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올렸습니다^^ 분량이 얼마 되지 않아 외전격인 5.5화도 함께 올려요~

 

https://whitepinetree.postype.com/post/7178715

'오소마츠상 > (카라오소) 슬픈 사랑 (완)' 카테고리의 다른 글

6화 호기심  (0) 2020.07.13
5.5화 전해지지 않을 마음  (0) 2020.06.29
4화 가라앉다  (2) 2020.05.19
3화 입구  (2) 2020.05.11
2화 미래에서 보낸 기도  (0) 2020.01.05

 

슬픈 사랑 4화 올렸습니다^^ 아래 링크로 들어가서 봐주세요~

 

 

https://whitepinetree.postype.com/post/6848727

 

가라앉다

* 카라마츠의 후회와 루프는 이어진다. * 공미포 5,939자. * 부족한 글이지만 재미있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었다. 숨조차 제대로 쉬고 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머

whitepinetree.postype.com

 

'오소마츠상 > (카라오소) 슬픈 사랑 (완)' 카테고리의 다른 글

5.5화 전해지지 않을 마음  (0) 2020.06.29
5화 뒤늦은 사랑  (0) 2020.06.29
3화 입구  (2) 2020.05.11
2화 미래에서 보낸 기도  (0) 2020.01.05
1화 슬픈 사랑  (0) 2020.01.05

* 냥냥합작에 참가한 글입니다. 제 글 말고도 멋진 글과 그림, 만화가 있으니 한 번 들러주세요^^

    냥냥합작 : https://vegaseven7.wixsite.com/nyangnyangmatsu

* 올캐러로 커플링은 없습니다.

* 영화의 오소마츠상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공미포 7,574자.

 

* 부족한 글이지만 재미있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고양이 수인의 세계에.

당신은 이곳에서 당신을 필요로 하는 이들을 위해 불려왔습니다.

이곳에 온 목표를 이루고 다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게 뭐다냐…?”

눈앞에 뜬 반투명한 창에 적힌 글을 읽은 오소마츠가 고개를 기울였다. 눈을 뜨니 갑자기 새하얀 공간에 자신이 있었고 별안간 이해할 수 없는 글이 쓰인 창이 떴다. 꼭 게임처럼.

‘응, 꿈이네.’

가볍게 결론을 내린 오소마츠가 푹- 한숨을 내쉬었다. 자기 전에 쵸로마츠한테 빌린 라노벨을 읽은 탓일까. 별 이상한 꿈을 다 꾼다며 머리를 긁적인 오소마츠가 점점 변해가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응? 여긴….”

익숙한 길거리에 낯선 가게들. 과거에 사라졌을 비디오 대여점이 있을 것을 본 오소마츠가 눈썹을 찡그렸다. 이미 한 번 겪었던 일이기에 오소마츠는 당황하지 않았다. 이곳은 자신들이 고등학교 3학년, 성인이 되기 직전의 과거다.

“목표를 이뤄야 돌아간다고 했던가? 이 시기의 목표라면 하나밖에 없지! 여친 만들기!!”

『아닙니다.』

“그렇게 단호하게 말할 필요 있어?!”

떡하니 눈앞에 나타난 시스템 창에 오소마츠가 울컥 소리쳤다. 갑자기 퍼진 노성에 길을 걸어가던 행인들이 오소마츠를 힐끗힐끗 쳐다보았다.

“우와…. 이치마츠가 좋아할 법한 세계인데.”

자신을 보는 행인들의 머리 위에는 세모 모양이 복슬복슬한 고양이 귀가 솟아나 있었다. 엉덩이에는 다양한 무늬와 크기를 가진 꼬리가 살랑거리고 있었다.

‘일단 여기를 벗어나자.’

꽂히는 시선들에 뒤통수가 따가웠다. 끙, 신음한 오소마츠가 모교를 향해 발을 옮겼다.

“적당―­­­히 녀석들을 화해시키면 되는 거지?”

왜 그런 귀찮은 일을 내가 해야 하는지, 투덜대며 모교에 도착한 오소마츠가 자기 쪽으로 걸어오는 두 동생을 발견하고 씨익- 입꼬리를 올렸다.

“여어―­­­, 쵸로마츠우~. 토도마츠우~.”

반갑게 손을 흔들며 두 동생 앞으로 뛰어가자 쵸로마츠의 머리 위에 솟은 귀가 홱 뒤로 젖혀졌다.

“엥?”

“누, 누구시죠? 누구신데 저희랑 같은 얼굴을…. 아니, 그 전에 저희 이름은 어떻게 알고 계신 건아요!?”

“우와, 너 목소리 진짜 깬다.”

어울리지 않는 안경에 하이톤의 목소리까지 듣고 나니 저도 모르게 말이 튀어나왔다. 오소마츠의 무신경한 말에 쵸로마츠의 귀가 아래로 축 늘어졌다. 사납게 털이 일어나 있던 꼬리도 바닥으로 추락하자 오소마츠가 당황해 손을 휘휘 저었다.

“아니아니,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이 몸은 미래에서 오신 장남님이시다! 너희의 소원을 들어주러 왔다구~.”

“소, 소원…, 이요?”

가슴을 통통 내리치며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오소마츠에게 토도마츠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오소마츠가 저를 부르자마자 쵸로마츠 등 뒤로 몸을 숨긴 토도마츠가 오소마츠를 응시했다.

“그래, 소원! 너희 다시 친해지고 싶잖아? 예전처럼.”

빙그레-, 답지 않은 잔잔한 미소를 피운 오소마츠가 그 뜻을 짐작한 쵸로마츠와 토도마츠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쵸로마츠는 흥, 콧방귀를 끼며 도수 없는 안경을 추어올렸다.

“벼, 별로 그런 소원 바라지 않았어요! 우리는 이 상태로도 상관 없다구요!”

“마, 맞아요…. 딱히…. 친구가 있으니까 외롭지 않고.”

쵸로마츠의 말에 올라탄 토도마츠가 고개를 끄덕였다. 뭐가 겁나는지 쵸로마츠의 옷자락을 움켜쥔 토도마츠의 발그레한 볼을 보던 오소마츠가 눈을 위로 올렸다. 기운 없이 늘어진 귀와 꼬리가 방금 한 말이 거짓말이라는 걸 증명하고 있었다.

‘하여간 솔직하지 못한 녀석들~.’

픽-, 깜찍한 동생들을 향해 속웃음을 흘린 오소마츠가 어깨를 으쓱였다.

“장남님은 다 알고 있다구~? 거짓말할 생각 말구 이 횽아한테 다 맡겨둬!”

탕! 가슴을 다시금 내리친 오소마츠가 턱을 들었다. 어떻게 보아도 거만한 자세에 쵸로마츠와 토도마츠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럼 기다리고 있으라구~.”

오소마츠는 왔을 때와 같이 손을 흔들며 멀어졌다. 타타닥 발소리를 요란하게 울리며 멀어지는 붉은 등을 바라보는 쵸로마츠와 토도마츠의 눈에는 의심만이 가득했다.

 

 

오소마츠는 룰루랄라 발을 굴리며 번화가로 들어섰다. 흥흥흥~, CM에서 나오던 노래까지 흥얼거리며 번화가를 누빈 오소마츠가 단번에 찾고 있던 동생을 발견했다.

“쥬시마츠우~.”

“아앙!? 뭐야, 네놈은!!”

“이야~, 횽아한테 말버릇 보소?”

바지는 엉덩이까지 내리고 눈에 있는 힘껏 힘을 준 쥬시마츠가 거들먹거리며 오소마츠에게 다가왔다. 빨간 슬리퍼를 질질 끌며 다가온 동생의 위협은 무섭지도 가렵지도 않았다. 에휴~, 한숨을 내쉰 오소마츠가 잔뜩 겁먹어 움츠린 쥬시마츠의 귀와 꼬리에 눈을 주었다. 조금 전 쵸로마츠가 경계했을 때와는 다른 모양의 귀는 확실히 겁먹은 것처럼 보였다. 무엇보다 꼬리가 다리 사이로 들어가 있었다. 겁먹은 강아지와 같은 모습에 오소마츠가 픽- 입꼬리를 올리고 쥬시마츠의 머리 위에 손을 올렸다.

“쥬~시마츠~. 다른 녀석들하고 다시 사이좋아지고 싶지?”

“아, 아앙??”

순간 쥬시마츠가 머뭇거린 것을 놓치지 않은 오소마츠가 히죽 웃었다. “횽아는 다~ 알아요―.” 하고 말꼬리를 늘린 오소마츠가 쥬시마츠와 나직이 눈을 맞췄다. 어느새 힘이 빠져 동그랗게 변한 눈이 잘게 흔들리고 있었다.

“괜찮아~. 횽아가 다 해결해 줄게!”

쥬시마츠는 마지막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동생이었다. 서로 모른 척하는 형제들에게 실망해 제일 어긋나 버리긴 했지만, 본래 형제 중에서 가장 상냥한 이였다. 거친 머리칼을 쓰다듬고 가볍게 통통 두드린 오소마츠가 다시금 자신을 믿으라 말하자 쥬시마츠의 눈가가 서서히 촉촉해졌다.

“…응!”

힘차게 대답하는 쥬시마츠의 얼굴 위로 어릴 적 미소가 떠올랐다. 씨익- 자랑스럽게 미소를 피운 오소마츠가 다정하게 쥬시마츠의 턱을 긁어주었다.

“아, 근데 쥬시마츠. 너 남대문 완전개방 돼있다.”

 

 

“자, 그럼~ 다음은 이치맛쨩인가~.”

쥬시마츠의 고롱고롱 소리를 뒤로하고 번화가 거리를 내려간 오소마츠가 깍지낀 손을 머리 뒤로 돌렸다. 터덜터덜 걸으며 낯익은 가게들을 지나친 오소마츠가 “오!” 하고 눈을 빛냈다.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점에서 막 나온 이치마츠는 이번에도 친구들 사이에 무리하게 섞여 있었다.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고 웃는 이치마츠의 모습에 오소마츠가 가볍게 고개 저었다. 저렇게까지 노력할 필요가 있을까, 어차피 결말은 다 같이 사이 좋게 백수 생활인데. 어휴-, 미래를 모르는 어리석은 동생을 향해 한숨을 돌린 오소마츠가 후웁 숨을 들이마시고 손을 번쩍 들었다.

“이치맛쨔앙~~! 빌려간 횽아 에로책 다시 돌려줘~.”

“하아!? 제정신이냐, 이 자식!!”

오소마츠의 말이 끝나자 마자 귀신 같은 얼굴이 된 이치마츠가 달려와 오소마츠의 멱살을 움켜쥐었다. 짤짤 오소마츠를 흔들며 눈을 부라리던 이치마츠가 위화감을 느끼고 멍청히 눈을 깜빡였다.

“하? 너 진짜 오소마츠?”

‘형’이라는 호칭 없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이치마츠에게 진한 그리움을 느끼며 고개를 끄덕인 오소마츠가 제 멱살을 잡은 이치마츠의 손을 톡톡 두드렸다.

“이치맛쨩, 에로책 빌려 갔으면서 역빡침은 좀 아니지 않을까~?”

“무슨!?”

“잇치, 무슨 일 있어?”

악동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가로젓는 오소마츠의 멱살을 힘껏 잡은 이치마츠가 뒤에서 들려오는 친구의 부름에 흠칫 몸을 떨었다. 로봇처럼 삐걱거리는 고개를 돌린 이치마츠가 “아, 아무것도 아냐~. 하하.” 하고 웃음으로 얼버무리려 하자 오소마츠가 장난 가득한 웃음과 함께 입을 열었다.

“이치맛쨩~, 전에 꼬○가 아프다고 하지 않았나? 그거 잘 안 씻어서 그런 거라니까~? 아니면 너무 쌓였거, 으븝?!”

이치마츠가 노골적인 발언을 서슴없이 하는 오소마츠의 입을 재빨리 막았다. 험악하게 얼굴을 구긴 이치마츠가 긁어가는 목소리로 오소마츠에게 속삭였다.

“거기서 한 마디만 더 꺼내면 네놈의 꼬○를 잘라버린다, 이 자식.”

진심으로 협박하는 이치마츠의 기세에 오소마츠가 식은땀을 흘리며 거세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미안. 나 먼저 집에 가볼게.”

“아, 그, 그래….”

심상치 않은 이치마츠와 오소마츠의 모습에 친구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답이 끝나자 마자 오소마츠의 멱살을 잡고 번화가 외곽으로 뛴 이치마츠가 인적이 드문 골목에서 발을 멈췄다.

“너, 정체가 뭐야.”

“미래에서 온 횽아임당~.”

“하아!?”

데헷, 윙크하며 혀를 살짝 내민 오소마츠의 말에 이치마츠의 얼굴이 귀신처럼 구겨졌다. 이치마츠는 오소마츠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푹- 한숨을 내쉬었다.

“거짓말 아니고 진짜로?”

“진짜로.”

오소마츠의 대답에 이치마츠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눈썹을 찌푸렸다. 깊은 생각에 빠진 건지 이치마츠 머리 위에 솟은 귀가 불규칙적으로 쫑긋거렸다.

“너희의 소원을 이뤄주러 왔다구~?”

“소원?”

이치마츠의 꼬리가 ‘소원’이라는 단어에 반응해 좌우로 잘게 흔들렸다. 빙그레 미소 지은 오소마츠가 고개를 끄덕이며 이치마츠의 머리 위에 손을 올렸다.

“다시 사이좋아지고 싶어요- 하고 소원 빌었잖아~? 별님한테?”

“그, 그딴 소원 빈 적 없거든!?”

부드럽고 상냥하게, 그리고 너무나 익숙하게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손을 쳐낸 이치마츠가 당황해 외쳤다.

“나는 그냥, 그런…. 친구들하고 있는 편이 더….”

이치마츠가 오소마츠의 말을 부정하며 중얼거리는 사이 이치마츠의 고양이 귀와 꼬리는 점점 중력에 이끌려 아래로 떨어졌다. 푹 내려앉아 기가 죽은 귀를 응시한 오소마츠가 쓴웃음을 삼키고 이치마츠의 머리에 다시 손을 올렸다.

“이치맛쨩은 이치맛쨩 답게 있으면 된다구―. 너무 무리하지 마.”

어딘가 처연하게 느껴지는 목소리로 이치마츠를 달랜 오소마츠가 멍청히 저를 바라보는 이치마츠에게 미소를 보냈다.

“그럼 다른 녀석들 달래러 가 볼게~!”

입을 벌린 채 가만히 서 있는 이치마츠에게 손을 흔든 오소마츠가 활기차게 외치며 그 자리에서 벗어났다. 이치마츠는 오소마츠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그 자리에 멀거니 서 있었다.

 

 

“다음은 카라츙일까나~?”

터벅터벅 걸어 번화가를 벗어난 오소마츠가 공원으로 향했다. 흥흐응~ 콧노래를 부르며 걷는 사이 도착한 공원엔 아니나 다를까 카라마츠가 벤치에 앉아 푹푹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카라마츄~.”

씨익- 장난스러운 미소를 피운 오소마츠가 카라마츠 뒤로 다가가 왁! 하고 놀래듯이 그를 불렀다.

“우왓!? 오, 오소마츠??”

놀라 벤치에서 벌떡 일어난 카라마츠가 얼떨떨한 얼굴로 오소마츠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자신이 알고 있는 오소마츠와 어딘가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그를 뚫어지라 쳐다본 카라마츠가 슬그머니 뒷걸음질 쳤다.

“누, 누구세요…?”

“나? 너희들의 장남 오소마츠 님이지~! 미래에서 왔다구!”

“미래?”

“그래! 그리고 너희가 다시 사이 좋아지도록 도와주려고 왔어!”

“엣,”

오소마츠의 자신만만한 말에 카라마츠의 눈동자가 커졌다. 멀어졌던 거리를 단번에 좁혀 오소마츠에게 다가간 카라마츠가 눈을 빛내며 되물었다.

“저, 정말로? 정말로 다시 사이좋아질 수 있는 건가요?”

“물론이지~. 이 횽아만 믿으라구!”

카라마츠는 석연치 않다는 기색을 보이면서도 오소마츠를 믿으려 했다. 그것이 형제의 화해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임을 오소마츠는 너무나 잘 알 수 있었다. 편지를 가지고 끝까지 고민하며 졸업식 날 간신히 자신들을 옥상에 모은 카라마츠니까. 형이기에,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전하지 못한 고마움을 담아 손을 뻗은 오소마츠가 카라마츠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고마워, 카라마츠.”

“엩.”

예상치 못한 상냥한 손길에 카라마츠가 얼굴을 붉혔다. 부드러우면서 바스락거리는 머리칼을 실컷 매만진 오소마츠가 갑자기 솟아난 호기심에 카라마츠의 고양이 귀를 붙잡았다.

“흐잇!?”

“오, 완전 부들부들해!”

흠칫흠칫 떨리는 귀는 머리와 전혀 감촉이 달랐다. 진짜 고양이 털처럼 부들부들한 털의 감촉이 참을 수 없었다.

“우랴아~!”

“히야아아~!!”

괴상한 소리를 내며 카라마츠의 귀를 마음껏 매만지고 나서야 오소마츠가 만족한 얼굴로 손을 뗐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빨개진 얼굴로 숨을 몰아 내쉬는 카라마츠를 응시한 오소마츠가 씨익- 미소를 피우고 말했다.

“아-무튼! 횽아가 이쪽의 오소마츠를 어떻게 할 테니까, 다른 녀석들을 학교 옥상에 모아 줄래?”

“다, 다른 형제들을, 요?”

“그래! 부탁할게.”

“아, 알겠습니다!”

“응!”

씩씩하게 대답하고 공원을 빠져나가는 카라마츠를 배웅한 오소마츠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남은 녀석은 하나. 의외의 강적이 될지도 모른다. 어린 자신을 만나기 전,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오소마츠가 잠시 멈췄던 발을 공원으로 돌렸다.

 

 

“그럼 이 시절의 ‘나’는 어디 있으려나~.”

번화가에 들어와 주변을 둘러보던 오소마츠가 어린 자신을 떠올렸다. 때늦은 중2병이라도 온 것인지, 형제들에게 차갑고 친구들에게는 살가웠던 기억을 떠올린 오소마츠가 올라오는 부끄러움에 괜스레 머리를 긁적였다.

“그럼 나는 지금쯤 어디 있으려나아~.”

주변을 둘러보며 걷던 오소마츠는 행운이 그를 돕는지 금방 어린 자신을 찾아냈다. 아니나 다를까 여자애들에게 집적대고 있던 자신을 발견한 오소마츠가 어휴~ 한숨을 내쉬었다. ‘저게 너거든!’ 하고 쵸로마츠의 딴지가 머릿속에 울려 퍼졌지만, 가볍게 무시한 오소마츠가 어린 자신에게 다가갔다.

“어이~, 오소마츠으~.”

“하? 당신 누구?”

단번에 오소마츠가 제 동생이 아닌 것을 알아챈 어린 오소마츠가 귀를 뒤로 세웠다. 꼬리의 털까지 바짝 세우고 경계 태세에 들어간 어린 오소마츠의 모습에 오소마츠가 픽- 가소롭다는 듯이 콧웃음을 흘렸다.

“자자, 다른 녀석들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같이 가자.”

“하? 어딜…. 아니, 그 전에 당신 누구냐고!”

“보면 몰라? 횽아잖아~?”

“허어?”

그게 뭔 멍멍이 소리냐는 얼굴로 저를 보는 어린 오소마츠의 머리에 꿀밤을 먹이고 싶은 충동을 꾹 참은 오소마츠가 손을 내밀었다.

“암튼 가자고.”

“어딜.”

제 앞에 내민 오소마츠의 손을 거칠게 쳐낸 어린 오소마츠가 노려보며 물었다. 건방진 자신의 태도에 어휴 고개를 숙이고 한숨을 내쉰 오소마츠가 허리에 손을 올렸다.

“그럼 안 갈 거야? 녀석들 기다리고 있는데? 다시 친해지고 싶잖아?”

“하아!? 아니거든!! 그 자식들이 뭘 하든 내가 알 바 아니야!”

“거―짓말.”

“뭣!?”

아직 능숙하게 속마음을 숨기지 못하는 어린 자신을 보며 쓴웃음을 흘린 오소마츠가 가차 없이 자신의 진실된 소망을 입에 올렸다.

“실은 돌아가고 싶잖아, 전처럼.”

“….”

“고집부리지 말라구~. 횽아는 다― 알고 있으니까. 뭐, 솔직히 말하면 이렇게 사이 나쁜 것도 잠깐이고 졸업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거야. 근데 그래도 빨리 화해하는 편이 좋잖아~? 너도 녀석들하고 있을 때 가장 안심되잖아~?”

가차 없이 속마음을 폭로하는 오소마츠를 어린 오소마츠가 노려보았다. 깊은 곳에 숨겨 자신도 알아채지 못했던 마음을, 바람을 오소마츠는 드러내라고 말했다. 꼭꼭 숨겨둬봤자 소용없다고, 자신이 해결해주겠다고 말하는 그 얼굴엔 한 치의 거짓도 없었다.

다시 전과 같이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슬금슬금 얼굴을 들었다. 어린 오소마츠가 입을 열었지만, 말은 나오지 않았다. 입만 벙긋거리는 어린 자신을 보는 오소마츠가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었다.

“그러니까 가자고~.”

“그,”

어린 자신의 대답도 듣지 않고 뒷덜미를 잡아챈 오소마츠가 그대로 학교를 향해 걸었다. 어린 오소마츠는 성인인 자신의 손에 질질 끌려가면서도 크게 반항하지 않았다.

 

 

“그래서 어쩌라는 거야? 인제 와서 화해하고 싶다고 말해도 믿을 수 있겠냐!?”

“그, 그러니까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결국 이렇게 되잖아요! 역시 화해하는 건 무리였어요!”

“쯧, 이러려고 모이라고 한 거야? 어이가 없네.”

“아앙?? 다 시끄럽다고!! 어쩌라는 거야!? 아앙!?”

“다, 다들 자기 의견만 내니까, 일단 침착하고…,”

‘엉망이구만….’

어린 오소마츠를 질질 끌고 도착한 옥상에는 카라마츠와 다른 동생들이 모여 있었다. 어린 오소마츠를 그 안에 던진 것까지는 좋았지만, 사춘기력 넘치는 육둥이는 화해는커녕 서로를 향해 언성을 높이기 시작했다.

야옹야옹, 집 앞에서 봤던 영역싸움을 하는 고양이들처럼 날카롭게 우는 어린 자신들을 본 오소마츠가 주섬주섬 바지 주머니에서 뭔가를 찾아 꺼냈다.

“이얍~!!”

기합 소리를 내며 던진 그것에 어린 육둥이가 눈을 휘둥그레 떴다.

“이게 뭐, 흐아아….”

“히우…,”

“아니, 이런 거에 우리가 굴보으아아….”

“비겁하다으아….”

“히꾹…,”

“아, 이거 조아….”

오소마츠가 싸움 한복판에 던진 것은 공원 구석에서 따온 개다래 나무였다. 개다래 나무 향에 취해 싸움을 멈춘 어린 육둥이가 한껏 녹아내린 얼굴로 개다래 나무를 하나씩 손에 쥐었다.

“진짜 고양이 같네.”

늘어진 어린 자신들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오소마츠가 짝! 하고 크게 손뼉을 쳤다.

“자! 취한 김에 솔직하게 털어놔 보자구~? 취중 잔당이라는 말도 있잖아~?”

“취중 진담이예요오….”

“시끄럽고 본심이나 말해!”

쵸로마츠의 딴지를 무시하고 손가락을 든 오소마츠가 토도마츠부터 하나씩 가리키며 외쳤다.

“자, 토도마츠부터! 본심!”

“우읏…. 실, 실은 형아들이랑 다시 같이 다니고 싶어…. 전에는 엄청 상냥했었는데, 뭐든 같이 하고 그랬는데….”

훌쩍이는 토도마츠의 말에 모두가 숙연해졌다. 말을 잃은 동생들을 둘러본 오소마츠의 입가에 짚은 미소가 머물렀다.

“다음. 쥬시마츠.”

“앙? 그, 그러니까아…. 나도, 다시 같이 있고 싶…, 다고!? 앙?!”

“응, 끝이 불량했지만, 합격! 다음 이치맛쨩.”

“왜 나만 이치맛, 아니 그게 아니라…. 사실, 친구들하고 어울리는 거 꽤 힘들어…. 역시 우리끼리 있을 때가 제일 마음 편하달까….”

“다음 체리마츠.”

“하아!? 왜 저는 그런 이상한 별명으로 부르는 거죠?”

“됐으니까―, 본심.”

“이씨…. 나도 화해할 수 있으면 얼른 하는 게 좋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어….”

“다음 카라마츄~.”

“…전부터 생각했어. 우리가 멀어진 이유…. 딱 잘라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다시 전처럼 같이 다니고 친하게 지내고 싶어. 우리는 그냥 형제가 아니라 육둥이잖아.”

“마지막~. 오소마츠?”

“….하아. 뭐, 너희들이랑 있을 때가 제일 좋긴 하지….”

“응! 좋아. 모두 속마음을 잘 말했으니까 ‘참 잘했어요’ 도장~!”

서로에게 깊이 감춰둔 마음을 털어놓는 어린 자신들을 보며 만면에 가득 환한 미소를 피운 오소마츠가 공중에서 소용돌이를 그렸다. 만족스럽게 웃은 오소마츠는 미처 알아채지 못했다. 어린 자신들이 창피함에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다는 것을.

“이…, 이, 이런 망할 짓을 하다니!!!”

“엑!? 왜 나한테 화내는 거?! 덕분에 화해했잖아!!”

“누―가 개다래 나무에 취해서 화해하고 싶다고 했냐아-!!!”

여섯 명 전원이 오소마츠를 향해 달려들었다. 오소마츠는 재빠르게 날아드는 여섯을 피해 옥상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눈을 세모꼴로 하고 분노에 가득 차 저를 좇는 어린 자신들을 뒤돌아본 오소마츠가 “하하핫!” 하고 즐겁게 웃었다. 역시 저런 모습이 자신들의 참모습이라고, 홀로 생각하며 오소마츠가 어린 자신들을 피해 요리조리 학교 안을 뛰어다녔다.

 

 

“…형, 오소마츠 형.”

“으, 응??”

저를 흔드는 목소리에 오소마츠가 신음하며 눈을 떴다. 새하얀 햇빛에 시린 눈을 비비며 몸을 일으키자 동생들이 저를 둘러싸고 앉아있는 것이 보였다.

“응? 뭐야?”

“아니, 너무 오래 자잖아….”

잠긴 목소리로 묻자 쵸로마츠가 인상을 쓴 채 대답했다. “점심때는 한참 지났다고.” 하며 잔소리를 덧붙이는 쵸로마츠에게서 오소마츠가 시선을 옮겨 주변을 둘러보았다. 혹시 오소마츠의 몸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해준 것일까, 동생들 모두 눈썹을 늘어뜨리고 염려하는 얼굴로 저를 보고 있었다.

“후핫. 역시 너희들이네―.”

“그게 무슨 소린가, 오소마츠.”

“아니―. 횽아는 역시 너희들이랑 같이 있는 게 좋다고.”

오소마츠의 말에 동생들이 하나같이 고개를 기울였다. 오소마츠는 그 안에서 빙그레 미소 지었다. 역시 이게 좋다고, 이게 우리들이라고 생각하면서.

 

 


*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WHITEPINE입니다.

 

Red Tear 제본에 실렸던 에필로그와 번외 1편을 포스타입에서 유료 공개하고 있습니다.

 

에필로그와 번외 1편 모두 편당 천원입니다^^

 

 

에필로그

https://whitepinetree.postype.com/post/6794191

 

(유료 공개)[장형마츠/센티넬 버스] Red Tear 에필로그

* Red Tear 제본에 실렸던 에필로그를 유료공개합니다. * 짧은 소개글과 공개된 챕터 이후는 유료공개입니다. 오소마츠가 동생들의 죄를 짊어지고 세상을 떠난 뒤의 이야기. 비록 레서판다로 오소�

whitepinetree.postype.com

 

번외 1 - 육둥이 인터뷰

https://whitepinetree.postype.com/post/6794565

 

(유료 공개)[장형마츠/센티넬 버스] Red Tear 번외 - 육둥이 인터뷰

- 이 번외는 「Red tear」 본편(에필로그 제외)을 육둥이가 연기했다는 전제 하에 이어집니다. - Red Tear 후기에 올린 뽀너스에서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 Red Tear 제본에 실렸던 번외인지라 유료공�

whitepinetree.postype.com

 

안녕하세요. WHITEPINE입니다.

 

여우골 이야기 제본에만 실었던 외전을 포스타입에서 유료 공개하고 있습니다.

 

여우골 이야기 외전은 2편으로 편당 천원입니다^^

 

 

여우골 외전 1

상애(相愛)

https://whitepinetree.postype.com/post/6740110

 

(유료 공개) [카라오소/오소른/요괴마츠] 여우골이야기 외전 1

* 여우골이야기 개인 통판용 제본에 실렸던 외전입니다. * 여우골에 놀러온 백수 육둥이. 여우 신사에 빈 첫째와 둘째의 소원이 심상치 않다? * 귀여운 인간 둘을 위해 천호님이 계기를 만들어주�

whitepinetree.postype.com

 

여우골 외전 2

붕우(朋友)

https://whitepinetree.postype.com/post/6740788

 

(유료 공개) [카라오소/오소른/요괴마츠] 여우골이야기 외전 2

* 여우골이야기 제본에 들어갔던 외전입니다. * 비상금전쟁의 요괴마츠 육둥이가 나옵니다. 여우골의 천호 일행 아카츠카 마을의 오니들이 동맹을 맺게 된 이야기. 비상금전쟁 요괴마츠 설정 여

whitepinetree.postype.com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