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편 들고 왔습니다!!


* 육둥이 생일 기념으로 내일! 완결편이 올라옵니다!


* 전편에 많은 분들이 댓글로 앞으로의 전개를 추측해주셨는데, 거의 정확히 맞춰주신 분들이 제법 있어서 놀랐습니다ㅎㅎ


* 이번 편으로 어쩌면 저를 미워할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ㅠㅠ


* 14,274자.  오탈자는 추후 수정하겠습니다.



* 부족한 글이지만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고개를 젓는 쥬시마츠에게 간단한 인사를 건네고 면회실을 나왔다

이제야 겨우 해독제가 완성되었는데, 쥬시마츠는 계속 해독제 투여를 거부하고 있다

대체 뭐가 문제인 걸까

쥬시마츠는 우리에게 적의를 보이지 않지만, 카라마츠 형과 쵸로마츠 형은 우리를 미워하고 있는 것 같다

쥬시마츠를 맡기겠다는 오소마츠 형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머릿속에 울렸다

어린 시절엔 항상 함께했던 파트너였는데도, 지금의 나는 쥬시마츠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차라리 쥬시마츠와 함께 납치되는 편이 나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자신을 비난하며 복도로 나오자, 옆방에서 나와 같은 표정을 한 토도마츠가 터덜터덜 걸어 나왔다

나를 보고 희미한 미소를 띠고 다가오는 토도마츠에게 어때?” 하고 묻자, 토도마츠가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센티넬이었던 쥬시마츠나 카라마츠 형보다 가이드였던 쵸로마츠 형은 세뇌의 영향을 덜 받았다

가장 흔들리기 쉬운 대상인데도, 쵸로마츠 형은 토도마츠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둘이 함께 복도를 걸어 나와 벽에 걸린 시계를 확인했다

평소보다 더 일찍 면회를 마친 탓에 아직 시계의 시침은 숫자 3 언저리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심란한 마음을 이끌고 자연스럽게 오소마츠 형의 방으로 발을 옮겼다

고개를 푹 숙이고 힘없이 걷는 토도마츠의 손을 잡아 이끌고 오소마츠 형의 방이 있는 거주 구역에 도착하자, 작게 웅얼거리는 소리가 로비 근처에서 들려왔다

작지만 목소리의 주인이 토토코와 오소마츠 형임을 깨닫고 토도마츠와 함께 발소리를 죽이고 로비로 다가갔다.

 

 

오소마츠 형과 마주 보고 선 토토코가 오소마츠 형을 응시하며 허탈하게 웃었다.


오소마츠 군은 정말로 바보야.”

“…. 토토코, 녀석들을 부탁할게.”

바보야…, 정말로….”

로비 입구의 벽에 몸을 숨기고 바라본 오소마츠 형과 토토코의 모습에 말을 잃었다

항상 당당하던 토토코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꼿꼿이 서 있는 여린 몸이 어쩐지 휘청거리는 것처럼 보였다

오소마츠 형은 쓴웃음을 흘리며 토토코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오소마츠 형의 미소가, 마음을 흔들었다


왜 그런 웃음을 짓는 건지

왜 그렇게 울 것 같은 얼굴을 하는 건지

지금 당장 뛰어나가 따지고 싶은데도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마치 강력 접착제로 발을 바닥에 붙인 것처럼 꼼짝도 하지 않는 다리와 함께 내가 지금 제대로 호흡을 하고 있는지도 확실치 않았다


가야 하는데

오소마츠 형의 옆으로 가야 하는데…, 

오소마츠 형이 우리를 거부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서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오소마츠 군.”

구두 소리를 울리며 오소마츠 형에게 다가간 남자에게 시선을 돌렸다

비싸 보이는 정장을 입은 중년 남자는 관리국의 국장이었다

겨우 몇 번 만난 적 있는 어렴풋한 기억을 더듬어 남자가 「관리국」의 국장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오소마츠 형은 토토코의 머리를 어루만져주던 손을 거두고 남자의 앞으로 걸어갔다

따각따각 구둣발 소리가 울리고 그 뒤로 오소마츠 형의 신발을 끄는 특유의 발소리가 뒤따랐다

로비에서 점점 멀어지는 남자와 오소마츠 형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무슨 상황이 펼쳐져 있는지는 몰라도, 그게 상상도 못할 정도로 나쁜 것이라는 예감이 온몸을 옭아맸다

오소마츠 형이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지자, 얼굴을 가리고 흐느끼며 그 자리에 주저앉은 토토코를 보고 확신했다


저 바보 같은 형이 또 뭔가를 꾸미고 있다고

또 혼자 떠맡으려고 한다는 것을


고개를 돌려 토도마츠를 보자, 토도마츠도 나와 같은 생각인지 사색이 된 얼굴로 나를 마주 보았다.


“…, 흐읏!”

토토코의 울음소리에 발이 떨어졌다

토토코에게 달려가 필사적으로 매달려 토토코를 흔들었다


대체 뭐냐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냐고

제발 설명해 달라고

간절히 외치는 토도마츠를 따라 토토코를 닦달했다

어느새 눈가를 촉촉이 적시고 있던 눈물이 토토코의 눈물과 함께 바닥으로 떨어졌다

토토코는 우리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무너져버렸다

숨도 못 쉴 정도로 비참하게 통곡하는 토토코를 보며 전신을 타고 올라오는 불쾌에 숨이 떨렸다.

 

 

 

 

 

 

2.

 

취조실에 놓인 하얀 책상에 자백서라고 쓰인 종이가 건네졌다

쵸로마츠는 입을 굳게 다물고 고개를 돌렸다

맞은편에 앉은 관리국원의 한숨 소리가 들려왔지만, 쵸로마츠는 그저 빨리 이 답답한 방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무기력하게 늘어진 마음은 더는 그 어떤 감정도 자아내지 못했다


토고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이후로, 쵸로마츠의 마음은 이정표를 잃었다

무엇을 하고, 어떤 감정을 느끼고, 어떤 결과를 내야 하는지, 그 모든 것은 토고에 의해 결정되었다

자신의 존재 의의가 토고와 「팔콘」에 있다고 의심치 않았던 마음이 광활한 초원에 덩그러니 던져졌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쵸로마츠는 멍청히 서 있었다

다시 깊은 한숨을 쉬며 쵸로마츠에게 말을 붙이려는 「관리국」 센티넬이 입을 연 순간, !! 하는 소리와 함께 취조실의 문이 열렸다.


쵸로마츠 형!! 부탁이니까, 이거 마셔!! 제발, 부탁이야!!!”

뒤에서 자신을 말리는 관리국원을 뿌리치고 취조실 안으로 뛰어들어온 토도마츠가 온통 눈물로 젖어 엉망이 된 얼굴로 외쳤다

쵸로마츠 앞에 무릎을 꿇은 토도마츠가 손안에 들고 있던 작은 병을 내밀었다

투명한 병에 담긴 푸른색의 액체가 찰랑거리며 흔들렸다

바다와 같은 색을 가진 액체에 묘한 기시감을 느낀 쵸로마츠가 숨을 들이마셨다.


쵸로마츠 형! 제발, 제발, 부탁이니까!! 이걸 마셔!!!”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 쵸로마츠를 보며 토도마츠가 절망하며 울부짖었다

쵸로마츠가 입고 있는 검은 후드를 움켜쥐고, 다른 한 손에 든 병을 내밀며 토도마츠가 간절히 울었다

초조하게 쵸로마츠를 응시하며 쵸로마츠의 후드를 붙잡은 손을 마구 흔들자, 쵸로마츠의 몸도 그에 따라 앞뒤로 흔들렸다

흔들리는 시야에 눈물을 멈추지 않는 토도마츠가 보였다.


마시라구우우우!!!”

숨이 넘어갈 것처럼 비통하게 절규하는 토도마츠를 보며 쵸로마츠는 문득 어젯밤을 떠올렸다.

 

 

철창 안에 격리된 쵸로마츠가 인기척을 느끼고 감각을 곤두세웠다

두 눈은 여전히 감고 있지만, 온 신경은 철창 너머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쏠려있었다

끼익-, 하고 철창이 열리는 소리에 쵸로마츠가 마른침을 삼키며 살며시 실눈을 떴다

달빛이 은은하게 비추는 가운데 붉은 후드를 입은 자가 쥬시마츠가 자는 감방 안에 들어갔다

코까지 골며 완전히 곯아떨어진 쥬시마츠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는 오소마츠의 손길에 쵸로마츠는 이제 거의 기억나지 않는 희미한 어린 날을 끌어냈다


항상 여섯 명이 다 함께

그중에서도 가장 악동이었던 오소마츠와 그의 파트너였던 자신

어디서 주워왔는지 모를 나뭇가지를 휘두르며 제일 앞에서 뛰어가는 그 등이, 쥬시마츠 앞에 서 있는 어른의 등과 겹쳐졌다

그 시절엔 모두가 평등했다

육둥이의 하나

육분의 일.

 

쵸로마츠가 과거를 떠올리는 사이 쥬시마츠가 있는 감방을 나온 오소마츠는 그대로 쵸로마츠의 감방 안으로 발을 들였다

다가오는 인기척을 느끼며 쵸로마츠는 이대로 자는 척을 해야 할지, 습격하고 탈출을 해야 할지 망설였다

오소마츠가 들어온 철창문은 그대로 열려있다

쵸로마츠는 자는 척을 이어가며 주먹을 꽉 쥐고 모든 경우의 수를 헤아리기 시작했다.


사락-


저도 모르게 찌푸린 눈썹은 머리카락에 닿는 부드러운 손길에 허무하게 풀려버렸다

자는 척이냐, 탈출이냐, 고민하던 머릿속도 함께 텅 비어 깨끗해졌다

조심스럽게 쵸로마츠의 머리칼을 세던 손가락이 곧 쵸로마츠의 정수리에 닿았다

손바닥을 내려 천천히, 상냥하게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에 쵸로마츠는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뜨거워지는 눈시울에 고개를 숙여 팔 속에 파묻고 몸을 움츠렸다

쵸로마츠가 뒤척이면서 잠시 떨어졌던 손이 피식- 하는 웃음소리와 함께 다시 내려왔다

몇 번 더 쵸로마츠의 머리를 쓰다듬은 손이 떨어지자, 커다란 온기가 떠난 것처럼 바로 찬 공기의 쌀쌀함이 느껴졌다

쓰다듬을 멈추고도 오소마츠의 인기척은 사라지지 않았다

쵸로마츠는 요령껏 소매로 얼굴을 가리고 슬며시 실눈을 떴다

달빛을 받아 푸르게 빛나는 오소마츠의 얼굴을 본 순간, 쵸로마츠는 본능적으로 오소마츠를 향해 뻗으려는 손을 억눌렀다

예상치 못한 일에 놀라 두근거리는 심장이 고막 너머에서 울려 퍼졌다

오소마츠에게도 들리는 게 아닐까 걱정될 정도로 거세게 뛰는 심장 소리에 쵸로마츠가 작게 입술을 깨물었다

오소마츠는 쵸로마츠가 깨어나 있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대로 한참 동안 쵸로마츠를 응시했다

30분 정도가 흐르고 나서야 오소마츠는 쵸로마츠의 앞을 떠났다

철컹- 하고 철창문이 잠기는 소리에 쵸로마츠가 눈을 떴다

아직도 떨리는 심장이 진정되지 않아 가슴께를 꽉 붙잡고 갈 곳 없는 한숨을 내쉬었다.


 왜 네가 그런, 포기한 얼굴을 하는 거야….

 

 

 

쵸로마츠 형, 제발…, 제발…!!”

아직도 자신의 앞에서 무릎 꿇고 아예 머리를 땅에 박을 기세로 애원하는 토도마츠를 보며 쵸로마츠가 입을 뗐다.


마실게.”

간결한 대답에 놀란 토도마츠가 뭐라 대답하기도 전에 쵸로마츠가 토도마츠가 쥐고 있던 약병을 뺐어 그대로 삼켰다

미지근한 푸른 액체가 짠맛을 남기고 식도로 내려갔다

빈 병을 책상에 내려놓은 쵸로마츠가 눈을 크게 뜨고 멍청히 자신을 바라보는 토도마츠를 마주 보았다

그리고 순식간에 시야가 흔들리더니 쵸로마츠의 몸이 크게 기울었다

쵸로마츠를 급히 외치며 벌떡 일어나 자신을 지탱하려는 토도마츠의 얼굴을 보며 쵸로마츠가 눈을 감았다.

 

 

 

 

 

 

3.

 

쥬시마츠, 마셔…! 제발….”

몸을 동그랗게 웅크리고 덜덜 떠는 이치마츠를 쥬시마츠가 곤란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바닥에 머리를 박은 이치마츠 앞엔 푸른색의 액체가 담긴 작은 병이 놓여 있었다

쵸로마츠와 떨어져 별개의 취조실에서 조사를 받던 쥬시마츠 앞에 다짜고짜 취조실 문을 차고 들어온 이치마츠는 쥬시마츠를 보자마자 눈물을 흘렸다

히끅-, 히끅-, 하고 간신히 숨을 넘기는 이치마츠의 갈라진 목소리가 계속해서 쥬시마츠를 불렀다.


쥬시마츠, 제발…! 마셔! 제발, 제발!!”

면회실에서 만났던 이치마츠는 항상 침착하고 무기력했다

하지만 지금 쥬시마츠의 눈앞에 몸을 작게 말아 떠는 이치마츠는 침착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동요하고 있었다

바닥에 굵은 눈물방울을 뚝뚝 흘리며, 온몸으로 절규하는 이치마츠의 모습에 쥬시마츠는 말을 잃었다

소매로 입을 가리고 흔들리는 눈동자로 이치마츠를 주시하는 쥬시마츠에게 이치마츠가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왔다.


쥬시마츠, 쥬시마츠…! 제발, 부탁이야…! 이걸, 마셔어! 안 그러면, 안 그럼…, 오소마츠, 형이!!!”

쥬시마츠의 바지 자락을 붙잡은 이치마츠가 애걸했다

쥬시마츠는 이치마츠의 입에서 나온 오소마츠 형이라는 단어에 눈을 크게 떴다

이제는 필요 없다고 버렸던 기억 속에서 오소마츠는 오소마츠였다. 항상 평등했던 육둥이에겐 , ‘동생도 없었다


쥬시마츠는 자신과 적으로 대치하던 오소마츠를 떠올렸다

오소마츠는, 과거와 똑같으면서도 설명할 수 없는 위화감을 풍기고 있었다

매일 쥬시마츠를 면회 온 이치마츠가 가끔 오소마츠 을 입에 담을 때 보여주었던 표정은 지극히 편안하고 부드러웠다

쥬시마츠는 단 한 번도, 누군가를 떠올리며 기쁜 감정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편안한 감정은 아예 한 번도 느낀 적 없는 낯선 감정이었다


쥬시마츠는 문득 궁금해졌다

그렇게 편안한 표정을 지을 수 있게 만들어주고지금처럼 자신을 버려가며, 울부짖어가며 애원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대체 어떤 이인지

오소마츠 이란 대체 누구인지

쥬시마츠는 고개를 숙이고 사시나무처럼 떨며 흐느끼는 이치마츠의 머리맡에 놓인 작은 병을 집어 들었다.

이치마츠가 고개를 들기도 전에, 병에 담긴 푸른색의 액체는 쥬시마츠의 입속으로 쏟아졌다.

 

쿠당탕! 소리를 내며 의자와 함께 쓰러진 쥬시마츠의 몸을 안아 올린 이치마츠가 당황한 표정으로 문가를 쳐다보았다

헐떡이며 가쁜 숨을 내쉰 파란색 줄무늬의 거대한 속옷 하나만을 걸친 괴짜 박사가 쥬시마츠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상했던 반응이다요! 생명엔 이상 없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요! 그동안 몸속에 쌓인 독소를 빠른 속도로 해독하고 있어, 급격한 체내 환경 변화에 뇌를 지키기 위해 의식을 잃은 것이다요! 앞으로 반나절 정도면 깨어날 것이다요!!”

반나절이면 너무 늦엇!!”

울먹이며 외친 이치마츠가 조심스럽게 쥬시마츠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가지런히 팔과 다리를 모아 눕혀준 후, 박사에게 쥬시마츠를 부탁한다는 말을 남긴 이치마츠가 서둘러 취조실을 나왔다

큰 발소리를 울리며 뛰어나가는 이치마츠의 옆에 토도마츠가 섰다. 시간이 없었다.

토도마츠와 눈을 마주한 이치마츠가 더욱 뜀박질 속도를 높였다.

 

 

 

 

 

 

4.

 

웅성웅성, 소란스러워진 철창 바깥 분위기에 카라마츠가 의자에서 일어났다

철창 맞은편에서 카라마츠를 감시하고 있던 간수도 몸을 일으켜 눈썹을 찌푸리고 바깥을 살폈다

대체 무슨 일이냐고 묻기도 전에 카라마츠가 있는 감옥 안으로 들이친 두 사람의 모습에 카라마츠가 낮게 혀를 찼다

간수의 만류도 뿌리치고 철창으로 다가가는 둘을 본 간수가 재빨리 자신의 능력을 지웠다

S급 센티넬의 강력한 전류가 검은 철창에서 사라지는 것을 눈치챈 카라마츠가 천천히 숨을 다듬으며 힘을 모았다.


카라마츠 형!!”

카라마츠 형!! 이거! 마셔!!”

차갑게 자신들을 응시하는 카라마츠의 눈빛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두 사람이 철창에 돌진해 손을 뻗었다

작은 병에 담긴 푸른 액체를 노려본 카라마츠가 콧방귀를 끼며 입을 열었다.


설득하라고 너희를 보낸 건가? 웃기지도 않는군. 마시지 않는다.”

싸늘한 목소리에 이치마츠가 호흡을 멈췄다

뺨을 타고 흐르던 눈물을 거칠게 소매로 닦아낸 이치마츠가 자신들의 뒤에 서 있던 간수를 덮쳤다

가이드인 이치마츠를 해칠 수 없는 간수는 당황해 팔을 휘저었지만, 이치마츠는 날렵하게 간수의 몸부림을 피해 허리춤에 달려 있던 열쇠를 뺏어 들었다

말리는 말도 기다리지 않고 카라마츠의 철창문을 연 이치마츠가 카라마츠에게 달려들어 멱살을 잡았다.


마시라고!! 이 빌어먹을 자식아!!! 너 때문에! , 같은 놈을 살리겠다고! 오소마츠 형이, 죽게 됐다고!!”

울분이 섞인 애통한 외침에도 카라마츠는 초연한 표정을 지우지 않았다

자신의 멱살을 잡은 이치마츠의 손에 짧은 시선을 주고 고개를 올려 이치마츠를 마주 본 카라마츠가 !” 하고 짧은 웃음을 흘렸다.


그 녀석이 죽는다니, 그거 잘 됐군.”

! 소리와 함께 카라마츠의 몸이 바닥에 뒹굴었다

오랜만에 사람을 때린 주먹이 욱신거렸지만, 입술을 깨물고 떨리는 숨을 내뱉는 이치마츠는 멈추지 않고 쓰러진 카라마츠 위에 올라탔다

단단히 멱살을 잡고 퍽, , 주먹이 공중에 떴다가 카라마츠의 얼굴에 꽂혔다

고통조차 느끼지 않는 것처럼 카라마츠는 이치마츠의 주먹에도 인상을 찌푸릴 뿐이었다

몇 번이고 둔탁한 소리가 감방 안에 울렸다

이치마츠는 벌게져 피가 흐르는 주먹을 끊임없이 내려치며 흐느꼈다.


네가!!”


네가! 그런 말을 해!?”


오소마츠, 형이!!”


너를 위해서!!””


목숨까지 버리려고 하는데!!!”

, 


한 마디, 한 마디 비통하게 내뱉을 때마다 이치마츠의 주먹이 카라마츠에게 박혔다

주먹을 내지를 때마다 흔들리는 몸을 따라서 이치마츠의 뺨에서 굵은 눈물이 흘러 카라마츠 위에 떨어졌다

카라마츠는 서투른 주먹질에 짜증을 내며 시선을 돌려 철창 너머를 바라보았다

철창문에 서서 이치마츠를 보며 울고 있는 토도마츠가 카라마츠와 눈이 마주친 순간 이치마츠를 불렀다.


이치마츠 형, 그만해!! 지금 그러고 있을 시간 없다고!!!”

토도마츠의 절규에 이치마츠가 주먹을 멈췄다

입안이 터져 고인 핏물을 퉷! 하고 바닥에 뱉어낸 카라마츠가 이치마츠를 향해 손을 뻗자, 토도마츠가 재빨리 달려가 카라마츠의 손을 잡았다.


카라마츠 형, 제발…! 제발, 부탁이야!! 딱 한 번만! !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까!! 제발, 우리 말을 들어줘!!!”

카라마츠의 손을 양손으로 감싸고 주저앉은 토도마츠가 기도하듯 빌었다

커다란 눈동자가 눈물에 젖어 반짝이며 빛났다

하지만 토도마츠의 애원에도 카라마츠의 눈동자에 빛이 실리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투명한 유리처럼 그 무엇도 비추지 않는 카라마츠의 눈에 토도마츠가 절망해 흐느꼈다.


왜 아무렇지도 않은 건데!! 카라마츠 형!!!”

파트너였던 토도마츠의 처절한 외침에도 카라마츠는 그 어떤 감정도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이런 상황에 이렇게 초연하게 아무렇지도 않게 있을 수 있을까, 자문하며 카라마츠 위에 타고 있던 이치마츠도 허탈하게 주먹을 떨어뜨렸다

멍청히 허공을 응시하는 이치마츠와 어깨를 떨며 흐느끼는 토도마츠 사이에서 카라마츠는 호흡만을 반복했다.

 

희망은 없다.

다 끝났다.

이대로 오소마츠 형은….

 

모든 것을 포기해버린 이치마츠의 눈가에서 뜨거운 눈물 한 방울이 바닥을 적셨다.

 

 

 

카라마츠!!!”

카라마츠 형아!!!”

투쾅!! 하고 입구를 통째로 날려버린 쥬시마츠가 쵸로마츠와 함께 감방 안으로 들어왔다

너무나 간단하게 쇠창살을 구겨버리고 들어온 쥬시마츠가 카라마츠 위에 앉아있던 이치마츠를 일으켰다.


, 시마츠…?”

아이!! 이치마츠 형아!”

혼잣말하듯 작게 내뱉은 이치마츠의 부름에 쥬시마츠가 해맑게 웃으며 대답했다

자신을 똑바로 응시하는 쥬시마츠의 티 없이 맑은 눈동자에 이치마츠가 말을 잃고 눈을 깜빡였다

문득 시선을 돌리자 토도마츠도 이치마츠 만큼이나 놀라 눈을 크게 뜨고 쵸로마츠를 바라보고 있었다

눈썹을 늘어뜨리고 슬픈 표정으로 토도마츠를 잡아 일으킨 쵸로마츠가 토도마츠의 머리를 상냥하게 쓰다듬었다.


늦어서 미안.”

마치 오소마츠처럼 자상한 미소와 함께 내려오는 손길에 토도마츠의 눈물샘이 다시 봇물 터지듯 터지고 말았다

, -, !” 하고 제대로 된 단어조차 내뱉지 못하고 우는 토도마츠의 어깨를 토닥인 쵸로마츠가 몸을 돌려 카라마츠를 응시했다.


카라마츠, 이거. 마셔줘.”

카라마츠 형아! 이거 안 위험하당께요! 카라마츠 형아도 마셔요!”

이치마츠와 토도마츠가 내밀었던 것과 같은, 작은 병에 담긴 푸른 액체를 본 카라마츠가 눈썹을 찡그리며 쵸로마츠와 쥬시마츠를 의아한 얼굴로 마주 보았다.


마셔. 카라마츠.”

카라마츠 형아! …, 마셔야, 흐읏!, 함다….

붉게 부어오른 눈을 가늘게 뜨고 괴로운 듯 얼굴을 찡그린 쵸로마츠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울음을 터뜨린 쥬시마츠가 다시 병을 내밀었다

10년을 함께 한 동생들이 내민 병을 보며 카라마츠가 혼란에 휩싸였다

견고하게 쌓인 성벽처럼 절대 흔들리지 않았던 카라마츠의 눈동자가 요동쳤다

한계를 아득히 넘은 혼란이 해일처럼 머릿속을 덮쳤다

눈썹을 찌푸리고 잘게 고개를 젓는 카라마츠의 떨리는 눈빛에 두려움이 얼핏 스쳤다

쵸로마츠는 자신을 밀어내려는 듯이 앞으로 내민 카라마츠의 팔을 꽉 붙잡고 말했다.


카라마츠, 오소마츠가…. 죽을지도 몰라.”



마치 처음 듣는 소식인 것처럼 카라마츠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내일이면 넌 자유야, 카라마츠.”

 

담담히 말하는 오소마츠의 지친 표정을 떠올린 카라마츠가 숨을 삼켰다

확신, 견고한 강철로 된 성벽과 같은 확신이 오소마츠의 말 한마디에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입을 뗐지만, 별다른 말도 하지 못하고 도로 입술을 닫은 카라마츠에게 쵸로마츠가 해독제가 든 병을 내밀었다.


“…카라마츠. 너도, 깨달았잖아.

“….”

쵸로마츠의 말에 카라마츠가 쵸로마츠 손에 들린 병을 건네받았다

덜덜 떨리는 손에 아랫입술을 잘게 씹으며 두 손으로 소중히 병을 받쳐 든 카라마츠가 큰 심호흡 후, 병 속에 든 푸른 액체를 입에 털어 넣었다.

 

시야가 빙글- 돌며 어디가 바닥이고 천장인지 알 수 없었다

완전히 뒤집어진 감각에 식도로 올라오는 위액을 간신히 삼키며, 격렬한 두통에 빠득- 소리가 날 정도로 이를 꽉 다물었다

금방이라도 정신을 잃고 쓰러질 것처럼 휘청거리는 카라마츠의 양팔을 쥬시마츠와 이치마츠가 붙잡았다.


지금은 쓰러져 있을 시간 없어!!!”

 

 

 

 

 

 

5.

 

사형이다.”

국장님의 단호한 목소리에 오소마츠 군이 숨을 깊이 내쉬며 어깨를 늘어뜨렸다

민간인에게 큰 피해를 준 카라마츠 군은 관리국에 있어서 범죄자 외에 아무것도 아니었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오소마츠 군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지금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면죄, 라던가….”

그런 이유로 하나하나 봐주기 시작하면 끝이 없어.”

“…녀석도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잖아.”

알아들을 수 있게 한 번 더 말해주지. 네 동생이건 뭐건, 「팔콘」에 속한 범죄자. 게다가 민간인까지 죽인 녀석에겐 사형뿐이다.”

! 카라마츠는 세뇌된 거잖아!? 그런데 왜 카라마츠가 죽어야 하는 거야!!!

멍청한 놈! 세뇌당해 죽였건, 제 의지로 죽였건 이유는 중요하지 않아!! 사람이 죽었다! 「관리국」이나 「팔콘」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무고한 피해자가 나왔단 말이다! 그들에 죽음에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해! 사람을 죽였으면 응당 그에 해당하는 벌을 받는 게 마땅하고, 그것이 사람의 도리이며 책임이다!!!”

국장님의 외침에 오소마츠 군이 입술을 깨무는 것이 보였다. 하얗게 쥐어진 주먹이 부들부들 떨리는 것을 보고 국장님을 말리려고 손을 뻗었지만, 흥분한 국장님은 책상을 쾅! 내리치며 잔혹한 말을 쏘아냈다.


“…”

사정이 어찌 되었든 책임은 피할 수 없다. 만약 거부한다면 내가 반드시 책임을 지게 해주지!!”

어깨를 들썩이며 말을 마치고 거친 숨을 내뱉은 국장님이 오소마츠 군을 응시했다

오소마츠 군은 여전히 고개를 푹 숙인 채, 작디작은, 애처롭게 떨리는 목소리를 냈다.


“….”

!?”

“…전부 내가 진다고!!!”


쿠당탕! 하고 귀를 울리는 소음이 고막을 때렸다

폭발하듯 타오르며 치솟은 붉은 불꽃은 회의실에 세워진 책상과 의자를 모두 넘어뜨리고 활활 타올랐다

뜨거운 열기가 순식간에 회의실 안을 가득 채웠다

놀라 벌떡 일어난 국장님에게 새빨간 화염에 휩싸인 오소마츠 군이 다가갔다.


“…전부, 내가 질 테니까…!!”

“….”

책임이던, 처벌이건, 뭐든 간에. 내가 전부 짊어질 테니까!!

붉은 불꽃에 감싸여 증발하지 않은 맑은 눈물이 오소마츠 군의 뺨을 태고 흘러내렸다

주룩주룩- 커다란 눈물을 흘리며 외치는 오소마츠 군의 목소리는 가슴을 도려내는 듯한 슬픔과 함께 숨통을 옥죄는 것 같은 분노를 품고 있었다

뜨거운 화염이 내뿜는 열기가 오소마츠 군의 마음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것 같아서, 가슴이 아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니까, …부탁이야….”

쥐어짜듯 애원하며 무릎을 꿇은 오소마츠 군의 불꽃은 어느새 잠잠해져 가느다란 빛을 일렁이고 있었다

하아~” 하고 깊은 한숨을 내쉬는 국장님의 숨소리를 들으며 두 눈을 감았다.


 항상 즐겁게 웃던 오소마츠 군의 이런 모습은, 더는 보고 싶지 않았으니까.

 

 

 

데카판 박사를 데려온 날, 오소마츠 군은 마른 웃음으로 박사를 맞이했다

관리국에 마련된 최신 기기들을 이용하면 해독제를 만들 수 있다고 자신하는 박사의 말에 오소마츠 군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나직이 말했다.


그럼 를 써줘.”


데카판 박사가 숨을 삼키며 응시한 그 얼굴은 잔잔한 미소를 피우고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6.

 

목에 차고 있는 검은 초커를 매만지며 오소마츠가 의자에 앉았다

찰칵- 하고 손목과 발에 두꺼운 수갑이 채워지고 한쪽 팔의 소매를 걷어 올렸다

훤히 드러난 피부에 날카로운 주삿바늘이 닿았다

공포에 물든 눈동자를 돌린 오소마츠가 침착하게 심호흡하며 피부를 뚫고 들어오는 주삿바늘의 감촉을 견뎌냈다

주사기 속 붉은 액체가 서서히 오소마츠의 혈액 속으로 퍼졌다

바늘이 다시 오소마츠의 피부를 떠났을 때, 두근! 하고 심장이 강하게 뛰는 것을 느끼며 오소마츠의 상체가 앞으로 꼬꾸라졌다

크흣!” 하고 이를 갈고 신음하며 고통을 견디는 오소마츠의 눈가에 어느새 눈물이 맺혔다


각성제 ‘Red rose’에 의해 순식간에 한계치를 넘은 신진대사에 심장이 터질 것처럼 박동했다

전신을 도는 피가 불타오르는 것처럼 뜨거워지며 뇌에 과부하를 일으켰다

솟구친 열기와 동시에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증폭된 흥분이 머릿속을 휘감아 모든 것을 내던졌다

부들부들 떨리는 사지에 핏줄이 솟구치며 뇌에서 손가락 끝까지 퍼지는 전류에 온몸이 저릿저릿했다

팽팽하게 당겨진 수갑을 금방이라도 끊어버릴 것 같은 압도적인 힘에 토토코의 전신에 소름이 돋았다

찰칵, 찰칵하고 쇳소리를 내며 흔들리는 수갑은 위태롭게 오소마츠의 몸을 의자에 잡아두고 있었다.


후보 물질 606번 주입합니다.”

기계적인 말투와 함께 주사기에 푸른 액체가 채워졌다

잘게 경련하는 오소마츠의 팔에 꽂힌 주사기 바늘 너머로 푸른 액체가 흔들렸다

피스톤이 눌리며 서서히 푸른 액체가 오소마츠의 체내로 흘러 들어갔다

한 번 더 격렬하게 심장이 뛰며 전신에 견디기 힘든 전류가 흘렀다

아릿하게 퍼지는 감각 이후 동시에 신경을 긁어내는 듯한 고통이 뒤따랐다

온몸에 퍼졌던 각성제라는 , 순식간에 중화되며 온 세포의 활성을 바꾸었다

단시간에 이루어지는 급격한 대사 변화는 각성제보다 더한 이 되어 온 말초신경을 빠듯하게 조이고 호흡도 잊어버릴 정도의 고통을 만들어냈다

억지로 하늘 위로 들어 올렸다가 끈이 끊기듯 툭! 하고 땅에 떨어지는 감각과 고통

피가 배어나도록 이를 악물고 견뎌도 어찌할 수 없는 고통에 오소마츠가 몸부림쳤다.


찰칵-, 찰칵-, 찰칵-, 찰칵-, 찰그락-

사나워진 몸부림에 팔과 다리를 구속하고 있던 수갑이 시끄럽게 흔들렸다

고통과 혼란으로 맺힌 눈물이 기어이 땅에 떨어졌다.


, 후아아!!”

비명을 지르며 어찌할 수도 없이 주먹을 쥐었다 피며 광란하는 오소마츠가 곧 위액을 쏟아냈다

끅끅거리며 뱃속에 남은 것을 전부 토해낸 오소마츠의 경련하는 몸을 토토코가 다가가 껴안았다

오소마츠 주변의 수많은 의료 기기가 오소마츠가 토해내는 모든 정보를 기록했다

기계가 뽑아내는 결과를 가만히 살피는 데카판이 고개를 들어 손짓하자 오소마츠의 몸을 묶어두었던 수갑이 풀려났다

힘없이 앞으로 쓰러지려는 오소마츠의 몸을 토토코가 껴안은 채로 지탱했다

가녀린 토토코의 몸에 매달린 오소마츠에게 흰 가운을 입은 연구원들이 달려가 부축했다

두 사람의 부축을 받아 간신히 일어선 오소마츠가 헉, 헉 거친 숨을 내쉬며 괴로운 듯이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한 시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급격한 변화를 두 번이나 경험한 몸은 녹초가 되어 엉망진창으로 흐트러져있었다

토토코도 오소마츠의 모습에 슬프게 얼굴을 찌푸리고 두 손을 오소마츠의 뺨에 올렸다

땀으로 젖은 얼굴을 닦아준 토토코가 오소마츠를 의자에 앉혔다

고개를 축 늘어뜨리고 숨을 고르는 오소마츠의 옆에 앉아 아직도 떨리는 손을 꽉 잡아준 토토코가 데카판에게 시선을 돌렸다.


결과는 어떤가요?”

“…, 호에…. 완성이다요! 해독제가 완성되었다요!!”

예측한 대로 나오는 결과에 데카판이 기쁘게 외쳤다

한 달이 넘는 실험 끝에 겨우 완성된 해독제에 실험실에 있던 연구원들 전부 환호성을 질렀다

우수한 두뇌가 모여, 지식이 모여, 반복된 실험으로 간신히 만들어진 해독제에 기뻐하는 연구진들 사이에서 토토코가 고개를 숙였다

해독제가 완성되었다는 외침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지쳐버린 오소마츠는 여전히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고마워, 데카판.”

오소마츠 군, 오소마츠 군은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다요?”

“…하하하, 글쎄. 어쩔까?”

마른 웃음을 흘리며 데카판의 질문을 흘려버린 오소마츠가 발을 돌렸다

연구실을 빠져나가 비틀거리며 걸어가던 오소마츠가 결국 벽에 기대 복도에 주저앉았다

몇 번을 경험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혼란과 고통에 진이 빠진 오소마츠가 눈을 감았다

얕은 호흡을 반복하며 한계점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오소마츠의 앞에 토토코의 구두가 멈췄다.


오소마츠 군, 이리로 와.”

토토코가 잡은 손을 뿌리칠 기력도 남아 있지 않은 오소마츠는 슬프게 웃으며 미안….” 이라는 사과와 함께 토토코의 뒤를 따랐다.

 

 

 

핑크색과 아기자기한 팬시로 꾸며진 토토코의 방에 들어서자마자 뒤돈 토토코가 오소마츠를 침대에 앉혔다

오소마츠에게 달려들듯이 그 품에 안긴 토토코가 그대로 오소마츠와 함께 침대에 누웠다

서로의 심장 소리가 전해질 정도로 가까이, 오소마츠를 껴안은 팔에 더 힘을 준 토토코가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조금이라도 마음에 여유를 주면 금방 눈물이 흘러나올 것처럼 뜨거워진 눈시울을 가린 토토코가 나직이 속삭였다.


“S급 가이드인 토토코가 특별히 안아주는 거니까 감사히 여겨.”

“…, 고마워. 토토코.”

미약하지만 조금 진정된 머리를 끄덕인 오소마츠가 옅은 미소를 피웠다

잦아드는 오소마츠의 떨림에 작게 안도하며 토토코가 눈을 감았다


각성제의 강제 주입과 해독제에 의한 중화의 반복

이미 몇십 번을 반복한 실험에 오소마츠의 몸은 한계에 가까워져 있었다

보기만 해도 고통스러운 실험을 되풀이하는 오소마츠의 정신은 날이 갈수록 닳아 문드러졌다

떨어지는 물방울에 조금씩 깎여가는 바위처럼 오소마츠의 마음은 서서히 망가져 갔다

간신히 붙잡은 카라마츠의 단호한 거부와 맞물린 실험이 주는 고통에 이미 오소마츠의 마음은 벼랑 끝에 내몰린 상태였다

쉬어야 할 정도로 지쳤으면서 아직도 자신을 채찍질하는 오소마츠는 점점 피폐해져 갔다

토토코는 감히 손도 댈 수 없을 정도로 탈진한 오소마츠는 이제 마지막을 남겨두고 있었다

해독제의 완성과 동시에 약속된 마지막에 결국 토토코의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이 흘러내렸다.

 

 

 

 

 

 

7.

 

줄곧 목을 감싸고 있던 검은 초커를 벗기자, 오소마츠 군이 애틋한 한숨을 내쉬었다

 손에 올려진 초커를 가만히 내려다본 오소마츠 군이 빙긋이 입꼬리를 올렸다.


그걸 쓰지 않고 끝나서 다행이야.”

당장 그게 할 말이냐고 외치고 싶은 마음을 꾹- 누르고 입술을 깨물었다

떨리는 숨에 제대로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눈앞에 서 있는 오소마츠 군을 똑바로 바라볼 수도 없는 한심한 내게, 오소마츠 군은 상냥한 미소와 함께 따뜻한 손을 내려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바이바이.”

마지막을 알리는 갈라진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내 앞을 지나쳐 문을 열고 들어가는 등을 멍청히 바라보았다

눈가가 뜨거워지며 눈앞이 흐려졌다

망설이지 않고 문 안으로, 저편으로 걸어가는 등이 잘 보이지 않았다

떨리는 숨을 내뱉으며 주먹을 쥐고 필사적으로 치밀어 오르는 설움을 삼켰다

심호흡하며 감정을 억누르는 사이, 입구가 소란스러워졌다

문 너머로 들려오는 긴박한 외침에 눈물을 닦아내고 문을 열었다.


토토코!! 들여보내 줘!! 안에, 오소마츠 형이!!!”

토토코!! 제발!!”

울부짖는 이치마츠 군과 토도마츠 군 너머로 불안하게 흔들리는 눈빛을 한 카라마츠 군과 쵸로마츠 군, 쥬시마츠 군이 보였다


이제야, 겨우…, 다 모였구나

하지만, 오소마츠 군을 막을 수 있는 골든 타임은 이미 끝난 뒤야


문을 지키고 서 있던 국원들에게 절대 문을 열어주지 말 것을 전했다.


토토코!?!?”

, 안 돼!! 안에 오소마츠 형이 있다고!!!”

자신들의 앞을 가로막는 요원들을 보며 다급히 외치는 이치마츠 군과 토도마츠 군에게 미소를 지어주었다

별일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은데 눈물이 흘러넘쳐 제대로 입을 뗄 수 없었다

뿌옇게 흐려지는 시야 너머로 조용히 얼굴을 일그러뜨리는 카라마츠 군이 보였다.


 오소마츠 군도, 너희도, 전부…. 바보.

 

 

 

 

 

 

8.

 

눈앞이 새빨개지고, 온몸이 타들어 갈 듯 아팠다


모든 신경이, 세포 하나하나가 전부 뜨거워져서 아파서

고통으로 지금 내가 뭘 하고 있는지도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로….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계속해서 반복되는 끝이 보이지 않는 고통과 실험

주삿바늘 자국으로 시퍼렇게 멍든 팔을 숨기고, 단번에 목숨을 끊어버릴 초커를 목에 달고, 카라마츠를 만났다

내가 아무리 말을 걸어도, 변명해도 녀석에겐 닿지 않았다

카라마츠를 위해 이 모든 걸 다 참고 있는데도, 카라마츠는 나를 돌아봐 주지 않았다


너무하잖아

나도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고


바보 같은 방법이지만, 노력하고 있는데도 카라마츠와 다른 녀석들은 돌아오지 않고 시간만 지나가고 있었다

아픈 건 멈추지 않고, 지친 몸의 피로는 서서히 정신까지 침식해 들어오고 있었다.

 

너무 아팠다. 아파, 고통스러워.

아파서,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아서,

너무 피곤해.

, 포기하고 싶었다.

그치만, 보이지 않는걸

소망도, 희망도, 기대도 사라져 버렸는걸.

쉬고 싶었어. 너무 지쳐서, 힘들어서.

-, 싫어졌어.

 

 

 

집행 개시를 알리는 안내와 함께 커튼이 걷혔다

빈자리 없이 빼곡히 자리를 채우고 앉은 사람들의 증오를 담은 눈이 내게 꽂혔다


그렇게 미워


카라마츠를 닮은 눈빛에 새어 나오는 헛웃음을 숨길 수 없었다

증오와 혐오로 일그러지는 얼굴들을 조롱하며 눈을 감았다.

 

이제, 편해질 수 있어.

맘 편히 쉴 수 있다.



 

““오소마츠 혀엉!!!””

 

커다란 부름에 나도 모르게 눈을 떴다

! ! 유리를 두드리며 울부짖는 이치마츠와 토도마츠가 보였다

그리고 그 뒤에 서 있는 카라마츠와 쵸로마츠, 쥬시마츠도 보였다.

 

뭐야, 역시 너희에게 맡기면 문제없잖아.

제대로 다 모였잖아.

 

나란히 서 있는 다섯 명의 똑같은 얼굴.

다행이다.” 하고 작게 중얼거리며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미소를 보여주었다


멈추지 않고 유리를 깨부술 듯이 두드리는 이치마츠와 토도마츠도

멍청히 서서 내게 눈을 맞추고 있는 쵸로마츠와 쥬시마츠도

천천히 내 앞으로 다가와 유리 벽에 손을 짚는 카라마츠도 전부-, 

전부 내 사랑스러운 동생들이니까

드디어 다 모였으니까, 횽아는 이제 아무런 걱정도 없어

믿고 있었다고.

 


그럼 집행하겠습니다.”

무미건조한 남자의 말에 흰 가운을 입은 연구원이 푸른 액체를 주사기에 가득 채웠다

구속된 팔에 주사기가 꽂히고 천천히 커튼이 닫혔다

천천히 내 안으로 주입되는 푸른 액체를 보며 이제 정말로 마지막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 실은 죽고 싶지 않아.

너희랑 계속, ~속 같이 있고 싶어.

엄마랑, 아빠랑, 너네랑 같이 평화롭게 바보같이 웃으면서 살고 싶었어.

이따위 힘 바란 적도 없는데.

너네랑 어릴 때처럼, 아무 걱정 없이 뛰놀고 싶었어.

같이 학교 다니고 싶었어.

같이 웃고 싶었어.

엄마의 따뜻한 포옹을 받고 싶었어.

아빠의 웃기지도 않는 아저씨 개그 듣고 싶었어.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엄마의 손을 더 만끽하고 싶었어.

아빠의 커다란 웃음소리를 듣고 싶었어.

너네랑 더, , 같이, 바보같이, 걱정 없이 지내고 싶었어.

못난 어른이 되어서 엄마랑 아빠랑 영원히 같이 살고 싶었어.

너네랑 같이 살고 싶었어.

 

, 죽기 싫어.

, 왜 나만 죽어야 해!?

나는 아무것도 잘못한 거 없는데!

전부, 토고가 잘못한 건데!!

, 나는 어리광도 못 부리고, 항상 참아야 해!?

싫어, 죽고 싶지 않아!

너네랑 같이 있고 싶어!!

겨우, 겨우 다 모였는데!!

겨우 카라마츠가 제대로 날 봐주었는데!!!

너네랑 평화롭게 살고 싶었다고!!!

센티넬이니 가이드니 그딴 거 모르고, 같이 살고 싶었다고!!!

 

싫어,

싫어,

싫어,

죽고 싶지 않아!!

쵸로마츠랑,

쥬시마츠랑,

카라마츠랑,

-, 더 같이 있고 싶어!!!

너네랑 더 같이 있고 싶다고!!!

 

나만, 너네를 남겨두고 나만

나만 죽는 거 싫어!!!

 

카라마츠, 쵸로마츠, 이치마츠, 쥬시마츠, 토도마츠!!!

죽기 싫어!!

싫어!!!

싫다고!!!

싫어!!!

 

싫어, 얘들아….

구해, ….

 

 

 

마츠노 카라마츠, 사망 확인했습니다.”

건조한 말투의 방송이 흐르고 자리를 채운 사람들이 환호성을 불렀다

서로 울며 껴안고 잘 되었다고, 자축하며 웃었다.

 

 웃을 수 없는 것은 다섯 명의 남겨진 동생들뿐이었다.

 

 

 

 

 

 

9.

 

관리국 보고서 #7

<Red rose의 해독제 연구 최종 결과>

 - 해독제 후보 물질 606번 안정적 조제 방법 확립.

 - 생체 실험을 통해 후보 물질의 효과 확인.

 - 606번 물질로 체내에 남은 ‘Red rose’를 완전히 분해하여 중화할 수 있음을 확인.

 - 606번 물질로 강력한 정신 세뇌를 약화할 수 있음을 확인.

 - 연구 과정에서 606번 물질을 일정 농도 이상으로 사용할 경우, 센티넬의 모든 능력을 억제할 수 있음을 확인.

 - 606번 물질을 21번 물질과 2:1 비율로 혼합할 경우, 센티넬의 뇌사를 유도할 수 있음을 확인.

 - 606번 물질을 ‘Red rose’의 해독제로 사용할 수 있음을 확인.

 - 606번 물질과 21번 물질의 혼합액은 센티넬 처형제로 사용할 수 있음을 확인. 또한 그 이름을 Blue rose로 명명.

 

 

<사망 확인서>

 - 팔콘에 속했던 중범죄자 마츠노 카라마츠의 심정지 확인.

 - 센티넬 처형제로 개발된 Blue rose의 첫 사용 사례로 기록.

 - 마츠노 카라마츠의 시체는 유족 마츠노 이치마츠에게 인도하였음.

 

 

 

 

 

 

10.

 

관리국 보고서 #8

본 보고서는 「관리국」의 4대 국장, 마에다 토시유키에 의하여 공개가 금지되었으며, 보안등급 1급의 국원 외엔 열람할 수 없음.

 

<’Red rose’의 해독제 개발 최종 보고서>

 - 해독제 개발을 위해 새로 데카판 박사를 영입. 인수인계를 완료함.

 - 해독제 후보 물질 21번과 146, 235, 606번 생체 실험 개시.

 - 후보 물질 중 606번이 효과를 보임.

 - 데카판 박사의 연구로 안정성 확립 성공.

 - 후보 물질 606번을 '실험체 A'의 희망에 따라 'Red tear'로 명명.

 - 반복된 후보 물질의 투여로 실험체 A’의 신체 변화 확인.

 - 최종 실험 결과 실험체 A의 센티넬 등급이 S급에서 SS급으로 상승함.

 - 반복된 ‘Red rose’ 투여와 센티넬 등급의 상승으로 실험체 A의 위험성 증가. 그에 따른 후속조치 진행.

 - 「센티넬-가이드 인권 위원회」에 의해 금지되었던 초커형 폭탄을 실험체 A에게 설치.

 - 실험체 A가 제시한 조건을 모두 수락했음을 「관리국」 국장 마에다 토시유키와 S급 가이드 요와이 토토코가 확인함.

 - 실험체 A가 제시한 조건은 다음과 같음.

             * 남은 가족을 「관리국」이 보호하고, 자유를 보장할 것.

             * 실험체 A와 관련된 정보를 은폐할 것.

             * 범죄자로 등록된 가족을 사면할 것.





* 8편(완결편)은 내일 올라옵니다.

*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일에 치여사는 WHITEPINE입니다ㅎㅎ


오늘이 육둥이 생일이더라구요...



그런데 오늘 아침에 있을 발표를 준비하느라 밤을 꼴딱 샌 저에겐


뭘 할 수 있는 체력이 없습니다.ㅠㅠㅠ



육둥이 생일이라는 것도 어제 밤새다가 알게되었어요...ㅠㅠ



내 생일도 못챙기는데ㅠ 육둥이 생일을 챙길 수 있을 리 없었네요..ㅠㅠㅠ


그래서 생일 특별편도 못올리고ㅠㅠ




대신이라고하긴 뭐하지만...ㅠ


주말에 열심히 써서 올리겠습니다.


일단 이번주는 센티넬버스 한 편 올릴 예정인데 추가로 단편을 하나 더 올리려고 합니다.


뭐가 좋을지 댓글로 의견 남겨주세요!



 1. 센티넬버스를 한 편 더 올려주세요! (2편 올라가면 이번주로 완결입니다ㅎ)


 2. 색오소 단편 - 이치마츠 사변 후의 이야기입니다ㅎ


 3. 올캐러 단편 - 육둥이가 바텐더가 되는 이야기


 4. 오랜만에 오소카라 단편


 5. 소울이터AU 오소이치


 6. 단편 「너를 지킨다」 후편(후일담) - 카라오소


 7. 단편 「마지막 포옹」 후편 - 이치오소



이 중에서 이번 주말에 뭐가 보고 싶은지! 의견 팍팍 남겨주세요~^^

* 오랜만에 여우골 이야기 들고 왔습니다.


* 꽁냥대는 카라오소 이야기입니다.


* 제목의 뜻인 금슬지락의 뜻은 「거문고와 비파()의 조화로운 소리, 부부 사이의 다정하고 화목한 즐거움 입니다.


* 외전 1외전 2는 여우골 이야기 책에 실렸습니다.


* 공미포 10,882자.


* 부족한 글이지만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이걸로 끝이야, 짜샤.”

마지막 두루마리를 건네며 치비타가 주먹으로 코를 쳐올렸다

두루마리를 건네받은 카라마츠가 행동을 멈추고 눈을 크게 떴다.


?”

그걸로 마지막!”

정말, 인가?”

눈을 깜빡이며 묻는 카라마츠에게 치비타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믿기지 않는단 얼굴로 카라마츠가 고개를 돌려 탁상에 쌓인 서류를 확인했다

오전 중에 처리한 서류 외에 추가로 쌓여 있는 서류도 없이 깔끔하게 정돈된 탁상을 본 카라마츠가 하아….” 하고 한숨을 흘렸다.

 


마지막 두루마리를 확인하고 서명한 후 치비타에게 넘기자, 두루마리를 서류 더미 위에 올려놓은 치비타가 카라마츠를 향해 말했다.


오늘은 일찍 들어가 보지 그래?”

“…아니, 서류 처리 외에 또 할 일이…”

없으니까! 있어도 내가 알아서 처리할 수 있어, 쨔샤! 대텐구로 승격되고 나서 제대로 쉰 적 없잖아. 모처럼 혼인도 했는데 말이야. 괜히 할 일도 없이 여기에 죽치고 있지 말고 신혼집이나 가라고~!”

제 가슴을 팡팡 내리치며 맡겨둬!” 하고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오랜 친우의 충고에 카라마츠가 피식- 웃음을 흘렸다

다리를 풀고 방석에서 일어난 카라마츠가 치비타에게 고맙다, 치비타.” 하고 인사를 건넸다.


오우! 무슨 일 있어도 나랑 쇼 녀석이랑 해결할 테니까.”

“…, ….”

유능하고 믿음직한 부하의 이름을 드는 치비타의 말에 카라마츠가 불쾌한 속내를 감추고 어색한 웃음을 보였다

스륵- 장지문을 열고 날개를 펼친 카라마츠가 방 안에 남은 치비타에게 한 번 더 감사 인사를 건넨 후, 드높은 하늘로 힘차게 날아올랐다.

 

 

 

 

 

 

2.

 

딸깍- 하고 나막신이 돌바닥에 부딪혀 소리를 냈다

날개를 접고 신사 마당에 내려앉은 카라마츠 곁으로 반가운 얼굴을 한 오소마츠가 뛰어왔다

붉은 토리이 위에서 카라마츠가 신사를 향해 날아오는 것을 본 오소마츠가 경쾌하게 꼬리를 흔들었다.


카라마츠~! 어쩐 일이야?”

항상 저녁 식사 시간이 되어서야 돌아오는 카라마츠가 오후 일찍 신사에 돌아온 것을 오소마츠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제 앞으로 다가온 소중한 배필(配匹)의 미소에 피로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을 느끼며 카라마츠가 대답했다.


오늘은 일이 일찍 끝났다.”

! 정말?”

아아.”

카라마츠의 말에 오소마츠의 얼굴이 한층 더 환해졌다

살랑살랑- 리듬을 타며 흔들리는 황금색 꼬리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쫑긋거리는 세모꼴의 귀에 카라마츠가 행복한 미소를 띄웠다

사랑스러운 짝의 모습에 손을 들어 올려 부드러운 머리칼을 쓰다듬은 카라마츠가 신사 내를 쭉 둘러보더니 오소마츠에게 쵸로마츠의 행방을 물었다.


쵸로는 대국주님 심부름으로 천상에 갔어.”

이치마츠는?”

오늘은 쥬시마츠 집에서 자고 온다던데?”

그런가….”

토도마츠는?”

오늘은 인간 마을에서 묵고 온다고 했다.”

~, 아츠시 군이랑?”

“…아아.”

조금 전까지 들떠 있던 기색을 싹 지우고 눈썹을 팍 찌푸리며 낮은 목소리로 대답하는 카라마츠의 변화에 오소마츠가 푸핫!”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아직도 아츠시 군이 마음에 안 들어?”

“…싫어하진 않지만, 좋아하지도 않는다.”

에에~”

진지한 목소리로 멋쩍게 대답하는 카라마츠를 향한 오소마츠의 눈이 부드럽게 휘었다

요괴인 토도마츠를 따라 자신도 요괴가 되겠다며 찾아온 인간 아이를 오소마츠는 싫어하지 않았다

카라마츠의 감시하에 고되기로 유명한 텐구의 수업도 불평불만 없이 묵묵히 수행하는 인간 아이의 각오를 오소마츠는 높이 사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괜찮은 녀석이라도 소중한 동생을 데려가려는 녀석이 곱게 보일 리 없었는지, 카라마츠는 아츠시라는 인간 아이를 영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짙은 눈썹을 찡그리고 뚱-한 얼굴을 한 카라마츠에게 쿠후후~” 하고 상냥한 미소를 보낸 오소마츠가 손을 들어 올려 카라마츠의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저를 달래는 오소마츠의 손길에 미간에 잡힌 주름을 푼 카라마츠가 허탈한 한숨을 내쉬며 오소마츠의 허리에 팔을 감았다.


그럼 오늘은 둘 뿐인가?”

? 그러네~”

오소마츠의 가는 몸을 품에 안고 검은 날개를 가볍게 펄럭이며 싱글거리는 카라마츠의 말에 오소마츠가 함께 웃으며 대답했다

몸을 돌려 카라마츠와 마주 본 오소마츠의 머리에 짧게 입술을 떨어뜨린 카라마츠가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며 날개를 활짝 펼쳤다.


그래, 오소마츠! ‘데이트하자!”

푸핫!! ‘데이트라니…, 어디서 배운 거야? 그 단어?”

토도마츠가 알려줬다.”

커다란 날개를 펄럭여 단 한 번에 공중에 몸을 띄운 카라마츠가 오소마츠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잡아당겼다

키들키들 귀여운 웃음을 흘린 오소마츠가 카라마츠가 이끄는 대로 지면에서 몸을 띄웠다.

 

푸른 하늘, 구름 한 점 없는 넓은 도화지에 파랗고 붉은 점이 나란히 섰다.

 

 

 

 

 

 

3.

 

얼굴을 스치는 서늘한 바람에 오소마츠가 지그시 눈을 감았다

대체로 신사에 머물러 있는 오소마츠가 하늘로 날아오르는 일은 그리 많지 않았고, 혹 있다고 해도 급한 일이 있어 발걸음을 서두를 때뿐이었다

몸을 스치는 바람의 방향과 그 속에 실려있는 은은한 초록의 향기가 코를 간질일 정도로 느긋하게 하늘을 나는 것은 정말로 오랜만이었다

오소마츠는 기분 좋게 스치는 바람을 만끽하며 카라마츠와 연결된 손을 더 힘주어 잡았다

카라마츠도 오소마츠의 평온한 표정에 빙긋- 미소 지으며 연결된 손을 풀어 오소마츠의 허리를 감싸고 가까이 끌어당겼다.


평화롭기 그지없는 마을 풍경 속에서 오소마츠가 아래를 내려다보며 자애로운 미소를 피웠다

아무리 세월이 지나고, 마을의 모습이 변해도, 마을을 향한 오소마츠의 애정이 변하는 일은 없었다

이리저리 바삐 움직이며 제 생활을 영위하는 인간들의 모습에 오소마츠의 눈빛이 한층 더 부드러워졌다

공사가 한창인 인부들, 웃으며 지나가는 학생들, 시장 거리의 활기찬 외침에 꼬리를 넘실거리며 기쁘게 바라보던 오소마츠가 시선을 돌린 순간, “쿠훗!” 하고 터져 나오는 웃음 참지 못했다.


카라마츠~”

“…너무 쳐다보지 말아줘, 오소마츠.”

살며시 얼굴을 붉히고 오소마츠의 시선을 피하는 카라마츠의 요청에 후후후하고 웃은 오소마츠가 다시 마을로 눈을 돌렸다

저 외에 다른 이에게 오소마츠의 시선이 오래 머무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배필의 질투에 오소마츠가 곤란하다는 듯이 눈썹을 찡그리면서도, 입가에는 더없이 환한 미소가 흐르고 있었다.

 

 

 

완만하게 마을을 한 바퀴 돈 카라마츠가 아무 이상도 없는 마을의 모습에 안도하자마자, 옷자락을 쭈욱- 잡아당기는 오소마츠의 손에 고개를 돌렸다.


?”

저기! 저기 내려가자, 카라마츠!!”

마을 중앙에 있는 커다란 공원을 가리킨 오소마츠가 싱글벙글 만면에 화사한 웃음을 피웠다

꼬리를 좌우로 크게 파닥이며 즐거워하는 오소마츠를 보며 카라마츠가 알겠다.” 하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붉은 후드와 푸른 후드를 입은 평범한 인간으로 둔갑해, 꼬리와 귀를 숨긴 오소마츠가 땅에 발을 내딛자마자 냅다 뛰어나갔다

달리기 경주라도 하는 사람처럼 순식간에 저- 앞으로 달려간 오소마츠를 카라마츠가 당황해 하며 급히 뒤쫓았다.


있다! 있다! 아저씨~!!”

오소마츠가 붕-, - 팔이 떨어지라 흔들며 달려간 곳엔 상자 하나를 식탁처럼 만들어 길가에 앉아있는 노점상이 있었다

어찌나 빠른 속도로 달려가는지 오소마츠를 따라잡는 것만으로 숨이 턱에 차오른 카라마츠가 가쁜 숨을 내쉬며 오소마츠 곁에 섰다

오소마츠는 어디서 났는지 주머니에서 동전 하나를 꺼내 노점상에게 건넸다.


, 여기 있다! ~, 그 옆의 형씨는 동생인가? 얼굴이 똑같구먼~”

! 가족이야!!”

오소마츠에게 황토색의 둥그런 원반을 주며 묻는 노점상의 말에 오소마츠가 빵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소마츠의 손에 들린 정체불명의 물건을 응시하는 카라마츠와 눈을 맞춘 오소마츠가 배시시 웃으며 노점상 옆에 놓인 낮은 식탁으로 걸어갔다.


오소마츠, 대체 이건 뭔가?”

뽑기!”

뽑기?”

식탁에 황토색의 원반을 올려놓은 오소마츠가 나란히 쭈그려 앉은 카라마츠에게 대답했다

!” 하고 대답하며 뾰족한 바늘을 손에 든 오소마츠가 ~아쓰! 이번에야말로 성공한다!” 하며 소매를 걷어붙였다

입 밖으로 혀가 삐죽 튀어나온 것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집중한 오소마츠가 조심스럽게 뽑기에 그려진 그림을 따라 바늘을 찔렀다

, , 오소마츠가 바늘을 누를 때마다 작디 작은 구멍이 남았다. 그림의 윤곽선을 따라 구멍을 만든 오소마츠가 ~” 하고 진지한 표정으로 심호흡하며 조심스럽게 그림을 뜯어내려 애썼다

황토색의 저것이 뭔지는 몰라도 오소마츠가 원반에 그려진 그림을 그대로 떼어내려고 하는 것을 눈치챈 카라마츠가 말없이 오소마츠의 손끝을 응시했다.


아악!!”

에고야~, 이번에도 실패했누?”

- 소리를 내며 비행기 모양의 날개가 바스러졌다

손으로 머리를 마구 비비며 신음하는 오소마츠를 본 노점상이 허허 웃었다

노점상의 말에 이번이 한두 번이 아님을 짐작한 카라마츠가 오소마츠에게 물었다.


대체 얼마나 자주 온 건가….”

…, 아마도 거의 매일?”

그럴 돈은 또 어디서 나서…”

새전.”

어이!”

괜찮대도~ 신에게 바쳐진 돈이니까 내가 써도~”

발랄하게 웃으며 손을 휘젓는 오소마츠의 태도에 푹 한숨을 내쉰 카라마츠에게 오소마츠가 !” 하고 조각난 원반 조각을 내밀었다

오소마츠가 건넨 조각을 받아 머리 위로 물음표를 띄운 카라마츠에게 오소마츠가 남은 조각을 입에 넣고 맛있어!” 하며 웃었다.


….”

맛있지!?”

오소마츠를 따라 원반 조각을 입에 넣은 카라마츠가 작은 감탄사를 내뱉자, 오소마츠가 눈을 빛내며 물었다

과하다 싶을 정도의 단맛에 탄 것 같은 쓴맛이 어우러져 굉장히 맛있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생긴 것에 비해 맛은 있었다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오소마츠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 맛있다.” 하고 대답하자 오소마츠가 자랑스럽게 웃으며 코 밑을 문질렀다.


그래! 카라마츠도 해봐.”

!?”

장난기 가득한 눈으로 오소마츠가 다시 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내 노점상에게 다가갔다

나도 한 번 더 해야지~” 하며 두 개의 뽑기를 들고 온 오소마츠가 하나를 카라마츠에게 내밀었다.


잘해야 돼!”

, 오우….”

오소마츠가 내민 바늘을 받아 든 카라마츠가 얼떨떨해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뭔가 요령이 없냐고 묻는 카라마츠의 질문도 귀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오소마츠는 이미 뽑기에 집중해있었다

눈썹까지 찌푸리고, 온 신경을 손끝에 모은 오소마츠의 모습에 피식- 자상한 웃음을 흘린 카라마츠가 오소마츠를 따라 바늘로 뽑기를 찌르기 시작했다.

 

 

대박!! 카라마츠 대박!!”

완벽하게 떼어낸 비행기 모양에 오소마츠가 박수를 멈추지 않았다

하고 웃음을 흘린 카라마츠가 오소마츠에게 떼어낸 그림 모양을 건넸다.


아저씨! 이거!! 성공했어!”

~, 비행기가 가장 어려운 놈인데 잘도 했구나! , 상품이다!”

카라마츠가 떼어낸 뽑기와 맞바꾼 솜사탕을 손에 든 오소마츠가 즐겁게 웃었다

노점상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를 건넨 오소마츠가 카라마츠의 손을 잡았다

한 손엔 솜사탕, 한 손엔 카라마츠의 손은 맞잡은 오소마츠가 헤실 웃으며 카라마츠를 응시했다.


공원 돌아보고 갈까?”

아아….”

귀여운 짝의 응석에 빙그레 미소 띤 카라마츠가 오소마츠와 나란히 걷기 시작했다.

 


~, 맛있어!”

스쳐 지나가는 인간들을 바라보던 카라마츠가 솜사탕을 뜯어 먹는 오소마츠를 보며 미소 지었다

혀로 입술을 핥으며 솜사탕의 달달함을 음미하는 오소마츠를 바라보던 카라마츠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살폈다

공원의 깊숙한 곳에 들어서 오소마츠와 카라마츠 이외에 인기척이 없는 것을 확인한 카라마츠가 오소마츠를 불렀다.


오소마츠.”

?”

고개를 돌린 순간, - 하고 입술에 닿았다 떨어지는 뜨거운 살갗의 감각에 오소마츠가 얼굴을 붉혔다.


달구나….”

바보….”

제 입술에 옮겨붙은 설탕을 핥으며 중얼거리는 카라마츠를 향해 오소마츠가 입을 삐죽 내밀었다

너무 놀라 하마터면 귀가 튀어나올 뻔했다

새빨개진 얼굴로 볼을 부풀리고 시선을 돌리는 오소마츠를 보며 카라마츠가 작게 웃었다.

 

 

 

 

 

 

4.

 

땅거미가 산 너머로 얼굴을 감추며 신사를 붉게 비췄다

주황빛에 물든 신사에 내려앉은 카라마츠가 오소마츠를 보며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정말로 외식하지 않아도 괜찮은가?”

~, 괜찮대도~!”

하지만….”

저녁을 준비해야 한다며 인간 마을에서 서둘러 올라온 오소마츠를 보며 카라마츠가 눈썹을 찌푸렸다

오붓하게 둘만 지낼 수 있는 귀한 날, 카라마츠는 오소마츠를 푹 쉬게 해주고 싶었다

매일매일 카라마츠를 포함한 5명의 식사를 만드는 일이 얼마나 고된 일인지 이해하고 있는 카라마츠가 오늘만이라도 외식을 하자고 주장했지만, 오소마츠의 고집을 이길 수는 없었다.


뭐야, 내가 만든 밥 맛없어?”

뽀로통한 얼굴로 노려보는 오소마츠에게 카라마츠가 거세게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 없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

이제 오소마츠의 밥이 아니면 맛있게 목 아래로 넘길 수 없게 되어버린 자신의 처지를 떠올린 카라마츠가 즉시 부정했다

위장은 물론이고 미각까지 완전히 오소마츠에게 사로잡혀 버린 카라마츠는 오소마츠 밥 외에 뭘 먹어도 만족스러운 포만감을 느낄 수 없었다

목소리에 힘을 실어 오소마츠를 향해 외치는 카라마츠의 간절한 눈빛에 오소마츠가 빙긋- 웃었다.

꼬리를 가볍게 너울거리며 얼굴을 붉힌 오소마츠가 카라마츠에게 다가가 작게 속삭였다.


그럼 만들게 해줘. 카라마츠가 먹을 밥 만드는 거, 즐겁단 말이야….”

정신을 아득히 먼 곳으로 날려버릴 정도로 귀여운 말에 카라마츠가 입을 벙긋거리며 말을 잇지 못하는 동안 씨익- 입꼬리를 올린 오소마츠가 후다닥 주방으로 뛰어들어갔다

주방으로 쏙- 들어가는 오소마츠의 귀가 붉게 물든 것을 놓치지 않은 카라마츠가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내 아내가 이렇게 사랑스러워!!!’

 

 

 

오늘도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가득 차려진 밥상에 카라마츠가 행복한 눈물을 흘렸다

상 위에 올려진 반찬은 유부를 제외하면 전부 카라마츠가 좋아하는 반찬뿐이었다

, 카라마츠~!” 하고 고봉으로 퍼 담은 밥그릇을 건네는 오소마츠의 모습에 다시금 행복을 곱씹으며 오소마츠의 옆에 나란히 앉은 카라마츠가 기쁨에 겨운 한숨을 내쉬었다.

 

 

으음~, 뭔가 조용하니까 진정이 안 돼.”

달그락- 하고 젓가락을 내려놓은 오소마츠가 찻잔을 들어 올려 차를 후루룩 들이마시며 중얼거렸다

매일 쵸로마츠, 이치마츠, 토도마츠가 함께 했던 식사 시간은 조용할 날이 없을 정도로 소란스러웠다

맛있다는 칭찬을 이어가며 밥을 먹는 토도마츠와 식사 내내 골골 소리를 울리는 이치마츠, 그리고 오소마츠가 내뱉는 바보 같은 말에 일일이 태클을 거는 쵸로마츠가 있는 식사 시간은 늘 어수선하고 시끌벅적했다

카라마츠는 슬그머니 처진 오소마츠의 황금빛 귀를 보고 나직이 한숨을 내쉬며 과거를 회상했다.


과거에도 이렇게 둘이서만 먹었지.”

“…과거라니, ~전에 말이야?”

, 그때는 이것보다 더 작은 밥상에 마주 보고 앉아서 먹었지만.”

…, . 그랬지….”

과 인간. 절대 한 상을 나눌 수 없는 두 존재가 작은 밥상을 앞에 두고 마주 보고 앉아 밥을 먹는 광경을 떠올린 카라마츠의 입가에 은근한 미소가 감돌았다

「신」과 함께하는 식사에 얼마나 긴장했는지 밥알이 입으로 들어가는 코로 들어가는지도 몰랐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딱히 식사 예절을 차리지 않고, 제가 좋아하는 것만 쏙쏙 골라 먹는 어린아이 같은 「신」의 모습에 곧 긴장도 풀고 편하게 밥을 먹을 수 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제가 좋아하는 것만 먹는 편식은 여전해, 힐끗 옆을 보자 나물 반찬엔 손도 대지 않는 오소마츠가 보였다

!” 하고 웃음을 터뜨린 카라마츠를 의아한 눈으로 응시하는 오소마츠에게 카라마츠가 속삭였다.


그때엔 굳이 함께 식사할 필요도 없었는데, 항상 같이 먹어주어서 기뻤다.”

“…네가 같이 먹자고 했잖아.”

, 그랬지. 정말로 고마웠다. 감사하고 있어.”

“…, 그 정도로 감사까지야….”

낮게 울리는 카라마츠의 목소리에 오소마츠가 귀를 내렸다

머리에 붙을 정도로 바싹 귀를 잡아당겨 붙이고 빨개진 얼굴을 돌리며 작게 중얼거리는 오소마츠를 보는 카라마츠의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오늘 밥도 굉장히 맛있다! 고마워, 오소마츠!”

~, 진짜! 조용히 하고 빨리 밥이나 먹어!!”

새빨간 사과처럼 벌겋게 익은 얼굴로 외치는 오소마츠를 보며 카라마츠가 쿡쿡, 웃음을 멈추지 않고 젓가락을 고쳐 들었다.

 

 

 

 

 

 

5.

 

식사를 마친 후, 상을 주방에 옮기고 뒷정리를 하는 것은 카라마츠의 몫이었다

깔끔하게 정돈된 주방을 나와 방에 들어서자, 툇마루에 앉아 달을 구경하던 오소마츠가 카라마츠를 향해 손짓했다

이리로, 이리로~, 하고 배시시 웃는 오소마츠에게 다가간 카라마츠가 오소마츠의 등 뒤에 앉아 오소마츠의 배에 팔을 감았다

하고 웃으며 얌전히 카라마츠에게 안긴 오소마츠가 열린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실린 하얀 꽃잎에 손을 뻗었다.


잡았나?”

우으응~”

주먹을 쥐는 사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 꽃잎을 쫓으며 오소마츠가 빈손을 펼쳤다

공중에 멈춘 손을 카라마츠의 큰 손이 감싸자, 텅 빈 손이 따뜻한 온기에 감싸였다

맞잡은 손에 깍지를 낀 오소마츠가 바람을 타고 산에서 날아오는 꽃잎을 바라보았다.


봄도 다 갔구나~”

겨울의 끝을 알리며 화려하게 피어났던 봄꽃이 지고, 여름의 풀 내음이 바람을 타고 물씬 풍겼다

삭막했던 겨울의 잔재를 벗어 던지고 푸른 생명력을 자랑하는 초목을 응시하던 카라마츠가 문득 말을 내뱉었다.


“…여름엔 추억이 별로 없구나.”

?”

카라마츠의 중얼거림에 오소마츠가 얼굴을 들어 카라마츠를 쳐다보았다

저를 올려다보는 맑은 눈빛에 카라마츠가 피식- 미소를 흘리며 오소마츠의 머리를 매만졌다.


인간이었을 적엔 농부였으니, 여름엔 일밖에 하지 않았고. 요괴가 되어서도 여름은 특히 바쁘게 지냈으니까….”

후응~, 그러고 보니 나도 여름의 추억은 별로 없는 것 같아.”

기억을 더듬으며 귀를 잘게 흔들던 오소마츠가 반짝 환한 미소를 띠고 카라마츠에게 외쳤다.


그럼 올해 여름에 많이 만들까! 추억!!”

뭘 할 건가?”

으음~, 일단 바다 갈까?”

바다….”

흰 거품을 만들며 모래사장에 부서지는 파도와 멀리 뻗은 지평선을 떠올린 카라마츠가 오소마츠의 말을 되뇌었다

깨끗한 바다라면 동생들도 모두 기뻐할 것이 분명했다

시원한 바닷물에 몸을 담그고 파도를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편안함을 떠올린 카라마츠가 즐겁게 놀 생각에 기쁘게 꼬리를 살랑이는 오소마츠를 내려보았다.


바다…. 물에 들어갈 거라면 옷을 얇게 입어야 하지 않은가.’

이전 토도마츠가 인간들이 물놀이할 때 입는 옷이라면 보여준 얇은 천 조각을 떠올린 카라마츠가 눈썹을 찌푸렸다.


토토코가 말해준 유명한 해안가가 있어! 요괴도 많이 가는 곳이래!!”

바다를 갈 생각에 한껏 들뜬 오소마츠가 발랄한 목소리로 말했다

카라마츠는 오소마츠의 말 하나라도 흘리지 않고 집중해 들으며 요괴가 많이 찾는 깨끗한 바다를 떠올렸다.


‘…그럼 다른 이들도 오소마츠의 얇은 옷차림을 본다는 것 아닌가?’

품 안에 쏙 들어오는 가는 몸을, 다른 이들도 보게 된다는 생각에 카라마츠의 이마에 힘줄이 솟아났다


뽀얗고 매끄러운 오소마츠의 피부가 햇빛에 비쳐 반짝이는 모습에

황금빛 귀와 꼬리와 오소마츠의 윤기 나는 검은 머리칼이 물에 젖은 모습에 

카라마츠가 아닌 다른 이의 눈길이 닿는다고 생각하자마자 뱃속 깊은 곳에서부터 치밀어 오르는 부아에 카라마츠가 눈썹을 꿈틀거렸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상상하며 험악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카라마츠를 눈치채지 못한 오소마츠가 싱글벙글 미소를 피우고 이어서 바닷가에서 놀 거리에 대해 신나게 늘어놓기 시작했다.


바다는 각하(却下)!!

!? !?!?”

단호한 카라마츠의 외침에 오소마츠가 불만 가득한 신음을 흘리며 항의했다

고까운 심기를 드러내며 쫑긋거리는 귀와 툇마루를 팡팡 내리치는 꼬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안 된다는 말을 되풀이한 카라마츠가 볼을 잔뜩 부풀리고 삐진 오소마츠에게 다정히 속삭였다.


오소마츠, 청산에 있는 계곡에 가지 않겠나?”

“…계곡?”

, 인간이 닿지 못하는 깊은 산 속에 있다. 맑은 물에 물고기도 여럿 살고 있으니, 모두 데려가 놀고 오지 않겠나?”

“…우리끼리만?”

그래.”

카라마츠의 말에 오소마츠의 얼굴에 미소가 활짝 피어나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해맑은 미소가 넘실대는 얼굴로 오소마츠가 크게 꼬리를 흔들었다.


!! 갈래!!!”

, 여름에 같이 가자.”

!!”

환한 미소로 대답하는 오소마츠에게 카라마츠도 기쁜 미소를 머금고 오소마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밤이 깊어지면서 풀 내음에 섞인 찬 바람이 방 안으로 흘러 들어왔다

낮보다 확연히 낮아진 기온에 오소마츠가 부들 몸을 떨자, 카라마츠가 커다란 날개를 꺼내 오소마츠를 감싸듯 펼쳤다.


요즘은 일교차가 크니 조심해라, 오소마츠.”

~, 에헤헤~~”

등 뒤에서 껴안은 카라마츠의 체온과 자신을 감싼 날개가 내뿜는 상냥한 열기에 평온한 얼굴로 웃은 오소마츠가 카라마츠의 등에 편안히 몸을 기댔다.


- 이렇게 있으면 좋겠다.”

저를 감싼 카라마츠의 검은 날개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툭 던진 오소마츠의 말에 카라마츠가 빙긋이 웃었다

, 정말이다.” 하고 수긍하며 얼굴을 내린 카라마츠에게 오소마츠가 잔잔한 미소를 흘리며 눈을 감았다.


….”

맞닿은 입술에 달콤한 한숨을 내쉰 오소마츠의 꼬리가 잘게 흔들렸다

, 쪽 몇 번이고 고개를 돌려 오소마츠의 입술을 맛보며 손을 뻗은 카라마츠가 오소마츠의 부드러운 머리결을 손가락에 감았다

상냥하게 머리를 쓰다듬고 손을 내려 몽실몽실한 볼과 붉어진 귓불을 간질이자, 오소마츠가 어깨를 떨며 키들거렸다

! 하고 장난스럽게 큰 소리를 내며 입술을 뗀 오소마츠가 배시시 웃으며 카라마츠에게 말했다.


카라마츠, 같이 목욕 들어갈까?”

앙큼하게 웃는 오소마츠에게 카라마츠가 대답 대신 뜨거운 입술을 내렸다.

 

 

 

 

 

 

6.

 

촤르륵- 하고 욕조에서 물이 넘쳤다

뜨끈한 물속에 몸을 담그고 욕조에 팔을 걸친 오소마츠가 햐아~~” 하고 느긋한 한숨을 내뱉었다

수증기가 피어나오는 욕실에 오소마츠의 젖은 머리가 윤기 있게 번들거렸다

촉촉이 젖은 앞머리를 조심스럽게 걷어 올려준 카라마츠가 축 처진 오소마츠의 황금빛 귀를 살며시 매만졌다.


간지러어~!”

찰랑- 물을 흔들며 움찔거린 오소마츠가 귀를 세우고 웃었다

피식- 웃음을 흘린 카라마츠가 오소마츠와 함께 욕조에 팔을 걸치자, 오소마츠도 젖은 팔을 들어 올려 카라마츠의 젖은 앞머리를 올려주었다

훤히 드러난 이마에 쪽! 하고 가볍게 입 맞춘 오소마츠가 이야~, 남자답네~” 하고 헤실거리며 카라마츠의 품에 안겼다.

 

 

 

밀착한 두 몸이 온수에 기분 좋게 풀어졌다

카라마츠의 가슴에 등을 맡기고 앉은 오소마츠의 어깨에 턱을 올리고 있던 카라마츠가 입을 열었다.


오소마츠, 올해엔 온천 여행이라도 가지 않겠나?”

온천?”

오소마츠의 물음에 카라마츠가 고개를 끄덕였다

뜨끈한 물에 몸을 담그는 것을 좋아하는 오소마츠를 위한 카라마츠의 제안에 오소마츠가 우응~” 하고 말을 흐리더니 곧 처연한 얼굴로 대답했다.


토지를 오래 비우면 안 되니까…. 무리일지도….”

아쉬움이 잔뜩 묻어 나오는 목소리에 카라마츠가 쓴웃음을 지으며 머리를 굴렸다.


토토코에게 부탁하는 것은 어떤가?”

토토코?”

토토코도 천호이니, 잠깐 맡기는 것은 문제없을 것 같다만….”

!? 잠깐, 카라마츠. 언제부터 토토코랑 연락했어!?”

카라마츠에게 등을 뗀 오소마츠가 몸을 휙 돌리자 욕조 안 물이 출렁이며 바닥으로 흘러넘쳤다

눈썹을 찌푸리고 자신을 쏘아보는 오소마츠의 눈길에 카라마츠가 키득거리며 눈을 가늘게 떴다.


불필요한 걱정을 하는구나, 오소마츠.”

~? 언제부터!?”

입술을 꾹 다물고 날카롭게 노려보며 화내고 있는 오소마츠의 얼굴조차 카라마츠에겐 귀여워 보일 뿐이었다

부드럽게 풀어진 얼굴로 오소마츠의 뺨에 손을 올린 카라마츠가 오소마츠 가까이 얼굴을 가져다 대었다.


토도마츠가 연락할 때 가끔 소식을 듣는 것 정도다. 내가 먼저 연락을 취한 적도 없다. 토도마츠를 보러 올 때도 만나면 서로 으르렁거리기 바쁘고, 이야기한다고 해도 전부 오소마츠 이야기뿐이다.”

카라마츠의 말이 이어질수록 조금씩 화난 표정을 지운 오소마츠가 결국엔 고개를 숙이고 붉게 달궈진 얼굴을 숨겼다

수증기와 다른 의미로 김을 내뿜는 오소마츠를 다정히 바라본 카라마츠가 오소마츠의 어깨를 끌어당겨 품에 안았다.


알겠나? 오소마츠. 불필요한 걱정이라는 것을.”

…. , 아무튼! 누가 되었건 바람 피지 마!”

필 리가 없잖아. 오히려 오소마츠가 더….”

?”

눈썹을 늘어뜨리고 걱정스럽게 내뱉는 카라마츠를 응시한 오소마츠가 푸핫!!” 하고 배를 잡고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없어, 없어~! 나 좋아하는 녀석 같은 거!!”

제 매력을 전혀 알지 못하는 오소마츠를 보며 이것이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자문하며 한숨을 내쉰 카라마츠가 그럼 다행이다만….” 하고 중얼거렸다

오소마츠는 모르겠지만, 젊은 텐구들 사이에서 오소마츠를 향해 특별한 마음을 품고 있는 자들은 많았다

거기에 토토코와 대국주를 비롯해 천상에 머무는 자들도 오소마츠에게 호의를 품고 있는 자의 수는 결코 무시할 수준이 아니었다

대텐구가 되어 천상에 드나들게 되면서 오소마츠의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가진 위력을 뼈저리게 느낀 카라마츠였다

다시 걱정스러운 한숨을 내쉰 카라마츠를 보며 피식- 웃음을 흘린 오소마츠가 카라마츠의 목에 팔을 걸었다.


참 걱정도 많아, 우리 서방님~”

서방…?!”

! 푸크크크크크….”

오소마~?”

귓가에 야살스럽게 속삭이는 서방님이라는 단어에 순식간에 목까지 빨개진 카라마츠를 본 오소마츠가 웃음을 터뜨렸다.

어깨를 들썩이며 웃는 오소마츠를 카라마츠가 짐짓 성난 목소리로 불렀다

눈썹을 찌푸리고 뿌루퉁한 얼굴로 놀리지 마라.” 하고 중얼거리는 카라마츠에게 오소마츠가 미안~” 하고 사과하며 온화한 미소를 보냈다.

 

 

 

 

 

 

7.

 

목욕을 마치고 얇은 옷으로 갈아입은 오소마츠가 신사 토리이에 올라 마을을 살펴보았다

뒤따라 토리이에 오른 카라마츠가 짙은 감색의 하오리를 어깨에 걸쳐주며 “몸 식는다.” 하고 충고하며 곁에 섰다

제법 늦은 시각이었지만, 아직도 밝게 거리를 비추고 있는 불빛을 내려다보며 오소마츠가 빙긋이 웃었다.


꼭 별이 뜬 것 같아.”

여우골의 축젯날, 넓은 호수를 가득 수놓는 등불을 떠올린 오소마츠가 마을을 보며 말했다

함께 마을을 보며 , 그렇군.” 하고 수긍한 카라마츠가 오소마츠의 허리에 팔을 감았다.


, 오소마츠. 오늘도 마을은 평화롭다. 이제 둘만의 보금자리에 들어가지 않겠나?”

쿠후후후~, 닭살 돋아~”

!?”

장난스럽게 웃으며 내뱉은 오소마츠 말에 카라마츠가 억울하단 표정으로 오소마츠를 응시했다

짧은 웃음을 내뱉고 카라마츠 목에 매달린 오소마츠가 요염하게 눈을 감았다

사랑스러운 짝의 신호에 카라마츠가 행복한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내렸다


오소마츠의 허리에 감은 팔에 힘을 주어 꽉 끌어당기면 오소마츠가 쿡쿡 웃음을 내뱉고 입술을 열었다

애태우며 작은 틈만 허락해준 입술을 비집고 들어온 뜨거운 살덩어리가 오소마츠의 혀를 핥았다

열기를 띤 한숨도 집어삼킬 정도로 열렬히 자신을 요구하는 입맞춤에 오소마츠도 혀를 뻗어 마음을 전했다

얽힌 혀가 미끄러질 때마다 입가에 울리는 물소리가 오소마츠의 귀를 간질였다.


…, , 으응


제 몸을 휘감은 강인한 팔과 뜨거운 혀, 말랑한 입술의 촉감에 머리가 어지러워지는 것을 느끼며 황금빛 귀가 파르르 떨렸다

치열을 따라 입안 깊숙이 파고들어 입천장을 간질이는 두꺼운 혀에 야릇한 신음이 새어 나왔다

손에 쥔 카라마츠의 옷깃을 더 강하게 잡아당기고 혀를 타고 넘어오는 미지근한 타액을 삼키자 몸속의 열기가 정도를 더했다

쾌락에 잠기기 시작한 몸이 파들파들 떨리며 휘청거렸다

카라마츠는 힘을 잃은 오소마츠의 허리를 더 강하게 지지하고 오소마츠의 입안을 희롱하던 혀를 거두었다

, 하고 물기를 머금은 소리에 오소마츠의 얼굴에 홍조가 피었다


입술을 떼고 서로의 숨결이 뺨을 간질이는 가까운 거리에서 눈을 맞춘 부부가 함께 행복하게 활짝 웃었다.

 

 

 



신사 위 하늘에 뜬 화차 안에서 신사 아래를 바라보던 쵸로마츠가 저도 모르게 붉어진 얼굴을 소매로 감추고 혀를 찼다

오소마츠가 걱정되어 대국주의 심부름도 서둘러 끝내고 돌아왔건만, 신사에도 내려가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민망할 정도로 깨를 쏟아내는 부부의 모습에 내려갈 때를 놓친 쵸로마츠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치비타에게 부탁해 오늘 밤은 청산에서 보낼 심산으로 화차를 돌린 쵸로마츠가 주먹을 불끈 쥐고 내일 아침 일찍 신사로 달려가 실컷 잔소리를 퍼부어 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여우골 외전 이야기는 생각나면 써서 올리겠습니다. 지금 구상하고 있는 외전 2개가 더 있어요ㅎ


* 요즘 일교차가 너무 크네요. 낮엔 거의 여름... 모두 환절기 감기 조심하세요~


*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여우골 이야기 책에 실린 외전을 블로그에 올릴지 말지 고민 중입니다.

  공개하는 편이 좋을지, 책에 특전으로 들어갔으니 공개하지 않을지 의견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마피아 마츠 7편 들고 왔어요~! 이제 완결까지 앞으로 2편 남았습니다^^

* 이번 편은 조금 분량이 적어요.

* 주의 ) 미성년자 구독 불가. 미성년자 분들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 주의 ) 잔인한 내용이나, 폭력적, 선정적인 표현이 있을 수 있습니다.

* 공미포 7,271자. 오탈자는 추후 수정하겠습니다^^




성인글은 포스타입 블로그에 옮겼습니다^^ (아래 링크로 들어가주세요)



대원아이씨에서 오소마츠상 공식 앤솔로지 코믹을 정발했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구매했습니다.

3권 합쳐서 가격은 24,300원.

1권당 약 8천원이네요...


암튼!! 서코나 통판에서 파는 회지는 살 엄두도 못하는 저이기에 이것만은 꼭 사야겠다는 생각으로!

질렀습니다...ㅎㅎㅎ


오늘 도착해서 부랴부랴 읽었습니다!

내용은... 육둥이답게 아스트랄하면서 코믹했습니다ㅎㅎㅎ

참가하신 작가님들의 원작에 대한 이해도 장난 아니에요...

애니메이션에 나왔던 육둥이 그대로의 모습이었습니다ㅎㅎㅎ


너무 재미있고 기뻐서 흥분이 가라앉지 않아 리뷰를 쓰기로 즉석 결정!

이렇게 글을 씁니다ㅎㅎㅎㅎ


먼저 표지!!

오소마츠상 최고...ㅠㅠㅠㅠ

존잘님들 최고...ㅠㅠㅠㅠ



그리고 제가 산 건 한정판이라 요녀석이 함께 왔습니다.

문제는... 일코 중인 제가 쓸 일이 없다는 거네요. 그래도 소중히 영구보관!





이 아래는 앤솔로지에 실린 내용에 대해 제 간략한 리뷰가 이어집니다.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시는 분들은 여기서 끊으시고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먼저 '짐승'편!!



1. 여섯이나 있으니까 - 요우코

- 이치마츠가 길을 걸어가는 이야기입니다.  육둥이라 가능한 이야기일까요ㅎㅎ




2. 충치마츠 - 카키츠바타 와카

- 제목 그대로. 육둥이에게 충치가 생긴 이야기입니다.

  충치가 생긴 쵸로마츠를 위해 오소마츠가 아이스크림을 사주는 이야기ㅋㅋㅋㅋ




3. 리얼충 박멸 운동 - 칸즈메 사와

- 이편 최곸ㅋㅋㅋㅋㅋㅋ 육둥이의 쓰레기스러움을 숨기지 않고 보여줍니다ㅋㅋㅋㅋ

  너무 마음에 들어서 사진도 찍었어요ㅋㅋㅋㅋ

  

육둥잌ㅋㅋㅋㅋ 얼굴 표정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모종의 이유로 TV를 부스려는 이치마츠와 태연하게 말리는 쥬시마츠ㅋㅋㅋㅋㅋ




4. 세계 명마츠 극장 - 샤모지

- 말이 필요 없다. 세계 유명 동화들을 육둥이가 재연? 연기? 하는 내용입니다.

  출장전문꽁트(데리버리 꽁트) 느낌이에요ㅋㅋㅋ

  그리고 그중 제일 압권인건...


 이치마츠 (계모)님

실화입니다ㅋㅋㅋㅋ




5. 시민 수영장에 가자 - 리베룸

- 가자고 하긴 하는데, 과연 갈까요?ㅎㅎ




6. 여섯쌍둥이★형제 결전 - 시마카게 루이아

- 요렇게 귀욤귀욤한 동생들과,


  요렇게 약아빠진 형들이,

  싸웁니다. (끝)




7. 슬픔의 피버 - 시모츠키 카이리

- 토도마츠가 웁니다ㅎ




8. 꽃미남이 되자 - 코메스케

- 오소마츠가 미남약을 가져와 먹습니다.

  그 결과,

 요래 됩니닼ㅋㅋㅋㅋㅋㅋㅋ




9. 상급자용 왕 게임 - 아즈미 이노리

- 육둥이가 사이좋게 왕게임을 합니다.

 최종보스는 쵸로마츠입니다.





10. 스모마츠 - 아오이로 이리코

- 이건ㅋㅋㅋ 도저힠ㅋㅋㅋㅋ 캡쳐를 할 수 없었닼ㅋㅋㅋㅋㅋ

  육둥이가 스모선수에 도전하는 이야기입니닼ㅋㅋㅋ




11. 알딸딸 도락 - acca

- 카라마츠가 져요. 네.




12. 절체절명 하이킹 - 유우구레 감독

- 속도마츠가 빛난 이야깈ㅋㅋㅋㅋㅋ

  아니 뭘 했길래 등산하다 절벽에 매달리게 되는지는 둘째치고, 착한 동생들이 구해주긴 해요.

  그 와중에 요런 표정을 짓는 속도도 만날 수 있습니다.




13. 토도마츠의 졸업 - 슈시

- 일단 그림체 본 순간, 픽시브에서 본 기억이 있어 당황했습니다.

  어라? 내 기억에 카라오소 파시는 작가님 아닌가?!?! 하고 당황했는데, 필명도 다르고 제가 확인할 길은 없겠죠...음...

  토도마츠가 여친을 사귀었습니다. 

  그 결과는 보시는대로.

  지못미, 톳티-☆




14. 형제 싸움은 개도 안 먹는다 - 유키지

- 이치마츠에게 친구를 만들어주자, 로 시작해

  이치마츠와 오소마츠가 싸우는 걸로 끝납니다. (왜!?)




15. 오소마츠 6쌍둥이 크라이시스! - 요시모토 마스메

- 이건 대체 무슨 내용일까요... 잘 모르겠지만, 오소마츠는 집을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쵸로마츠의 능력 ↓

  뭐하니...



'짐승' 편 종합평 : 개 웃긴 육둥이의 일상... 

별점은 5점 만점!!!   ★★★★★





이어서 'F6' 편입니다!



1. 토토코★노트 - 아키 아라타

- 토토코의 드림 노트편. 토토코가 마구 코피를 뿜습니다.




2. 그들에게 부족한 것 - 타카마츠 츠바사

- 부족한 것이 있다 → 마피아 → 호스트 (응...??)

  무려 F6 버전 마피아마츠가 나옵니다.




3. F6, 고양이 카페에서 일하다 - 후지야마 하루이치

- 고양이 카페에서 일한다 → 호스트 (응...???)




4. 귀요미는 만들 수 있다 - 유키 아미노

- 토도마츠 맹활약!! 영악한 막내의 형들 무시를 볼 수 있습니다.




5. 6인 6색

- F6의 문화제... 근데 이것도 호스트??? (응...????)




6. 인기 있는 친절 - 삿짱

- 이미 우주 레벨로 인기가 많은 F6가 인기가 많아지는 방법을 모색합니다. 어딘가 핀트가 나간 점은 덤ㅋ




7. 찍게 해줘! F6 - 츠고모리

- 이 한 장으로 모든 이야기는 끝이 난다!!




8. 마츠 오브 더 데드 - 이토키치

- 좀비 세상의 F6!!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iPS cell은 그거 아냣!!!!ㅋㅋㅋㅋㅋㅋ




9. 너희의 왕자님이야★ - 키토라 콘

- F6가 토토코를 위해 왕자님이 되었습니다. 그 이상 말이 필요 없다.




10. 마츠노 챌린지! - 시키사이 리쿠

- 오소마츠가 챌린지를 생각해내고 도전하는 육둥이. 고전하는 토토코 이야기.

  코피가... 빵~!




11. 불쌍한 쇼군님 - 코메스케

- 암살 위기를 맞은 쇼군 데카판과 쇼군을 지키려는 꽃미남 닌자 이야기입니다ㅎ




12. [F6]동영상 투고 전쟁 - 이부키 유우

- 최종승리는 고양이였다...!!!




13. 삼각팬티의 행방 - 시모츠키 카이리

- 육둥이 중 하나가 처음부터 끝까지 알몸입니다... 당연 토토코는 코피를 뿜죠ㅎㅎㅎ



'F6'편 종합평 : 뭔가... F6에 노말 육둥이가 섞여있다... 

F6라는게 원작(애니메이션)에서도 잠깐 나온게 다라서 개개인의 개성? 특성?이 잘 확립되지 않았네요.

분명 껍데기는 F6인데 내용물은 노말 육둥이인 부분이 간간히 있었습니다. 어렵네요 F6...

별점은 4/5...   ★★★★☆







마지막!! '걸스' 편!


이거 표지가... 표지가... 픽시브에서 보았던... 작가님이야!!!

'걸스'편 표지보고 지르기로 결정했습니다.

카라오소 미는 작가님!! 존잘님!!!



1. 여자친구 - 사사키 아오코(표지 그리신 존잘님!!!)

- 토토코가 여자(사람)친구와 외출하고 싶다고해서 육둥이가 여장 콘테스트를 열어요ㅋㅋㅋㅋ

  압권은 역시 카라마츸ㅋㅋㅋㅋㅋㅋㅋ  이치마츠도 지지 않습니닼ㅋㅋㅋㅋㅋ

  그리고! 세라복 오소마츠으~!!!

 귀여우니까 크게 올린다.

↑ 팬티보옄ㅋㅋㅋㅋㅋㅋㅋㅋ




2. 숫총각 백수의 연애담 - 요시무라

- 좋아하는 여자 스타일에 대해 토론?하는 육둥이 이야기. 물론 결론은 '토토코!'입니다ㅎㅎㅎ




3. 여자 모임 - 아키 아라타

- 새, 생물학적인 여자로서의 정답이란...

  여자마츠 모두 귀엽습니다ㅎ




4. 밸런타인 DAY DIE - monaca

- 여자마츠가 밸런타인 초콜릿을 만듭니다.

  근데 내용은 그렇다치고 처음 나온 오타가...

 오소카는 누굽니까... 

정발이라 대체로 번역도 잘 되었고, 로컬라이징도 잘 되었는데 아쉬운 부분은...

정식으로 더빙 방영 했는데..ㅠ 그 부분이 전~~~혀 반영 안 되었어요...

이야미 어미가 정식 더빙은 '~슴',  정발 코믹은 '~염'     ...'염'은 어디서 나온거니??

그리고 정식더빙의 '휴지마츠'도 없어졌네요.

'딸딸마츠'는 '딸딸러브'로 바뀌고... 왜!? 그냥 '마츠' 써도 될텐데?!




5. 토도마츠의 역습 - 긴타

- 토도마츠가 미녀약을 먹었어요. 그 이후에 할 일은 이미 알고 계시겠죠...




6. 방해마츠 대 작전! - 완냥푸

- 전회의 역습에 대해 처절하게 보복당하는 토도마츠!!!

  미팅 중에 요로코롬(↓) 귀여우신 형님들이 난입하십니닼ㅋㅋㅋㅋ




7. 토도마츠와 로봇 시스터 - 아오키 무츠미

- 토도마츠에게도 '쥬시마츠의 사랑' 같은 시리어스 편을 만들어주고 싶었다는 작가님.

  시리어스에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ㅠ




8. 어느 날의 여자마츠 - 아사노 린

- 수다떠는 여자마츠상!




9. 이 멋진 밤에 축복을! - 이타치

- 다른 것 필요없이 이 사진으로 설명 끝!

  참고로 토도코를 물고 있는 건 상어입니다. 네.




10. 간병을 하자 - 토라노스케

- 토토코가 아파서 간병해주는 육둥이입니다.

  토토코가 많이 씩씩하네요..




11. 어느 날의 토토코 - 이루헤이

- 토토코와 냐짱(!!)의 이야기.  이 조합 은근히 좋네요.

  굳세어라 토토코, 냐짱!




12. 미녀와 고양이 - 슈시

- 오소마츠가 미녀약을 누구에게 먹입니다. 그리고 누가 그 누구에게 반합니다.

  아래 그림이 설명 끝.

 그리고 반짝반짝 귀여운 숫자마츠!!




13. 오소마츠 행복론 - 코로모

- 오소마츠가 이런(↓) 표정을 짓는 훈훈한 이야기 입니다.


그리고 그 훈훈함을 깨주는 작가의 말




'걸스'편 종합평 : 육둥이 웃겨! 여자마츠는 나름 OK!  웃겼습니다!

별점 : 5점 만점!!  ★★★★★





후기 쓰는 것도 나름 힘드네요..


요 코믹 3권은 소중히 책꽂이에, 파블로 곤충기 사이에 꽂아놨습니다.ㅎㅎㅎㅎㅎ


여러분 빨리 사세요!! 지금 당장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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