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화입니다... 아마 내일 중으로 10화를 올릴 수 있을 것 같네요.

* 드디어 클라이맥스! 쓰면서도 두근두근했습니다.

* 쓸 말이 없네요..ㅎ 부족한 글이지만 재미있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9

 

 

1.

“삐삐삐삐삐삐”

시끄럽게 울리는 알람 소리에 쵸로마츠가 눈을 떴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알람 소리의 근원지를 찾는 쵸로마츠가 아직 자고 있는 토도마츠의 머리 위에 놓인 스마트폰에서 알람이 울리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인상을 쓰고 ‘쯧!’ 하고 혀를 차며 쵸로마츠가 알람을 껐다

알람이 울리는지도 모르고 토도마츠는 쿨쿨 잘만 자고 있었다.

 

“알람을 맞췄으면 좀 일어나라. 듣지도 못하면서…”

쵸로마츠가 아직 졸음이 묻어 나오는 목소리로 불평하며 옷을 갈아입고 계단을 내려갔다

거실로 내려가 거실문을 열자 양복을 입은 오소마츠가 보였다.

 

“오! 좋은 아침, 쵸로짱~

“…어? 오소마츠형? 왜 양복입고 있어?

태연하게 웃으며 아침인사를 건네는 오소마츠를 놀란 얼굴로 바라보며 쵸로마츠가 묻자, 오소마츠가 ‘아하하’ 하고 웃으며 말했다.

 

“오늘 친척 결혼식 있다고 했었잖아! 너네 다 바쁘다고 내빼는 바람에 내가 가게 됬다궁~

입을 내밀고 볼을 부풀린 채 불평하듯 말한 오소마츠가 거실을 나서며 쵸로마츠의 어깨를 ‘툭’ 두드렸다.


“그럼 횽아, 다녀올게~ 엄마랑 아빠랑 같이 가니까 밥은 알아서 먹어~

“오늘 늦게 들어와?

“음~ 결혼식장이 좀 멀어서, 아마 자고 올 걸?

“그래… 알겠어. 잘 다녀와~

“오냐~

오소마츠가 손을 흔들고 현관을 나섰다. 차에 시동이 걸리고 출발하는 소리가 현관 너머에서 들렸다

멍하니 현관을 바라보고 있던 쵸로마츠가 ‘핫!’ 하고 뭔가를 깨달았는지 주먹으로 손바닥을 쳤다. 그리고 서둘러 계단을 올라가 방문을 열었다.

 

“모두 일어나!!!

““””…””””

미동도 하지 않는 형제들의 모습에 쵸로마츠의 이마에 힘줄이 진해졌다

여섯 명이 덮고 자는 이불을 들춰 내던지며 쵸로마츠가 외쳤다.

 

“일어나 이 망한 백수들아아아아아!!!!!

 

 

 

2.

정좌한 형제들 앞에 선 쵸로마츠가 손을 허리에 얹고 선언했다.

 

“오늘 ‘시로마츠’한테 간다!

“””…에?””””

쵸로마츠의 말에 형제들이 멍청히 대답하며 쵸로마츠를 올려다보았다. 솟아오르는 화를 꾹꾹 억누르고 쵸로마츠가 말했다.

 

“오늘 오소마츠형 결혼식 갔어. 자고 올지도 모른다고.. 게다가 오늘 다들 알바나 일 없잖아

그러니까 ‘시로마츠’를 찾아가려면 오늘이 최적의 날이란 말이야!

“아~ 그 결혼식 오늘이었구나…”

토도마츠가 고개를 끄덕이며 스마트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 오전 11. 지금 출발하면 늦지 않고 시로마츠에게 갈 수 있을 시간이었다.

 

“그 전에…”

이치마츠가 입을 열자 옆에 있던 쥬시마츠가 이치마츠의 말을 이었다.

 

“밥 먹고 가요! 쵸로마츠 형-!! 나 배고픔다!!

“훗, 확실히 공복으로는 져니-(journey)를 시작할 수 없지.

“좀 닥쳐, 개똥마츠.

“엩?!

“아침밥은 어떻게 해? 엄마 없잖아?

배고프다며 아우성치는 형제들을 바라보며 쵸로마츠가 주먹을 꽉 쥐고 떨었다.

 

‘이 쓸모없는 백수들이 진짜…’

겨우겨우 화를 가라앉히고 쵸로마츠가 카라마츠를 끌고 부엌으로 향했다

형제들 중 그나마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요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쵸로마츠와 카라마츠 뿐이었다

부엌에 들어가자 냉장고에 쪽지가 붙어있었다.

 

‘백수들아~ 냉장고에 재료는 있으니 적당히 만들어 먹으렴~

 

마츠요가 남긴 쪽지를 보며 카라마츠와 쵸로마츠가 한숨을 내쉬었다

쵸로마츠가 밥통에 남은 밥의 잔량을 확인하는 동안 카라마츠가 냉장고의 내용물을 확인했다

재료는 충분해서 본격적으로 요리를 만들 수 있었지만 위층에서 배고프다고 난리를 치기 시작한 동생들을 위해서는 단시간에 완성할 수 있는 음식을 해야 했다

냉장고에서 당근과 완두콩, 계란을 꺼내 조리대에 놓았다.

 

“뭐 하려고?

“볶음밥. 밥은 충분한가?

“응. 충분해.

“그럼 좀 도와주겠나? 쵸로마츠.

“알겠어.

두 사람이 바쁘게 움직이며 야채를 썰고 밥을 볶았다

20분 후, 먹음직스러운 볶음밥이 완성되어 동생들과 함께 아침 겸 점심을 먹었다.

 

 

“자, 이게 가자!

식기를 모두 치우고 거실에 앉아있는 형제들에게 쵸로마츠가 말했다

쵸로마츠를 올려다보는 동생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불만이 가득 차 있었다.

 

“에~ 이제 막 밥 먹었잖아~ 좀 쉬다 가자~ 딸딸마츠형~

?! 누가 딸딸마츠냐?!!”

“쿨~

“나 고양이한테 사료 챙겨줘야 돼.

“훗, 나도 오늘 찾아올 카라마츠 걸-즈에게 작별을 말하지 않으면 곤란하다, 브라더-

아예 잠든 쥬시마츠와 저마다 핑계를 대며 거부하는 동생들을 보며 쵸로마츠가 화를 꾹꾹 눌러 담았다.

 

 

 

3.

동생들의 늦장에 집을 나선 건, 오후 3시를 조금 넘겨서였다

‘시로마츠’ 집으로 향하는 전철 안, 쵸로마츠가 초조하게 발을 떨었다.

 

“쵸로마츠형- 정신 사나운데다가 복 달아나니까 그만 둬!

셀카를 열심히 찍고 있던 토도마츠가 쵸로마츠의 다리를 치며 말했다

쭉 늦장 부린 주제에 무슨 자격으로 저런 말을 하는건지.. 혀를 차면서도 “미안.” 하고 말하며 다리를 멈추는 쵸로마츠였다.

 

목적지인 역에 도착해 역 밖으로 나오자 어느새 뉘엿뉘엿 해가 지고 있었다

붉게 물든 하늘을 올려다본 쵸로마츠가 토도마츠에게 시간을 물었다

스마트폰 액정을 본 토도마츠가 “5시 반” 이라고 대답했다

어느새 저녁식사 시간이 되어 묘하게 사라지지 않는 불길한 예감에 초조해진 쵸로마츠가 걸음을 서둘렀다.

 

 

 

4.

오소마츠를 미행하며 적어둔 주소를 토도마츠의 스마트폰에 입력해 지도를 보며 길을 찾아 헤매, 어찌어찌 ‘시로마츠’의 맨션에 도착했다

다들 긴장된 표정으로 맨션으로 들어가 4층으로 올랐다. ‘시로마츠’의 집 앞에 선 동생들이 마른침을 넘겼다

쵸로마츠가 떨리는 손으로 초인종을 눌렀다. 모두 숨을 들이마신 채, 호흡을 멈추었다

하지만 문 너머에서는 어떠한 인기척도 나지 않았다

확인 차원으로 한번 더 초인종을 눌렀지만 여전히 문은 열리지 않았다

동생 일동이 모두 참고 있던 숨을 ‘하아~’ 하고 내쉬었다

집 안에는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무의식적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쉰 쵸로마츠가 말했다.

 

“오늘은 집에 없나 봐. 다음에 또 오자.

분명 ‘시로마츠’를 만날 각오를 하고 온 것인데도 시로마츠가 집에 없다는 것에 묘한 안도감을 느끼며 동생들이 몸을 돌렸다

만에 하나라도 오소마츠가 결혼식에서 빨리 돌아올 수 있기에 서둘러 집으로 향해 발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복도를 걸어오는 ‘시로마츠’와 동생들이 맞닥뜨렸다

편의점에 들렸는지 편의점 봉투를 손에 쥔 채, 시로마츠가 멍하니 동생들을 바라보았다

동생들도 당황하는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시로마츠의 시선을 마주 보았다.

 

“어, 저기… 여긴 무슨 일로 왔어? 혹시 오소마츠한테 무슨 일 생겼어?

어색한 침묵을 깨고 먼저 입을 연 것은 시로마츠였다

의아한 얼굴로 묻는 시로마츠의 모습에 동생들은 이유를 알 수 없는 조바심을 느끼고 시로마츠를 매섭게 바라보았다

평소 주위에서 눈치가 없다는 말을 자주 듣는 시로마츠가 알 수 있을 정도로 시로마츠를 향한 동생들의 시선은 호의적이지 않았다

오소마츠와 똑같은 얼굴을 한 5쌍의 눈이 일제히 자신을 향해 있는 것에 시로마츠는 일말의 섬뜩함을 느꼈다.

 

“어이, 묻고 있잖아. 무슨 일로 온 거냐고.

시로마츠가 재차 물었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눈썹을 찌푸린 시로마츠가 손에 든 편의점 봉투를 흔들며 말했다.

 

“일단 나 집에 들어갈 수 있게 좀 비켜줄래? 이거 냉동식품이라 빨리 냉장고에 넣어야 하는데.

“”“””…..”””””

동생들은 말 없이 시로마츠가 지나갈 수 있도록 길을 비켜주었다

시로마츠는 망설이지 않고 동생들에게 걸어가 주머니에서 키를 꺼내 문을 열고 들어갔다

잠시 후, 냉장고에 무사히 냉동식품을 넣은 시로마츠가 다시 밖으로 나왔다

닫힌 문에 기대서서 팔짱을 끼고 못마땅한 얼굴로 동생들을 바라보는 시로마츠가 동생들에게 거듭해 물었다.

 

무슨 일이야?”

시로마츠의 질문에 쵸로마츠가 잠시 망설이더니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 이상 오소마츠형에게 접근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쵸로마츠의 말에 시로마츠가 무표정으로 물었다.

 

무슨 뜻이야? 그거.”

미안하지만, 미스터 화이트. 그대가 나타나고 오소마츠가 점점 집에 들어오지 않고 있다. 우린 브라더-가 걱정된다

그러니 더 이상 오소마츠와 만나지 않는 것이 좋을 듯 하다만?”

쵸로마츠를 대신해 카라마츠가 시로마츠의 질문에 대답했다

항상 안쓰러운 발언을 하던 카라마츠 답지 않게 제법 점잖은 말이었다

카라마츠의 말에 시로마츠가 노골적으로 인상을 구겼다.

 

나도 미안하지만, 오소마츠와 만나건 말건, 그건 내 자유지. 너희가 상관할 일이 아닐텐데?”

적의에 찬 말투에 동생들의 표정 또한 일제히 일그러졌다

항상 웃는 얼굴이던 쥬시마츠마저 입을 다문 채, 싸늘한 시선으로 시로마츠를 바라보고 있었다.

 

더 이상 오소마츠에게 다가가지 말아줘.”

사람 하나는 가뿐히 죽일 것 같은 냉혹한 눈빛으로 카라마츠가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일방적인 요구에 시로마츠가 푸핫하고 코웃음 쳤다.

 

뭐야? 그거. 부탁이야, 명령이야 뭐야? 내가 오소마츠에게..”

“’오소마츠라고 편히 부르지 말아주겠나?”

시로마츠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카라마츠가 으르렁거렸다

전투적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카라마츠의 눈빛을 시로마츠가 서늘하게 맞받아쳤다. 두 사람 사이에 무언의 신경전이 펼쳐졌다.

 

오소마츠형이 울었잖아. 그건 당신 때문 아니야?”

두 사람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흐르고 있는 침묵을 깨고, 이치마츠의 낮은 목소리가 주변 분위기를 매섭게 긁으며 울렸다.

 

당신 때문에 오소마츠형이 우리와 놀아주지도 않고, 우리에게 거짓말까지 하면서 당신 집으로 가는 건 전부 당신 때문이잖아.”

한 치의 의심도 없이, 확신에 찬 목소리로 이치마츠가 말했다. 동생들은 말없이 이치마츠의 말에 동조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전부 내 탓이다?”

시로마츠는 이치마츠의 말에 어이없다는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노골적인 비웃음

이치마츠가 유지하고 있던 무표정을 버리고 눈썹을 찡그렸다.

 

오소마츠 형아가 옆에 없으면 싫어.. 당신이 있어서 오소마츠 형아랑 놀 수 없어.”

계속 말없이 긴 소매로 입을 가리고 있던 쥬시마츠가 다물고 있던 입을 열었다

쥬시마츠 답지 않게 기운 없는 목소리에는 명백히 시로마츠를 향한 원망이 심어져 있었다.

 

오소마츠 형한테 가장 중요한 건 우리니까! 착각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우리한테서 오소마츠 형을 뺏으려 해도 소용없으니까!!!”

토도마츠가 울상인 얼굴로 외쳤다. 큰 소리로 외친 것에 비해 목소리에 자신감은 담겨 있지 않았다

쥬시마츠가 손을 들어 토도마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토도마츠를 달래주었다

시로마츠는 동생들의 말에 어떠한 말도 하지 않은 채, 팔짱을 끼고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오소마츠 형과 우리는 육쌍둥이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우리는 줄곧 여섯명이서 함께 지내왔어

당신이 아무리 수작을 걸어도 오소마츠 형은 결국, 우리 육쌍둥이의 장남이야. 우리와 오소마츠 형 사이에 당신이 낄 공간 따윈 없어.”

쵸로마츠가 시로마츠를 향해 거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시로마츠와 시선을 똑바로 마주한 채, 날카로운 목소리로 거침없이 내뱉은 쵸로마츠가 만족스럽게 미소 지었다.

 

그러니 오소마츠 형을 돌려줬으면 좋겠어.”

쵸로마츠가 마지막으로 쐐기를 박으며 시로마츠를 향해 조소를 흘렸다

쵸로마츠와 동생들의 말을 조용히 듣고 있던 시로마츠가 치밀어 오르는 화를 억누르며 낮게 으르렁거렸다.

 

너네, 진짜 제정신이냐? 대체 너희는 오소마츠를 뭐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야? 그녀석이 운 게 내 탓이라고

너네, 오소마츠에게 왜 울었는지 직접 물어보긴 했어

뭐가 슬픈지, 무슨 고민을 안고 있는지 물어봤어

오소마츠가 뭣 때문에 괴롭고 힘든지 알 바 아니고 그냥 멍청히 너네 곁에만 있으라 이거야

진짜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너희는 진짜 구제할 수 없는 바보 천치야.”

분노로 치를 떨며, 강한 어조로 허를 찌르는 시로마츠의 말에 동생들이 움찔했다

동생들의 반응으로 대답을 짐작한 시로마츠가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애초에, 이제서 너희가 이렇게 나를 찾아와서 그딴 말을 하는 게 우습다는 생각 안 들어

오소마츠가 왜 너희를 놔두고 나를 찾아오는지 알려줄까

너희가 오소마츠를 혼자서 내버려두었기 때문이야. 알아들었어

멋대로 그녀석을 홀로 내버려둔 주제에 나한테 와서 오소마츠에게 접근하지 말라? 웃기지 마.”

살벌한 기세로 거칠게 살을 박는 시로마츠에게 동생들은 이렇다 할 반박도 하지 못한 채, 입을 다물었다

참다 못한 쵸로마츠가 주먹을 꽉 쥔 채, 시로마츠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너희 여기서 뭐해…?

예상치 못한 목소리에 놀라 뒤돌아 본 쵸로마츠 앞에 양복차림의 오소마츠가 서 있었다.





* 시로마츠와 동생들의 공방에 오소마츠가 참전하였습니다...

* 얼른 써서 다음편도 올릴게요..

* 동생들의 시로마츠를 향한 대사에는 각각 오소마츠를 향한 비뚤어진 애정이 담겨져 있습니다.

카라마츠의 오소마츠를 향한 '독점욕'

쵸로마츠의 '장남을 향한 무의식적인 기대와 강요'

이치마츠의 '책임회피'

쥬시마츠와 토도마츠의 '자기중심적 사고'

가 담겨져 있는 대사로 저는 생각하고 썼는데... 그렇게 보였나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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