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적 캐릭터 해석 들어있습니다.


*장편으로 기획되어서 조금 전개가 느립니다.



*요즘 바빠서 도통 글을 쓸 수가 없네요....


*댓글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뭐해?”

1층의 거실로 내려간 이치마츠가 굳은 얼굴로 마주 앉아있는 쵸로마츠와 카라마츠에게 물었다.

이치마츠의 목소리에 쵸로마츠가 고개를 들었다.

 

, 잠시 의논할게 있어서…”

 

카라마츠가 쵸로마츠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치마츠는 작게 그래…-라고 대답한 후, 거실 구석에 자리잡고 앉았다.

쵸로마츠와 카라마츠가 뿜어내는 분위기는 제법 무거웠다.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건지 호기심에 진 이치마츠는 가만히 앉아 귀를 기울였다.

 

역시, 말을 하는게 좋아.”

, 동감이다. 브라더.”

 

손을 깍지 낀 채 이마를 갖다 대고 눈을 빛내며 쵸로마츠가 말하자 카라마츠가 머리를 쓱

빗어 올리며 말했다.

 

쵸로마츠 형. 완전 에게리온의 이카리 겐포즈.’

 

이치마츠가 멍하니 애니메이션 캐릭터 특유의 포즈를 떠올리며 생각했다.

물론 입 밖으로 내는 실수는 하지 않았다.

반만 뜬 눈으로 형인 두 사람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쵸로마츠가 이치마츠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이치마츠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 , 뭐가?”

오소마츠의 프랜드말이다. 우리도 소개받아야 하지 않을까?”

 

쵸로마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해 되묻자 카라마츠가 느끼한 얼굴로 쵸로마츠를 대신해 대답했다.

이치마츠는 가만히 입을 다물고 빤히 두 사람을 쳐다보았다.

 

“…. 나도 소개 받는게 좋다고 생각해.”

 

한참 후, 이치마츠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치마츠의 대답에 쵸로마츠가 만족했는지 계속 모양으로 다물고 있던

입꼬리를 올려 미소지었다.

 

역시 그렇지? 그럼 이따 오소마츠 형이 깨어나면 말하자.”

아아. 찬성이다. 브라더.”

…”

 

세 사람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집 밥이 맛있네~”

 

게걸스럽게 밥을 먹어 치우는 오소마츠를 세 사람이 가만히 바라보았다.

언제 말을 꺼낼까 서로 눈치를 보며 기회를 찾고 있던 세사람은 오소마츠가 밥그릇에 있는

밥을 전부 비우고, 빈 밥그릇을 내려놓자마자 동시에 입을 열었다.

 

“””오소마츠()!!”””

?”

“””(오소마츠)의 친구 우리에게도 소개시켜줘!”””

뭐어~?”

 

동생들의 말에 오소마츠가 놀라며 외쳤다. 세 사람의 말에 놀란 것은 오소마츠 뿐만이 아니었다.

쥬시마츠와 토도마츠도 놀랐지만 본인들도 생각하고 있었던 말이었는지 이내 오소마츠를

빤히 쳐다보며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자신에게 집중된 동생들의 시선에 오소마츠는 당황스러웠다.

자기가 뭘 하든 별 신경도 안 쓰던 동생들이 갑자기 친구를 소개시켜달라니.

동생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오소마츠가 알 길은 없었다. 놀라 벌린 입을 다문 오소마츠가 웃으며 말했다.

 

싫어.”

“””!!”””

 

가만히 자신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동생들은 놀라 눈을 크게 떴다.

오소마츠가 자신들의 부탁을 거절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던 세 사람이었다.

그도 그럴게 오소마츠는 항상 난 장남이니까.’라며 동생들의 부탁을 거절하는 일이 드물었다.

그 이치마츠 마저도 항상 반만 뜨고 있던 눈을 크게 뜨고 입을 벌렸다.

오소마츠의 거절에 쥬시마츠도, 토도마츠도 놀랐다. 제일 먼저 이성을 찾을 토도마츠가 물었다.

 

, 왜애?”

그냥?”

싱거운 오소마츠의 대답에 토도마츠가 말을 잃었다. 오소마츠는 한번 씩 웃고는

이미 빈 밥그릇을 들고 일어났다.

 

나 파칭코 갔다올게~”

 

어느새 점프수트로 옷을 갈아입은 오소마츠가 여전히 테이블 앞에 앉아있는 동생들에게

툭 던지듯 말하곤 집을 나섰다.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려오자 쵸로마츠의 모양의 입이 더욱 짙어졌다.

 

설마 거절할 줄이야.”

 

쵸로마츠의 중얼거림에 카라마츠가 당황해하며 말했다.

 

, 이제 어쩌면 좋단 말인가! 쵸로마츠으!!! , 형님이 no라고 말할 줄은!”

쿠소마츠. 시끄러.”

 

큰 소리로 외치는 카라마츠의 눈가엔 어느새 눈물이 맺혀 있었다.

이치마츠는 이치마츠대로 어두운 분위기를 팍팍 풍기며 애꿎은 밥만 젓가락을 푹푹 쑤셨다.

그런 형들의 모습을 잽싸게 스마트폰으로 찍으며 토도마츠가 말했다.

 

으휴~ 한심하긴. 그렇게 대놓고 물어보면 어떻게 해~ 내가 나서야겠네~”

파이팅 톳티!!”

 

토도마츠는 하며 숨을 내쉬고는 2층으로 올라가 옷을 갈아입었다.

미팅을 위해 아끼고 아끼던 새 옷을 꺼내 입은 토도마츠는 오소마츠가 항상 가는

파칭코로 발길을 옮겼다.

 

 

오소마츠 형!”

? 톳티? 뭐야. 너도 오늘 하러 온거야?”

~ 오늘은 왠지 느낌이 좋아서~”

근데 무슨 옷차림이 그러냐? 어디 선 보러 가?”

 

푸하핫하며 대폭소를 하는 오소마츠를 잠시 노려본 뒤 토도마츠는 파칭코 기계로 시선을 돌렸다.

 

저기, 오소마츠 형.”

으응~”

 

멋지게 돈을 모두 날린 오소마츠가 풀죽은 얼굴을 돌렸다. 오소마츠의 손엔 텅텅 비어버린 얇디 얇은 지갑이 들려있었다. 반면 토도마츠의 주머니는 지폐로 한 가득이었다.

토도마츠는 소악마처럼 웃으며 자신의 지갑을 오소마츠의 눈 앞에서 흔들었다.

 

오늘 내가 딴 돈~ 줄까~?”

? 괜찮아?? 그럼 줘!!!!”

 

눈을 반짝이며 말하는 오소마츠의 모습에 토도마츠의 미소가 더욱 깊어졌다.

 

그럼~ 나 부탁 하나만 들어주라~”

뭐든지 말만 하십시요!! 톳티!!!”

톳티라는 별칭에 토도마츠의 미소가 살짝 일그러졌다. 하지만 이내 밝은 미소를 짓는

토도마츠는 과연 드라이몬스터였다.

 

그럼~ , 오소마츠 형 친구 좀 소개시켜줘~”
“…
?”

 

토도마츠의 말에 오소마츠가 멈칫하자 토도마츠가 지갑을 흔들며 말했다.

 

아니~ 다음번에 미팅이 있는데~ 또 남자 한 명이 모자라단말이야~”

그럼 내가 갈께!!! 내가!!!”

형은 바로 여자애들 만지려고 하잖아.”

안 만지면 되잖아!”

~!”

“…그럼 내 친구 데려갈려고?”
!”

 

오소마츠는 웃는 얼굴로 말하는 토도마츠를 잠시 바라보더니 한숨을 푹 쉬었다. 그리고 토도마츠에게 맞춰 걷던 걸음을 재촉해 앞서 걸었다.

 

됐다~. 나 돈 필요 없어~”

…?!”

나 다른데 좀 들렸다 갈게~ 먼저 들어가봐~”

손을 휘적휘적 흔들고는 오소마츠가 서서히 멀어졌다. 토도마츠는 오소마츠가 돈을 거절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그 자리에서 한동안 움직일 수 없었다.

 

 

 

거짓말오소마츠 형이돈을 거절했어..?”

 

집에 돌아와 상황 보고를 마치자 쵸로마츠가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말했다.

토도마츠 역시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쥬시마츠와 카라마츠 역시

얼이 빠진 모양이었다.

모두가 침묵한 가운데 거실에는 시계바늘의 똑딱이는 소리만이 울렸다. 분위기는 잔뜩 가라앉아 모두 굳은 얼굴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럼~ 내일은 내가 말할까아~?”

 

쥬시마츠가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평소에 쥬시마츠라면 오소마츠도 한 수 접고 들어가는 걸 아는 형제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쥬시마츠라면 부탁을 들어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담아 밝은 얼굴로 쥬시마츠를 쳐다보았다.

모두의 시선에 쥬시마츠의 얼굴이 조금 어두워지는 것을 이치마츠가 눈치채고 입을 열었다.

 

그만 두지.”

 

이치마츠가 조용히 말하자 모두의 시선이 순식간에 거실 구석에 앉아있는

이치마츠에게 집중되었다. 쵸로마츠가 잔뜩 인상을 구기며 어째서?’라고 묻자

이치마츠가 목소리를 조금 높였다.

 

막내인 토도마츠가 돈으로 회유해도 안 넘어갔잖아. 쥬시마츠라고 다를 것 같지 않고. 그리고

이 이상 캐물었다가 우리한테 화낼지도 모르고…”

“…”

 

이치마츠의 발언은 모두가 무시하고 있던 사실을 억지로 끌어내어 눈 앞에 들이대고 있었다.

다시금 거실엔 무거운 공기가 맴돌았다. 쵸로마츠가 크게 한숨 쉰 후,

!’하고 큰 소리를 내며 박수를 쳤다.

 

그럼 이렇게 하자.

오소마츠형에게 직접 부탁하지 말고 우리끼리 어떻게든 알아보는 쪽으로.”

“”””…””””

 

쵸로마츠의 제안에 모두가 작게 대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있잖아~ 왜 내 동생들은 너를 만나고 싶어하는 걸까나아~”

?”

 

토도마츠와 헤어진 뒤, 지갑 한 구석에 남겨둔 비상금으로 시로마츠의 집에 쳐들어 온

오소마츠가 말했다.

시로마츠의 집에 들어오자마자 허락도 구하지 않고 멋대로 침대에 드러누운

오소마츠였지만, 시로마츠도 별다른 불만을 말하지 않았다.

편히 침대에 누워 손을 뻗어 기지개를 한번 피고는 팔로 눈을 가린 오소마츠를 시로마츠가

가만히 바라보았다.

 

이번엔 또 뭐야?”

아니이~ 이상하게 요즘 동생들이 자꾸 널 소개시켜 달래서~”

“…소개시켜주기 싫은 이유는 내가 너만의 친구이길 바래서야?”

 

시로마츠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동생들의 부탁이라면 불가능한 것일지라도 어떻게든

들어주는게 오소마츠다.

동생들이 자신을 소개시켜 달라고 했다면 그것이 싫어도 그 부탁을 들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보여주는 오소마츠의 행동은 뭔가 이상했다.

 

“…”
.”

 

대답을 망설이는 오소마츠를 불러 재촉하자 오소마츠가 몸을 돌려 벽을 향한 채

작게 대답했다.

 

널 소개시켜주면 너랑만 놀지도 모르잖아.”

좀 구체적으로 말해봐.”

 

시로마츠의 재촉에 오소마츠가 고개를 돌려 시로마츠를 노려보았다.

뭐 그런걸 물어봐.’라는 얼굴이었지만 시로마츠는 전혀 신경쓰지 않은 채,

오소마츠를 빤히 바라보며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의 기싸움 끝에 패배한 오소마츠가 머뭇거리며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았다.

 

너는 나랑 가장 친한 친구잖아. 그 이야긴 내 동생들하고도 친해질 수 있다는 거고.

그럼 내가 널 소개시켜주면 나는 버리고 너랑만 놀 것 같다고.

너는 내가 봐도 괜찮은 친구니까. 망할 니트 장남보다야 너 같은 친구가 더좋을거고.”

, 너는 동생들을 내게 뺏길 것 같다.. 이 얘기야?”

“….”

대체 넌 얼마나 동생 중심인거냐.’

시로마츠가 속으로 중얼거렸다. 거짓말을 조금 보태서 오소마츠가 하는 모든 행동의 뒤편에는

동생들이 있었다. 정말로 오소마츠의 정체성(아이덴티티)는 동생들이 아닐까하고

시로마츠는 생각했다.

황당함을 뒤로 하고 시로마츠가 오소마츠에게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었다.

 

바보냐. 나는 뭐 니 동생들하고 만나고 싶은 줄 아냐? 친구는 너로 충분해.

그리고 네 동생들이 너를 버리고 날 선택할 리 없고.”

“…

 

오소마츠의 목소리는 조금 떨리고 있었다. 시로마츠는 몸을 기울여 벽에 파묻어져 있는 오소마츠의 얼굴을 확인했다. 그리고 아무말 없이 오소마츠의 어깨를 토닥였다.

 

동생들이 널 버릴지도 모른다는 상상만으로 울지 말아라, 임마.”

 

시로마츠가 작게 한숨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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