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만에 중편입니다. 이 이야기도 빨리 마무리해야겠네요..
* 본래 상, 중, 하 3편으로 하려던 것이 플롯을 다듬는 과정에서 길어지고 말았습니다.
5편 정도로 완결날 것 같습니다.
* 이번편은 카라마츠 시점입니다.
* 이번편은 제가 꽤 오래전에 썼던 거라 글 실력이... 제가 봐도 오글거릴 정도로 미숙합니다...ㅠㅠ
부족한 글이지만 재미있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마츠노 카라마츠는 자신의 단 한 명의 형을 사모하고 있었다.
동생들 모두가 자신을 무시하고, ‘아프다’며 피하는데도 오소마츠는 카라마츠에게 가장 필요했던 한 마디를 해주었다.
“넌 변하지 않아도 돼, 카라마츠.”
그 말에 바닥이 보이지 않는 절벽에서 간신히 풀뿌리를 붙잡고 있는 자신에게 구원의 동아줄이 내려왔다.
한없이 가라앉아 있던 자신을 너무나 가볍게 들어올려 빛을 보여준 오소마츠에게 카라마츠는 그 순간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동성에 일란성 육쌍둥이. 너무나 불리한 조건을 깨닫고 이내 카라마츠는 자신의 연정을 숨기기로 했다.
오소마츠가 곁에 있으면 심장이 두근거려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지만, 필사적으로 감췄다.
보통의 동생을, 허세 가득하고 아픈 카라마츠를 연기했다. 하지만 오소마츠는 항상 카라마츠를 똑바로 보고 말해주었다.
“카라마츠~, 너무 무리하지마?”
카라마츠가 무엇 때문에 무리하는지 오소마츠는 묻지 않았다.
다만, 카라마츠가 조금이라도 힘들어하는 기색을 보인다면–그것이 동생들 중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미약할지라도- 오소마츠는 귀신같이 눈치채고 카라마츠를 보듬어 주었다.
‘이러면 안 반할 수가 없지 않은가 형님…’
한없이 다정하고 믿음직스러운 오소마츠를 향한 카라마츠의 연정은 하루가 다르게 커가고 있었다.
연정이 커질수록 불안도 함께 커지고 있는 것을 카라마츠는 알고 있었다.
혹시 만의 하나라도 이 연정을 들킨다면, 오소마츠에게 들킨다면, 분명 질색하겠지.
자신을 경멸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사라지지 않아 더 필사적으로 연기를 했다.
이치마츠가 카라마츠의 옷을 입고 그것을 얼버무리기 위해 오소마츠에게 고백했을 때, 질겁을 하며 뒷걸음치는 오소마츠의 모습을 카라마츠는 자는 척하며 전부 지켜보았다.
‘히이익!!’하고 비명지르며 자신의 옷을 입을 이치마츠에게서 떨어지는 오소마츠의 등을 보며 카라마츠는 차오르는 눈물을 닦아냈다.
만약 자신이 오소마츠에게 고백했을 때, 저런 반응이 나온다면…
카라마츠는 가슴을 움켜쥐었다. 상상만으로 가슴이 옥죄어 터질 것만 같았다.
아무리 숨기려 해도 사람의 몸은 솔직해서 카라마츠가 연정을 숨기려 오소마츠와의 거리를 벌려도 어느새 오소마츠를 눈으로 쫓고 있었다.
계속 눈으로 쫓다 보면 어느새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항상 동생들에게 어리광을 부리고 억지를 쓰는 오소마츠가 얼마나 동생들을 사랑하고 있는지, 힘든 일이 있으면 혼자서 참아내고 전부 자신이 떠안고 있는 것을, 장남이라고 스스로 되새기며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있는 것을, 카라마츠는 알게 되었다.
전부 카라마츠가 단순한 ‘동생’이었을 때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었다.
동생들에게 어리광을 부리지만 동생들이 매섭게 오소마츠를 내칠 때, 오소마츠는 한 순간 괴로운 얼굴을 했다.
하지만 그것은 너무나 짧은 찰나의 순간으로 동생들이 오소마츠의 괴로운 얼굴을 눈치채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오직 ‘동생’을 벗어난 카라마츠만이 오소마츠의 슬픔을 눈치채고 함께 아파했다.
더 이상 혼자 짊어지지 말라고, 내게도 짊어지게 해달라고- 그렇게 말하기 위해, 오소마츠를 찾아 헤매다가 카라마츠는 어릴 적 자주 갔었던 공원 벤치에 앉아있는 오소마츠를 발견했다.
힘없이 축 늘어져 고개를 숙이고 있는 오소마츠의 둥근 등이 너무나 가슴 아팠다.
입술을 작게 깨문 카라마츠가 망설이면서 오소마츠에게 다가갔다.
“나한테 미루지 말라고!!!!!!!”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벤치에서 벌떡 일어나 하늘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는 오소마츠의 모습에 카라마츠가 놀라 걸음을 멈췄다.
오소마츠의 저런 얼굴은 처음 보는 것이었다. 괴롭고 슬퍼하는 얼굴, 우는 것은 아닌가 하고 바라보았지만 눈물은 흘리지 않았다.
다시 벤치에 털썩 주저앉은 오소마츠를 부르자 오소마츠가 고개를 들고 카라마츠를 불렀다.
그 얼굴은 어느새 ‘장남’의 얼굴로 돌아가있어, 카라마츠는 조금 안타까웠다. 자신에게도 그런 얼굴을 보여준다면 온 맘과 몸을 다해 위로해줄텐데…
“정말로 이제 괜찮아. 고민하고 있는 게 있긴 하지만, 내 선에서 정리할 수 있고. 정 힘들면 말할 테니까.”
웃으며 말하는 오소마츠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 말이 단순히 자신을 달래기 위한 빈말이라는 것을 지금의 카라마츠는 알 수 있었다.
오소마츠는 또 다시 혼자 짊어지고 카라마츠에겐 아무말도 하지 않을게 뻔했다.
‘그래선 안 돼.’
솔직하게 오소마츠에게 혼자서 떠안지 말라고 말해도 오소마츠는 특유의 무방비한 웃음을 보이며 시치미를 뗄게 분명했다.
카라마츠는 말로 하는 대신에 행동으로 보여주자고 다짐했다.
쵸로마츠의 옆에서 호들갑을 떨며 진수성찬을 집어먹는 오소마츠를 보며 카라마츠는 결심을 굳혔다.
“나 파칭코 간다~”
이미 점심 때가 지난 오후, 제일 늦게 일어난 오소마츠가 옷을 갈아입자마자 손을 휙휙 흔들며 말했다.
거실에 앉아 거울을 쳐다보던 카라마츠가 급히 일어나 오소마츠에게 말했다.
“아, 오소마츠! 기다려라. 오늘은 나도 간다.”
“어레~? 그럴래?”
평소 파칭코는 잘 가지 않는 카라마츠가 먼저 가겠다고 말한 것에 의아해하며 오소마츠가 손을 까닥였다.
“그럼
가자~.”
오소마츠의 곁으로 다가간 카라마츠의 어깨에 팔을 올리고 끌어당기며 오소마츠가 즐겁게 웃었다.
“훗, 오늘이야말로 승리의 여신이 미소지어 줄 테지.”
“아, 아파파파파. 기습은 좀 봐줘~?”
“엩.”
선글라스를 멋지게 벗으며 멋진 목소리로 말한 회심의 한마디를 오소마츠가 웃어 넘기며 카라마츠의 팔을 잡고 이끌었다.
오랜만에 간 파칭코는 담배 냄새로 가득했다. 오소마츠는 익숙하게 단골 자리에 자리잡고는 비어있는 옆자리의 의자를 통통 두드렸다.
“자, 카라마츠. 여기 여기~”
“아아.”
오소마츠의 옆에 카라마츠가 앉자 오소마츠가 빙긋 웃으며 카라마츠의 머리를 거칠게 쓰다듬었다.
용무가 다 끝났다는 듯, 쓰다듬을 멈춘 오소마츠는 바로 고개를 돌려 파칭코 기계에 시선을 고정했다.
학창시절 공부할 때는 절대 보이지 않았던 무서운 집중력에 카라마츠는 조금 당황했다.
행동으로 옮기자고 다짐한 후, 기회를 엿보던 카라마츠는 오소마츠와 함께 파칭코에 와서 이것저것 대화를 하며 자신이 의지가 되는 동생임을 어필할 생각이었다.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건만, 오소마츠는 파칭코에 몰두해 카라마츠가 아무리 말을 걸어도 한 귀로 흘리며 반응조차 하지 않았다.
계획이 실패한 것에 울상 지으며 카라마츠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파칭코 계획은 실패인가.’
침울한 얼굴로 한껏 가라앉은 기분을 내뿜으며 카라마츠가 파칭코 기계의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그 순간, ‘삐리리리리!’하며 요란한 소리와 함께 은구슬이 쏟아져 나왔다.
“우와왓!!”
“우와! 뭐야 카라마츠 대박 터졌네?!!”
바구니에 다 담을 수도 없을 정도로 우르르 쏟아지는 구슬의 향연에 카라마츠가 놀라 벌떡 일어섰다.
잘 풀리지 않는지 심각한 표정으로 옆자리에 앉아있던 오소마츠까지 놀란 얼굴로 카라마츠를 쳐다보았다.
생전 처음 겪어보는 파칭코의 대승리였다. 육쌍둥이 중 유난히 파칭코 운이 없었던 카라마츠는 처음 겪는 대승리에 어리벙벙해 있었다.
오소마츠는 카라마츠를 대신해 쏟아지는 구슬을 바구니에 담아 상품과 현금 중 현금을 골라 두툼한 현금 뭉치를 받아왔다.
“어이, 카라마츠.”
지갑에 다 들어가지도 않을 정도로 두꺼운 현금 뭉치로 카라마츠의 머리를 툭툭 치며 오소마츠가 카라마츠를 불렀다.
오소마츠의 부름에 카라마츠가 여전히 멍한 얼굴로 대답했다.
“오소마츠.”
“자, 이거. 너 꺼. 이 횽아도 이렇게까지 터진 적이 없었는데 말이야~”
오소마츠가 씨익 웃으며 내민 돈뭉치를 건네받은 카라마츠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엣, 다 나에게 주는 건가?”
“아? 전부 네가 딴 거야?”
“아니, 파칭코 경찰은 출동하지 않는 건가?”
“아니, 안 해.”
카라마츠의 질문에 오소마츠가 다시 씩 웃었다. 카라마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오소마츠가 말했다.
“이번 건은 이 횽아가 눈 감아주지. 요즘 고민하고 있는 카라마츠에게 주는 선물~.”
또 다시 오소마츠는 카라마츠를 보듬어주고 있었다.
정작 카라마츠가 고민하는 그 원인이 자신인줄도 모르는 채, 카라마츠는 얼굴을 살짝 붉히며 웃었다.
“고, 맙다. 형님.”
“오~.”
카라마츠의 인사에 기쁘게 웃은 오소마츠가 깍지 낀 손을 뒤로 돌리고 앞서 걸었다.
인파 사이로 먼저 걸어가며 서서히 카라마츠의 시야에서 사라져가는 오소마츠를 카라마츠가 재빨리 따라잡았다.
“오소마츠.”
“응-? 왜애~”
“그, 저기…”
“저기, 카라마츠. 너 그 돈으로 뭐 할꺼야?”
“에…?”
“그
돈. 8만엔이나 되잖아~. 뭐 하고 싶어?”
“하고 싶은 일…?”
“응.”
“…오소마츠와 여행 가고 싶다.”
“…응? 나랑?”
“아아.”
예상치 못한 대답이었는지 얼빠진 얼굴로 오소마츠가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 카라마츠를 바라보았다.
카라마츠는 자기가 말해놓고도 쑥스러워 고개를 숙이고 선글라스를 올렸다.
“훗, 어떤가 형님? 함께 일상에서 이스케이프하지 않겠나?”
‘뱅-‘ 하며 총을 쏘는 손짓을 하는 카라마츠를 향해 오소마츠는 아무 말도 없었다.
창피함을 무릅쓰고 한 말에 오소마츠가 반응이 없자 카라마츠가 불안한 목소리로 오소마츠를 불렀다.
“형님?”
“응? 아아, 그래 그럼… 갈까?”
씩 웃으며 오소마츠가 대답하자 카라마츠의 얼굴이 팟!하고 밝아졌다.
얼굴에 홍조까지 피우며 기뻐하는 카라마츠를 보며 오소마츠가 쓰게 웃었지만, 카라마츠는 눈치채지 못했다.
* 예전에 써 놓은 글을 다시 보는건 부끄럽네요. 중2때 쓴 일기를 다시 보는 것 같은 부끄러움이.....OTL
* 이번편까지는 내용적으로 편 수를 끊어 조금 분량이 적습니다ㅎ;;
*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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