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라오소 전력 60분에 참여해보았습니다.


* 플롯도 없이 1시간만에 쓴 글이라 짧아요..ㅎㅎ


* 공미포 2,391자.  오탈자는 추후 수정하겠습니다.



* 부족한 글이지만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비밀연애’ 라는 단어는 아마도, 아니 분명히 백수에 모쏠인 육둥이에겐 연이 없는 것이었다. 

‘연애’의 ‘연’과도 인연이 없는 육둥이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비웃음 당해도 뭐라 반박할 수 없었으니까.


그런데 설마, ‘비밀연애’가 오소마츠 자신의 것이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오소마츠는 자신의 바로 아래 동생이자 파란색이 어울리고 상냥하지만 안쓰러운, 마츠노 카라마츠라는 남자와 연애를 하고 있다. 

동생을 향한 자신의 마음을 자각하고 무덤까지 가져가자고 다짐했던 때도 있었지만, 세상일은 어떻게 흘러갈 지 모르는 것이었다. 

자신의 동생이 먼저 사랑을 고백해 올 줄 어찌 알 수 있었을까. 

새빨간 얼굴로 짙은 눈썹을 슬프게 늘어뜨리고 항상 끼고 있던 선글라스도 없이, 안쓰러운 미사여구 없이, 똑바로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는 카라마츠에게 오소마츠도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 

오소마츠의 대답에 온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환호하며 눈물을 글썽인 카라마츠와 마주 잡은 손은 너무나 따뜻했다. 

그렇게 일생 처음 시작한 ‘연애’는 다른 이에게, 특히 가족에게 절대 드러낼 수 없는 비밀이 되었다. 

온갖 사고를 치고, 온갖 괴상한 일을 겪었던 육둥이기에 장남과 차남이 사귄다는 말을 들어도 시큰둥하게 넘길 수도 있겠지만, 오소마츠와 카라마츠는 가족들 앞에서는 형제 이상의 관계를 드러내지 않기로 약속했다. 

가족에게 말해도 큰 문제 없다면 말해도 될텐데 어째서라고 묻는다면 오소마츠는 “그냥.” 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처음하는 연애에 가슴 설레고, 긴장하고, 두근거리는 모든 것을 어쩌면 혼자 간직하고 싶어서 일지도 모르겠다. 

오소마츠와 카라마츠는 그렇게 가족 앞에서 단순한 ‘형제’를 연기하며 둘만의 감정을 더욱 소중히 키워나갔다.



“아~, 이 사람들 역시 사귀고 있었네-.”

건조하게 울리는 토도마츠의 목소리에 오소마츠가 몸을 기울여 토도마츠의 스마트폰 화면을 훔쳐보았다. 

드라마에서 연인으로 출연했던 두 배우의 데이트 장면을 찍은 사진과 함께 비밀연애를 폭로하는 가쉽기사에 오소마츠는 “흐응~.” 하고 무관심하게 신음했다. 

토도마츠는 오소마츠에 상관하지 않고 화면을 터치하며 “연애하는데 티가 안 날 리 없지~.” 하고 확신에 차서 중얼거렸다. 

토도마츠의 그 말에 오소마츠는 저도 모르게 터져 나오려던 웃음을 삼키고 눈을 만화책으로 돌렸다.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면 아무리 숨겨도 다른 이가 알아챌 수 있는 분위기가 새어나오기 쉽다. 

연기를 생업으로 하는 배우라도 그것을 숨기기는 어려울 것이다. 

오소마츠는  TV에서 자주 나오던 광고 노래를 흥얼거리며 꽤 잘 숨기고 있는 자신에게 남몰래 감탄했다. 

물론 오소마츠와 카라마츠도 완벽하게 티를 안 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동생들에게 들킬 정도는 아니었다. 

매일, 24시간 함께 있는 가족에게 들키지 않는 정도라면 타인은 전혀 알 수 없을 것이라, 그렇게 생각하며 오소마츠가 만화책을 붙잡고 있던 손을 상 아래로 내렸다. 

양 손으로 잡아 들고 있던 만화책을 상에 내리고 한 손으로 턱을 괸 오소마츠의 신호에 카라마츠의 눈매가 부드럽게 휘었다. 

형제 이상의 특별한 관계가 된 뒤로, 카라마츠는 항상 오소마츠 옆에 있었다. 

단순한 형제일 때에도 카라마츠는 차남으로서 장남인 오소마츠 옆을 고집했으니, 오소마츠 옆에 카라마츠가 있다고 해서 동생들이 그를 의심스럽게 보는 일은 없었다. 

거울을 쥐고 있던 손을 하나 떼어내 상 아래 저를 기다리고 있는 오소마츠의 손 옆에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아슬아슬하게 서로의 손가락이 닿지 않을 정도의 거리를 두고 안착한 카라마츠의 손은 곧 슬금슬금 때를 기다리며 손가락을 움찔였다.

“큭큭큭.”

만화를 보고 웃는 오소마츠의 웃음소리에 살포시 옅은 미소를 올린 카라마츠가 조심스럽게 손가락을 들어올려 오소마츠의 손을 톡톡 건드렸다.

‘팔락’, 책장이 넘어가는 소리와 함께 오소마츠의 손가락이 카라마츠의 손가락을 감쌌다. 

금방이라도 손을 풀 수 있을 정도로 미약하게 손가락을 겹친 오소마츠와 카라마츠는 이따금 말을 걸어오는 동생들과 대화하며 서로의 온기를 나눴다.



“흐암~.”

크게 하품을 하며 코타츠에 늘어진 오소마츠가 건너편에 누운 이치마츠의 등을 멍청히 응시했다. 

코타츠에서 한발짝도 나가지 않고 손으로 바닥을 더듬어 TV 리모컨을 찾아낸 오소마츠가 전원 버튼을 누르자, 뉴스 기상캐스터가 한파주의보라며 기온을 가리키고 있었다. 

영하로 떨어진 날씨에 살을 에는 칼바람이 합쳐져 동장군의 힘을 더욱 세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이런 날에 어디를 나간 것인지, 거실에는 오소마츠와 이치마츠만이 남아 있었다. 

잠버릇이 남은 머리를 흔들며 다시금 입이 찢어지라 하품을 한 오소마츠가 몸을 부르르 떨며 코타츠 중앙에 놓인 귤 바구니에 시선을 고정했다.

적당히 차갑게 식은 귤을 먹고 싶지만 코타츠에 넣은 손을 빼고 싶지는 않았다. 

방금 막 일어나 아직 잠옷차림인 탓에 오소마츠가 느끼는 추위는 후드 차림의 이치마츠보다 더했다. 

오슬오슬 떨리는 몸을 잔뜩 웅크리고 코타츠에 폭 틀어박힌 오소마츠가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응? 형님 뿐인가?”

“아니~. 저쪽에 이치맛쨩도 있어.”

“오, 그렇군.”

“이 추운 날 어디 갔다 온 거?”

“음? 아아. 마미의 신성한 퀘스트가 있어서 말이지.”

“아, 그래.”

‘딱’ 하고 손가락을 튕기며 멋진 자세로 말하기 시작하는 카라마츠를 무시한 오소마츠가 TV로 눈을 돌렸다. 

카라마츠는 잠든 이치마츠는 물론이고 오소마츠도 제게 눈을 주지 않자 하던 말을 멈추고 조용히 코타츠에 들어갔다. 

오소마츠 옆에 들어가 몸을 녹이며 귤 바구니에 손을 뻗은 카라마츠는 익숙하게 귤 껍질을 벗기기 시작했다. 

눈은 TV에 고정하고 옆에서 들려오는 카라마츠의 귤까는 시큼한 소리에 집중한 오소마츠는 곧 툭, 상에 울리는 소리에 허리를 폈다.


깔끔하게 껍질을 벗기고 오소마츠가 싫어하는 하얀 부분도 없앤 귤이 상에 놓였다. 

카라마츠는 자신이 깐 귤에 흥미가 없다는 듯이 귤을 하나 더 가져와 껍질을 까기 시작했다.

빙그레-, 온화하게 퍼진 미소로 오소마츠가 귤을 집어올렸다. 

둥그런 귤을 반으로 쪼개 하나씩 입에 넣고 씹으면 상큼하고 달달한 귤즙이 입안에 가득 퍼졌다. 

행복한 미소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귤을 먹는 오소마츠를 시야 구석에 담고 귤을 까는 카라마츠의 입가에도 잔잔한 미소가 걸렸다.




들켜도 크게 상관없는 비밀.

둘만의 연애는 오늘도 세상에 오직 두 사람만이 만끽하고 있었다. 





*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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