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은 정말 소중합니다. 밀린 소설을 쓸 수 있어서...

* 앞으로 주말 동안 열심히 써서 2편씩 올리게 될 것 같네요ㅎ

* 서서히 다가오는 클라이맥스!  다음화를 기대해주세요!

* 부족한 글이지만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 그럼 제 26회 동생마츠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토도마츠가 어디서 가져온 건지 알 수 없는 커다란 화이트보드를 탕탕 치며 외쳤다

화이트보드 앞에 정좌한 네 명의 형들이 ~” 하고 대답했다

오소마츠가 시로마츠 집에 놀러갈 때마다 열린 동생마츠 회의는 어느새 26회라는 회수를 거듭하고 있었다.

 

오늘의 주제는 역시 이거네!”

토도마츠가 뾱! 하고 보드마커의 뚜껑을 열었다.

그리곤 방금 전까지 유지하고 있던 침착함을 갖다 버리고 돌변해, 화이트보드를 뚫어버릴 기세로 큼지막하게 글자를 써나갔다.


X치 시로마츠의 주소 획득!!”

!’ 하는 큰 소리를 내며 토도마츠가 내리친 화이트보드가 흔들렸다

얼마나 힘줘서 썼는지 심이 안으로 들어가버린 보드마카가 굴러 떨어졌다

토도마츠의 비장한 얼굴에 이끌리듯 모두 심각한 얼굴로 …” 하고 신음하며 열심히 머리를 굴렸다

지금까지 실시한 모든 작전이 실패로 돌아가 여전히 시로마츠라는 인물에 대해서 아무것도 알지 못한 상태의 동생들은 어제 본 오소마츠의 눈물에, 인내의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오소마츠를 회유하는 작전도, 엄마를 회유하는 작전도 실패했다. 무작정 전화번호를 뒤져보거나, 집 전화기의 재다이얼 번호를 눌러보려 했으나 안타깝게도 집 전화기는 구식 다이얼 형태로 토도마츠가 전화기 앞에서 무릎을 꿇고 머리를 붙잡은 채, 말도 안 돼!!!!라고 절망한 모습은 두고두고 화자에 올랐다.

 

그냥 미행하자.”

특유의 낮고 거친 목소리로 이치마츠가 손을 들고 말했다

이치마츠의 발언에 토도마츠가 생긋 웃더니 무표정으로 어두운 기운을 잔뜩 내뿜었다.


이치마츠형~. 대체 우리가 몇 번이나 오소마츠형을 미행했다고 생각해? 매번매번 오소마츠형을 놓쳐서 아직도 우리가 이 지경이잖아아~?”

절대 내리지 않을 터인 눈보라가 토도마츠의 뒤에서 휘몰아치고 있었다

토도마츠의 기세에도 물러나지 않고 이치마츠가 다시 입을 열었다.


우린 맨날 다섯 명이서 한꺼번에 움직였잖아. 이번엔 두 명 정도만 따라가보면?”

이치마츠의 말에 쵸로마츠가 확실히.. 해 볼만 한데?” 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토도마츠가 턱을 짚고 잠시 고민하더니 초롱초롱한 눈으로 말했다.


그럼 쥬시마츠형하고, 카라마츠형은 자동적으로 아웃이네.”

??! , 어째서!! 톳티!!”

톳티~?!”

토도마츠의 말에 카라마츠와 쥬시마츠가 동시에 반발했다

토도마츠는 뭘 잘했다는 얼굴로 쳐다 봐.’라는 싸늘한 눈빛으로 둘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카라마츠형은 그 빤~짝 빤~짝이는 바지 때문에 눈에 띄고, 쥬시마츠형은 미행 도중에 사라지잖아

우리가 매번 미행을 실패하는 이유가 누구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토도마츠의 외침에 카라마츠와 쥬시마츠가 고개를 숙이고 죄송합니다…” 라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이치마츠랑 내가 갈게.”

고개 숙인 두 사람을 노려보고 있는 토도마츠를 향해 쵸로마츠가 손을 들고 말했다

토도마츠가 고개를 갸웃하며 나도 갈 수 있어?” 라고 말하자 쵸로마츠가 손을 저으며 말했다.


아니, 톳티- 너도 저번에 여자애들한테 연락 왔다고 멋대로 빠져나갔잖아. 이번은 나랑 이치마츠가 갈게. 이치마츠 발소리 죽일 수 있고.”

쵸로마츠의 말에 고개를 숙이고 있던 두 사람이 먹잇감을 바라보는 맹수는 눈빛으로 토도마츠를 빤히 쳐다보았다

레이저를 쏘듯 토도마츠에게 박히는 눈빛을 무시한 채 토도마츠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또 미행하게 되면 쵸로마츠형이랑 이치마츠형이 가. 부탁해.”

“”.””

쵸로마츠와 이치마츠가 고개를 끄덕인 순간, 방문이 활짝 열렸다.

 


으아~ 심심해~”

한숨을 내쉬며 등장한 미행 목표, 당사자 오소마츠. 동생들은 모두 당황함에 얼어붙었다.

오소마츠가 화이트보드를 읽기라도 하면 모든 계획은 말짱 도루묵! 당황한 토도마츠가 형들을 바라보자 이치마츠가 고개를 끄덕이곤 벌떡 일어났다.

 

우랏샤!!!!!”

쿠헉?!!!!”

우렁찬 기합과 함께 다짜고짜 카라마츠를 화이트보드로 내던진 이치마츠

카라마츠는 멋지게 화이트보드로 날아가 화이트보드와 함께 바닥에 쓰러졌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눈을 한 채, 기절한 카라마츠를 내려다보며 토도마츠가 식은땀을 흘렸다.

 

‘‘...하아?!’’

눈 앞에서 벌어진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쥬시마츠, 쵸로마츠는 어이없다는 얼굴로 멍청히 이치마츠를 바라보았다.

 

너네뭐하냐?”

동생들과 마찬가지로 어처구니없다는 얼굴로 동생들을 바라보며 묻는 오소마츠에게 토도마츠가 재빨리 대답했다.

 

, 레슬링 연습!!!”

레슬링 연스읍? 갑자기 그런 건 왜 해?”

눈썹을 기울이며 묻는 오소마츠에게 당연하단 얼굴을 억지로 만들어낸 토도마츠가 대답했다.

조만간 레슬링 시합이 열린대서!”

? 어디서?”

“…, 그건..”

말문이 막힌 토도마츠가 헬프-!!!!’ 라는 눈빛으로 쵸로마츠를 쳐다보았지만 쵸로마츠는 맹렬히 고개를 저으며 무리!’ 라고 쓰여진 눈으로 받아쳤다

이마에 핏줄을 세우며 이를 간 토도마츠가 웃는 얼굴로 오소마츠에게 말했다.

 

, 아무튼!! 레슬링 연습 중이었다고!!!”

아니, 왜 갑자기 화 내는데그럼 저 화이트보드는 뭐야?”

“.., 점수판!! 누가 제일 많이 이겼나 보려고!!”

~~.. 뭔가 수상한데~.”

, 뭐가~, 오소마츠형도 참, 뭐가 수상하다는 거야아~”

토도마츠가 손을 휙휙 휘저으며 필사적으로 변명하는 것을 빤히 바라본 오소마츠가 , 됐나.” 라고 말한 뒤, 동생들을 둘러보며 물었다.


너희 내일 뭔가 일정 있어?”

일체 동생들의 일정 따위 신경 써본 적 없는 오소마츠의 질문에 동생들 모두 입을 벌리고 놀란 얼굴로 바라보았다

한참이 지나도 대답 없는 동생들에게 오소마츠가 손을 흔들며 ~~” 라고 부르자 제일 먼저 정신을 되찾은 토도마츠가 말했다.


, 는 내일 친구들하고 약속…”

후응~ 이치마츠는?”

나도 내일 오전에 나가는데…”

쵸로마츠?”

내일 냐-짱 라이브있으니까 거기 갈건데..”

쥬시마츠는?”

내일? 야구~!!!!”

카라마츠는? , 저 녀석도 내일 나가겠지.”

여전히 기절해 있는 카라마츠를 슥 보고 오소마츠가 웃었다.


그래? 그럼 내일 너네 다 나가는 거지?”

살며시 피어오른 홍조에 동생들 모두 위기감을 느꼈다. 쵸로마츠가 진지한 얼굴로 오소마츠에게 물었다.


오소마츠형, 내일 뭔가 예정 있어?”

쵸로마츠의 물음에 오소마츠가 잠시 망설이는 듯 하더니 이내 역 앞에서 받은 전단지를 흔들며 대답했다.


나는 내일 파칭코~! 새 기계 들어왔대!”

이히히-‘ 하고 홍조를 피운 채 오소마츠가 웃는 것을 본 동생들 모두(기절한 카라마츠 제외)가 속으로 외쳤다.

 

‘’’‘절대 거짓말이다! 저거!!!!’’’’

 


 

2.

모두가 나간 집 안, 오후가 다 되어서야 일어난 오소마츠가 소나무마크가 들어간 흰 티와 붉은 점프수트를 입었다

허리춤에서 소매를 묶고, 아직도 바닥에 펼쳐져 있는 이불을 적당히 돌돌 말아 벽장에 넣었다

2층을 내려가 거실에도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후, 주방에 있을 엄마 마츠요에게 발을 돌렸다.


엄마~ 나 오늘도 시로 집에서 자고 올게요~”

그래~”

주방 입구에서 외치자 마츠요가 뒤돌아 오소마츠와 눈을 맞추며 웃었다

오소마츠가 싱긋- 마주 웃은 후, 신발을 신고 현관을 나섰다

현관을 나서자마자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 같아 즐겁게 웃으며, 휘파람을 불며, 오소마츠가 역으로 향했다

그 뒤에서 자신을 따라오는 두 사람을 눈치채지 못한 채로.

 

 


3.

역시 역으로 가고 있어.”

5m 정도의 거리를 두고, 거리에 세워진 입간판에 몸을 숨긴 채 쵸로마츠가 중얼거렸다

어제, 파칭코에 간다고 하는 오소마츠의 얼굴에 위화감을 느낀 동생들은 오소마츠가 내일 시로마츠의 집에 갈 생각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그날 밤, 오소마츠가 잠든 틈을 타 27회 동생 회의를 열어 어떻게 미행할지 치밀하게 계획을 짰다

그 결과로 지금 쵸로마츠와 이치마츠가 인기척을 죽이고 오소마츠를 따라가고 있었다.

 

역에 들어갔다.”

이치마츠의 말에 서둘러 몸을 일으킨 쵸로마츠가 뛰었다

육쌍둥이 중 유난히 발이 빨랐던 쵸로마츠의 뒤를 이치마츠가 힘겹게 따라갔다

역에 들어가 자동기계에서 표를 사고 있는 오소마츠를 발견한 두 사람이 미리 준비한 변장도구를 꺼냈다.


쵸로마츠는 토도마츠의 갈색 비니를 쓰고 뿔테 안경을 쓰고 초록색 체크남방 위에 짙은 회색 맨투맨을 입었다

이치마츠는 부스스한 머리를 카라마츠에게서 빼앗은 왁스로 정리한 후, 평소 절대 입지 않았던 짙은 자주색 셔츠와 검은 롱코트를 입었다

평소 육쌍둥이를 자주 봐왔던 사람도 흘깃 봐서는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인상이 바뀌어져 있었다.

혹여나 오소마츠를 놓칠까 초고속으로 변장을 마친 두 사람이 오소마츠가 정거장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고 매표기 앞에 섰다.

 

근데 오소마츠형 어디로 가는거야?”

이치마츠가 지극히 당연한 물음을 묻자, 쵸로마츠가 얼굴을 구겼다. 오소마츠가 어떤 역에서 내리는지 두 사람이 알 리 없었다.

 

일단 아무 역이나 선택해서 뽑자.”

거의 종점에 가까운 역을 선택해 표를 뽑은 쵸로마츠가 이치마츠의 손을 잡고 끌어당겼다

역 내에 열차가 들어오고 있다는 안내음성이 흘렀다. 계단을 거의 뛰어오른 두 사람은 오소마츠가 탄 전철에 함께 올랐다

오소마츠가 탄 칸의 바로 옆 칸. 열차 칸과 칸 사이를 이어주는 좁은 통로의 창문을 통해 보이는 오소마츠에게 두 사람은 시선을 고정하고 떼지 않았다.

 

 

대체 어디까지 가는 거야?”

열차를 타고 꽤 시간이 지났음에도 내리지 않는 오소마츠를 보며 쵸로마츠가 중얼거렸다

좌석에 앉은 채, 잠을 자는지 고개를 숙이고 있는 오소마츠의 모습에 쵸로마츠가 푹 한숨을 내쉬었다

어느새 비어있는 좌석에 앉은 이치마츠가 고개를 끄덕이며 졸고 있었다.

 

이번역은 000, 000

안내 방송이 울리고 오소마츠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쵸로마츠가 재빨리 이치마츠를 흔들어 깨웠다.

 

이치마츠! 내린다!”

“…우응.”

이치마츠와 함께 내려 오소마츠를 찾았다. 두 사람은 출구로 향하는 오소마츠를 조용히 따라갔다.


역 근처 편의점에 들어갔다 나온 오소마츠의 손엔 편의점 봉투가 들려있었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가볍게 발을 구르며 걸어가는 오소마츠의 모습은 너무나 행복해 보였다

동생들과 함께 있을 때만 보여주었던 그 얼굴을, 행복하다는 얼굴을 한 채, 육쌍둥이가 아닌 타인에게 향하고 있는 오소마츠의 모습에 쵸로마츠와 이치마츠는 말할 수 없는 쓸쓸함에 사로잡혔다

-하고 아파오는 가슴을 붙잡은 채, 오소마츠를 조용히 따라갔다

독신자 전용의 아파트에 도착해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이치마츠와 쵸로마츠가 긴장을 풀고 한숨을 내쉬었다

복도식인 아파트는 밖에서도 사람이 드나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쵸로마츠와 이치마츠는 아파트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오소마츠가 어디에서 나오는지 확인했다

4층 맨 오른쪽에 위치한 집 문을 오소마츠가 두드렸고, 이내 문이 열리고 오소마츠가 안으로 들어갔다.

 

저기네.”

…”

쵸로마츠가 작게 속삭이자 이치마츠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걸로 시로마츠의 집을 알았다. 아파트 입구에 적힌 주소를 수첩에 적은 쵸로마츠가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일단 돌아가자.”

“….”

 

 


4.

집으로 돌아가는 전철 안. 두 사람 사이에선 침묵만이 흐르고 있었다.

오소마츠의 행복해 보이는 얼굴이 눈 앞에 어른거렸다

동생들과 함께 있을 때만 보여주었던 얼굴. ‘우리들에게만 보여주었던 얼굴

아직 앳된 티가 벗겨지지 않은 오소마츠의 얼굴은 기쁘게 미소 지으면 더 앳돼 보여서 굉장히 귀여웠다

그런 우리들의 미소를 타인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보여주는 오소마츠가 원망스럽고 또 슬펐다

쓸쓸한 얼굴로 바닥을 향한 고개를 억지로 들어올리자 옆자리에 앉은 이치마츠도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쵸로마츠형.”

.”

오소마츠형의 가장 소중한 건 우리지?”

이치마츠의 목소리가 불안한 듯 떨리고 있었다. 슬픈 얼굴로 물어오는 동생의 머리를 쵸로마츠가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당연하잖아.”

쵸로마츠도 확신하지 못하지만 동생을 위해 웃으며 말했다. 이치마츠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렇지다행이다.” 라고 중얼거리며 고개를 숙였다.

 

집으로 향하는 전철 안, 쵸로마츠는 태어나 처음으로 오소마츠가 너무나 멀게 느껴졌다.





* 이럴때 들으면 좋은 노래가 있습니다. '있을 때 잘해~' 라는 곡 입니다.

* 다음화는 꽤 분량이 많을 것 같습니다... 제 손목이 버텨주면 좋겠습니다...

* 제 부족한 글을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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