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9년이 되고 벌써 한달 넘게 흘렀네요ㅎ

  제 블로그에 와주시는 모든 분들, 2019년 새해에는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빌어요^^


 * 카라오소 초단편입니다.


 * 이번에 새로 나온다는 오소마츠상 드라마CD의 샘플을 듣고 뽕이 차서 써 보았습니다ㅎ


 * 오소마츠와 카라마츠가 이미 사귀는 사이.


 * 공미포 3,430자.  오탈자는 추후 수정하겠습니다.



 * 부족한 글이지만 재미있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얏!”

제 머리에 박힌 카라마츠의 주먹에 오소마츠가 머리를 감싸쥐고 성난 눈으로 주먹의 주인을 노려보았다. 

손에 쥐고 있는 귀이개를 거칠게 바닥에 던진 오소마츠가 씩씩대며 벌떡 일어나 카라마츠에게 손가락을 걸었다.


“왜 때리는데!!”

“그러니까 들어올 때는 들어온다고 말을 하라고 했잖아!”

오소마츠의 삿대질에 덩달아 일어난 카라마츠도 목소리를 높였다. 

오소마츠는 카라마츠의 비난에 발을 쾅쾅 구르며 눈썹을 세웠다.


“했잖아!”

“말하자마자 푹 쑤셔 넣지 말라고!”

“해달라고 해서 해줬는데 뭐 그렇게 말이 많아!!”

“오소마츠가 이렇게 못할 줄 알았다면 부탁하지 않았을 거다!”

노구치(1000엔)까지 꺼내가며 부탁한다 사정사정해서 할 수 없이 해줬건만 괘씸하게 큰소리로 불평하는 카라마츠의 태도에 오소마츠는 화를 참을 수 없었다. 

뭐가 다정한 연인 사이의 스킨십인가. 

카라마츠가 어떤 식의 다정한 시간을 상상해 부탁했는지 몰라도 지금 이 상황은 그 상상과 정반대일 것이 분명했다. 

오소마츠는 분함을 이기지 못하고 먼저 자리를 박차고 나와 쿵쿵, 계단을 부술 기세로 내려와 거실문을 벌컥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자신에게 꽂히는 동생들의 시선에 오소마츠는 숨을 몰아내쉬며 토도마츠와 쵸로마츠 사이에 엉덩이를 끼워 앉았다.


“오소뫄~츠? 아직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다!”

“하? 아니, 끝났거든? 내가 그렇게 못하면 다른 녀석한테 부탁하던가!”

오소마츠를 따라 거실에 들어온 카라마츠를 향해 날카롭게 외친 오소마츠는 고개를 팩 돌렸다. 

오소마츠와 카라마츠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쵸로마츠는 한심하다는 생각을 얼굴에 드러내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 무슨 일인데….”

“그게….”

쵸로마츠의 질문에 카라마츠가 선뜻 대답하지 못하는 사이 오소마츠가 쵸로마츠에게 칭얼대며 달라붙었다.


“쵸로 씌~, 내가 귀를 좀 못 판다고 화를 내는 게 정상이라 생각해?”

“하? 그건 또 무슨 소리야.”

“한다고 말하고 했는데도 개똥마츠가 뭐라 하잖아—.”

입을 삐죽 내밀고 테이블에 엎드리는 오소마츠에서 시선을 돌린 쵸로마츠가 카라마츠에게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설마 카라마츠 형, 오소마츠 형한테 귀청소 부탁했어?”

“응? 아, 아아-.”

“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투로 쵸로마츠가 되묻자 카라마츠가 “아…, 그게….” 하며 목소리를 흐렸다. 

쵸로마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오소마츠를 가리키며 증언하기 시작했다.


“오소마츠 형, 귀청소 잘 안하잖아. 해도 면봉으로 슥슥 대충하는 사람한테 무슨 귀청소를 부탁해. 당연히 못하지.”

“엩, 그런…, 가?”

쵸로마츠의 말에 카라마츠가 눈썹을 내리고 오소마츠를 응시했다. 

카라마츠를 따라 이치마츠, 쥬시마츠의 시선도 저에게 머물자 오소마츠가 억울하다는 얼굴로 허리를 폈다.


“아니! 내 귀는 따로 청소 안해도 항상 깨끗하거든!? 카리스마 레전드라고!”

“‘카리스마 레전드’가 여기서 왜 나와…. 오소마츠 형은 그냥 게으른거야.”

“아니라구! 그럼 쵸로 씌는 어떤데!!”

“나는 평범하게 귀이개로 일주일에 한 번은 한다고.”

반쯤 뜬 눈으로 오소마츠를 보며 차갑게 대답하는 쵸로마츠의 목소리에 오소마츠가 “우웃….” 하고 숨을 삼켰다. 

자신의 편일 것이라 생각했던 쵸로마츠의 배신에 오소마츠는 구원타자를 찾아 쥬시마츠에게로 눈을 돌렸다.


“쥬시마츠는?”

“지는 이치마츠 형아가 해주구만유~.”

“에엑!?”

커다란 공 위에서 균형을 잡으며 놀던 쥬시마츠의 해맑은 미소에 형제 일동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구석에서 고양이를 쓰다듬던 이치마츠는 한번에 쏠린 눈길에 어깨를 움찔하며 눈을 피했다.


“설마 어둠마츠 형이 그런 걸 할 줄은….”

줄곧 스마트폰을 잡고 있던 토도마츠의 혼잣말에 오소마츠가 화색이 되어 토도마츠를 향해 고개를 홱 돌렸다.


“톳티는 어떤데?”

“나는 물론 전용 클리너 쓰고 있지~.”

“전용 클리너어~?”

윙크로 귀여운 얼굴을 만들어 손가락을 가볍게 흔드는 토도마츠의 대답에 오소마츠는 얼굴을 팩 구겼다. 

이 방 안에 제 편을 들어줄 이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오소마츠가 얼굴을 구기자, 카라마츠의 의기양양한 목소리가 넘어왔다.


“알겠나? 오소마츠~? 그러니까 이 카라마츠 님이 특훈을 해주지.”

“하아!? 무슨 특훈!?”

“귀청소 특훈이다.”

“필요없거든요!?”

어깨에 올려진 카라마츠의 손을 쳐냈지만 카라마츠는 “응~?” 하고 입꼬리를 올리고 오소마츠의 팔을 잡아 일으켰다. 

부담스럽게 눈을 반짝이는 카라마츠의 손에 질질 끌려가는 오소마츠를 동생들은 누구도 붙잡지 않았다.



“오소마츠.”

“뭐.”

2층 방에 카라마츠와 마주보고 삐딱하게 앉은 오소마츠가 뚱한 얼굴로 대답했다. 

뿌루퉁하게 저를 보는 오소마츠를 보며 통통, 제 무릎을 두드린 카라마츠가 귀이개를 손에 들고 오소마츠를 불렀다.


“여기 누워라.”

“응?”

“내가 시범을 보여주겠다.”

“엑. 싫은데.”

“오소뫄~츠?”

“아~, 알겠어. 알겠다구—.”

이럴 때의 카라마츠는 질기기 때문에 거절한다 해도 계속 고집을 부릴 것을 잘 알기에 오소마츠는 크게 한숨을 내쉬며 카라마츠 무릎에 얌전히 머리를 누였다.


‘딱딱해….’

머리 아래에서 느껴지는 단단한 카라마츠의 허벅지의 감촉에 오소마츠가 눈을 굴렸다. 

타인의 무릎베개는 어릴 적 엄마인 마츠요에게 받은 것이 마지막이었다. 

푹신하고 포근했던 마츠요와 달리 말랑한 살 하나 붙어있지 않은 카라마츠의 무릎에 후회가 몰려오는 오소마츠였다.


“한다.”

“으, 응.”

카라마츠의 목소리에 묻은 긴장에 오소마츠도 사뭇 엄중하게 대답했다. 

카라마츠를 등지고 누워있는 탓에 카라마츠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지만 서서히 귀로 다가오는 귀이개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귀이개가 귓바퀴를 지나 귓속으로 들어오기 직전 꿀꺽, 침을 삼킨 오소마츠가 귀를 긁어내는 감각에 부르르 몸을 떨었다.


“우왓!? 갑자기 움직이면 위험하잖나, 오소마츠!”

“이상해! 느낌이 이상하다구!!”

카라마츠의 핀잔에 일어난 오소마츠가 손으로 귀를 막고 울상이 되어 외쳤다. 

아주 어릴 적, 마츠요의 손을 떠난 오소마츠의 귀는 면봉 외에는 침입을 허락한 적 없는 성역이었다. 

대나무로 만들어진 딱딱한 귀이개의 촉감이 주는 낯설음에 오소마츠는 당장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가득이었다. 

오소마츠가 도망칠 기회를 보고 있는 것을 이미 눈치챈 카라마츠는 싱긋-, 얼굴 가득 미소를 피우고 오소마츠의 팔을 단단히 붙잡았다.


“금방 익숙해질 거다. 자, 다시 누워라.”

“너, 뭔가 무셔!!”

후후후, 묘한 웃음을 늘리며 다시 무릎을 팡팡 두드리는 카라마츠의 보이지 않는 강압에 오소마츠는 ‘끄응’ 신음하면서도 카라마츠에게 민감한 귓속을 맡겼다.


슥-,

귓속에서 울리는 귀이개 소리가 주는 두려움에 두눈을 질끈 감은 오소마츠는 빨리 이 고문같은 시간이 끝나기를 빌었다.


사각사각,

스걱스걱,


고막 바로 옆에서 들리는 소리에 눈썹을 치푸리고 치솟는 불안을 참아내길 수 분. 

서서히 퍼지는 묘한 만족감에 오소마츠가 질끈 누르고 있던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카라마츠가 조종하는 귀이개가 닿는 곳마다 자각하지 못했던 간지러움이 느껴졌다. 

꼭 손이 닿지 않는 곳을 누가 긁어주는 것처럼 시원함과 함께 퍼지는 만족감에 절로 긴장이 풀어졌다. 

사각사각, 종이에 미끄러지는 연필이 내는 소리와 닮은 기분 좋은 소음이 고막을 어루만지고, 부드럽게 귓속을 긁어내는 귀이개는 발끝까지 차오르는 편안함을 내려주었다.


“흐햐아—.”

귀청소를 끝내고 잔여물을 날려보내려 귓가에 불어넣는 카라마츠의 숨결에 저도 모르게 녹아내리는 신음을 뱉어낸 오소마츠가 당황해 입을 틀어막고 일어났다.


“….”

“…바, 반대편 아직 남았으니까 다시 누워라.”

“으, 응…….”

언뜻 교성으로도 들릴 수 있는 소리를 내뱉은 것에 당황해 변명도 하지 못하는 오소마츠를 카라마츠가 차분히 끌어당겼다.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진 머리는 달리 다른 방도를 찾아내지 못하고 카라마츠 말에 따라 몸을 돌렸다. 

카라마츠의 배를 향해 누워 다시 귓속으로 슬금슬금 들어와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기분 좋음을 선사하는 손길에 오소마츠는 당혹감도 잊고 살포시 눈을 감았다. 

귓속에서 규칙적으로 울리는 소음과 가까이서 느껴지는 카라마츠의 체온, 그리고 아주 살며시, 포근하게 닿는 카라마츠의 숨소리가 오소마츠를 노곤노곤한 잠의 세계로 유혹했다. 

토끼를 쫓다가 깊은 구멍에 빠진 앨리스처럼 오소마츠는 저도 깨닫지 못한 채 깊은 잠 속으로 떨어졌다.



“후우~, 이제 끝났다.”

“….”

“응? 오소마츠?”

불러도 대답않는 오소마츠를 내려다본 카라마츠는 빙그레- 입꼬리를 끌어올리고 상냥하게 오소마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렇게 싫어했으면서 자신의 무릎 위에서 새근새근 평온하게 잠든 오소마츠를 내려다보며 카라마츠가 부드러운 숨을 내쉬었다. 

이런 순간을 원해서 오소마츠에게 귀청소를 부탁했던 카라마츠였다. 

꿈 속에서 뭘 먹는지 우물우물 작게 입을 움직이는 오소마츠의 모습에 풋, 온화한 웃음을 흘린 카라마츠가 오소마츠의 가슴을 통통, 잘게 두드렸다. 

더없이 기분 좋은, 행복한 꿈을 꾸기를 바라며 통통, 통통, 오소마츠를 더 깊은 꿈 속으로 이끌며 가만히 오소마츠를 바라보았다.







 *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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