을 쉬고 카라마츠에게 걸어가려고 발을 땅에서 뗀 순간, 4개의 그림자가 내 옆을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 카라마츠 형!! 어쩌다 이렇게 다쳤어?!”

, 괜찮아?! 카라마츠? 내가 부축해줄게!”

“…, 똥마츠….”

카라마츠 형아! 괜찮슴깟!?”

저마다 한 마디씩 던지며 달려가는 녀석들의 얼굴은 파칭코에 도착해서야 돈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 같았다

허구한 날 지붕에서 떨어지고 이치마츠한테 치여서 날아가는 카라마츠가 심하게 다치는게 하루 이틀 일도 아니고, 왜 저렇게 호들갑을 떠는 건지….


너네 왜 그러냐? 단체로….”

정말 미안해! 카라마츠 형!! 일부러 무시한 건 아니야? 아니지만…, 나도 모르게 배에 정신이 팔려서….”

, 나도! 미안해, 카라마츠 형.”

각자 한쪽 팔씩 잡고 카라마츠 부축하던 쵸로마츠와 토도마츠가 죽을죄를 지었다는 얼굴로 카라마츠에게 사과했다

쵸로마츠는 평소에 잘 쓰지 않는이라는 호칭까지 붙여가면서

이치마츠도 에스퍼 냥이를 안은 채로 식은땀을 뻘뻘 흘리고 있고, 쥬시마츠는 동공을 풀로 확장한 상태로 긴 소매로 입을 가리고 있었다

카라마츠에게 굽신대는 녀석들도 이상하지만, 연신 사과하는 녀석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카라마츠도 이상했다

평소 같으면 벌써 괜찮다느니, 이미 용서했다느니, 브라더들이 주는 아픔은 아무것도 아니라느니, 안쓰러운 소리를 하고 있을 텐데…. 

멀뚱이 지들을 보고 있는 나는 안중에도 없는지 쥬시마츠가 얼굴을 반짝이더니 카라마츠를 번쩍 들어올렸다.


집까지 옮겨주겠슴다! 카라마츠 형아!!”

. , 아니아니아니! 괜찮다, 쥬시마,”

카라마츠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쥬시마츠가 카라마츠를 들고 엄청난 속도로 뛰기 시작했다

눈 한번 깜빡였을 뿐인데 벌써 쥬시마츠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 뒤로 카라마츠의스타압~!!! 쥬시마츠, 제발 스타압~~!!:” 하는 절규가 이어졌다.

 

 

다 함께 집에 도착하니, 어디서 꺼냈는지 모를 배를 쥬시마츠가 산처럼 쌓아놓고 카라마츠 앞에 내밀었다

웬 배…? 

대체 이 녀석들이 왜 이러나 알 수가 없는데, 쵸로마츠랑 토도마츠는 서둘러 카라마츠 옆에 뛰어가 정성스럽게 배를 깎기 시작했다

진짜 저 녀석들 왜 저래?!?! 

내 옆에 뻘줌히 서 있던 이치마츠도 카라마츠 근처에 엉덩이를 내렸다

한껏 몸을 웅크리고 고양이를 꼬옥 껴안고 있는 게…. 

고양이도 무사히 찾았는데 왜 또 저렇게 기분이 나빠진 건지 도저히 모르겠다

일단 나 혼자 서 있기 뭐해서 녀석들이 소란을 떨고 있는 테이블에 앉았다

어수선하게 늘어져 있는 배는 깔끔하게 껍질이 벗겨져 먹기 좋은 크기로 잘려 있었다

엄마가 아끼는 접시까지 꺼내온 토도마츠가 친절하게 배게 포크까지 꽂아서 카라마츠 앞에 내밀고 있다

정말…, 한날한시에 태어난 육둥이라도 서로 모르는 게 많구나…. 

작게 한숨을 내쉬며 널려있는 배 하나를 집어 들었다.


어이!! 망할 장남! 어디서 손을 대!”

아얏!”

배를 들어 입으로 가져가려는 내 손등을 찰싹 때린 쵸로마츠가 귀신같은 얼굴로 나를 노려보았다

아니, !? 나 뭔가 잘못했음?!


아프잖아! 쵸로마츠!!”

어떻게 이것까지 뺏어먹을 생각을 하냐!? 이 개노답 장남!”

하아!?”

쵸로마츠의 이유 모를 비난에 목소리를 높이자, 카라마츠 뒤에 앉아있던 이치마츠가 음산하게 웃었다.


역시 오소마츠 형은 나보다 더 쓰레기구나…. 이 세상에 살 가치도 없는 쓰레기 중의 쓰레기.”

왜 갑자기 날 디스 하는 거?!”

어이가 가출해서 외치자 쵸로마츠의 째림과 이치마츠의 정적 속에서 큭큭 하고 작게 웃는 소리가 났다.

“…, ….”

넌 또 왜 웃는데-. 카라마츠!”

어깨까지 떨면서 먹던 배도 내려놓고 큭큭 웃음을 참는 모습에 괜히 화가 나 빽 질렀더니 쵸로마츠의 주먹이 정수리에 박혔다

아프다고 외쳐도 눈길도 주지 않은 쵸로마츠가 카라마츠를 보며 안도했다

결국, 웃음을 참지 못한 카라마츠가 하하하 웃음을 터트리고 나자 녀석들도 평소와 같은 상태로 돌아왔다


정말로 뭐였던 거야, 대체….

 

 

 

 

 

2.

 

스륵-, 거실문을 열고 들어온 토도마츠가 어깨에서 흘러내리는 에코백을 고쳐 매고 거울을 보고 있는 카라마츠를 불렀다.


카라마츠 형~, 같이 쇼핑 안 갈래~? 이번에 자주 가는 가게가 세일을 한다고 해서~. 카라마츠 형이 좋아할만한 옷도 많이 있더라구~!”

생글생글 웃으며 말하는 토도마츠의 간드러진 목소리에 거실에 함께 있던 오소마츠와 쵸로마츠가 칫, 하고 작게 혀를 찼다

카라마츠가 좋아할만한 옷이 있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

토도마츠의 진짜 속셈은 카라마츠를 짐꾼으로 이용하려는 것임을 둘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저렇게나 노골적인데도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한 것은 형제 중에 단 한 사람, 당사자인 카라마츠뿐이었다

토도마츠가 반짝이는 눈으로 뚫어지라 저를 보고 있는데도 거울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카라마츠가 가볍게 입을 열었다.


미안하다, 토도마츠. 제안해준 것은 기쁘지만, 오늘은 비가 올 것 같으니 나가지 않으려고 한다.”

…. 그래….”

예상하지 못한 카라마츠의 거절에 토도마츠가 추욱 어깨를 늘어뜨렸다

놀란 얼굴로 토도마츠의 권유를 거절한 카라마츠를 응시하고 있던 쵸로마츠와 이치마츠가읏챠—.” 하고 소리를 내며 읽고 있던 만화를 덮고 천천히 몸을 일으키는 오소마츠를 따라 시선을 올렸다.


한 번 봤던 거라 재미없네~. 나 파칭코 좀 다녀온당~.”

형님, 나갈 건가?”

? . ? 너도 가게?”

—. 비너스의 손에 내 운을 맡기고 싶었던 차였다.”

아야야야야, 갈비뼈가~!!”

어째서?!”

너는 하나하나 말하는데 아프다궁~. 그럼 가자~!”

!”

배를 잡고 아프다는 시늉을 하던 오소마츠가 씨익- 웃으며 코 밑을 문질렀다

거실을 나서 뒤축이 잔뜩 구겨진 운동화에 발을 끼우는 오소마츠 옆에 선 카라마츠가 오소마츠와 함께 집을 나섰다

두 형이 사라진 현관을 가만히 바라보던 토도마츠가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쵸로마츠와 이치마츠 앞에 무릎을 꿇었다.


저거 이상하지 않아?!?!”

토도마츠의 갑작스러운 외침에 얼굴을 찌푸린 쵸로마츠가 푹- 한숨을 쉬고 고개를 끄덕였다.


…. 이상하지.”

그치?! 내가 같이 나가자고 했을 때는 나가기 싫다고 했으면서 왜 오소마츠 형이랑은 나가는 거!?”

아까 오소마츠 형이 오기 전까지 나랑 같이 있는 것도 싫어하던데…. 히힛, 그래. 나 같은 쓰레기랑 한 방에서 같은 공기를 마시는 게 어지간히 불쾌하기도 하겠지…. 히히히히히….”

토도마츠의 불평에 이치마츠가 한술 더 떠서 어두운 웃음을 낮게 깔았다.

우주의 암흑물질이라도 머금은 사람처럼 한없이 까만 오라를 내뿜는 이치마츠를 보며 한숨을 내쉰 쵸로마츠가 울상이 된 토도마츠를 보며 말했다.


내가 말을 걸어도 놀라는 눈치더라…. 오소마츠 형하고는 평범하게 있으면서…. 솔직히, 좀 짜증 나.”

그치그치?!”

나도!”

쵸로마츠의 말에 격하게 고개를 끄덕인 토도마츠가 뒤에서 갑자기 들려오는 쥬시마츠의 목소리에 놀라 고개를 돌렸다.


나도 있슴닷! 카라마츠 형아, 이제 나랑 같이 노래 안 불러줘…. 시무룩~.”

쥬시마츠 형 부탁까지 거절하는 거야!?”

몸에 힘을 빼고 어깨를 떨어뜨린 쥬시마츠의 말에 토도마츠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눈을 깜빡이던 토도마츠가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에 눈을 굴리더니 푹 고개를 숙였다.


목욕탕 갈 때도…,”

?”

토도마츠의 혼잣말에 쵸로마츠가 고개를 기울였다

홱 고개를 들어 올린 토도마츠가 눈물을 글썽이며 힘겹게 입술을 뗐다.


생각해보니까, 목욕탕 갈 때도 카라마츠 형은 오소마츠 형 옆에만 있었어.”

토도마츠의 말에 쵸로마츠가….” 하고 안타까운 한숨을 내쉬었다

어느새 쥬시마츠 옆으로 이동한 이치마츠도 짐작이 간다는 얼굴로 혀를 찼다.


그 자식, 간장도 직접 안 건네줘. 간장 좀 집어달라고 하면 상 위에 올려놓고…. 오소마츠 형한테는 멀쩡히 건네주면서….”

!? 대체 왜!?”

이치마츠의 중얼거림에 토도마츠가 외쳤다

주먹을 가슴께로 모으고 울먹인 토도마츠가 해답을 바라며 쵸로마츠를 응시했다

토도마츠를 따라 이치마츠와 쥬시마츠도 쵸로마츠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저에게 몰린 시선에 푹 한숨을 내쉬며 눈살을 찌푸린 쵸로마츠가 머뭇거리며 가장 신빙성있는 추측을 내놓았다.


유괴 사건, 때문 아니야…?”

“““.”””

조심스러운 쵸로마츠의 목소리에 모두가 짧은 한탄을 내뱉었다.


그 사건으로, 우리를 원망하고 있는 거 아닐까…?”

쵸로마츠의 말에 토도마츠가 휙휙 고개를 좌우로 흔들고, 이치마츠가 눈썹을 팩 찌푸렸다.


그 카라마츠 형이 원망~? 카라마츠 형이라면 그, 그럴 리 없잖아~.”

과장되게 어깨를 으쓱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토도마츠가 등골을 타고 올라오는 불안에 입꼬리를 실룩거렸다

이치마츠도 쵸로마츠의 말에 반박하듯이 걸걸한 목소리를 냈다.


아니, 개똥마츠한테 그럴 배짱이 있을 리 없잖아. 우리를 원망한다던가…. 그런….”

서서히 줄어드는 목소리와 함께 이치마츠가 내비친 확신도 줄어들었다

무거운 침묵이 거실에 감돌았다. -, 땅이 꺼지라 내쉰 한숨은 누구의 것일까

침울한 분위기에 누구도 먼저 입을 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드르륵,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껴들었다.


다녀왔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오소마츠와 카라마츠

쵸로마츠가 불편한 얼굴로 오소마츠에게 물었다.


왜 이렇게 빨리 왔어?”

돈이 없었엉~.”

왜 간 거야!?”

에헤헤, 수줍게 웃으며 머리를 긁적이는 오소마츠의 대답에 쵸로마츠가 있는 대로 얼굴을 찌푸렸다

후핫, 하고 별일 아니라는 듯한 미소로 거실에 들어오는 오소마츠의 뒤를 카라마츠가 따랐다

침묵을 불러왔던 당사자의 등장에 토도마츠와 이치마츠가 똑바로 카라마츠의 얼굴을 보지 못하고 작게 다녀왔냐는 인사를 건넸다

—.” 하고 싱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카라마츠에게 형제들은 눈을 맞출 수 없었다.

 

 

저녁 식사 시간이 되어 동그란 테이블에 둘러앉은 육둥이는 평소보다 훨씬 더 조용했다

힐끗, 눈동자를 움직여 쥬시마츠와 조금 거리를 두고 오소마츠 옆에 앉은 카라마츠를 시야에 담은 이치마츠가 마른침을 삼켰다

평소에도 먼저 말을 거는 일이 적은 자신이, 원망을 품고 있을지도 모르는 카라마츠에게 말을 건다는 것은 적잖이 두려운 일이었다

잘게 부순 밥을 넘기고 후-, 한숨을 내쉰 이치마츠가 고개를 들었다.


개똥마츠. 간장, 필요 없어…?”

간장병을 들어 내밀자 카라마츠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간장병과 이치마츠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놀라 말이 없는 카라마츠를 대신해 먼저 목소리를 낸 것은 오소마츠였다.


~? 웬일이야~, 이치마츄~. 네가 먼저 카라마츠한테 간장을 다 건네주고? 내일은 해가 서쪽에서 뜨려나~?”

키득키득 웃으며 저를 가볍게 놀리는 오소마츠를 쏘아본 이치마츠가 다시 카라마츠를 보며.” 하고 간장병을 살짝 흔들었다.


…. 고맙다, 브라더-.”

이치마츠의 재촉에 짙은 눈썹을 내린 카라마츠가 떨떠름하게 대답을 흐리며 가만히 간장병을 응시했다

정확히는 간장병을 쥐고 있는 이치마츠의 손을 응시했다

초침의 똑딱 소리가 60번이 울리는 동안, 카라마츠는 손을 내밀지 않았다

언제까지고 손을 뻗을 것 같지 않은 카라마츠를 보며 비통하게 혀를 찬 이치마츠가 상 위에 간장병을 내려놓았다

테이블 중앙에 몰려있는 반찬들 사이에 간장병이 처량하게 놓였다

그제야 이치마츠의 손이 떠난 간장병을 집어 든 카라마츠가 미소가 피어난 얼굴로고맙다!” 하고 인사했다

간장병을 기울여 간장을 따라낸 카라마츠는 다시 젓가락을 쥔 이치마츠의 손에 얼마나 힘을 들어가 있는지 깨닫지 못했다

잠시 멈췄던 식사가 다시 이어지고, 간장을 다 쓴 카라마츠가 간장병을 내려놓으려던 손을 멈추고 오소마츠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형님, 간장 필요한가?”

, ~.”

.”

땡큐~!”

평범하게 간장병을 손으로 직접 건네는 카라마츠의 모습에 이치마츠와 토도마츠가 숨을 삼켰다

순식간에 엄청난 어둠을 내뿜는 이치마츠를 쥬시마츠가 걱정스럽게 응시하는 것도, 카라마츠는 알지 못했다.

 

 

여섯 명이 모여 잘 이불을 깔고, 자기 자리를 찾아 육둥이가 하나씩 몸을 누였다

크게 하품을 하는 오소마츠와 쥬시마츠 사이에서 쵸로마츠가 못마땅하단 얼굴로 이불을 목까지 끌어당겼고, 이치마츠도 끝자리에 누워 눈을 감았다

모두 자리에 누운 것을 확인한 토도마츠가 등불을 끄려고 끈을 손에 감았을 때, 카라마츠가 나직이 토도마츠를 불렀다.


토도마츠.”

! 뭐야? 카라마츠 형!”

오랜만에 자신을 불러준 것이 기뻐, 저도 모르게 활짝 피어난 목소리를 낸 토도마츠가 뒤에 꽂히는 따가운 시선을 무시하고 카라마츠에게 미소지었다.


?”

자리를 바꿔주지 않겠나?”

….”

카라마츠의 말에 토도마츠가 말을 잃었다

망연히 서서 눈만 깜빡이는 토도마츠를 대신해 벌떡 몸을 일으킨 이치마츠가 카라마츠를 향해 으르렁댔다.


자리는 왜!!”

, 왜냐니…. 그야…,”

어느새 몸을 일으킨 쵸로마츠와 쥬시마츠가 잔뜩 긴장한 채로 카라마츠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너희를 원망하고 있으니까 옆에서 자고 싶지 않다, 하는 말이 나오지 않을까 불안에 떨며 숨을 삼킨 형제들을 둘러본 카라마츠가 고개를 살짝 기울이고 말을 이었다.


내 옆에서 자는 영광을 형님에게도 누리게 해 주어야 하지 않겠나!!”

““““하아?!?!?””””

으스대며 선언하는 카라마츠의 말에 높이 치솟은 목소리가 방안에 울렸다

얼굴을 찡그리고 귀청을 때리는 소음을 참아낸 오소마츠와 카라마츠가 머리 위에 물음표를 띄우고 동생들을 바라보았다.


, 카라마츠…. 정말로, 그게 이유야?”

저에게 묻는 쵸로마츠를 보며 카라마츠가 상큼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외에 무슨 이유가 필요한가?”

너무나 순수한 얼굴로 물어오는 카라마츠를 보며 쵸로마츠가 파하~, 한숨을 내쉬었다

카라마츠의 대답에 토도마츠와 이치마츠도 인상을 찌푸렸다

카라마츠는 거짓말을 잘 하지 못한다

그리고 저 얼굴은 거짓말을 하는 얼굴이 아니었다

너무나 순수한 진실이라는 것에 찜찜함을 느끼면서도 할 수 없이 토도마츠가 자리를 바꾸어주었다

활짝 웃으며 토도마츠의 손을 잡고 흔들며고맙다! 브라더-!!” 하고 웃은 카라마츠가 서둘러 엉덩이를 움직여 오소마츠 옆으로 몸을 옮겼다

늦게 자도 된다는 허락을 받은 어린아이처럼 해맑은 미소를 짓는 카라마츠를 보며 토도마츠가 복잡한 심경을 담은 깊은 한숨을 허무한 밤의 어둠 속에 내뱉었다.

 

 

신기계가 들어온다며 일찍 이불을 떠난 오소마츠의 빈자리에 카라마츠가 눈썹을 찌푸렸다

체온이 남아 따끈한 이불에서 몸을 빼낸 카라마츠가 마침 계단을 올라오는 이치마츠에게 물었다.


이치마츠, 형님은,”

—, 오늘 새기계 들어온다고 일찍 나갔는데.”

그런가….”

아쉬운 기색을 감추지 않는 카라마츠를 보며 이치마츠가 인상을 찌푸리고 입을 열었다.


개똥마츠, 오늘 시간 많으면 나랑 나가.”

?”

눈을 깜빡이는 카라마츠의 모습에 울컥 솟아나는 화를 참아낸 이치마츠가 최대한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오늘, 길고양이 집 만들 상자 받으러 가는데 조금…, 도와줘.”

“….”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대답을 망설이는 카라마츠를 보며 이치마츠가 혀를 차고 참고 있던 목소리를 터뜨렸다.


! 나 같은 쓰레기랑 같이 다니는 건 싫어?”

, 아니! 그건 아니다!! 그런 게 아니라….”

재빨리 손을 저으며 부정하는 카라마츠를 가늘게 뜬 눈으로 바라본 이치마츠가 입술을 깨물었다

포기한 듯 한숨을 내쉬는 이치마츠 옆으로 쏙 얼굴을 내민 쥬시마츠가 카라마츠 앞에 섰다.


카라마츠 형아!”

?”

원망하고 있슴까?”

? , 엇을…?”

직구로 던진 질문에 이치마츠가 눈을 크게 떴다

항상 헤- 웃던 얼굴을 감추고 진지하게 묻는 쥬시마츠를 보며 카라마츠가 고개를 기울였다

전혀 짐작이 가지 않는다는 얼굴에 쓴웃음을 지은 쥬시마츠가 다시 물었다.


우리가, 카라마츠 형아를 구하러 가지 않은 거…. 원망하고 있슴까?”

쥬시마츠의 질문에 카라마츠의 눈이 커졌다

잘게 입술을 뗐다가 다시 붙인 카라마츠가 쥬시마츠를 향해 한없이 부드러운 미소를 피우고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 없다! 내가 브라더-들을 원망할 리 없잖나-, 쥬시마츠. 이 카라마츠는 저! 푸른 바다처럼 마음이 넓고, 또 쿨~한 남자라구~? 으응~?”

, 하고 특유의 웃음을 흘리며 검지를 들어 좌우로 살짝살짝 흔든 카라마츠가 쥬시마츠 옆에 서 있는 이치마츠를 보며 빙긋- 웃었다.


이치마츠, 미안하다. 오늘은 이 세상의 카라마츠 걸-즈와 약속이 있다.”

, 그래.”

두 팔을 활짝 벌려 고개를 들고 허공에 반짝이는 눈빛을 던진 카라마츠의 모습에 질린 얼굴로 대답한 이치마츠가 하-, 하고 작게 한숨을 흘리고 계단을 내려갔다.

 

 

외출했던 카라마츠와 일찍 파칭코에 갔던 오소마츠가 돌아온 저녁 시간

시계의 시침이 6을 가리키고 있는 것을 확인한 쥬시마츠가 활짝 열리는 현관문 소리에 환히 웃었다.


어서 오세요~! 쵸로마츠 형아! 토도마츠!!”

쥬시마츠의 밝은 목소리에 쵸로마츠와 토도마츠가 간단한 귀가 인사를 던지고 거실에 들어왔다.


어서 와라, 브라더-!”

카라마츠 형.”

~?”

거울을 든 채 고개를 들어 올린 카라마츠 앞에 나란히 선 쵸로마츠와 토도마츠가 서로 시선을 나누었다

뭔가를 결심한 것처럼 꿀꺽, 침을 넘긴 쵸로마츠와 토도마츠가 하얀 쇼핑백 하나를 내밀었다

눈앞에 디밀어진 쇼핑백에 카라마츠가 눈을 깜빡였다.


뭔가?”

선물이야.”

저번…, 유괴 사건…. 구하러 가지 않았으니까…, 사과할 겸…,”

.”

카라마츠의 질문에 토도마츠가 대답하고 쵸로마츠가 머리를 긁적이며 선물의 의도를 밝혔다

멍청히 눈을 깜빡인 카라마츠가 머뭇거리며 쇼핑백을 건네받았다

오소마츠와 이치마츠, 쥬시마츠의 이목도 카라마츠 손에 들린 쇼핑백에 몰렸다

형제들의 눈길을 느끼며 머쓱한 웃음을 흘린 카라마츠가 천천히 쇼핑백 안에 있는 선물을 꺼냈다

푸른색 포장지로 감싸인 작은 상자를 열자, 그 안에는 제법 값이 나가는 검은 선글라스가 들어있었다.


, 이건….”

토도마츠랑 머리를 맞대도, 그거 밖에 생각이 안 나더라구….”

고개를 든 카라마츠를 보며 쵸로마츠가 눈썹을 내렸다. 토도마츠도 눈썹을 찌푸리고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매끈한 바디에 검은 알. 멋스럽게 금박으로 새겨진 로고에 카라마츠가 말을 잃고 가만히 선글라스를 응시했다.


마음에, 안 들어…?”

어떤 반응도 돌아오지 않자, 토도마츠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불안으로 흔들리는 눈동자를 마주한 카라마츠가 방긋 웃었다.


아니, 기쁘다…. 고마워.”

“…….”

“….”

분명 미소와 함께 한 말이건만 그 안에 진심은 보이지 않았다

얼떨떨한 얼굴로 작게 대답하는 토도마츠에 이어 쵸로마츠도 입을 꾹 다물고 그저 카라마츠를 바라보았다.

 

 

 

찰싹찰싹, 머리를 때리는 손에 오소마츠가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뭐야아~.”

-!!”

하품을 하며 일어나는 오소마츠를 향해 입술에 검지를 세운 쵸로마츠가 카라마츠가 깨지 않도록 오소마츠를 일으켜 거실로 내려갔다

거실문을 열자 먼저 일어나 모여있던 네 명의 동생들이 일제히 오소마츠를 응시했다.


너네 뭐 하고 있어? 야동 상영회?”

그런 걸 왜 하냐!!”

즉시 오소마츠의 말을 부정한 쵸로마츠가 오소마츠를 끌어다 동생들 사이에 앉혔다

둥그렇게 원으로 모여 앉은 동생들을 보며 오소마츠가 다시 큰 하품을 흘렸다.


뭔데….”

잠에 취해 가라앉은 목소리로 묻는 오소마츠를 향해 토도마츠가 먼저 입을 열었다.


카라마츠 형, 이상해.”

이상…? 그 녀석은 항상 이상하잖아. 카라마츠가 정상인 적이 있었어?”

그게 아~~라아~!!”

한쪽 눈썹을 찌푸리고 묻는 오소마츠가 답답하다는 듯이 가슴을 콩콩 내리친 토도마츠가 하나하나 설명하기 시작했다

요즘 카라마츠가 자신들, 동생들에게 어떤 태도를 보이고 있는지, 무엇 때문에 그런 태도를 보이는지, 하지만 오소마츠만큼은 예외로 대하는 것 등…. 

토도마츠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오소마츠가 하아~,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할 수 없네~. 이 횽아가 전부 해결해주지!”

뭘 믿고 저렇게 자신만만할까, 저 인간.”

불안밖에 안 느껴져….”

, 히힛. 그냥 죽자.”

아하하-! 지옥이네!”

당당히 선언하는 오소마츠를 보며 토도마츠가 건조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쵸로마츠도 눈살을 찌푸리고 투덜대고, 이치마츠는 흉내 낼 수 없을 정도로 낮은 웃음소리를 흘렸다.

이치마츠와 정반대로 의미 모를 밝은 웃음을 흘리는 쥬시마츠를 향해 오소마츠가얀마!!” 하고 버럭 화를 냈다

콧바람을 크게 흥-, 내뱉은 오소마츠가 허리에 손을 올리고 불신 가득한 눈동자로 저를 올려다보는 동생들에게 씩- 웃으며 선언했다.


횽아만 믿으라구—!”

호언장담하는 오소마츠를 탁한 눈으로 쳐다보던 쵸로마츠와 토도마츠가그래, 힘내….” 하고 한숨 쉬듯 말했다

티끌만 한 영혼 한 조각도 느껴지지 않는 응원에 오소마츠가 인상을 찌푸리고진짜 두고 보라니까!!” 하고 외쳤다.

 

 

 

 

 

3.

 

오랜만에 오전에 일어나 거실에 들어가자 녀석들의 따가운 눈초리가 동시에 꽂혔다

그렇게 노려보지 않아도 다~ 알아서 할 건데 말이야

어젯밤에 들은 이야기는 솔직히 꽤 충격이었고—. 

빨리 어떻게 해야지, 나 참

후아암~, 하품을 하고 등에 박히는 시선을 무시하며 계단을 올랐다

아직도 이불 속에 들어가있는 카라마츠를 적당히 발로 차 깨우고 함께 방을 나왔다

묘한 분위기 속에서 아침밥을 먹고 평소처럼 안쓰러운 가죽 재킷을 입고 나가려는 카라마츠를 붙잡았다.


무슨 일인가, 형님.”

카라마츄~, 오늘은 나랑 경마 가자!”

, 미안하지만 오늘 나는 이 피스풀한 월드를 가슴으로 느끼려,”

가자.”

, 잠깐!! 오소마츠!!”

또 뭐라 안쓰러운 말을 꺼내려는 카라마츠를 다짜고짜 붙잡고 현관을 빠져나왔다

카라마츠는 경마장으로 향하는 길 내내 입을 비죽 내밀고 사람이 배려가 없다느니, 제멋대로라느니, 끓임없이 헛소리해댔다

경마장에 도착해 정말 큰~맘 먹고 내 돈으로 적당히 번호를 골라 마권을 끊어 쥐여주자 툴툴거리던 카라마츠가 입을 다물었다

평일 한낮, 한자리에 모인 글러 먹은 인간들 사이에서 카라마츠와 함께 난간에 손을 얹고 흙밭을 달리는 말을 응원했다.

난간에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아슬아슬하게 몸을 걸고 허리 숙여 힘껏 외쳤건만 내가 고른 말들은 죄 지기만 했다

어제 경마신문을 확인하고 우승이 확실하다고 생각했던 말들이었는데…. 

, 한숨을 쉬고 옆을 보자 카라마츠가 눈을 휘둥그레 뜨고 손에 들린 마권을 보고 있었다

왜왜. 뭔데 그래

카라마츠 어깨너머로 슥 고개를 내밀어 보니, 내가 대충 찍어준 마권이 만마권이 되어 있었다

이럴 때는…, 일초라도 빨리 움직여야 한다!


카라마츠.”

.”

마시러 가자. 물론 네가 쏘는 걸로.”

!?”

카라마츠 어깨에 손을 올리고 엄지를 척! 하니 들어 올렸다

눈알이 빠질 것처럼 크게 뜬 눈으로 붕붕 바람 소리가 울리도록 고개를 젓는 카라마츠의 목에 팔을 감고 그대로 경마장을 빠져나왔다.

 

모처럼 옆 동네까지 나와 좋은 술이 많이 있는 술집의 문을 열었다

점원이 안내해주는 자리에 털썩 앉아 달지만 조금 센 술을 주문하자 카라마츠가 의심 가득한 눈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

꽤 익숙하군. 전에 와봤던 곳인가?”

~. 전에 경마장에서 만난 아저씨가 겁나 따서 말이야~. 여기서 얻어 마셨지~.”

씨익- 웃으면서 말하자 카라마츠가 눈을 털고그렇군.” 하고 작게 중얼거렸다

적당히 떠들다가 나온 안주와 술에 분위기가 하늘 높이 올랐다. 적당히 달고 맛있는 술은 술이 약한 카라마츠도 시원하게 넘길 정도였다

조금 도수는 높지만, 카라마츠는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한 잔, 두 잔, 입에 털어 넣은 카라마츠는 한 병을 다 비우기도 전에 취해서 얼굴이 새빨개졌다

히끅, 하고 딸꾹질까지 하는 카라마츠를 보며 쓴웃음을 짓고 두 손으로 쥐고 있는 잔을 뺏어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 맛있지?”

—. 딜리셔스다.”

다음에 녀석들도 데려오자구~.”

“….”

자연스럽게 녀석들에 대해 말을 꺼내자 카라마츠가 지퍼를 채운 것처럼 입을 다물었다

절로 나오는 한숨을 숨기고 묵묵히 고개를 숙이고 테이블만 보고 있는 카라마츠에게 슬쩍 물었다.


싫어?”

“…아니, 싫은 건….”

뭔데뭔데~, 횽아가 없는 사이 그 녀석들하고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 싸웠다던가?”

그런 건 없다. 귀여운 브라더-들과 싸울 리 없잖나.”

너야 그 녀석들이 귀여워 보이지…. ——혀 귀엽지 않다구….”

, 그렇군.”

파하~, 크게 한숨을 내쉬는 시늉을 하며 투덜대자 카라마츠가 마른 웃음을 흘렸다.


저번에 파칭코에서 터져서, 오랜만에 한턱 쏘겠다고 했는데도 그 녀석들 전혀 안 믿어줬다니까? 너무하지 않아?”

그랬나….”

그래서 오늘은 카라마츠 너만 데리고 나온 거지만.”

그렇군….”

너도 가끔은 화내라고~? 버릇 나빠져, 그 녀석들.”

“…후후, 그럴 수는 없다. 소중한 브라더-니까.”

그런 것 치곤 지금 꽤 뜸 들였는데.”

“….”

하여간 이 녀석은, 지가 불리하면 입을 다문다니까.


카라마츄~. 돈 남았는데, 내일은 새 술집을 개척해볼까?”

, 좋다.”

한 명 정도는 더 불러도 여유 있을 것 같은데…. 내일은 쵸로 씌도 부를까?”

“….”

카라마츠?”

다시 입을 다문 녀석을 보며 가만히 답을 기다렸다

새로 주문한 맥주를 다 비울 때쯤에야 카라마츠가 다시 입을 열었다.


“……,”

?”

둘만, 가는 건 어떤가? 쵸로마츠는 내일 바쁠 것 같은데….”

그 녀석이 바빠 봤자 자기만족 취활에 라이브잖아~.”

“….”

카라마츠, 쵸로마츠랑 같이 가는 거, …싫어?”

별로, 그런 건….”

?”

“….”

또 침묵이냐…. 

-, 한숨을 쉬고 직구를 던지기로 했다

돌려 말하는 건 내 취미가 아니야.


원망하고 있어?”

“…원망, 하는 건가? 나는….”

어이어이, 직구를 던졌더니 다시 나한테 던지면 어쩌냐….


카라마츠.”

테이블에 턱을 괴고 무너진 카라마츠의 머리를 통통 두드렸다.

검은 머리카락이 술집의 환한 등에 비쳐 반짝였다

~, 하고 술 냄새 나는 한숨을 내쉰 카라마츠가 다시 얼굴을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든다.”

?”

만약, 치비타에게 유괴당한 사람이 내가 아니었다면…, 모두 구하러 가지 않았을까….”

“….”


?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이 녀석…?


카라마츠,”

내가, ‘카라마츠가 유괴됐으니까 구하지 않은 거다.”

“…그 녀석들만 그런 게 아니라 나도 널 안 구했다구.”

카라마츠의 생각을 바꾸려고 슬쩍 녀석들 편을 들었지만, 카라마츠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냐, 오소마츠는, 형님은 다르다.”

뭐가 다르다는 건데?”

형님은 내가 아니라 다른 녀석들이어도 구하지 않을 거잖아?”

그야 당연하지. 돈 아깝고….”

후후—, 역시 형님은 쓰레기다.”

어이.”

“…하지만, 다른 녀석들은여서 구하지 않았다.”

“….”

그러니까, 그게 조금…, 섭섭하다면 섭섭할까….”

, 하고 쓸쓸한 웃음을 흘린 카라마츠가 그대로 테이블에 엎어졌다

꽤 마셨으니까, 아까부터 휘청대던 게 한계에 달한 것 같았다

색색, 잠든 카라마츠를 보며 머리를 박박 긁었다


이건…, 생각보다 사태가 심각하잖아~~!!

 

 


카라마츠를 이불에 던져놓고 내려와서 거실에 앉아있던 토도마츠에게 말했다

눈썹을 팩 찌푸리고 불만 가득한 얼굴을 한 토도마츠가 나를 올려다보았다.


정말로 카라마츠 형이 그렇게 말했어?”

그래~. 그러니까 협력 부탁해~.”

“…정말로 그걸로 될까?”

불안하게 묻는 토도마츠를 보며 씨익- 미소 지었다.


해 봐야지.”


, 이 카리스마 레전드 오소마츠 님이 하는 거니까 당연~히 성공하겠지만.

 

 

 

 

 

4.

 

지끈거리는 머리를 안고 몸을 일으키자 옆자리가 허전한 것을 눈치챘다

검은 매직으로 마구 칠해진 기억을 더듬어 오소마츠와 함께 술집에 갔던 것을 떠올렸다

분명, 오소마츠가 시킨 술을 마시고…. 

그 뒤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꽤 맛있는 술이었는데, 아무래도 도수가 높은 술이었던 모양이다

오소마츠는 분명 날 골탕 먹일 생각으로 센 술이라는 걸 말하지 않았겠지

오랜만에 느끼는 숙취에 끙끙대며 계단을 내려갔다

거실에 걸린 시계는 오전 10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생각보다 일찍 일어나버렸군

꿀물이라도 타 먹을 생각으로 주방으로 들어간 순간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안 그래도 흔들리는 머리를 시끄러운 벨 소리가 강타하고 지나갔다

-, 하고 아득해지는 두통에 눈썹을 찌푸리고 발을 멈추자, 요란한 발소리를 울리며 현관으로 뛰어온 쥬시마츠가 수화기를 들었다

동시에 벨소리가 끊긴 것에 안도하며 한숨을 내쉬고 물을 머그잔에 따랐다

찬장에서 꿀을 꺼내 적당히 머그잔에 붓고 휘휘 저으며 현관에서 넘어오는 쥬시마츠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 장어가 썰전에서 육수를 뺀다고라!?”

—, 쥬시마츠…. 

그건 대체 무슨 소리인가…. 

절로 눈썹을 찌푸리고 숨을 내쉬자 현관에서 쵸로마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전화야?”

쵸로마츠 형아! 장어가 썰전에서 육수를 뺀대!”

? 그건 또 무슨 소리야…. 바꿔봐!”

아이!”

, 여보세요? ~, 우리 집 장남이 썰물에 빠져 죽는다구요? 그렇구나~. 하하, 그런 이야기였군요~, , 에에에에에?!?!”

쵸로마츠의 외침에 주방에서 나왔다

수화기를 던지고 거실로 들어간 쵸로마츠가 나른하게 테이블에 기대어 앉아있는 토도마츠와 이치마츠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큰일 났어!! 이번엔 오소마츠 형이 유괴됐대!!!”

느릿느릿 고개를 들어 쵸로마츠를 응시한 이치마츠가 팩, 한숨을 쉬며 턱을 괴었다.


자기가 알아서 하라 해.”

맞아. 오소마츠 형이라면 다~ 자업자득일 텐데.”

이치마츠에 이어 토도마츠도 스마트폰만 두드리며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쥬시마츠도지당한 말씀!” 하고 웃으며 이치마츠 옆에 엉덩이를 내렸다

브라더-들의 답변에 이마 가득 핏줄을 세운 쵸로마츠가 버럭 소리 질렀다.


이 쓰레기 놈들아!! 뭘 믿고 그렇게 태평한 거야! 목숨이 달려있다고! 목숨이!!”

보나마나 또 치비타일텐데 뭐하러~ 오소마츠 형이 우리 지갑에서 빼간 돈으로 알아서 갚으라 해~.”

스마트폰을 휘적이던 토도마츠가 한 말에 쵸로마츠가 기세를 죽였다

확실히….” 하고 중얼거리며 턱을 쓰다듬는 쵸로마츠의 모습에 절망했다.

쵸로마츠, 너만은 안 그럴 거라 믿었는데!! 

브라더들 아무도 형님을 구할 생각이 없는 것을 확신하고 현관에 놓인 구두에 발을 끼워 넣었다.


? 카라마츠 형? 어디 나가게?”

—. 형님을 구해오겠다!”

하아~? 아니 아니, 그럴 필요 없다니까~?”

아무리 노답에 쓰레기에 바보인 오소마츠라도 구하러 가주지 않으면 불쌍하다!”

“…, 그럼 일단 엄마한테 상담해보자!”

마미에게?”

!!”

끄덕이는 토도마츠를 보며 이유 모를 씁쓸함이 느껴졌다

확실히, 나 혼자 구하러 가는 것보다는 마미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을 것이다

구두에서 발을 빼고 마미를 부르려는 순간, 마미가 밝은 미소와 함께 문을 열고 들어왔다.


백수들아~, 옆집에서 또 배를 나누어주셨어~. 맛있게 먹으렴~.”

““““, 배다아~!!!””””

, 소리와 함께 배가 가득 쌓인 접시가 테이블에 떨어지자마자 출발 신호를 들은 말처럼 브라더들이 일제히 접시로 달려들었다.

와삭와삭, 즙이 가득한 배를 입안 가득 쑤셔 넣으며 감동의 눈물까지 흘리는 모습을 보니 절로 군침이 돌아 참을 수 없었다

미안하다, 오소마츠. 조금만 버텨라

반드시 이 카라마츠가 구하러 갈 테니!! 주먹을 불끈 쥐고 브라더-들의 뱃속으로 배가 다 들어가기 전에 테이블을 향해 달려갔다.

 

 

 

배로 가득 찬 윗배를 퉁퉁 두드리고 몸을 일으켰다

이제 형님을 구하러 가지 않으면…!


, 카라마츠 형~! 나랑 같이 장 보러 가자.”

. , 아니. 나는….”

백수 2~. 오늘은 짐이 많으니까 6호랑 같이 다녀오렴~.”

.”

주방에서 들려오는 마미의 목소리에 토도마츠가그치?’ 하는 얼굴로 나를 응시했다

망연히 서 있는 내 팔에 팔짱을 낀 토도마츠가 생글 웃으며 나를 끌어당겼다.


~, 얼른 다녀오자. 나 혼자 쌀 한 포대 드는 건 무리라구~.”

, 아니….”

나 혼자 그 무~~~거운 걸 들고 오라는 거야? 카라마츠 형?”

, 그건 아니지만….”

그렇지~. 카라마츠 형은 엄청 상냥한 걸~. 그럼 가자~!”

애교를 담아 활짝 웃는 토도마츠의 팔을 뿌리칠 수는 없었다

미안하다, 오소마츠. 조금 더 늦어질 것 같다.

 

 

 

일초라도 빨리, 오소마츠를 구하러 가야 하는데…, 이상하게도 오늘은 내게 주어진 일이 너무나 많았다

토도마츠와 함께 장을 보고 오자마자 마미의 명령에 브라더-들과 함께 뒷마당에 높이 솟은 잡초를 뽑아야 했다

그 누구도 돌보지 않은 뒷마당에는 무릎 높이까지 자란 푸른 풀떼기들이 가득했다

하얀 장갑을 손에 끼고 땀을 흘려가며 허리 아프게 쭈그려 앉아 한참 동안 잡초를 뽑고 나니 이번에는 산처럼 쌓인 빨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뒷마당에 있는 건조대에 이불과 우리들의 후드를 걸어 널고, 다 마른 옷을 가지런히 접는 일은 간단한 듯하면서도 너무나 어려웠다.

이런 일을 마미는 매일 하는 건가…. 

역시 마미는 대단하다

응응, 고개를 끄덕이는 사이 붉은 해가 그림자를 길게 잡아 늘였다.


벌써 저녁 식사 시간인 건가?!”

아직 오소마츠를 구하러 가지 못했는데!! 

주홍빛으로 물든 하늘을 올려다보며 당황해 후다닥 뛰어 현관으로 나가려는 나를 향긋한 밥 냄새가 붙잡았다.


카라마츠 형, 어디 가려고? 오늘 반찬 가라아게래~!”

“….”

정말, 정말 미안하다. 오소마츠!!

마미의 정성과 사랑이 들어간 가라아게는 그야말로 천상의 맛이었다

만복감에 한숨을 내쉬자 그대로 쥬시마츠가 건네는 목욕 대야를 손에 들었다

샴푸와 수건을 챙기고 갈아입을 속옷까지

완벽하게 준비를 마치고 브라더-들과 함께 목욕탕으로 향했다

나란히 쭉 일렬로 앉아 서로의 등을 밀어주고 따끈~한 핫워터에 몸을 담그고 나니 기분이 너무나 상쾌했다

하지만 영문 모를 찜찜함이 계속 내 어깨를 무겁게 누르고 있었다

브라더-들과 즐겁게 담소를 나누며 돌아오는 길에도 뭔가, 꿀꿀한 기분이 사라지지 않았다

이유가 뭘까….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궁리하는 사이 브라더들이 이불을 펴고 자기 자리에 하나둘씩 누웠다.


카라마츠 형, 불 끈다~.”

, 아아!”

토도마츠의 부름에 서둘러 이치마츠 옆에 누웠다

이 어수선한 마음의 정체는 잘 모르겠으나 자고 일어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다

슬립 이즈 베스트

오늘도 시작된 쥬시마츠의 코골이를 들으며 눈을 감았다.

 

 

 

“…들아!!”

, 끄럽네 정말….”

창밖에서 들려오는 큰 소리에 슬쩍 눈을 떴다.

나와 같이 커다란 소음에 잠에서 깬 쵸로마츠가 짜증을 내며 창문을 열었다

그곳에는 기둥에 묶인 오소마츠와 스피커폰을 들고 있는 치비타가 서 있었다.


얀마!! 너네는 오소마츠가 죽어도 좋은 거냐!!”

치비타아!?!?! 이건 말이 다르잖아~!! 시늉만 하기로 해놓고 왜 진짜로 불을 피우는데—!!!”

기둥에 단단히 묶인 채로 필사적으로 몸을 비트는 오소마츠의 발밑에는 빨간 불이 타오르고 있었다


아아—, 그렇구나….

 


오소마츠를 잊고 있었다아~!!!

 


식은땀을 흘리며 어쩌나 고민하는 사이 칫, 하고 혀를 찬 이치마츠가 벽장 깊숙이에 잠들어있던 맷돌을 꺼냈다.


, 이치마~!? 진정해라!! 맷돌은 안 된다!! 맷돌으은~~!!!”

!? 이거 안 놔! 개똥마츠!!”

창가로 걸어가는 이치마츠의 허리에 매달려 맷돌을 막는 사이 남겨진 브라더들이 온갖 물건을 창밖으로 던졌다

이가 나간 그릇, 야구 배트, 프라이팬, 꽃병이 차례로 오소마츠에게 날아가 꽂혔다

크억, 하고 작은 신음이 나더니 곧 잠잠해졌다

!, 하고 콧바람을 내고 창문을 굳게 닫아 걸쇠까지 잠근 쵸로마츠와 브라더-들이 자리에 누웠다

토도마츠가 등을 끄자 다시 조용한 어둠이 찾아왔다.


하아~.”

푹 한숨을 쉬고 조용히 문을 열고 방을 나와 계단을 내려갔다

현관문을 열고 나가니 치비타는 이미 떠난 뒤

길바닥에 정신을 잃은 채 쓰러져있는 오소마츠를 부축해 거실로 들어왔다.


“…, ? 카라, 마츠…?”

, 형님. 정신이 들었나?”

오소마츠를 거실로 옮기자 작게 신음하던 오소마츠가 눈을 떴다

….” 하고 대답하며 몸을 일으킨 오소마츠가 머리를 붙잡았다.


, 파라~~! 그 자식들 인정사정없이 던졌겠다….”

그렇게 쉽게 유괴당한 오소마츠 잘못도 있다.”

!? 내가 무슨 잘못을 했는데!!”

—! 오소마츠, 지금 브라더-들과 마미 앤 대디는 꿈나라를 여행 중이다.”

우씨…. , 젠장. 머리 아파.”

이리 보여줘 봐.”

인상을 찌푸린 오소마츠가 순순히 내게 머리를 보였다

꽃병에 맞아 찢어졌는지 이마에 작은 상처가 나 있었다

그걸 제외하면 딱히 외상은 보이지 않는군

안도하며 약 상자를 꺼내 오소마츠의 상처를 치료했다

아프다고 엄살을 피울 줄 알았던 오소마츠는 웬일로 얌전히 소독약의 따끔함도 참아내고 묵묵히 상처를 덮어가는 반창고를 눈에 담았다.


다 끝났다.”

—. 땡큐.”

. 이제 자러 올라가자, 형님.”

~.”

오소마츠에게 손을 내밀자 픽-, 웃음을 흘린 오소마츠가 내 손을 잡고 일어났다

함께 계산에 올라 새근새근 자는 브라더들 사이에 파고들어 이불을 덮고 눈을 감았다

옆에서 오소마츠가 뒤척이며 내는 부스럭 소리가 어쩐지 잔잔한 자장가처럼 들려와 나도 모르는 사이에 깊은 잠에 빠지고 말았다.

 

 

 

 

 

5.

 

카라마츠 형아~! 아직~?”

현관에 가득 울리는 쥬시마츠의 밝은 목소리에 카라마츠가 서둘러 가죽 재킷에 팔을 끼워 넣으며 외쳤다.


다 됐다!!”

탁탁, 계단을 소리 내 뛰어 내려온 카라마츠가 현관에 서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쥬시마츠와 이치마츠를 향해 밝게 웃었다.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군, 브라더-! 갈까!”

! 카라마츠 형아랑 오랜만에 하는 야구! 기대됨닷!!”

카라마츠의 밝은 미소에 이끌리듯 쥬시마츠도 해맑은 미소를 피우고 손을 붕붕 흔들었다

쥬시마츠의 야구 배트를 들고 있던 이치마츠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항상 나른했던 그의 무표정에는 알아차리기 어려운 기쁨이 슬쩍 붙어있었다

드르륵- 현관문을 열고 나가는 카라마츠와 쥬시마츠, 이치마츠를 배웅한 토도마츠가 한숨을 쉬며 스마트폰을 들었다.


후암~. 존 아침~.”

좋은 아침, 오소마츠 형.”

성이 난 것처럼 불쑥 솟아오른 뒷머리를 긁적이며 거실에 들어온 오소마츠가으아~.” 하고 기괴한 신음을 흘리며 테이블에 턱을 괴었다

아직 졸음이 가시지 않은 눈을 껌뻑이며 멍청히 허공을 응시하는 오소마츠의 모습에 눈썹을 찌푸린 토도마츠가 무심하게 물었다.


몸은 괜찮아?”

보통—.”

, 맷돌은 안 던졌으니까.”

어떻게 던져놓고 어떤지 나와 보지도 않냐!? 이 매정한 놈들!!”

토도마츠의 중얼거림에 오소마츠가 발끈 화를 내며 허리를 폈다

끄으으-, 높이 팔을 뻗어 기지개를 켠 오소마츠가 팍 인상을 썼다.


…. 아직도 뻐근하니 아프다….”

추욱 어깨를 늘어뜨리고 끙끙대는 오소마츠를 보며 토도마츠가 한심하단 눈을 하고 말했다.


그러게 왜 그런 과격한 방법을 쓰자고 한 거야.”

나름 머리 굴려 가면서 생각한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그리고 내가 말한 대로 다~ 잘 됐잖아!”

오소마츠의 투덜거림에 토도마츠가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내뱉으며 스마트폰을 다시 깔짝였다.

솔직히-, 우리 중 누가 유괴되도 결과는 똑같을 텐데 말이야…. 누구도 구하러 안 간다구~.”

혼잣말인듯 흘리는 토도마츠의 말에 오소마츠가 뻐근한 어깨를 주무르던 손을 멈췄다.


, 그게 작전이 아니었어도 우리는 어차피 구하러 가지 않았을 거야. 그런데 왜 굳이 오소마츠 형이 자진해서 유괴된 거야?”

형제들보다 조금 더 큰 토도마츠의 눈동자에 묘한 빛이 스쳤다

가만히 토도마츠의 말을 듣고 있던 오소마츠가 씩- 웃었다.


다른 녀석이 유괴됐다면, 카라마츠가 구하러 갔을걸?”

“…그건 모르지. 우리가 말릴지도 모르잖아? 뭐하러 구하러 가냐고….”

그래도 카라마츠는 너희를 구하러 갈 거야. 그러면 작전 실패잖아~.”

살기 위해 호흡을 하는 것처럼,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웃으며 말하는 오소마츠를 토도마츠가 지그시 바라보았다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저 믿음은

숨을 내쉬며 스마트폰에 저장된 친구들의 목록을 훔쳐본 토도마츠가 다시 물었다.


카라마츠 형이 우리를 구하러 가도, 오소마츠 형은 안 갈 거지?”

그야 당연하지. 내가 뭐하러 가? 유괴 정도는 너네가 알아서 빠져나오라구~. 게다가 카라마츠가 구하러 갈 텐데 나까지 갈 필요 없잖아~?”

“….”

오소마츠의 말에 토도마츠가 말을 잃었다

슬쩍 피어난 한 가지 가능성을 부정하며 토도마츠가 입을 열었다.


왜 그렇게까지 해?”

?”

카라마츠 형을 위해서 자작극까지 벌여가면서 말이야…. 카라마츠 형이 아니라 우리였다면…,”

그럼 상황이 여기까지 안 오지~. 카라마츠가 구하러 갈 테니까.”

그럼, 말이야…. 왜 카라마츠 형은 우리를 원망했으면서 오소마츠 형은 원망하지 않은 거야? 오소마츠 형도 구하러 가지 않았잖아.”

그건, 그 녀석도 똑같이 할 테니까.”

?”

토도마츠의 되물음에 오소마츠가 하핫, 하고 잔잔한 미소를 피웠다.


카라마츠도 똑같이 나를 구하러 오지 않을 테니까. 오히려 신경도 안 쓸걸? 내가 유괴당해도.”

…?”

글쎄? 내가 녀석의이라서 아냐?”

.”

오소마츠의 대답에 토도마츠가 묘한 소리를 늘리며 오소마츠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래서 이 고생을 한 거야? 카라마츠 형을 위해서.”

딱히 그 녀석을 위해서 그런 건 아닌데…. 카라마츠, 그 바보 녀석이 너네를 챙기지 않으면 내가 귀찮다고~. 게다가 그 녀석은 바보같이 변하지 않고 내 옆에서 웃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하고…. 카라마츠가 옆에 있으면 뭔가 좀…, 안심된달까?”

수줍게 웃으며 검지로 코밑을 긁는 오소마츠의 모습에 어깨를 들어 올려 푹~, 깊은 한숨을 내쉰 토도마츠가 어이없다는 얼굴로—, 그러심까아~.” 하고 혀를 찼다

눈썹을 찌푸리고 스마트폰 화면만 보는 토도마츠가 토라진 이유를 알 리 없는 오소마츠는 멍청히 고개를 기울였다.

 

 

, 하고 거실문에 기댄 카라마츠가 작게 웃었다

놓고 온 선글라스를 가지러 다시 돌아온 덕분에 오소마츠와 토도마츠의 대화를 들을 수 있었다

선글라스를 챙기는 것도 잊을 정도로 들뜬 마음에 심장이 요동쳤다

가슴에 손을 얹고, 넘실대는 미소를 품은 카라마츠가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저를 기다리고 있는 동생들과 놀기 위해서.





 *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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