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들고 왔습니다.


아직까진 커플링X..


제목...바꾸고 싶네요...






어이

?”

 

시로마츠는 천연덕스럽게 바닥에 앉아 만화책을 보며 낄낄거리는 오소마츠를 불렀다.

오소마츠는 한심한 대답을 흘리며 고개를 들어 시로마츠를 바라보았다.

 

오소마츠의 동생들이 집을 나가고 잔뜩 풀이 죽은 오소마츠에게 잠시 집에서 떨어쳐보는게 어떻겠냐 제안한 후로 벌써 2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시로마츠가 직접 나서서 오소마츠의 동생들을 설득한 결과 다시 함께 살게 되었건만 오소마츠는 시간과 여비만 있다면 자신의 집에서 제법 떨어져 있는 시로마츠의 집에 눌러붙었다.

시험이 코앞에 닥쳐 한창 책에 몰두해야하건만 옆에서 만화를 보고 큭큭대는 오소마츠의 웃음소리는 명실상부한 방해였다.

결국 참다참다 시로마츠가 고개를 돌려 눈치를 줬건만 오소마츠는 멍하니 시로마츠를 쳐다뵈며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너 동생들하고 화해하지 않았어?”

. 했는데?”

 

당연하다는 얼굴로 말하는 오소마츠를 보며 시로마츠는 -저 얼굴에 한 방 날릴까-라고 생각했다

 

근데 왜 우리집에 쳐들어오냐아아아아

 

오소마츠의 어깨를 붙잡고 흔들며 외치자 오소마츠가 , 잠깐 어지러워~-라며 얼굴을 구겼다.

오소마츠 집과 시로마츠의 자취방은 실제로 꽤 거리가 있었다. 지하철의 종점 가까이에 있는 오소마츠의 집과 달리 시로마츠의 집은 도심, 지하철 노선이 잔뜩 교차하는 중심부에 위치했다. 그 먼 곳으로 오소마츠는 매주 찾아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치만 동생들 모두 평일엔 집에 없고. 알바하거나 하니까…”

 

코 밑을 쓱 문지르며 오소마츠가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오소마츠의 대답에 시로마츠는 맥이 빠져 온몸의 힘을 빼고 고개를 숙였다.

 

그럼 너도 알바를 구하던가아아

난 니트가 좋아!”

 

한손으로 주먹을 불끈 쥐며 외치는 오소마츠는 곧 머리에 커다란 혹을 달게 되었다.

 

하아그럼 파칭코를 가던가 경마장에 가던가.”

외롭다고~ 혼자서 돌아다니는 건집에 혼자 남겨져 있는것도…”

“...”

 

웬일로 순순히 속마음을 내비치는 오소마츠의 모습에 시로마츠의 얼굴이 풀어졌다. 육쌍둥이인 주제에 장남이라고 동생들 앞에서는 보여주지 않던 오소마츠의 약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리고…?”

이 동네 파칭코가 더 잘 터져!”

 

진지한 얼굴로 말하는 오소마츠는 결국 딱밤을 맞고 혹 하나를 더 달게 되었다.

오소마츠가 외로움을 잘 탄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는 시로마츠는 그 이상 오소마츠를 추궁하지 않았다.

 

근데 네 동생들은 너가 여기있는거 알아?”

글쎄? 모를걸? 엄마에겐 말했지만…”

 

집과 멀리 있는 탓에 오소마츠는 시로마츠의 자취방에 놀러오면 항상 1박을 하고 돌아갔다. 전화가 없는 오소마츠는 시로마츠의 스마트폰을 빌려 부모님에게만 행선지를 알려왔었던 것이다.

 

나 또 네 동생들한테 엄청 원망 들을 것 같은데…”

 

시로마츠가 한숨을 푹 쉬며 말하자 오소마츠가 눈썹을 기울여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 녀석들이 너를 왜 원망해?”

그야...네가 자주 우리집에 오니까

그거랑 뭔 상관?”

 

전혀 이유를 모르겠다는 얼굴로 물어오는 오소마츠를 보며 시로마츠가 다시금 큰 한숨을 쉬었다.

 

집 나간 네 동생들 설득할 때 그 녀석들 반응이 어땠는지 상상도 못할거다

반응이 어땠는데..?”

“....”

 

오소마츠의 물음에 시로마츠가 잠시 말을 멈추고 말을 골랐다. 오소마츠에게 어떤식으로 이야기 해야 할 지 대체 감이 오지 않았다.

 

뭐 내 일도 아니고 신경 쓸 필요 없나

 

한참을 말을 고르던 시로마츠는 속으로 기브업을 외쳤다. 생각하는 것도 귀찮고, 굳이 오소마츠에게 말해줄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암것도 아냐

뭐야~

 

무심하게 말하는 시로마츠에게 오소마츠가 씩 웃으며 말했다. 동생들이었다면 집요하게 물고늘어지며 무슨 말을 하려 했는지 반드시 캐묻겠지만 시로마츠에게는 그러지 않았다.

오소마츠에겐 이유가 있어서 말해주지 않는 것이라는 마음속 깊이에 자리잡아있는 믿음이 있었다.

 

 

 ***

 

어서와~ 쵸로마츠 형아~”

, 어서와 마이 브라더!”

 

알바를 마치고 집에 들어와 거실문을 열자 짐볼 위에 올라탄 쥬시마츠와 여느 때와 같이 거울을 들여다보고 있던 카라마츠가 나를 반겼다.

다른 동생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에 행적을 묻자, 이치마츠는 고양이 밥 주러 나갔고 토도마츠는 알바에서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오소마츠 형은…?”

 

또 한사람, 보이지 않는 형에 대해 묻자 카라마츠와 쥬시마츠 모두 입을 다물었다. 두사람에게서 피어나와 방안으로 퍼져가는 검은 오오라에 일부러 가볍게 말했다.

뭐 또 파칭코겠지.”

, 그렇겠군!”

웅웅!!!”

 

카라마츠가 얼굴을 밝히며 말하자 쥬시마츠도 머리가 떨어지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세차게 끄덕이며 동의했다.

 

해가 산 너머로 사라지며 붉게 물든 하늘은 곧 깜깜해져 달빛이 은은하게 창가에 내려앉았다.

이치마츠와 토도마츠도 돌아오고 저녁상이 차려진 원형 테이블에 우리는 모여 앉았다. 그 누구도 말하진 않았지만 우리의 시선은 모두 같은 곳으로 향해 있었다. 비어있는 한 사람의 자리에

 

맛있게 먹으렴 니트들아~”

 

김이 모락모락나는 밥그릇을 들고온 엄마가 웃으며 말했다. 하나씩 우리가 앉은 자리 앞에 놓여지는 밥그릇을 우리는 하나하나 눈으로 쫓으며 수를 세고 있었다.

 

1...2...3...4...5….

 

, 엄마!”

 

밥그릇을 모두 놓고 뒤돌아 나가려는 엄마를 토도마츠가 재빠르게 붙잡았다.

 

~?”

저기...오소마츠 형은..?”

오늘은 친구집에서 자고 온다고 연락 왔었어

 

엄마의 대답에 토도마츠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그건 우리들도 마찬가지였다.

아무 말이 없는 우리를 보며 엄마는 고개를 한번 갸웃하곤 다시 뒤돌아 식탁으로 향했다. 나를 포함한 우리들은 모두 어두운 얼굴로 비어있는 오소마츠 형의 자리를 한번 힐끗 보고 젓가락을 들어 식사를 시작했다.

 

저기 있잖아~ 요즘 오소마츠 형 자주 나가지? 그 친구라는 사람 집에.”

 

식사를 마친 후, 목욕탕으로 향하는 길. 토도마츠가 불만 섞인 목소리로 나직이 말을 꺼냈다. 토도마츠를 시작으로 한명씩 불만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거의 월요일이나 화요일에는 가있지…”

 

이치마츠가 얼굴을 잔뜩 찌푸리며 특유의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자기 자신의 발언에 화가 나는지 그 얼굴이 한층 더 살벌해졌다.

 

. 형도 친구 정도는 만날 수 있다고? 브라더~”

닥쳐. 쿠소마츠.”

 

억지로 만든 태연한 얼굴로 카라마츠가 말했지만 바로 이치마츠에게 저지당했다. 카라마츠 일부러 태연하게 말했지만, 그 말 역시 허세로 해본 말로 카라마츠의 얼굴도 마냥 밝지만은 않았다.

 

우리랑 있기 싫은걸까나…?”

 

늘어진 소매로 입을 가리고 쥬시마츠가 작게 속삭였다. 쥬시마츠의 발언에 모두 걸음을 멈췄다. 앞서가고 있었던 나와 쥬시마츠가 뒤돌아보자 모두 세상이 끝난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내가 뭐라 말을 꺼내기도 전에 쥬시마츠가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우우우아….”

잠깐, 쥬시마츠? 말 꺼낸 녀석이 먼저 우는 거야?”

 

갑작스런 울먹임에 당황해 저도 모르게 츳코미를 걸자 쥬시마츠의 울먹임이 더 커졌다.

 

잠깐, 울지마아. 쥬시마츠 혀우우우와아아앙!!!”

 

서서히 커지는 쥬시마츠의 울음소리에 모두의 눈가에 조금씩 눈물이 맺히고 결국 토도마츠가 크게 울음을 터뜨렸다. 그에 따라서 쥬시마츠까지 대성통곡을 하기 시작해 우리는 길 한가운데서 아끼던 장난감을 빼앗긴 세살 마냥 울어대는 스무살 동생들을 달래주어야 했다. 오소마츠 형이 그럴 리 없다고 달랬지만, 우리들 마음속에도 작은 의심과 불안은 싹 띄운 채 사라지지 않았다. 결국 목욕탕은 취소되고 집으로 돌아와 불편하지만 두 명씩 차례로 몸을 씻었다. 이불을 깔고 눕자 빈 자리가 더욱 눈에 밟혔다.

 

쵸로마츠 형.”

 

오소마츠 형이 없는 탓에 바로 얼굴을 볼 수 있는 토도마츠가 나에게로 몸을 돌렸다. 항상 얕은 미소를 띠고 있던 얼굴은 미소가 사라진 지 오래로, 초조함까지 묻어 나오고 있었다.

 

.”

정말로 오소마츠 형이…”

우리를 싫어할 리 없잖아. 세계 제일의 바보라고 그녀석은.”

그렇지…? 그럴꺼야…”

그래. 그러니까 얼른 자.”

. 잘 자. 쵸로마츠 형.”

 

천장을 바라보며 마음 한구석에서 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불안함을 간신히 억눌렀다. 힘겹게 눈을 감고 그럴리 없어.’라고 자신에게 되뇌였다.

 

 

 

***


 

우리랑 있기 싫은걸까나…?”

 

목욕탕으로 향하는 길. 쥬시마츠의 그 한마디가 가슴을 찔렀다. 확실히 우리가 집을 나갔다가 돌아온 뒤, 오소마츠의 외박이 잦아졌다. 평일이면 거의 항상 오소마츠는 그 사람의 집에 갔다. 우리를 설득해 다시 집으로 돌아오게 한 그 사람’.

 

길 한복판에서 울던 토도마츠와 쥬시마츠를 달래자 흐끅거리며 간신히 울음을 멈춘 브라더들을 바라보며 오소마츠를 조금 원망했다. 동생들을 울리다니쿨하지 않다고 브라더. 다시 여섯명이 모였는데, 오소마츠는 어느새 조금씩 멀어지고 있는 것 같아 가슴이 옥죄이듯 아팠다. 우리가 오소마츠를 버리고 집을 떠났을 때, 오소마츠도 이런 느낌이었을까

 

목욕탕에는 결국 도착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와 두 명씩 집의 욕실에서 몸을 씻었다. 함께 몸을 씻으면서도 토도마츠는 계속해서 오소마츠 형, 정말로 우리가 싫어진건 아니겠지?’라며 되물어왔고, 나는 매번 물론 그럴 리 없다! 브라더!’라고 당당히 대답했다. 내 대답에 토도마츠가 안심한 얼굴로 웃는 것을 보며 내심 불안해졌다.

 

정말로…?’

 

당당히 대답했지만, 나 역시 확신은 없었다. 무엇보다 그 사람이 너무나 신경쓰였다.

이불에 누워 눈을 감았지만 시계 초침 소리가 크게 들릴 정도로 정신은 또렷했다. 도저히 잘 수 없다는 판단에 감았던 눈을 뜨고 생각에 잠겼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우리는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오소마츠에게 딱 붙어 다녔다. 오소마츠의 모든 것이 우리들의 것이었고, 우리들의 것이 오소마츠의 것이었다. 그것은 친구도 마찬가지로, 오소마츠의 친구들 중 우리가 모르는 녀석은 없었다. 반대로 우리의 친구들 중 오소마츠와 친구가 아닌 녀석은 없었다. 그런데 두 달 전, ‘그 사람이 나타났다. 오소마츠의 일을 이야기하며 진지한 얼굴로 나를 설득하던 그 사람에게서 오소마츠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대는 오소마츠와 어떻게 만났지? 경마장에서? 파칭코에서 인가?”

…? 지금 그게 중요해?”

           “대답해줬으면 좋겠군.”

일단 중학교 때부터 친구인데…”

 

열심히 나를 설득하는 그 사람에게 묻자 중학교 때부터 친구였다는 충격적인 말이 돌아왔다. 우리가, 아니 내가모르는 오소마츠의 친구. 그것은 적잖이 충격적이어서 그 이후에는 어떻게 대화를 했는지, 내가 언제 치비타의 집으로 돌아왔는지 생각나지 않았다.

 

내가 모르는 오소마츠의 친구.”

 

조용히 입 밖으로 내뱉었다. 아직도 믿겨지지 않는다. 어째서 오소마츠는 그렇게 오래 인연을 이어온 친구를 우리에겐 소개시켜 주지 않았던 것인지. 그 사람이 대체 오소마츠에게 어떤 존재인지 생각할수록 가슴이 답답하고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서서히 서서히 우리가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우리는 오소마츠를 빼앗기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리고 우리가 집을 떠났던 사건을 계기로 오소마츠의 마음이 완전히 그 사람에게 향한 것은 아닐까. 엄습해오는 불안함에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

 

입안으로 퍼지는 피 맛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

 

다녀왔습니당~”

 

현관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쵸로마츠와 카라마츠가 벌떡 일어났다. 시계의 시침은 오전 10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이불에서 뛰쳐나온 두 사람은 쿵쿵쿵 소리를 내며 2층에서 내려왔다.

 

우왓! 뭐야. 너희. 일찍 일어났네? 근데 왜 다크써클이 생겼냐? 어제 늦게까지 놀았어?”

 

현관을 향해 전력으로 달려온 두 사람을 보며 오소마츠가 의아함을 감추지 않고 물었다. 카라마츠와 쵸로마츠는 그런 오소마츠의 모습에 인상을 구기며 외쳤다.

 

오소마츠! 대체 어디있다 온건가!!”

오소마츠 형! 어디서 자고 온거야?”

두 사람의 외침에 오소마츠가 놀라며 몸을 움찔했다. ‘너희 도대체 왜 그래?’라며 묻는 오소마츠를 다그치자 오소마츠가 고개를 기울이며 말했다.

 

, 시로마츠 집에 있다가 왔는데…”

“…”

“…”

오소마츠의 대답에 카라마츠는 눈썹에 더욱 힘을 주어 눈을 가늘게 했다. 쵸로마츠는 크게 한숨 쉬며 고개를 숙였다. 두 사람의 모습에 오소마츠가 너네 도대체 왜그래?’라고 물으며 신발을 벋고 마루로 올라왔다.

 

“…, 소마츠 형.”

 

쵸로마츠가 고개를 들어 오소마츠를 불렀지만 오소마츠는 크게 하품을 하며 중얼거렸다.

 

~ 졸려. 어제 한숨도 못 자서나 올라가서 잘게. 아직 이불 깔려있지?”

 

오소마츠는 말을 마치고 쵸로마츠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계단을 올랐다. 카라마츠와 쵸로마츠는 오소마츠의 등을 바라보며 멍하니 서있을 수 밖에 없었다.

 

! 오소마츠 형아~~”

 

계단을 올라 2층 방문을 열자 쥬시마츠가 눈을 반짝이며 인사했다. 오소마츠는 씩 웃으며 좋은 아침. 쥬시마츠.’라고 인사한 뒤, 쥬시마츠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입고 있던 파카를 벗어 던진 오소마츠는 잠옷으로 갈아입고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낮잠임까아?”

쥬시마츠가 묻자 오소마츠가 큭큭 웃으며 이라고 대답한 뒤, 눈을 감았다. 쥬시마츠는 말없이 오소마츠의 얼굴을 바라보다 오소마츠가 규칙적으로 숨을 내쉬며 잠든 것을 확인한 후, 조심히 오소마츠의 곁에 누워 오소마츠의 왼팔을 잡고 눈을 감았다.

 

 


 

***


 

눈을 뜨자 내 옆에는 오소마츠 형이 누워있었다. 놀라 상체를 일으키자 오소마츠 형은 잠들어있었다. 오소마츠 형의 왼편에는 쥬시마츠 형이 잠들어 있었다. 언제 돌아온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집에 돌아온 것에 감사했다.

어젯밤 쥬시마츠 형의 한마디에 등골이 오싹해질 정도로 두려움을 느꼈다. 우리를 싫어하게 된 오소마츠 형이라도 상상도 할 수 없다. 괜히 뜨거워지는 눈시울을 소매로 꾸욱 눌렀다.

 

토도마츠…?”

 

작게 훌쩍이고 있으니 잠에 취한 오소마츠 형의 목소리가 들렸다. 눈을 가리고 있던 팔을 내리자 오소마츠 형이 멍한 얼굴로 나를 보고있었다. 내가 아무말도 못하고 있자 오소마츠 형이 씨익 웃었다.

 

악몽이라도 꿨어? 에고. 할 수 없네. 이 횽아가 토닥토닥해줄게.”

 

오른팔을 들어 손짓하는 오소마츠 형이 너무 좋았다. 그대로 형의 오른팔을 베고 눕자 형은 오른팔로 내 어깨를 감싸고 천천히 토닥였다. 이미 수마에게 지배당한 오소마츠 형은 간신히 뜨고 있던 눈을 다시 감고 졸린 목소리로 말했다.

 

. ~ 자자?”

 

형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자 형이 다시 씩 웃었다. 형의 체온에 어제의 불안함이 눈 녹듯 사라졌다. 형의 잠옷을 살며시 붙잡고 눈을 감았다.

 

 



 

***


 

뭐야…”

 

눈을 뜨자 한 덩어리로 뭉쳐진 세 사람이 보여 얼굴을 구겼다. 카라마츠 형과 토도마츠와 쵸로마츠 형이 오소마츠 형이 없다고 서로 껴안고 자는 건가 싶어 조금 닭살이 돋았다. ‘하고 혀를 찬 후, 이불에서 빠져나와 옷을 갈아입고 다시 세사람을 쳐다보았다.

 

“…!”

 

느껴지는 위화감에 천천히 얼굴을 살피자 내 예상이 크게 빗나갔음을 알게 되었다. 카라마츠 형, 토도마츠, 쵸로마츠 형이 아니라 토도마츠, 오소마츠 형, 쥬시마츠가 서로 껴안고 자고 있었다. 언제 돌아온 건지 알 수 없었지만, 오소마츠 형이 집에 돌아왔다는 것에 큰 안심이 되었다. 조심조심 발을 옮겨 오소마츠 형의 머리맡에 가 쭈그려 앉았다. 오소마츠 형은 우리가 느낀 불안함 따위를 가볍게 날려버릴 만한 평온한 얼굴로 자고 있었다. 살며시 손을 뻗어 항상 오소마츠 형이 해주던 것처럼 머리를 쓰다듬었다. 부들부들한 머리카락의 감촉에 기분이 좋았다. 빗질해주듯 손가락을 벌려 머리를 쓸어주자 오소마츠 형의 눈이 천천히 떠졌다. 아직 졸린지 실눈을 뜨고 나를 올려다본 오소마츠 형이 웃었다.

 

, 이치마츠으~ 좋은 아침.”

좋은 아침. 오소마츠 형.”

~ 횽아 아직 졸리다. 이따 점심 먹을 때 깨워줘~”

. 알겠어.”

감사~”

 

형은 말을 마치고 다시 눈을 감았다. 이내 형의 숨소리가 방안에 울렸다. 아아, 언제나의 오소마츠 형이다. 우리를 싫어할 리가 없는 오소마츠 형. 사라져가는 불안함에 미소지으며 몸을 일으켜 1층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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