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읽었던 동화에서 급 떠올라 썼습니다.
-여전히 분위기만 풍기고 있습니다.
-두 굴뚝청소부 소년이 서로의 얼굴을 보고 더러운 얼굴의 소년은 자신의 얼굴이 깨끗하다고, 깨끗한 얼굴의 소년은 자신의 얼굴이 더럽다고 착각한다는
내용의 동화에서 떠오른 단편입니다.
-슬슬 진짜 에로에로한게 쓰고 싶네요...
“아, 톳티~ 여기 수건 안 넣었어.”
헬스장에 가기 위해 가방을 들고 막 방문을 열고 나가려는 토도마츠를 불러세웠다.
방바닥에 놓인 곱게 접힌 수건들 들어 흔들자 토도마츠가 다가와 수건을 건네받으며 말했다.
“아! 응. 고마워~ 오소마츠형~ 챙겨줘서.”
“아? 뭐야? 갑자기?”
오소마츠가 의심하는 눈초리로 쳐다보며 묻자 토도마츠가 빙긋 웃으며 말했다.
“나 오늘은 형들에게 솔직해지기로 했거든.”
“뭐야? 무슨 바람이 불었냐?”
옆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듣던 쵸로마츠가 들고 있던 구인공고를 접으며 말했다.
“아니~ 저번에 이야기했던 여자애가 말이야~ 우리가 여섯 쌍둥이라니까 신기해하면서 사이 좋냐고 물어보더라고~
그래서~ 오늘은 사이 좋은 형들에게 솔직하게 대할까~ 해서.”
“웃기시네. 너 사이 좋다는 거 여자애한테 어필하려고 그러는거지?”
쵸로마츠가 눈매를 사납게 구기며 토도마츠를 향해 손가락을 향했다.
방바닥에 누워있던 오소마츠 역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며 ‘뭐야~ 그런거였어?’라며 만화책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 됐고~ 난 헬스장 갔다온다.”
“하아. 그럼 나도 잠깐 할로워크 갔다올게.”
“오~”
오소마츠가 가볍게 손을 흔들며 두 사람을 배웅했다. 세 사람이 있던 방 안에 두 사람이
빠져 나가고 정적이 그 빈자리를 채웠다.
오소마츠가 작게 한숨 쉰 후, 만화책을 덮고 1층으로 내려갔다.
“오, 형님!”
“아, 카라마츠. 너 있었냐.”
“아아, 오늘은 비가 오니까. 카라마츠 girls~도 하루 정도는 기다려 줄 거야.”
“윽. 아파. 옆구리가!!”
“엩”
장난스럽게 웃으며 옆구리를 감싼 오소마츠를 카라마츠가 걱정스럽단 얼굴로 쳐다보았다.
바보같이 정직한 카라마츠의 얼굴을 본 오소마츠가 ‘푸핫’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형님?”
머리 위로 물음표를 띄우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카라마츠를 보며 씩 웃어 보인 오소마츠가 카라마츠의 맞은 편에 앉았다.
오소마츠가 미소 지으며 자신의 맞은편에 앉자 카라마츠는 내려놓았던 거울을 다시 들었다.
거울을 보며 앞머리를 다듬는 카라마츠를 한참 바라보던 오소마츠가 조금 전 토도마츠가 한 말을 떠올렸다.
‘오늘만 솔직히 대하려고~’
어느새 오소마츠의 얼굴엔 장난끼 가득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카~라~마~츄~”
“응? 무슨 일인가 형님?”
오소마츠의 부름에 카라마츠가 거울을 내리고 오소마츠와 눈을 맞췄다. 오소마츠가 다시 씩 웃더니 턱을 괸 채 말했다.
“나, 너가 좋아.”
“…어…?”
분명 장난스럽게 이야기한 말에 카라마츠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
얼굴뿐 아니라 귀와 목까지 새빨개진 카라마츠의 반응에 오소마츠도 얼굴이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
‘어? 나 분명 장난스럽게 말했지? 진심으로 말하지 않았지?’
카라마츠의 얼굴에서 시선을 돌리지 못한 채, 오소마츠가 속으로 외쳤다.
분명 진심이지만 진심이라곤 눈꼽만큼도 느껴지지 않을 만큼 장난스럽게 건넨 말의 여파에 오소마츠는 논리적인 생각이 되지 않을 정도로 당황했다.
‘아니, 나도 설마 저렇게 얼굴 빨개진거?’
카라마츠의 얼굴을 보며 괜히 자신의 얼굴도 붉어진 것 아닐까 하는 생각에 오소마츠는 호흡을 의식하며 떨리는 가슴을 진정했다.
목소리가 떨리지 않기를 기도하며 오소마츠가 다시 장난스럽게 말했다.
“뭐야~ 카라마츠~ 좀 더 재미있게 반응해야지~ 장난을 치는 보람이 없고만?”
“후, 훗. 장난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고?”
손가락으로 총모양을 만들어 오소마츠를 향해 쏘는 시늉을 하는 카라마츠의 얼굴은 여전히 붉었다.
목소리 역시 떨리고 있었지만, 오소마츠와 카라마츠 모두 깨닫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축복받은 바보인 카라마츠는 너무나 태연한 오소마츠의 얼굴을 보며 자신의 얼굴 또한 태연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좋아. 아주 태연해. 잘 숨기고 있다.’
자신의 동요를 잘 숨기고 있다고 생각한 카라마츠는 자신의 얼굴이 얼마나 붉은지 알 수 없었다.
지금 당장 테이블에 내려놓은 거울을 들어 본다면 자신의 착각이 얼마나 거대한지 알 수 있을 터였지만,
신은 가혹하게도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두 사람 사이에는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그, 그럼 난 파칭코 다녀온다~”
“오, 오오! 무운을 빈다 형님!”
속으로는 온갖 비명을 외치며 당황하고 있지만 태연한 얼굴의 오소마츠가 일어났다.
잔뜩 붉어진 카라마츠의 얼굴을 힐끗 쳐다보곤 심호흡했다. 빨리 붉어져 있을 자신의 얼굴을 카라마츠에게 더 이상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새빨간 사과처럼 익은 카라마츠는 자신의 동요가 얼굴에 전부 드러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 채, 어색한 연기를 계속했다.
오소마츠처럼 자신 역시 태연한 얼굴을 유지하고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은 채, 오소마츠를 배웅했다.
“켁. 뭐야 쿠소마츠. 뭘 했길래 여자애마냥 얼굴이 빨개?”
“엩”
오소마츠가 떠난 뒤, 바통을 넘겨받듯 들어온 이치마츠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하자 착각에서 깨어난 카라마츠의 붉은 얼굴이
순식간에 새파래진 것을 오소마츠는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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