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마츠노 토도마츠는 알아버렸다.

마츠노가 차남 마츠노 카라마츠가 같은 마츠노가 장남 마츠노 오소마츠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

우리 육쌍둥이지??

같은 얼굴이지??

뭘 어떻게 하면 쌍둥이를 좋아하게 되는거야???

거기다 카라마츠형이 오소마츠형을 좋아한다는 걸 눈치챈 건 나뿐이 아닌 것 같다.

이치마츠형도 어렴풋이 알고 있는 느낌이다.

그게 오소마츠형이랑 카라마츠형이 붙어있으면 엄~청 노려보고, 그 어두운 기운이 평소의 배가 되니까!! 모르는게 오히려 이상하니까!!

아니 근데 이치마츠형은 대체 누구한테 그렇게 살기를 내뿜는거야? 카라마츠형? 오소마츠형?

이야기가 새버렸다..

아무튼 지금 나, 토도마츠는 고뇌하고 있다.

이걸 그대로 모른 척해? 아니면 아는 척? 아는 척 하면 뭘 어떻게 하는데?

응원?! 카라마츠형의 사랑을 응원이라도 해야 되는 거야?

할 수 있을 리 없잖아!

형제에 쌍둥이! ~대 이뤄질 리 없고! 오소마츠형 평범하게 여자 좋아하고!!

다녀왔당~”

~ 저거 봐. AV 잔뜩 빌려왔잖아. 저 많은 걸 대체 언제 본대?

쵸로마츠형은 바보같이 오소마츠형한테 걸리긴 했는데.

오소마츠형은 대체 언제 하는지 모르겠네..

, 내가 그런걸 신경 쓰면 어째???

우와~ 카라마츠형 또 얼굴 표정 안 좋네.

오소마츠형은 카라마츠형의 마음도 모르고 쵸로마츠형 붙잡고 있고

~ 딸딸마츠우~”
아앙?!!!”

같이 보자~ 이거~”

내가 미쳤냐? 그걸 왜 같이 봐!!!”

췌엣~ 그럼~ 카라마츠?”

아니, 거기서 카라마츠형을 왜 불러? 저 봐, 놀랬잖아!!

야동 따위 혼자 보라고! 혼자!!!

같이 볼래~?”

, 미안하지만 형님. 나는 카라마츠 걸즈가 있다.”
아니, 뭔 소리여.”

으아~ 그만 물어 봐! 카라마츠형 얼굴 빨개졌잖아! 이 분위기 못 읽는 망할 장남!!!!

오소마츠형.”
?”

, 같이 봐도 되는데?”
~ 진짜?? 그럼 오늘 밤에 같이 보자~~ 이치마츠!”

.”
아니, 그걸 왜 같이 보냐고!! 뭐야 같이 딸딸마츠 하는 거야?!?!

이치마츠형은 얼마나 변태인거야? 봐봐, 카라마츠형 얼굴 표정 또 안 좋아지….

? 설마 이치마츠형이 좋아하는게오소마형?

에이 설마, 그거잖아. 맨날 카라마츠형 때리고 못살게 구는 거 츤데레잖아? 오소마츠형을 좋아할 리가

 

좋아하는 거 맞네!!!!!!

뭐야, 저 표정!!! 오소마츠형한테 머리 쓰다듬 당하면서 그런 표정?!!

고양이한테만 보여주는 표정이잖아! 뭐야, 저 순수하게 기뻐하는 얼굴은?!!

변태인지 순애보인지 확실히 해줘?!?!

, 오소마츠.”

~?”

, 정말로 같이 볼 건가?”
.”

.”
, 카라마츠형이 끼어들었네.

우왓!!! 어둠마츠형 얼굴 장난아니야!! 방금 전의 순수한 표정 어쨌어?!!!

.. 여기선 나도 좀 도와줄까?

저기, 오소마츠형.”
~?”

야동 같은거 같이 보면서 뭐할 생각?”

야동…? , 뭐 그야 하는 건 당연하지?”
그 손동작 그만 둬!!!!!!! 변태!!!!”

무슨 손동작을 하는 거야! 저 변태 장남은!!!!

~ 진짜, 전혀 해결 안됐잖아!!! 카라마츠형 여전히 풀 죽어있고!!

결국 그날 밤, 오소마츠형과 이치마츠형은 둘 만의 상영회를 열었는지 우리가 일어날 때가 되었어도 여전히 골아 떨어져 일어날 생각을 안하고 있었다.

둘이 딱 달라붙어 자고 있는 두 사람을 노려봐주었다.

, 망할 장남은! 카라마츠형 마음도 모르고! 아니, 모르는게 당연하겠지만!!

토도마츠, 점심 먹으라고…”
.”
나를 부르러 온 카라마츠형의 얼굴이 또 굳었다. 그야 그렇겠지. 저 두사람이 딱 붙어 자고 있으니.

…. 그 얼굴은 뭐야! 진짜 이 사람들이! 그런 안타까운 표정 하지 말라고!

당신이 멜로 영화 여주인공이야 뭐야!!!

, 진짜. 카라마츠형 얼른 내려가자.”
, 오우.”
카라마츠형의 등을 밀었지만 발걸음이 쉽사리 떨어지지 않는지 카라마츠형의 걸음이 무겁다.

진짜, 저 망할 장남

계단을 내려가 거실로 들어가니, 어젯밤 두사람이 잔뜩 어질러놓은 과자봉지와 컵이 늘어져 있었다.

? 과자봉지? 그리고 휴지가 없어?

뭐지? 있어야 할 게 없고, 없어야 할 게 있는데?
어라?!!!!”

, 쵸로마츠형? 왜그래?”

아직 DVD 플레이어에 꽂혀있는 디스크를 본 쵸로마츠형에게 다가가자 쵸로마츠형이 큰 소리로 외쳤다.

이거 내가 보고 싶다던 영화!!!!”

? 무슨 소리?”
저 망할 장남!! 평범하게 영화 빌려왔었던 건가!!!”
에엣!!!! 뭐야 그럼 어제 둘이 딸딸마츠 한 게 아니야?”
어디로보나 단순한 영화 감상인 것 같은데. ! 이거 내가 전부터 보고 싶다고 한거잖아!!! 이거 반납 오늘인가? 어이, 망할 장남!!!!!”
큰 소리로 오소마츠형을 부르며 쵸로마츠형이 계단을 쿵쿵 올라갔다.

말도안돼, 평범한 영화를 오소마츠형이 빌려왔다고? 어제 오소마츠형의 손에 들려있는 봉지는 분명 우리가 자주 가는 DVD 대여점이었지만, 오소마츠형은 거기서 AV 밖에 안 빌려오니까 절대로 AV라고 생각했는데

! 카라마츠형!

뒤돌아 카라마츠형의 얼굴을 살피니 안색이 안 좋다.

그렇겠지. 어제 오소마츠형이 카라마츠형 한테도 권했는데, 거절했으니까.

둘이서 오붓하게 영화 감상할 기회를 날려버렸으니.

, 그런 식으로 말한 장남이 100번 잘못했지만!!!!

카라마츠형. 점심 먹자?”
. 그래.”
완전히 풀 죽은 목소리잖아. ~ 진짜!!! 망할 쓰레기 장남!!!!!!

 

후아~~~

식탁 앞에서 입 크게 벌리지 마!”

아얏!!”
쵸로마츠형이 날린 간장병을 머리에 직격으로 맞은 오소마츠형이 외쳤다.

영화의 반납일을 물어보려 깨운 쵸로마츠형에게 이끌려 오소마츠형과 이치마츠형도 내려와 식탁에 앉았다.

6명이서 함께 먹는 점심식사이지만, 카라마츠형의 얼굴은 여전히 안 좋다.

그보다 무슨 바람이 불어서 영화를 빌려온 거야?”
~ 아니, 맨날 AV만 보니까 질려서.”
그럼 어제 확실하게 영화라고 말을 해!!”
, 너네도 안 물어봐놓고!!”
어제 내가 야동 보냐고 물었잖아! 바보 장남!!”
~ 그랬지. 그거 너네가 오해하는게 웃겨서 그냥 놔둔건데.”
“…”

오소마츠형을 나무라는 나와 쵸로마츠 사이에서 카라마츠형은 말없이 묵묵히 밥만 먹고있었다.

~ 안쓰러워 죽겠네!!!!

거기다 묘하게 이치마츠형은 기분 좋아 보이고!!!!

어제 3번째 본거 재미있었지. 오소마츠형.”

! 그치? 그거 이번 주에 속편 개봉한대!! 같이 보러 갈까 이치마츠?”
! 진짬까! 감삼다~”

잠깐, 뭘 자연스럽게 데이트 약속 잡고 있어?

! 카라마츠형 울려고 하잖아!!!! ~ 진짜!!!!

저기, 그 영화 나도 보러 가고 싶어!”

우와, 이치마츠형 엄청난 얼굴로 노려보고 있는데.

그렇게 노려봐도 난 안물러나! 두 사람만 보낼 순 없어!!!

? 상관은 없는데, 스토리가 이어지는 거라서 전편을 봐야 재미있어?”
머리를 긁적이며 말하는 오소마츠형을 똑바로 노려봐주었다.

그러게 왜 둘이서만 오붓하게 영화 보는건데! 볼 땐 같이 봐야지!!

괜찮아! 어차피 반납 오늘 저녁까지지? 내가 보고 반납할게.”

? 그럴래? 럭키~ 반납하러 가는 거 귀찮았는데.”

그럼 카라마츠형!”

, 아아?”
멍때리고 있지 말라고. 현실도피 금지야. 내가 제대로 챙겨줄 테니까.

카라마츠형도 같이 보자. 그리고 같이 영화관 가자.”

카라마츠는 바보라 영화 내용 이해 못할걸~”

무슨 헛소리를 하는거야! 저 망할 장남!!! 자기가 더 바보인 주제에!!

오소마츠형도 이해했으니까 카라마츠형은 문제없어?”

!?! 그거 무슨 의미야?!”
무슨 의미긴 무슨 의미야?! 형이 생각하는 그런 의미다!!!”
발끈하며 외치는 오소마츠형을 향해 외쳤다.

카라마츠형의 마음도 모르는 바보가!!!

, 오소마츠형 진심으로 화났나?

, 토도마츠 너!”

내 멱살을 잡으려고 일어난 오소마츠형을 카라마츠형이 막아섰다.

오소마츠, 그만 둬.”

!”
오소마츠형은 카라마츠형의 말에 순순히 다시 자리에 앉았다.

솔직히 오소마츠형한테 맞는 줄 알았어

고마워. 카라마츠형.”
아아, 나도 고맙다. 토도마츠.”

뭐가?”

영화 같이 보자고 해줘서.”
으으으으응….!!! 그런 기쁜 얼굴!! 오랜만이다!!!!

뭐야, 그거 오소마츠형이랑 영화관 갈 생각에 들뜬거야? 그래서 그렇게 기쁘게 웃는거?

~~~~~진짜!! 안쓰럽네!!!!

 

 

어이~ 토도마츠~ 가자~.”
문 앞에서 발을 떨며 재촉하는 오소마츠형을 노려보며 신발끈을 묶었다.

, 결전의 날이다. 이 영화관 데이트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내가 어떻게든 이치마츠형을 데리고 사라져야 돼!

영화관은 평일이라 별로 붐비지 않아 쾌적했다. 이치마츠형을 꼬여낼 수단은 이미 준비했다.

, 이 근처에 고양이 카페가 있다는 걸 알아냈지!! 고양이를 엄청 좋아하는 이치마츠형이라면 분명 따라올꺼야!!!

~ 영화보러 가자~~”

? 영화표 값은?”
어느새 샀는지 팝콘을 들고 있는 오소마츠형이 웃으며 손에 든 표를 흔들었다.

오늘은 특~~별히 이 횽아가 쏘마!”
.”

지갑에서 돈을 꺼내려던 행동을 멈추고 카라마츠형이 놀라 물었다.

놀란 건 나와 이치마츠형도 마찬가지다. 술을 사는 건 있어도 영화표 값을 낸다고?

그 오소마츠형이?

뭐지, 내일은 해가 서쪽에서 뜨는 건가?

무슨 일이야?”
내가 혼란스러워하는 와중에 이치마츠형이 묻자 오소마츠형이 코 밑을 쓱 문지르며 말했다.

실은~ 어제 경마에서 엄청 땄지롱~~”

그럼 그렇지. 저 인간이 돈이 남아돌 때만 동생들 챙기지.

. 알고 있었어? 알고 있었다고?

, 들어가자~”

오소마츠형이 앞장서 걸어가자 모두 오소마츠형을 뒤따랐다.

 

 

~ 뭔가 임팩트가 부족하네.”

그래? 난 재미있었는데.”
불만족스러운 얼굴로 중얼거리는 오소마츠형을 보며 말하자 옆에 조용히 있던 이치마츠형이 끼어들었다.

그 주인공의 딜레마를 극대화시키면 클라이맥스가 더 스릴넘쳤을거야.”

!! 그거다!! 역시 이치마츠으~~. 사회에서도 잘 해나갈 녀석이다!!!!”

헤헤. 감삼다~”

우와, 뭐야 저 두사람만의 세계. 그런거 만들지 말라고!! 닭살돋아!

아니 그것보다 또 카라마츠형이 소외되잖아!!!!!

안되겠다. 빨리 이치마츠형을 떼어놓지 않으면!!!!

저기, 이치마츠형!”

?”

무서운 얼굴. 뭐야, 오소마츠형과의 세계에 끼어들어서 그런거야?

나 이 근처에 있는 고양이 카페 갈건데 같이 가자!”

고양이 카페!”

, 순식간에 눈을 반짝이는 걸. 그렇지. 이치마츠형이라면 안간다고 못하지.

? 근데 오소마츠형의 얼굴의 힐끔힐끔 쳐다본다. 뭐야? 오소마츠형이랑 같이 있는게 더 좋다는 거야?

그럼 할 수 없지. 침을 꿀꺽 삼킨 후, 이치마츠형에게 결정타를 날렸다.

거기에 스코티쉬 폴드도 있대!”
“…!!!!
당장 가자!”
!!! 그럼 오소마츠형, 카라마츠형. 우린 고양이 카페 갈 테니까! 둘이 알아서 시간 떼워~”

뭐어? 기왕 같이 온 거 같이 가?”

안돼!!!”
? !!”

오소마츠형은 오두방정이라서 고양이들이 싫어해!!!”

하아!!!!!! , 토도마츠!!!!!!”
오소마츠형의 부름을 씹어주고 이치마츠형의 팔짱을 끼고 발걸음을 재빨리 옮겼다.

이치마츠형은 이미 머릿속에 고양이로 가득한지 오소마츠형에게 손을 흔들고는 내게 맞추어 발을 옮겼다.

, 대성공!!

고양이 카페 한 가운데서 캬라멜 마끼아또를 마시며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이걸로 카라마츠형과 오소마츠형은 둘 뿐!!

바로 집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전철 타야 되니까, 일정 시간은 같이 있는 거지!!!

훗훗훗…”
토도마츠, 얼굴 무서워.”

 

 

다녀왔습니다~”

다녀왔습니다.”
이치마츠형과 고양이카페에서 3시간이나 놀다가 집에 들어오니 쵸로마츠형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 카라마츠형은?”
아직 안들어왔어.”
오소마츠형도?”
.”
이예쓰!!!!! 역시 내 계획은 완벽해!!!

실실 웃으며 마루로 올라가니 쵸로마츠형이 뭐 좋은 일있어?’라고 물어와서 그냥~’이라고 대답한 후, 거실로 들어갔다.

두 사람이 집에 돌아온 건 저녁 9. 우리 모두 저녁을 먹고 목욕탕으로 갈 준비를 마쳤을 때였다.

, 어서와. 우리 이제부터 목욕갈건데.”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두 사람에게 쵸로마츠형이 묻자 오소마츠형이 웃으며 말했다.

, 우린 됐어~”

집에서 씻을거야?”

~ 그러지 뭐.”
오소마츠형의 말에 쵸로마츠형이 알았다고 대답한 후, 먼저 현관을 나섰다.

쵸로마츠형을 따라 이치마츠형, 쥬시마츠형이 나가고 나도 나가려고 카라마츠형을 지나친 순간, 카라마츠형이 내 어깨를 가볍게 치고 웃으며 말했다.

오늘은 고맙다. 토도마츠.”
크으으~~ 정말~ 뭐냐고 그 행복하다는 얼굴은!!!!

그랭. 다음에 맛있는거 사줘?”

오우! 물론이다.”
씩씩한 카라마츠형의 대답에 미소로 답해준 뒤, 현관을 나섰다.

저렇게 행복한 얼굴이라니 뭐야! 나까지 행복해지잖아!

나는 기분 좋게 스킵으로 먼저 앞서가고 있는 형제들을 따라잡았다.

 

 

 

저기, 이건 어떻게 해야 하는 상황?

지금 나를 제외한 다른 형제들은 모두 집을 나갔다.

오늘 여자애들과 만날 약속이 있어 실컷 멋 부리고 집을 나섰지만, 지갑을 놓고 온 걸 알아채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2층으로 올라왔는데.

? 지금 이거 어떻게 해야 하는 상황?

귀를 파고 들어봐도 저 신음소리는 카라마츠형인데요?!?!?!?!

그리고 간간히 들려오는 저 섹쉬~~한 목소리는 오소마츠형인데요?!?!?!?

오소마츠형 저런 섹시한 목소리도 낼 수 있었어???

카라마츠형 그렇게 소리 죽여가며 허덕일 수 있었어?????

저기, 나 지갑 가져가야 하는데???

이거 지금 문 열면 절대로 한창 하는 도중의 두 사람과 조우야??

에엑?!?!?!?

어제가 첫 데이트 아니였어?????

대체 언제 이렇게 진도가 나갔어????

아니, 그 전에 오소마츠형, 남자 가능했어??????

패닉이다. 어떡하지? 약속시간은 다가오는데.

지갑은 맨 위 두 형이 는실난실 뒹굴고 있는 방 안에 있다.

아아, 신이여신이여

눈 딱 감고 문 열고 들어가?

이야~ 수고하시는 와중에 죄송합니다! 지갑 좀 가지고 가겠습니다!!” 이러고?

아니, 가능할 리 없잖아!!!! 난 오소마츠형 같은 철면피가 아니라고!!!!

어쩌지? 어떻게해야해?

그 와중에 점점 농도가 짙어지는 저 신음소리도 어째??!?!?!

일단 내려가자. 여기서 저 소리를 계속 듣고 있는 건 변태야.

 

평일 낮이라 별로 재미있는 프로도 없는 티비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시계를 봤다.

30분 경과. 그런데

윗층에서 이젠 쿵쿵 거리는 소리까지 들려오는데요?

, 울고 싶다.

대체 얼마나 해대는 거야!? 저 쓰레기 둘은!!!!!!

약속시간 지났고!!! 여자애들한테 라인 엄청 오고 있고!!!!

나갈까? 그냥 지갑 없이 나가?

근데 그럼 여자애들 눈총이 엄청 따가울텐데.

아츠시군 불러?

아츠시군한테 사정을 말하고 돈 좀 빌려달라 할까?
그래!! 그러자!!

그럼 일단 아츠시군한테 라인 보내고!!!

난 나가면 되는거지?

근데 잠깐? 내가 나간 사이에 누가 돌아오면 어쩌지?

거기다 이치마츠형이 돌아오면수라장이잖아!!!!

결국 나는 눈물을 머금고 다시 거실에 앉았다.

아츠시군한테 여자애들하고 만날 장소 보내고 부탁해라고 보냈다.

부탁해라고 보내는 내 손이 부들부들 떨린 건 잊어버리자.

저 두 쓰레기를 어떻게 쳐죽일지만 생각하자.

 

그 후, 또다시 30분 경과. 이제야 겨우 잠잠해졌다.

굳은 얼굴로 TV를 끄고 일부러 쾅쾅 거리며 계단을 올라갔다.

방 문 앞에 서서 심호흡, 심호흡.

오소마츠형!!! 카라마츠형!!! 나 들어간다!!!!!”

하고 방문을 여니 이미 옷을 다 입은 카라마츠형과 주섬주섬 파카를 입고 있는 오소마츠형이 보였다.

창문 열어!!!!!!!”
알싸하게 방 안에 퍼져있는 그 특유의 냄새에 경악해 외치자 카라마츠형이 헐레벌떡 일어나 창문을 열었다.

진정해~ 톳티~”

파카를 다 입은 오소마츠형이 나를 향해 장난스럽게 말했다.

진정할 수 있겠냐!!

여자애들하고의 약속이 파토났다고!!

아츠시군 좋을 일만 했다고!!!!

오늘 약속에 내가 노리고 있는 애도 있었는데!!!!

~~~진짜!!!

러브호텔 가라고!!!!!! 집에서 이러지 말고!!!!!!”

아니, 돈이 없어서~”

경마에서 땄다며?! 영화 본 거 엊그제인데요?!?!?!?”

어제 파칭코에서 다 날렸어~”
자랑이다!!!!!!!”
화를 내며 외치자 오소마츠형이 진정해~’라며 씩 웃었다.

~ 진짜!!!

, 토도마츠 미안하다.”
사과마냥 새빨개진 얼굴로 카라마츠형이 말했다.

아니, 그렇게 페로몬 풀풀 풍기면서 말해도 설득력 없어.

대체! 언제부터! 이런 사이인거? 엊그제부터지?”

? 아닌데?”
?”
고개를 갸웃하며 말하는 오소마츠형의 대답에 순간 멘탈이 날라갔다.

? 엊그제부터가 아냐?

그 전부터야? 그럼 뭐야? 카라마츠형이 오소마츠형을 좋아하고 오소마츠형도 카라마츠형을 좋아하고 있었어?

내가 눈치채기 전부터??
언제부터? 언제부터야 대체?!”
…..4개월?”

거짓말.”
내 생각보다 훨씬 전 이라는 부분에서 충격을 먹어 난 그대로 털썩 주저앉았다.

에에에에에? 하지만 오소마츠형 전혀 드러나지 않았는데?”
어이어이, 톳티. 나는 카리스마 레전드 장남이라고? 그 정도야 당연히 숨기지. 오히려 이녀석이 너무 못 숨긴거야?”
오소마츠형이 카라마츠형을 가리키며 말했다.

결국 난 뻘짓한거?

몰아치는 허무함에 크게 한숨 쉬었다.

그럼 이치마츠형은?”

?”

얼굴을 찡그리며 묻자 오소마츠형이 되물었다.

이치마츠형은 둘이 그런 사이라는 거 알아?”
아니, 모를껄?”

시원하게 대답하는 오소마츠형을 빤히 바라보았다.

, 이거. 이 인간 이치마츠형이 자기를 좋아하고 있다는 거 알고 있고만.

어쩔꺼야. 이치마츠형.”

뭐를~”

뭐냐니, 이치마츠형은 오소마츠형을 조, !!”

말을 끝내기도 전에 오소마츠형이 웃는 얼굴로 내 입을 막았다.

뭐야, 그 얼굴!! 엄청 무서운데요!!!

~ 무슨 소릴까나~ 톳티?!”

무언의 경고에 눈물이 살짝 났다. 고개를 끄덕이자 오소마츠형이 내 입을 막고 있던 손을 떼었다.

“? 이치마츠가 어쨌다는 거지? 토도마츠.”
카라마츠형만이 우리의 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오소마츠형의 눈빛에 가볍게 말했다.

뭐야, 왜 카라마츠형한테 말하면 안되는데.

오소마츠형을 노려보자 내 눈빛을 눈치챈 오소마츠형이 빙긋 웃었다.

카라마츠으~ 나 목마른데 물 좀 갔다줘~~”

그 정도는 오소마츠가 알아서 가져올 수 있지 않나?”
...~”

눈을 빠르게 깜빡이며 애교를 부리는 오소마츠형의 모습에 토할 뻔 했다.

뭐야, 이 형 미쳤나 봐.

오소마츠형의 부탁에 카라마츠형이 한숨 쉰 후, 계단을 내려가 부엌으로 향했다.

톳티~”

뭐야.”
이치마츠에 대한 건 카라마츠한테 말하면 안된다~”

.”
그야, 안 그래도 둘 사이가 안 좋은데, 더 안 좋아지잖아.”

절대로 오소마츠형이 이치마츠형한테 사랑받고 있는 지금 상황을 더 즐기려는 이기적인 이유로 말하지 말라고 할 줄 알았다.

예상과 달리 동생들을 생각해 말하지 말라고 하는 오소마츠형의 모습에 조금 두근거렸다.

? 아니, 두근거리면 안 돼지!!!

나는 카라마츠형이 좋다고? 물론! 형제로서!!!

나를 향해 빙긋 웃는 오소마츠형에게 알겠다.’고 대답하자 오소마츠형이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이, 오늘 스타일링까지 했다고. 머리 만지면 다 흐트러지잖아.

하지만뭐 상관없나. 약속 파토 났고. 오소마츠형의 쓰다듬은 기분 좋고.

그렇게 말 없이 오소마츠형의 쓰다듬을 받고 있으니, 어느새 물을 들고 카라마츠형이 올라왔다.

, 카라마츠형.”
카라마츠형을 올려다보니 카라마츠형이 또 울상인 얼굴이 되어 있었다.

? ? 지금 이 상황에서 울상이 될 이유가 어디 있어??

! 쓰다듬는 건 나에게만 해 줘!! 오소마츠형!!”

에엑!!!!”

아니, 대체 얼마나 독점욕 강한거야?!?!? 저 바보형??

그런 애인사이에서나 할 법한 애인 사이이긴 하지만- 말을 동생이 있는 앞에서 하지 말아줘?!!

울며 달려든 카라마츠형을 품에 안고 부드럽게 웃으며 카라마츠형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오소마츠형의 모습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말없이 문을 닫고 방을 나서는 것 뿐이었다.

 

젠장! 나도 여친 만들거니까!!

행복해라 망할 호모 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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