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편 2번째!
* 오소마츠상 2기 24화 이야기입니다. 오소마츠가 토토코를 만나기 전 시점이에요!
* 공미포 1,625자.
* 부족한 글이지만 재미있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동료들과 웃고 떠들다 보면 시간은 참 빠르게 지나간다.
오늘도 발언이 하나하나가 안쓰러웠다며 웃는 동료들에게 손을 흔들고 만족스러운 미소와 함께 한숨을 내쉬며 몸을 돌렸다.
화려한 불빛이 반짝이는 번화가에 등 돌리고 향하는 주택가는 너무나 고요했다.
변화가는 저토록 화려하고 소란스럽건만, 주택가는 어둡고 조용하다.
간판 불빛에 의존해 길게 땅에 늘어진 그림자를 밟고 지나갔다.
매일 나와 있던 다리를 지나 강둑에 섰을 때, 저 멀리서 익숙한 인영이 다가왔다.
“카라마츄~!”
“오소마츠?”
손을 흔들며 달려오는 인물에 놀라 선글라스를 벗어 브이넥 티셔츠에 걸자, 오소마츠가 성큼 앞에 다가왔다.
“오늘은 알바가 있는 날 아니었나?”
“응~? 응—. 오늘은 끝났어. 지금 몇 시라고 생각하는 거야, 너.”
가벼운 비난에 “아….” 하고 신음을 흘렸다. 그제야 자신이 회식이 끝나고 돌아가는 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붉은 져지를 목까지 잠그고 씩- 웃은 오소마츠가 “좀 쌀쌀하다.” 하고 부르르 몸을 떨었다.
“봄이라지만 해가 떨어지면 기온도 낮아지니까….”
너무 얇은 옷차림으로 나온 것은 아닌가, 슬쩍 흘겨보며 중얼거리자 오소마츠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네—. 뭐라도 걸칠 걸 그랬나? 근데 너는 안 추워?”
“아! 물론! 이 정도 찬바람은 이 몸의 뜨거운 하트에 녹아 없어질 테니까!”
“아야야야, 오랜만에 들으니까 더 아파!”
“엩.”
가죽 재킷을 걸친 나를 보며 묻는 오소마츠에게 시원스럽게 대답해주자 오소마츠가 배를 잡고 웃기 시작했다.
큭큭, 어깨를 떨며 웃은 오소마츠가 씩- 사랑스러운 미소로 내 손을 잡았다.
“데이트할까? 카라마츠.”
눈을 가늘게 뜨고 묘한 미소로 말한 오소마츠가 대답도 듣지 않고 내 손을 이끌었다.
잔디가 수북이 자란 강둑 아래로 내려가 강줄기를 따라 천천히 걷는 오소마츠를 뒤따랐다.
사방이 검은 강가에 드문드문 서 있는 가로등이 간신히 길을 밝혔다.
타박타박, 자갈길을 걷는 오소마츠의 발소리가 을씨년스럽게 울려 퍼지고, 굳게 입을 닫고 아무런 말도 건네지 않는 오소마츠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오소마츠,”
“…있잖아, 카라마츠.”
뭔가가 이상하다, 그렇게 예감한 순간 오소마츠를 불렀지만, 선수를 친 것은 오소마츠였다.
강가를 따라 걷다가 다리 밑 어두운 그늘에 들어간 오소마츠가 빙글 몸을 돌렸다.
그림자에 가린 오소마츠의 얼굴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보이지 않았다.
가슴이 소란스럽고, 심장이 유난스럽게 떨기 시작했다.
중요한 이야기를 할 때, 오소마츠는 말을 아낀다.
감정도 드러내지 않는다.
자신 안에서 결말을 내놓고 다른 이에게 그것을 말할 뿐이다.
쉽게 말을 잇지 않는 오소마츠를 보며 뭔가가 일어나려고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소마,”
“카라마츠, 우리…, 헤어질까?”
“….”
내가 자신을 부르는 것을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이 말을 가로막은 오소마츠가 잔잔하게 속삭였다.
숨을 삼키고 함께 목소리를 삼켰다. 나는, 뭐라고 대답해야 하는 건가.
거꾸러질 것 같은 몸을 똑바로 세우고 혼란스러운 뇌를 재촉하는 사이,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작은 흐느낌이 새어 나왔다.
“왜…,”
“아니—, 있잖아~. 우리 이제 모두 알바나 일하고 있잖아~? 카라마츠, 너도. 아빠가 그렇게 된 뒤로 말이야…. 그러니까, 그러니까…, 말이야. …그래야 하지 않을까?”
그게 대체 무슨 말이야, 하고 외칠 수 없었다.
저벅저벅 발을 멈추지 않고 계속 앞으로 걸어가는 오소마츠를 붙잡을 수도 없었다.
무슨 마음으로 오소마츠는 저 말을 내뱉고 있을까. 얼굴을 응시해도 오소마츠 얼굴엔 미소뿐이었다.
항상 내게 보여주었던 따뜻한 미소로 오소마츠는 헤어짐을 고했다.
다시금 숨을 삼켰다.
그게 오소마츠의 뜻이라면 존중하고 싶다.
오소마츠가 그러고 싶다면 들어주고 싶다.
하지만,
싫다.
그래야 한다니, 그게 뭐야.
아빠가 그렇게 된 것과 우리가 헤어지는 것은 아무런 상관도 없지 않나?
왜 그래야만 하지?
겨우 그런 이유로 나는 오소마츠를 놓아야만 하는 건가?
대답하지 못하는 나는 놔두고 오소마츠는 시간과 함께 앞으로 나아갔다.
“늦었으니까, 돌아가자. 내 귀-여운 동생, 카라마츠.”
다리 그늘에서 나간 오소마츠의 머리 위로 주홍색 가로등 빛이 비쳤다.
활짝 웃은 미소는 눈물이 나올 만큼 푸근하고 사랑스러워서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 갈까. 형님.”
*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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