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만입니다! 요즘 계속 주말에도 일이 있고, 컨디션도 왔다갔다하다 보니 글을 잘 못 썼네요..ㅠㅠ

  일 특성상 주말에도 일이 있다보니 자취방에 있어도 '몰라 쉴래' 상태가 되어버려서...;;;


* 초단편 50제입니다ㅎ...


* 공미포 2,546자.  오탈자는 추후 수정하겠습니다.



* 재미있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소른 50제


27. 사랑의 기적 (카라오소)   청시아 님 신청 키워드.




『제가 사랑하는 사람 또한 저를 사랑해준다는 것은 기적과도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TV 속에서 활짝 웃는 여성의 말에 오소마츠가 헛웃음을 삼켰다. 

얼마 전 좋아하는 이와 연인이 되었다며 행복한 얼굴로 웃는 여성을 가만히 바라보던 오소마츠가 말없이 리모컨을 들어 TV를 껐다. 

까맣게 변한 화면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마주한 오소마츠의 입가에 자조섞인 미소가 한껏 일어났다.


‘심-한 얼굴이네.’

자신의 얼굴을 마치 타인보듯 평가하며 고개를 내린 오소마츠가 미닫이문이 열리는 소리에 눈을 돌렸다.


“카라마츠.”

“응? 형님뿐인가?”

“뭐야—. 내가 있으면 불만이야~?”

“그런 건 아니다만…. 아무튼 다녀왔다, 형님.”

“오. 어서 와~.”

선글라스를 벗고 옆에 앉는 카라마츠를 따라 눈을 내린 오소마츠가 느긋하게 목소리를 늘였다. 

눈 깜짝할 사이에 평소와 같은 얼굴로 돌아온 오소마츠는 잠시 눈을 굴리더니 씩- 웃으며 카라마츠를 불렀다.


“카—라마츄~.”

“돈이라면 없다.”

“아니라고!”

주머니에서 꺼낸 손거울에 시선은 집중하고 차갑게 대답하는 카라마츠에게 눈썹을 세운 오소마츠가 져지에 넣어두었던 지갑을 꺼내 흔들었다.


“횽아가-, 오랜만에 파칭코에서 땄걸랑~. 같이 마시러 갈래?”

“엩. 오소마츠가 산다는 건가?”

“그래~! 엄청 따서 기분 최고거든—!”

“…열은, 없는 거지?”

“야!”

제 이마를 덮는 카라마츠의 손을 쳐낸 오소마츠가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카라마츠를 응시했다.


“갈 거야, 말 거야?”

“가겠다. 오소마츠가 쏘는 건 손에 꼽을 정도니까.”

“…그 정도는 아니라고!”

씩씩대며 벌떡 일어난 오소마츠를 따라 카라마츠가 현관으로 나왔다. 

뒤축이 구겨진 운동화에 거칠게 발을 끼운 오소마츠가 현관문을 열고 고개를 까닥였다. 

핫-, 하고 개구지게 웃은 카라마츠가 가벼운 발걸음으로 오소마츠를 뒤따랐다.



시끌벅적한 술집의 소음을 배경으로 벌컥벌컥 맥주를 넘기는 소리가 귀에 울렸다. 

프햐~, 하고 데워진 숨을 내뱉은 오소마츠가 안주로 나온 오징어를 질겅질겅 씹으며 손을 들어 점원을 불렀다.


“누나~! 여기 맥주 하나 더 추가요!”

“네-!”

바쁘게 테이블을 세팅하던 점원이 발랄하게 대답하며 카운터로 달려가는 것을 멍청히 바라보는 오소마츠를 향해 카라마츠가 눈썹을 찡그렸다.


“너무 많이 마시는 거 아닌가? 벌써 얼굴이 빨갛다, 형님.”

“괜차나—, 괜차나~! 이 정도로 취할 카리스마 레전드 님이 아니라구우~.’

“아니, 이미 취한 것 같다만….”

점원이 건네는 맥주잔을 받아들고 크게 웃으며 몸을 흔드는 오소마츠를 따라 맥주가 넘실대며 테이블에 떨어졌다. 

순식간에 맥주잔을 텅 비우고 손으로 안주를 집어먹는 오소마츠를 걱정스럽게 바라본 카라마츠가 막아도 오소마츠는 깨진 독처럼 끊임없이 술을 목구멍에 부었다.



“후아아~~.”

“역시 취했잖나….”

한숨 섞인 불평을 흘리며 카라마츠가 오소마츠의 팔을 어깨에 둘렀다. 

계산을 마치고 나오니 거리는 인적도 없이 한산하고 가로등 하나가 을씨년스럽게 그 아래를 간신히 밝히고 있었다. 

제법 집에서 멀리 떨어진 술집이다. 

카라마츠는 인사불성이 된 오소마츠를 이대로 버리고 갈까 생각했다가 머리를 흔들어 털어버리고 바쁘게 발을 옮겼다. 

카라마츠의 걸음에 맞춰 흔들리는 오소마츠는 힘이 빠진 다리로 간신히 걷고 있었다. 

휘영찬란하게 높이 뜬 달 덕분에 거리가 어둡지 않는 것은 천만다행이었다. 

오소마츠는 멍청히 초점 없는 눈으로 하늘을 올려다보고는 푹 고개를 숙였다.


“카라마츠우~.”

“뭔가. 그보다 정신 좀 차렸으면 스스로 걸어라.”

“시-러어~.”

불만 가득한 카라마츠의 말에 오소마츠가 헤실-,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헤헤, 잘은 웃음을 그치지 않던 오소마츠가 돌연히 입을 다물었다. 

뭔가를 깊이 생각하는 얼굴을 하고 정면을 보는 오소마츠를 카라마츠가 불렀다.


“형님?”

“….”

낮고 부드러운 카라마츠의 목소리. 오소마츠나 형제들을 부르는 애정 가득한 목소리에 오소마츠가 너털 웃음을 흘리고 눈을 감았다.




동생에게 품어서는 안 되는 감정을 가지고 말았다. 

같은 얼굴에 같은 남자, 어릴 때부터 함께 해온 카라마츠에게 왜 어째서 사랑을 하고 만 것인지 오소마츠도 알지 못했다.

하지만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든 그 감정은 오소마츠의 고민과 망설임과 슬픔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 오소마츠의 심장까지 뿌리 내렸다. 

카라마츠 앞에서 ‘형’의 얼굴을 하고 있는 순간에도 심장을 감싼 뿌리가 아프게 가슴을 찔러왔다.



『제가 사랑하는 사람 또한 저를 사랑해준다는 것은 기적과도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TV에서 비쳤던 여성의 목소리가 모기 소리 처럼 귓가를 맴돌며 사라지지 않았다. 


기적’. 


여성은 그것을 ‘기적’이라고 말했다. 

어찌보면 맞는 말일 수도 있을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반드시 자신을 사랑해주지 않으니까. 

두 사람이 서로 같은 마음이 된다는 것은 꽤나 희박한 확률을 뚫고 이뤄진 기적일지도 모른다. 

훗, 하고 쓴웃음을 뱉어낸 오소마츠가 고개를 들어 저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카라마츠와 눈을 맞췄다.


“카라마츠우~. 축하한다?”

“엩. 뭐를 말인가?”

“에~, 시치미 떼기~? 횽아는 다— 알고 있다구우~. 우리 안쓰러운 차남한테 여친이 생긴 것 정도는-.”

“…어, 어떻게 안 건가….”

천연덕스럽게 웃는 오소마츠의 말에 새빨간 얼굴을 한 카라마츠가 말을 더듬었다. 

사과처럼 물든 얼굴은 가로등에 비쳐 쓸데없이 잘 보였다. 

히히, 하고 장난스러운 미소로 오소마츠가 카라마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횽아니까 알지~.”

술냄새 가득한 목소리가 공중에 퍼지자 카라마츠가 “그게 뭔가….” 하고 어이없는 웃음을 띄웠다. 

“아무튼 축하해줘서 고맙다, 형님.” 하고, TV 속의 그 여성처럼 행복하게 웃는 카라마츠에게 마주 웃어준 오소마츠가 푹 고개를 숙였다. 

술기운이 올라 반쯤 정신을 꿈나라로 보낸 사람처럼 힘을 잃은 머리를 이리저리 흔들며 치솟는 눈물을 삼켰다.



‘기적’이라는 것은 참 변덕스럽다. 

누구에게는 너무나 쉽게 다가오면서 다른 누구에게는 절대 와주지 않는다. 

사랑하는 이와 같은 마음이 되는 것이 기적이라면, 오소마츠에게 그 기적은 절대 이뤄지지 않는 것이었다.


‘허들이 너무 높지-. 같은 남자에 형제면….’

허탈하게 숨을 뱉은 오소마츠가 뿌옇게 흐려지는 시야를 차단했다. 

기적이라는 것은 결국, 그만큼 이루어지기 힘들다는 것. 

그리고 이루어지는 일이 너무나 드물기에 ‘기적’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눈가를 떠나 땅에 떨어지는 눈물 방울을, 술에 취해 잠든 오소마츠가 흘린 침이라고 생각하기를 바라며 오소마츠가 눈을 감았다.


‘아아—, 그래도 다행이네. 카라마츠, 너는 제대로 기적을 잡아서 말이야.’


훗, 하고 웃은 오소마츠는 그대로 취한 척하며 카라마츠의 어깨에 얼굴을 숨겼다.





* 실은 귀찮아서 아직 오탈자와 맞춤법 검사를 안 했습니다... 추후에 할게요..ㅠ


* 이번달에 카라오소 온리전 회지 마감 작업에 들어가서 당분간은 짧은 단편을 올리거나 아예 못 올리는 주도 있을 것 같습니다ㅠ

 부지런히 마감해서 주말에도 글 올릴 수 있게 노력은 하겠지만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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