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로 동등한 관계의 장형마츠입니다!! 

* 장남력 넘치는 오소마츠와 차남력(?) 넘치는 카라마츠입니다.

* 개인적으로 오소마츠와 카라마츠가 형의 범주에 들어가고 쵸로마츠 이하는 동생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ㅎ

* 아주 살짝 5화의 카라마츠 사변이 언급됩니다만 무시해도 될 정도로 가볍게 언급됩니다.

* 후편이 있습니다. 후편이랄까, 후편까지 합쳐서 하나의 단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부족한 글이지만 재미있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오소마츠의 경우

 

1.

마츠노가의 육쌍둥이 중 장남, 마츠노 오소마츠는 명실상부한 브라콤이다

동생들의 부탁을 무시하지 못하고 투덜대면서도 결국엔 응석을 받아주고 마는 바보이다

하지만 그런 오소마츠가 예외로 취급하는 동생이 있으니, 바로 마츠노가 차남 마츠노 카라마츠이다.

 

 

 

 

2.

네가 이치마츠냐?”

하늘 가득 펼쳐진 노을을 올려다보며 파칭코에서 따 두툼해진 지갑에 콧노래를 부르며 걷고 있는 오소마츠를, 한눈에 봐도 불량해 보이는 양아치 무리가 불러 세웠다

앳되어 보이는 얼굴에 검은 교복을 보니 오소마츠가 졸업한 모교의 후배들 같았다

자신들의 선배인 줄도 모르고 오소마츠를 향해 껌을 찍찍 씹으며 인상 쓴 얼굴로 노려보는 후배들의 모습에 오소마츠가 헛웃음을 흘렸다.

 

이 자식?! 지금 상황이 웃겨?!”

양아치 무리 중 대장으로 보이는 녀석이 오소마츠 앞에 다가와 오소마츠의 코 앞에 자신의 얼굴을 위치했다.

어린 놈이.’

학창시절부터 싸움무쌍으로 군림했던 오소마츠로서는 어설픈 위협을 가하는 후배가 너무나 우스웠다

가만히 오소마츠를 노려보고 있던 후배가 인상을 더욱 구기며 오소마츠의 멱살을 잡았다.

 

네가 이치마츠냐고 묻잖아! 이 새끼야!”

침을 튀겨가며 언성을 높이는 후배를 보며 오소마츠가 초연한 얼굴을 했다.

 

하아~ 이치마츠는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이거 상대하기 귀찮은데그것보다 이 자식 입 냄새 엄청 나네!’

- 하고 혀를 차며 오소마츠가 자신의 멱살을 붙잡고 있는 어리석은 후배의 주먹을 꽉 쥐었다.

 

그래, 내가 이치마츠다.”

오소마츠의 말에 씨익 웃은 후배가 그대로 오소마츠를 골목으로 이끌었다

그 후에 자신이 어떻게 될 지 알지 못하는 바보 같은 후배를 오소마츠가 불쌍하단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럼~ 이건 위자료~”

땅에 쓰러져있는 교복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현금을 챙긴 오소마츠가 빙긋 웃었다

시체마냥 널브러져 있는 양아치 무리는 으으으~” 하는 신음만 흘릴 뿐, 오소마츠의 말에 반응도 하지 못했다

오소마츠는 조금 전 자신의 멱살을 붙잡았던 양아치 무리의 대장(으로 보이는) 녀석의 머리칼을 움켜쥐고 들었다

억지로 들려진 얼굴이 고통에 잔뜩 찌푸려져 있었다. 싸늘한 눈빛으로 후배를 내려다보며 오소마츠가 위압적으로 말했다.

 

두 번 다시 내 동생 건들면 죽여버린다.”


말에 들어있는 매서운 살기에 후배는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겁에 질린 얼굴에 만족스럽게 웃은 오소마츠가 움켜쥐고 있던 머리칼을 놓자, 둔탁한 소리와 함께 후배의 얼굴은 그대로 땅에 처박혔다.

 

 ·

·

·

 

네가 오소마츠냐?”

파칭코에서 지고 텅텅 빈 지갑에 울상 지으며 집으로 돌아가고 있는 오소마츠를 한 불량배 무리가 불러 세웠다

가죽잠바를 입고 각양각색으로 머리를 염색한 무리가 오소마츠를 노려보고 있었다

어디서 본 것 같은 얼굴이 섞여 있어, 오소마츠가 가물가물한 기억을 더듬었다

저 얼굴은 분명, 얼마 전 경마에서 지고 꿀꿀한 기분으로 길을 걷고 있을 때 오소마츠의 눈 앞에서 여자에게 추파를 던지고 있던 양아치의 얼굴이였다

노골적으로 피하는 여자를 졸졸 따라가며 말을 거는 양아치가 괜히 눈에 거슬려 망설이지 않고 속전속결로 시원하게 두드려 패고, 처음으로 여자에게 구해줘서 고맙다는 감사인사를 받았었다.

 

, 안 그래도 경마 져서 기분 더러운데…’

화난 얼굴로 오소마츠를 바라보는 불량배를 기억해 낸 오소마츠가 한숨을 파아- 하고 내뱉은 후, 자신에게 말을 건 불량배 무리의 대장에게 말했다.

 

아니. , 오소마츠가 아니라 카라마츠인데?”

“…하아?”

예상치 못한 오소마츠의 대답에 불량배 무리가 술렁거렸다. 머리를 파랗게 염색한 불량배 대장이 오소마츠를 손가락질하며 말했다.

 

아니, 너 맞잖아?! 우리 막내를 팬 놈!!”

파란머리-오소마츠 명명-의 말에 오소마츠가 작게 혀를 찼다

기억에 남아있는 토도마츠의 순진무구한 미소를 따라 지으며 오소마츠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거 나 아니다? 나는 카라마츠. 오소마츠는 내 쌍둥이 형.”

“…쌍둥이?”

. 우리 육쌍둥이야.”

육쌍둥이?!”

. 똑같은 얼굴이 여섯 개! 끝내주지?!”

! 하고 엄지를 세운 오소마츠가 말하자 파란머리가 혼란에 휩싸인 얼굴로 머리를 긁적였다

인상을 구기고 머리에 물음표를 띄우고 있는 파란머리를 향해 오소마츠가 씩 웃으며 말했다.

 

아마 오소마츠는 저기 강 위에 있는 다리에 있을걸?”

 

 



, 오소마츠으으으으으으으으!!!!!”

몰려드는 불량배무리의 공격을 막아내며 카라마츠가 외쳤다

골목길 입구에 쭈그려 앉아 다가온 길고양이와 놀고 있던 오소마츠가 고개를 들고 왜에~?” 하고 물었다.

 

이건 대체 무슨 일이지?!!! 나는 이 보이즈-에게 원한을 산 기억은 없다!!!”

에에~ 무슨 말 하는 거야~ 오소마츠 형~”

, 오소마아아아아츠으으으으으?!!!!!

사방에서 쏟아지는 발길질과 주먹을 힘겹게 막아내며 카라마츠가 분노 섞인 목소리로 외쳤다

오소마츠는 카라마츠의 노한 목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예 배를 내밀고 누운 길고양이의 부드러운 배의 감촉을 만끽했다.

 

불량배무리 중 누군가가 지원을 요청했는지 어느새 카라마츠에게 달려들고 있는 인원수가 늘어났다

용케 버티고 있는 카라마츠지만 몸 여기저기 타박상이 눈에 보였다.

 

, 이건 위험하네.’

오소마츠가 몸을 일으켜 엉덩이에 묻은 먼지를 팡팡 털어냈다

착실히 한 명씩 불량배들을 때려 눕히고 있는 카라마츠에게 가세한 오소마츠가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주먹을 막고 다리를 들어 불량배의 배를 찼다.

 

 


오소마츠.

?”

땅에 쓰러진 불량배들의 지갑에서 현금을 꺼내고 휙- 빈 지갑을 던지며 오소마츠가 카라마츠의 부름에 답했다

카라마츠가 -“ 하고 숨을 내쉬며 입술이 터져 피가 묻은 입가를 닦았다

카라마츠의 (자칭)퍼펙트 패션은 이미 먼지와 발자국으로 엉망진창이었다

얼굴과 몸 여기저기에 타박상을 입은 카라마츠에 비해 너무나 멀쩡한 오소마츠가 몸을 일으켰다

눈을 깜빡이며 침묵하고 있는 카라마츠에게 오소마츠가 다가갔다.

 

우겟!!!!”

태연한 얼굴로 다가오는 오소마츠의 정수리에 꽝소리가 날 정도로 주먹을 먹인 카라마츠가 씩씩대며 몸을 돌려 집을 향했다

이상한 비명을 지르며 카라마츠의 주먹을 맞은 오소마츠가 땅에 쓰러져 아야야야야~” 하고 신음했다.

 

 

 

 

3.

으음~”

곤란한 표정으로 오소마츠가 주방 찬장을 뒤적거렸다

자정이 넘은 늦은 시각. 다른 동생들은 이미 꿈나라에 빠진 지 오래이고, 부모님은 옛날 옛적에 잠자리에 들었다

주방 입구에 서서 이번엔 싱크대 아래까지 살펴보고 있는 오소마츠를 쥬시마츠가 불렀다.

 

오소마츠 형아~?”

우응~ 미안, 쥬시마츠. 라면 없다.”

큰 소리가 나지 않도록 살살 찬장의 문을 닫으며 오소마츠가 말하자, 때를 기다렸다는 듯 쥬시마츠의 배가 꼬르륵~’ 하고 울렸다

눈썹을 기울이고 배를 붙잡은 쥬시마츠가 어깨를 늘어뜨렸다

잔뜩 풀이 죽은 쥬시마츠를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던 오소마츠가 몸을 돌려 밥솥을 열었다

웬일로 남아있는 밥에 오소마츠의 얼굴이 밝아졌다. 쥬시마츠를 향해 엄지를 든 오소마츠가 힘차게 말했다.

 

쥬시마츠!! 이 횽아가 볶음밥 해줄게!!”

“…!! 아이아이!!!”

금새 밝아진 얼굴로 환하게 미소 지으며 쥬시마츠가 팔을 흔들었다

오소마츠는 쥬시마츠를 향해 씩 웃어주곤 엄마의 빨간 앞치마를 둘렀다

자다 일어난 탓에 잠옷바람으로 내려와 혹여 옷을 버릴까 걱정이 되어 했지만 오소마츠 자신의 상징색인 붉은 앞치마는 무섭도록 오소마츠에게 잘 어울렸다

새색시 같은 모습에 쥬시마츠가 눈을 빛내며 식탁에 앉아 오소마츠가 요리하는 모습을 쳐다보았다

오소마츠의 손짓 하나라도 놓칠 새라 뚫어지게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쥬시마츠의 눈빛을 눈치채지 못한 오소마츠가 냉장고를 열어 계란을 꺼냈다.


오랜만에 요리실력을 뽐낼 생각에 들뜬 오소마츠가 냉장고에서 계란과 완두콩과 당근을 꺼내고, 계란을 깨어 큰 그릇에 담았다

단련된 감으로 소금간을 맞추고 밥과 날계란과 참기름을 섞은 후, 잠시 재워두고 당근을 작게 다졌다

작게 다진 당근을 달궈놓은 프라이팬에 먼저 살짝 데치고, 계란과 섞어놓은 밥을 올렸다

치이익- 하고 계란이 익는 소리가 들리며 고소한 냄새가 주방 가득 퍼졌다

프라이팬을 흔들어가며 밥을 두루 펴준 후, 완두콩을 넣고 본격적으로 밥을 볶았다

15분 후, 먹음직스럽게 볶아진 밥을 보기 좋게 큰 접시에 담아 쥬시마츠 앞에 내밀었다

형광등에 반짝이며 맛깔나게 볶아진 노란 볶음밥을 보는 쥬시마츠의 눈이 평소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빛났다

와아~!!” 하고 눈 앞에 놓여진 별미에 감탄하는 쥬시마츠의 입 안 가득 침이 고이는 것을 본 오소마츠가 겸연쩍게 웃었다.

 

, 식기 전에 먹자!!”

아이아이!!!! 잘 먹겠습니다!!!”

크게 한 숟가락 밥을 떠 입에 넣은 쥬시마츠가 으음~~~~하고 행복한 얼굴로 웃었다

우물우물 씹으면서도 감탄사를 멈추지 않는 쥬시마츠를 보며 오소마츠가 기쁘게 웃었다.

 

·

·

·

 

배고파…”

굶주린 배를 붙잡고 오소마츠가 이불에서 몸을 일으켰다

오늘은 늦게까지 파칭코에 남아있었던 탓에 저녁식사 때를 놓치고 말았다

대충 편의점에서 산 빵 하나로 저녁을 대신했지만 한창 때의 성인 남성에게 빵 하나는 절대로 부족했기에, 오소마츠는 모두 잠든 한밤 중에 홀로 잠들지 못하고 눈을 뜨고 말았다

꼬르륵-하고 우렁차게 울리는 배를 슬슬 쓰다듬으며 계단을 내려 주방으로 향했다

뭔가 먹을 거 없나?’ 하고 찬장을 뒤적거리고 있을 때, 뒤에서 오소마츠의 어깨를 두드려 놀란 오소마츠가 우왁!!” 하고 큰 소리를 내며 싱크대에 머리를 부딪쳤다.

 

, 미안하다. 오소마츠.”

~~ 아파라~~, 갑자기 뭐야! 카라마츠!!”

아니, 나도 배가 고파서.”

? 너도?”

의아한 얼굴로 오소마츠가 카라마츠를 올려다보니 카라마츠가 머리를 긁적이며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카라마츠의 말에 의하면 오늘 나온 반찬이 쥬시마츠가 좋아하는 것이었기에 양보하고나니 자신의 몫이 부족했다

그래서 지금 이 시간에 공복을 느끼며 눈을 뜨니 오소마츠가 없었다

1층으로 내려오니 주방에 불이 켜져 있어 오소마츠를 불렀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오소마츠가 얼굴을 구겼다.

 

뭐야~ 너도 배가 고팠으면 말을 하라고~ 횽아 놀라서 애 떨어질 뻔했다!!”

“…애가 있는 건가?”

카라마츠가 진지한 얼굴로 오소마츠의 배를 바라보았다

최근 방 안에서만 뒹굴뒹굴한 탓인지 조금 붙은 살에 볼록해진 배를 감추며 오소마츠가 카라마츠의 머리에 꿀밤을 날렸다.

 

있을 리 없지?!!!”

화난 얼굴로 말하고는 다시 몸을 돌려 찬장을 살펴본 오소마츠가 파하~”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릇 밖에 없는 찬장엔 얼마 전 오소마츠가 사 놓은 컵라면도 보이지 않았다.

 

누가 먹은 거야, 내 컵라면…’

- 하고 혀를 찬 오소마츠가 작은 희망을 품고 밥솥을 열었지만 텅텅 빈 검은 밥솥 바닥이 오소마츠를 맞이했다

무표정으로 밥솥은 닫은 오소마츠가 냉장고 옆 서랍장을 열었다. 마침 소면이 눈에 들어와 오소마츠가 밝은 얼굴로 소면 봉지를 꺼냈다

장식장 한편엔 소스까지 있어 따로 찾을 수고를 덜었다는 생각에 오소마츠가 한껏 들뜬 기분으로 카라마츠를 불렀다.

 

카라마츠으~”

뭔가, 형님?”

소면 발견!”

! 그레이트다!”

!”

“?”

오소마츠가 내민 소면 봉지를 받아 든 카라마츠가 고개를 갸웃했다

싱글싱글 웃는 얼굴로 카라마츠의 말을 기다리고 있던 오소마츠도 카라마츠를 따라 고개를 갸웃했다

어색한 침묵이 흐르고 카라마츠가 먼저 입을 열었다.

 

형님? 이걸 왜 나한테 주는 건가?”

? 소면 삶아야지?”

“…그건 알겠는데, 왜 이걸 나한테?”

“…? 너가 해야지?”

“…? 나는 내가 한다고 한마디도..”

하아!? 그럼 이 횽아를 시켜먹으려는 거야? 우와~ 무섭네, 이 동생! 하극상?! 하극상 일으키는 거야?!!”

호들갑을 떨며 무셔~ 내 동생 무셔~” 하고 외치는 오소마츠를 카라마츠가 어이없다는 얼굴로 바라보았다

카라마츠의 무반응에 무안해졌는지 오소마츠가 냄비를 가리키며 , 빨리!” 하고 재촉했다

여전히 어이없다는 얼굴을 지우지 않은 채, 카라마츠가 마지 못해 냄비에 물을 떠 가스렌지를 켰다

이윽고 물이 끓자, 카라마츠가 2인분의 소면을 집어 넣었다

3분 후, 소면이 다 익은 것을 확인한 카라마츠가 바로 찬물로 소면을 옮겨 헹구고, 1인분씩 그릇에 담아 소스를 부었다

빠른 시간에 완성된 소면에 만족해 하면서 카라마츠가 그릇을 오소마츠가 기다리고 있는 식탁으로 옮겼다.

 

우응~~~ 맛있어~~”

후르륵-하고 순식간에 그릇을 비운 오소마츠가 만족한 얼굴로 미소 지었다

비슷한 속도로 그릇을 비운 카라마츠가 빈 그릇을 오소마츠에게 내밀었다.

 

?”

카라마츠가 내민 그릇을 빤히 쳐다보며 오소마츠가 묻자 카라마츠가 짙은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

 

형님, 소면은 내가 삶았으니 설거지는 형님이..”

! 졸리다!!”

카라마츠가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오소마츠가 기지개를 펴며 외쳤다

재빨리 식탁 의자에서 일어나 터벅터벅 주방을 나가면서 오소마츠가 카라마츠를 향해 외쳤다.

 

카라마츠으~ 설거지 잘 부탁해~~ 장남 명령~!”

자기 할 말만 마치고 2층으로 올라가버린 오소마츠를 저주하며 카라마츠가 빈 그릇을 싱크대에 넣고 물을 틀었다.

 

 

 

 

4.

이야~ 역시 공짜 술은 맛나~!!!”

맥주잔을 탕 소리가 나도록 상에 내려놓은 오소마츠가 웃으며 외쳤다

국자를 들고 잔뜩 못마땅한 얼굴로 서 있던 치비타가 누가 공짜 술이랬냐!? 이 자식아!!” 하고 외치며 국자를 멋지게 휘둘러 오소마츠의 정수리를 강타했다

!” 하는 단발마와 함께 오소마츠가 상에 쓰러졌다.

 

새벽까지 달린 술자리는 치비타가 잠들고서야 막을 내렸다

콧방울을 만들며 곤히 잠든 치비타를 확인한 오소마츠가 동생들의 어깨를 흔들어 일으켰다

모두 술에 취해 느긋-이 일어나 터벅터벅 집을 향해 걸어갔지만, 술이 약한 쵸로마츠만이 여전히 상에 엎드려 졸고 있었다

쵸로마츠를 내려다보며 한숨을 푹- 내쉰 오소마츠가 쵸로마츠의 팔을 어깨에 두르고 일으켰다.

 

~~”

어이~ 쵸로마츠~ 정신 차려~ 안 그럼 두고 간다?”

억지로 일으켜 세우자 얼굴을 찌푸리고 신음하는 쵸로마츠를 향해 장난스럽게 말하자 쵸로마츠가 눈을 번쩍 뜨고 오소마츠를 마주 보았다

갑자기 마주친 눈에 오소마츠가 흠칫 놀라 걸음을 멈추었다.

 

아아?!! 이렇게 취한 동생을 두고 간다니! 쓰레기 중에 쓰레기네!! 이 망할 장남!!! 똥꼬털 태워버린다아?!!”

팔다리를 휘적이며 외치는 쵸로마츠를 보며 오소마츠가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쵸로마츠의 불평불만에 , ~” 하고 적당히 맞장구치며 앞서 걸어가는 동생들을 뒤따랐다.

 

집에 도착하자 바로 화장실로 달려가는 쵸로마츠를 보고 다시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쉰 오소마츠가 2층에 올라가자 이미 이불을 깔고 잠(sleep) 모드에 들어간 동생들은 손 하나 까딱이지 않고 누워있었다

술 냄새 나는 붉은 후드를 벗고 잠옷으로 갈아입은 오소마츠가 쵸로마츠의 잠옷을 들고 1층으로 내려왔다

화장실 안에 들어간 쵸로마츠가 속을 게워내는 소리가 복도까지 울려 퍼지고 있었다

10분쯤, 화장실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오소마츠가 화장실 문을 열고 나온 쵸로마츠의 손을 잡고 욕실로 이끌었다

힘 없이 축 늘어진 쵸로마츠를 대신해 옷을 벗기고 욕실에 밀어 넣은 뒤, 칫솔에 치약을 짜 쵸로마츠의 입에 물렸다

반자동적으로 양치질을 하는 쵸로마츠의 몸에 대충 물을 뿌리고 마른 수건으로 닦아낸 뒤, 잠옷을 입혔다

양치질을 마친 쵸로마츠를 엎다시피 끌고 계단을 올라 이불에 눕히고 나자 오소마츠의 등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이래서야 잠옷으로 갈아입은 보람이 없네-‘

축축한 등을 만지며 한숨 쉬고 다시 옷장을 열었다

갈아입을 옷이 없나 찾아보았지만, 오소마츠의 붉은 후드는 보이지 않았다

대신 동생들의 후드는 여분이 남아있어 오소마츠는 적당히 손에 집히는 옷으로 갈아입고 이불 속으로 몸을 밀어 넣었다

다음 날, 눈을 떠보니 오소마츠가 빌린 후드는 쵸로마츠의 것이었다


오소마츠의 옆에 누워있던 쵸로마츠가 남친 셔츠냐아아아아!!!!” 하고 머리를 붙잡고 무릎 꿇고 외치고 있는 것을 무시한 채, 오소마츠가 다시 잠에 빠져 들었다.

 

·

·

·


햐아~ 역시 일본주는 좋네!”

울상으로 빈 지갑을 털고 있는 토도마츠의 옆에서 오소마츠가 상을 탕탕 치며 외쳤다

빈 지갑을 주머니에 집어넣은 토도마츠가 오소마츠를 비롯한 형제들에게 억울하단 얼굴로 외쳤다.

 

그러니까!! 나는 파칭코에서 딴 게 다라고~!!!!”

시끄럽네- 톳티. 따면 땄다고 바로바로 형님들께 진상해야지~”

쵸로마츠가 작은 일본술잔을 기울이며 말했다

토도마츠를 제외한 다른 형제들의 옷차림은 제복으로 오랜만에 출동한 파칭코 경찰의 모습이었다

눈을 빛내며 화를 삭히고 있는 토도마츠를 향해 이치마츠도 막내가 나대는 거 아냐~” 하고 마무리를 날리자 토도마츠가 그대로 상에 엎드려 신음했다.

파칭코에서 번 토도마츠의 돈은 그대로 오늘 술자리로 사라질 예정이었다

머리를 붙잡고 억울해하는 토도마츠를 카라마츠가 불쌍하단 눈빛으로 바라보며 술잔에 술을 채웠다.

 

 

! 가자!”

토도마츠를 제외하고 모두 기분 좋게 취해서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다들 붉게 물든 얼굴에 초점 없는 눈을 하고 있어, 오소마츠는 무심결에 -!’ 하고 뿜었다

오소마츠의 웃음은 안중에도 없는지 동생들은 귀소본능에 몸을 맡기고 어슬렁거리며 술집을 나섰다

오소마츠도 토도마츠의 돈으로 계산을 마치고 술집을 나서려는 찰나, 토도마츠가 오소마츠를 불렀다.

 

오소마츠 형.”

~?”

카라마츠 형은?”

먼저 술집 앞에 나와 오소마츠와 카라마츠를 기다리고 있던 토도마츠가 오소마츠를 뒤따라 나오지 않는 카라마츠를 행방을 물었다

오소마츠가 고개만 돌려 술집 안을 훑어보자 카라마츠는 여전히 상에 턱을 괴고 앉아 졸고 있었다

다시 고개를 돌려 토도마츠를 쳐다본 오소마츠가 씩 웃더니 토도마츠의 어깨에 팔을 걸치고 말했다.

 

알아서 찾아 오겠지~ 한두 살 먹은 어린애도 아니고~”

토도마츠에게 어깨동무를 한 채, 걸어가는 오소마츠에게 이끌려가면서 토도마츠가 혀를 쯧쯧하고 찼다.

 

진짜, 오소마츠 형은 쓰레기라니까.”

~ ~, 쓰레기임돠~ 쓰레기인데 뭔가 불만이라도오~”

휘청거리는 발걸음으로 걸어가는 오소마츠를 뒤따라 걸어가며 토도마츠가 별로 불만은 없어~” 하고 말하며 웃었다.

 

 

 

 

5.

선혈이 바닥에 낭자하고, 기괴한 울음소리를 내지르며 절단된 하체가 꿈틀거렸다

입 주변에 붉은 핏물을 뚝뚝 흘리며 황홀한 미소를 지은 괴수가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꺄아아아아아!!!”

여자애 같은 비명소리를 지르며 토도마츠가 오소마츠 등 뒤에 숨었다

눈만 빼꼼 내밀고, TV 화면에 시선을 고정한 채, 화면 가득 펼쳐진 학살극에 토도마츠가 몸을 떨었다

오소마츠의 후드를 주먹 가득 움켜쥐고 덜덜 떨면서도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토도마츠를 보며 오소마츠가 작게 웃었다.

 

그렇게 무서우면 안 보면 될 것을…’

턱을 괴고 심드렁한 얼굴로 화면을 보고 있는 오소마츠가 생각했다.

매주 금요일, 이치마츠가 DVD 대여점에 들려 빌려오는 영화들로 형제들끼리 작은 상영회를 여는 것이 어느새 습관이 되어버렸다

이치마츠의 영화 취향은 한결 같아서 빌려오는 것은 모두 호러 영화, 좀비, 고어 영화였다

그런 영화가 취향인 이치마츠와 호러 영화를 봐도 멀쩡한 강심장 오소마츠를 제외한 다른 형제들은 모두 그런 것들을 질색했다

하지만 선택권은 항상 이치마츠가 손에 쥐고 있어 울상이 된 얼굴로 호러 영화 마라톤을 거부하지 못한 채 강제 참석해야만 하는 동생들이었다

이치마츠는 기괴하면서도 묘하게 스토리가 좋은 영화들만 빌려와, 동생들 모두 두려움에 떨면서도 흡입력 강한 영화에 빠져 중도포기를 외치지 않고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두려움에 떠는 토도마츠와 쵸로마츠, 카라마츠의 모습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띠고 있는 이치마츠를 보며 오소마츠가 쓰게 웃었다

M 속성인 저 동생은 아무래도 M이 너무 심각해져 한 바퀴 돌아 극강 S가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장장 3시간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영화의 엔딩 크레딧(크레디트)가 올라갔다

긴 시간 여자의 비명소리에 노출된 탓인지 비명소리가 이명처럼 귓가에서 떠나지 않았다

고옥타브의 비명소리에 징- 하고 울리는 머리를 붙잡고 오소마츠가 몸을 일으켰다

그때까지 오소마츠의 옷을 붙잡고 있던 토도마츠가 !” 하고 몸을 움찔거리며 눈물 맺힌 눈으로 오소마츠를 올려다보았다.

 

, 오소마츠 형. 어디 가려고…?”

? 이제 자러 올라가야지?”

“……”

오소마츠의 말에 동생들이 모두 고개를 푹 숙였다. 여기 저기서 푹푹 한숨 쉬는 소리가 들리고는 동생들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공포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불을 끄고 있었던 거실의 형광등 스위치를 올렸다

순식간에 환해진 방 안에 모두 눈을 찌푸렸다. 이치마츠가 DVD를 모두 정리하고 나자 오소마츠가 먼저 방을 나섰다.

아직도 오소마츠의 옷을 붙잡은 토도마츠가 천천히 오소마츠를 따라 복도로 나섰고, 그 뒤를 따라 동생들이 두 명씩 짝을 지어 2층으로 향했다.

 

 

, 오소마츠 형.”

기분 좋게 무거운 눈꺼풀을 감자마자 옆에서 들려오는 막내의 목소리에 오소마츠가 눈을 떴다. 고개를 돌리니 겁에 질린 토도마츠가 손을 내밀었다.

 

손 잡아주면 안 될까?”

잔뜩 불안에 떠는 눈빛으로 애처롭게 바라보는 토도마츠를 보며 피식 웃은 오소마츠가 토도마츠의 손을 마주 잡았다

따뜻한 온기가 손 저편으로 퍼지며 토도마츠의 눈빛이 한층 부드러워졌다.

 

고마워.”

천만에~"

작게 속삭인 후, 눈을 감고 금새 새근새근 규칙적인 숨소리를 내는 토도마츠의 머리를 두어 번 쓰다듬은 오소마츠가 눈을 감았다.

 

·

·

· 


질리지도 않네.’

여성이 비명을 지르며 전기톱을 든 괴한에게 쫓기고 있는 TV 화면을 보며 오소마츠가 멍하니 생각했다

한결 같은 이치마츠의 영화 선택에 오늘도 영화를 빌려온 당사자 이치마츠와 오소마츠를 제외한 동생들은 몸을 잔뜩 움츠린 채, TV 화면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토도마츠는 쵸로마츠의 뒤에 숨었고, 쥬시마츠는 담요를 뒤집어 쓰고 이치마츠에게 딱 붙어 있었다

자신의 옆에 앉은 카라마츠의 얼굴을 확인한 오소마츠가 작게 미소 지었다

항상 멋있어 보이기 위해 힘을 주고 있던 눈썹에 더욱 더 힘이 들어가 미간을 찡그리고 있는 카라마츠의 한심한 얼굴에 오소마츠의 장난기가 발동했다.


슬슬 발소리가 나지 않도록 앉은 채, 엉덩이로 움직여 카라마츠의 뒤로 간 오소마츠가 괴한이 여성을 덮치는 순간에 맞추어 카라마츠의 어깨를 콱 붙잡으며 귓가에 외쳤다.

 

!!!”

으아아아아아!!!!”

“““꺄아아아!!”””

우렁차게 울리는 카라마츠의 비명에 토도마츠를 비롯한 세 명의 동생들이 비명을 질렀다

1m는 족히 뛰어넘으며 몸을 벌떡 일으킨 카라마츠가 보기 안쓰러울 정도로 겁 먹은 얼굴로 돌아보았다

카라마츠의 반응에 오소마츠가 참고 있던 웃음을 터뜨렸다.

 

아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

몸을 구르며 박장대소하는 오소마츠를 울상이 된 얼굴로 노려보고 있던 카라마츠가 용서 없이 오소마츠의 머리를 쾅! 소리가 나도록 때렸다

카라마츠의 비명에 놀란 동생들은 카라마츠를 말리지 않고 가만히 오소마츠를 노려보고 있었다.

 

, !!!!! 왜 때려!!!!”

당연한 걸 물어보지 마!!!”

여전히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눈으로 노려보는 카라마츠에게 오소마츠가 항의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카라마츠와 동생들의 노성뿐이었다

커다랗게 혹이 난 머리를 쓰다듬으며 오소마츠가 볼을 부풀리고 장난이잖아, 이런거-“ 라고 말하자, 문답무용으로 카라마츠의 주먹이 한 방 더 날아왔다.

 

 

오소마츠.”

응아?”

막 잠이 들려는 참에 들려오는 낮은 목소리에 오소마츠가 인상을 찌푸리고 대답했다

오늘도 오소마츠의 손을 붙잡은 채 잠든 토도마츠 너머에서 카라마츠가 얼굴을 내밀었다.

 

“…오늘만 형님 옆에서 자도 되겠나?”

토도마츠가 내 손 잡고 있어서 무리야.”

불쌍한 얼굴로 요청하는 카라마츠를 싸늘히 끊어낸 오소마츠가 다시 잠들기 위해 눈을 감았다.

 

, 그럼 쵸로마츠와 바꾸면?”

카라마츠의 목소리가 들려와 오소마츠가 눈을 감은 채 대답했다.

 

그건 쵸로마츠한테 물어봐~”

, 쵸로마츳!!”

“…시끄럽네. 뭐야?”

얼굴을 팍 구기고 쵸로마츠가 대답했다. 자신의 부름에 답한 쵸로마츠에게 눈을 빛내며 카라마츠가 말했다.

 

오늘만 자리를 바꿔주지 않겠나?”

“…싫어. 무서우면 이치마츠한테 손 잡아달라고 해.”

쵸로마츠가 매서운 눈매로 카라마츠를 날카롭게 쳐다보며 말하곤, 보란 듯이 오소마츠의 손을 잡았다

실상은 쵸로마츠도 오늘 본 영화 때문에 무서웠던 것이지만 그것을 알지 못하는 카라마츠는 그저 울상이 된 얼굴로 조용히 자기 자리에 누울 뿐이었다.

 

카라마츠, 그거 알아?”

“…?”

카라마츠가 몸을 누이자마자 이치마츠가 고개를 돌려 카라마츠를 보며 말했다

형제들을 괴롭힐 때만 나오는 그 특유의 표정으로 이치마츠가 히히히.” 하고 웃었다.

 

- 보면, 이불 밑에서 기다리고 있을 지도? ...신이

히익..!!!”

눈을 부라리며 말하곤 이치마츠가 카라마츠를 등지고 돌아 누웠다

두려움에 떨리는 눈으로 이불을 바라보던 카라마츠가 떨리는 손으로 이불 밑을 확인하려 했다

이불을 잡기는 성공했으나, 도저히 들어올릴 용기가 나지 않은 카라마츠는 두 손을 꼬옥 모으고 난생 처음으로 신께 기도하며 두 눈을 감았다.

 

 

 

 

6.

이처럼 카라마츠만큼은 다른 동생들과 다른 대우를 하는 오소마츠였다

하지만 다른 형제들과 다른 대우를 하는 것은 오소마츠뿐만은 아니였다. 카라마츠 역시 오소마츠만큼은 다른 형제들과는 다르게 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 카라마츠의 경우

 

1.

마츠노가의 육쌍둥이 중 차남, 마츠노 카라마츠는 명실상부한 브라콤이다

자기 자신을 지극히 사랑하는 나르시스트인 그도 동생들의 부탁은 자신의 일을 미루는 한이 있어도 반드시 들어주는 동생 바보이다

하지만 그런 카라마츠가 예외로 쌀쌀맞게 대하는 형제가 있으니, 바로 마츠노가 장남 마츠노 오소마츠이다.

 

 

 

 

2.

해가 가장 하늘 높이 떠있는 정오. 한가롭게 백수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마츠노가의 육쌍둥이는 여전히 이불 속에 자리하고 있다

정오가 지나고 해님이 서서히 서쪽으로 가라앉을 무렵에서야 육쌍둥이는 하나 둘씩 눈을 뜨고 이불에서 나오기 시작 했다

보통 제일 먼저 일어난 것은 육쌍둥이 중 상식인을 자칭하는 쵸로마츠였다

매일매일 그 순서는 달랐지만, 대체로 쵸로마츠를 따라서 카라마츠, 쥬시마츠, 토도마츠, 이치마츠가 눈을 뜨고 일어났다

육쌍둥이의 리더 오소마츠는 항상 가장 늦게 일어나는 잠꾸러기였다

오늘도 가장 먼저 일어난 쵸로마츠가 옷을 갈아입는 동안 눈을 뜬 카라마츠가 웃는 얼굴로 쵸로마츠에게 아침 인사를 건넸다.

 

굿 모닝이다! 브라더-“

, 좋은 아침아니 벌써 점심 때 지났지만?!”

여지없이 태클을 거는 쵸로마츠가 녹색 체크남방의 버튼을 목까지 잠그고 방을 나서며, “동생들 좀 깨워줘.” 하고 카라마츠에게 부탁했다

오케이다!” 하고 카라마츠가 윙크를 하며 대답하자, 뭐라 형용할 수 없는 표정으로 한숨을 쉰 쵸로마츠가 계단을 내려갔다

카라마츠는 이불에서 몸을 일으켜 푸른 후드로 갈아입고 제일 끝에 위치한 동생들을 먼저 흔들어 깨웠다.

 

좋은 아..7~ 6~ 3의 겟츄우!!!!!”

다리를 치켜드는가 싶더니, 발을 박차는 반동으로 순식간에 몸을 일으킨 쥬시마츠가 인사하자 카라마츠가 미소로 화답했다

쥬시마츠가 완전히 일어난 것을 확인한 후, 카라마츠가 이치마츠를 흔들었다.

 

꺼져, 개똥마츠.”

눈을 뜨자마자 자신의 눈 앞에 카라마츠가 있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다짜고짜 주먹을 날리며 이치마츠가 몸을 일으켰다

이치마츠의 주먹은 카라마츠가 피할 새도 없이 얼굴에 직격했다

빨개져 얼얼한 코를 쓰다듬으며 카라마츠가 , 좋은 아침이다. 이치마츠.” 하고 인사했다.

 

“…은 아침.”

들릴락 말락한 작은 목소리로 이치마츠가 인사하곤 옷을 갈아입고 1층으로 내려갔다. 카라마츠는 바로 다음 타겟의 어깨를 흔들었다.

 

토도마츠, 아침이다.”

흔들리는 와중에 간신히 실눈을 뜬 막내가 카라마츠를 보곤 좋은 아침~ 카라마츠 형아-“ 하고 아직도 졸음이 묻어 나오는 목소리로 말했다

기쁘게 웃으며 아아, 좋은 아침이다.” 하고 카라마츠가 대답하자 토도마츠가 눈을 비비며 몸을 일으켰다

딱히 카라마츠가 챙겨주지 않아도 제 스스로 척척 해내는 막내는 카라마츠가 말하지 않아도 옷을 갈아입고 1층으로 향했다

슬슬 점심상이 다 차려졌을 무렵이라는 생각에 카라마츠가 아직 이불 속에 남아서 꿈틀대고 있는 형제를 바라보았다

동생들을 깨울 때와는 사뭇 다른 표정으로 푹 한숨을 내쉰 카라마츠가 오소마츠에게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소마츠, 아침이다. 어서 일어나.”

“…우응~~”

지렁이마냥 뭉그적거리며 말을 흘리는 오소마츠가 베개에 깊게 얼굴을 묻었다

다시 작게 한숨을 내쉰 카라마츠가 짝! 소리가 나도록 오소마츠의 등을 때렸다.

 

아파!!”

베개에서 얼굴을 들고 노려보는 오소마츠를 한심하단 얼굴로 내려다보며 카라마츠가 말했다.

 

얼른 일어나. 오소마츠. 브라더-들은 모두 일어났다고.”

~ 난 좀 더 잘래.”

안 된다.”

이불을 머리 끝까지 끌어당기려는 오소마츠를 제지하며 카라마츠가 말했다

서로 이불 끝을 잡고 줄다리기를 하며 오소마츠와 카라마츠가 서로 노려보았다

솟구치는 짜증을 감추지 않고 , ?!” 하고 오소마츠가 외치자, 카라마츠가 지극히 당연하단 얼굴로 모두 모이지 않으면, 마미-가 점심상을 차려주지 않는다고?” 라고 대응했다.

-“ 하고 혀를 찬 오소마츠가 느릿느릿 몸을 일으켰다

잠버릇이 심한 탓에 엉망이 된 오소마츠의 뒷머리를 보며 카라마츠가 대체 뭘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되는 건가…” 하고 중얼거렸다

오소마츠가 몸을 일으키자 따라서 일어난 카라마츠가 방을 나서며 이불도 제대로 접어 놓고 내려와.” 하고 말했다

~ ~” 하고 오소마츠가 성의 없이 대답하며 옷을 갈아입는 것을 확인한 카라마츠가 1층 거실로 향했다.

 

 

 

 

3.

다녀왔다, 브라더-“

드르륵 현관문을 열며 외친 카라마츠의 말은 공허하게 집 안 복도에 울렸다. 아무도 없는 것일까 하고 생각했지만, 현관에 놓인 초록색의 신발에 조금 슬퍼진 카라마츠였다

불이 켜진 거실문을 열고 다시 다녀왔다, 브라더-“ 하고 말하자, 쵸로마츠가 고개를 돌려 , 어서와.” 하고 맞이했다

귀여운 동생의 대답에 기쁘게 웃으며 거실에 들어가자 쵸로마츠의 앞에 놓인 게임기가 눈에 들어왔다.

 

쵸로마츠, 그건?”

, 벽장 청소하다가 발견했어. 오랜만이라 그리워져서.”

쵸로마츠의 발치에 놓인 것은 어릴 적 다 함께 했던 게임기였다

게임팩을 꽂아서 사용하는 그것은 이제는 더 이상 팔리지 않는 추억의 물건이었다

끙끙대며 TV와 게임기를 연결하는 쵸로마츠 곁에 다가가 앉으니 연결을 마친 쵸로마츠가 .” 하고 게임패드를 내밀었다.

 

?”

오랜만에 같이 하자.”

쵸로마츠가 빙긋 웃으며 말하자, 카라마츠가 기쁘게 웃으며 !” 하고 대답했다

오랜만에 보는 쵸로마츠의 미소와 형인 자신에게 어리광을 부리는 것이 카라마츠는 너무나 기뻤다

바닥에 널린 게임팩 중 쵸로마츠가 고른 것은 격투 게임이었다

각자 캐릭터를 골라 대전을 시작하는 것으로 어릴 적 자주했던 게임이었다. 신중하게 캐릭터를 고르며 쵸로마츠가 중얼거렸다.

 

그러고 보니 이거 오소마츠 형이 제일 강했지.”

, 아아. 그러고 보니 그랬군.”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카라마츠가 수긍했다. 육쌍둥이의 리더 오소마츠는 무엇이든 자신이 최고여야 된다는 유치한 고집을 가지고 있었다

운동도, 게임도, 싸움도 다 자신이 제일이 되어야 했다. 어째서인지 공부는 예외로 쳤지만… 

격투 게임도 처음엔 오소마츠보다 카라마츠나 이치마츠가 강했지만, 동네 오락실에서 고수들과 훈련을 거치고 결국엔 육쌍둥이 중 제일 격투 게임을 잘하게 되었다

육쌍둥이의 장남이니까 뭐든 자기가 최고여야 한다니 지금 생각해보면 얼마나 바보 같은 논리인지 헛웃음도 나오지 않는 카라마츠였다.

 

카라마츠가 추억에 잠기는 동안, 게임은 시작되었다

이미 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콤보기가 떠올라 익숙하게 손가락을 놀리는 카라마츠와 달리 애초에 격투 게임에 강하지 않았던 쵸로마츠는 버벅거리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결과는 당연히 카라마츠의 승리였다. 못마땅하단 얼굴로 쵸로마츠가 인상을 찌푸리고는 한 판 더.” 라고 외쳤다.

 


벌써 몇 번째 판인지 세는 것도 잊어버린 카라마츠가 곤란한 얼굴로 화면에 집중하고 있는 쵸로마츠를 바라보았다

지금까지 쵸로마츠가 이긴 판은 0. 

이젠 오기가 생겼는지 계속해서 한 판 더.’를 외치는 쵸로마츠를 보며 카라마츠가 진땀을 흘렸다

쵸로마츠가 이길 수 있도록 콤보기도 사용하고 있지 않건만 체력바가 줄어드는 것은 쵸로마츠였다

다시 화면 가득 2P WIN! 이라고 뜬 글자를 쵸로마츠가 노려보았다. 슬슬 기어 나오는 쵸로마츠의 어두운 기운에 당황한 카라마츠가 말했다.

 

, 쵸로마츠. 이제 그만하지 않겠나?”

아니, 한 판 더해.”

카라마츠의 말을 싸그리 무시하고 쵸로마츠가 다시 시작버튼을 눌렀다

카라마츠는 난감한 얼굴로 다시 패드를 잡았다

이번엔 진짜로 적당히 하지 않으면 저녁식사 때까지 게임만 하고 있을 판이었다

봐주고 있다는 것을 쵸로마츠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적당히 버튼을 누르며 쵸로마츠의 눈치를 살폈다

마침내 1P WIN! 라는 글자가 떠오르자 쵸로마츠가 두 팔을 번쩍 들고 외쳤다.

 

드디어!!!!”

, 축하한다, 쵸로마츠.”

됐어. 무지막지하게 이겨놓고!!”

사백안이 된 얼굴로 노려보는 쵸로마츠에게 뭐라 반박도 하지 못하고 카라마츠가 몸을 움츠리며 , 미안.” 하고 대답했다.

 

·

·

· 

 

어라? 이게 왜 나와있어?”

저녁식사 시간이 되고 모두 거실에 모여있을 때, 제일 늦게 들어온 오소마츠가 TV 앞에 놓인 게임기를 보며 말했다

구인잡지를 보고 있던 쵸로마츠가 벽장 청소하다 나와서, 꺼내봤어.” 하고 대답했다

오소마츠는 후응~” 하고 쵸로마츠의 대답을 한 귀로 흘리며, 바닥에 널린 게임팩을 이것 저것 들어서 확인했다

그러다 게임팩에 꽂혀있는 격투 게임을 본 오소마츠의 눈이 반짝였다.

 

카라마츠으~! 이거 나랑 같이 하자!!”

거울을 보고 있던 카라마츠가 오소마츠의 말에 인상을 팍 구기고 고개를 저었다.

 

싫다, 형님. 이제 곧 저녁식사 시간이고.”

에에~ 하자~~ 너가 이기면 오늘 나오는 반찬 양보할 테니까.”

싫다.”

카라마츠의 앞에 앉은 오소마츠가 카라마츠의 팔을 툭툭 건드리며 졸라댔지만, 카라마츠는 요지부동이었다

옆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던 토도마츠가 시선은 스마트폰에 집중한 채, 혼잣말하는 것처럼 말을 흘렸다.

 

오늘 반찬 카라아게였지? 아마.”

토도마츠의 말에 카라마츠의 몸이 움찔한 것을 놓치지 않은 오소마츠가 이젠 아예 카라마츠의 팔을 붙잡고 흔들며 말했다.

 

네가 이기면 내 카라아게 다 줄테니까아~~”

“…한 판 뿐이다.”

오우!!!”

카라마츠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말하자 오소마츠가 기쁜 얼굴로 대답했다

어릴 적 격투 게임의 고수로 통했던 두 형의 대전에 동생들의 시선이 TV 화면에 집중했다.

 


, 지금 여기는 오소마츠 형과 개똥마츠의 대전 현장입니다. 저는 캐스터 이치마츠입니다. 그리고…”

! 해설인 쥬시마츠임다!!!”

존재하지 않는 마이크를 쥐고 있는 손을 들어올리고 이치마츠가 TV에 시선을 고정하고 말했다

언제나 푹 가라앉아있던 이치마츠의 목소리는 다소 들떠 있었다.

 

, 대결은 시작되었습니다. 지금은 서로 간을 보고 있군요.”

이치마츠의 말이 끝나자마자 쥬시마츠가 진지한 어조로 말을 덧붙였다.

 

서로 견제 중입니다. 역시 고수들 경기에선 신경전이 빠질 수 없죠!”

! 오소마츠 형이 바로 돌진합니다!”

, 잡기 기술을 시도하네요! 하지만 역시 만만찮은 카라마츠 형입니다. 오소마츠 형의 기술을 막은 후, 반격기를 던집니다!”

오소마츠 형이 방심한 걸까요, 반격기를 그대로 맞고 체력이 반으로 줄었습니다!”

반면에 카라마츠 형의 체력은 만땅!! 이거 어쩌면 오소마츠 형의 패배로..”

! 말씀 드린 순간 오소마츠 형이 콤보를 사용했습니다! 점프로 개똥마츠의 뒤로 이동해 바로 콤보를 날리는 군요! 개똥마츠 피하지 못하고 콤보를 전부 맞습니다!! 쌤통이다!!”

카라마츠 형의 체력이 1/3만 남았습니다. 저 정도면 큰 기술 한방으로 끝날 수도 있는 상황이네요!”

개똥마츠가 초조하게 발기술을 날리지만 오소마츠 형 단단히 방어하고 있습니다.”

오소마츠 형이 공격하려고 방어를 푼 순간! 카라마츠 형이 공격을 넣습니다! 오소마츠 형아의 체력은 이제 거의 남아있지 않습니다!!”

, 개똥마츠의 승리로 끝나나요~.”

아직 대전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뭐든 끝까지 가봐야 아는 게 야구!!!”

쥬시마츠, 이거 야구 아니야.”

, 아아~! 끝가지 가봐야 아는 게 대전!! 오소마츠 형, 계속 소극적으로 방어만 하고 있습니다.”

개똥마츠, 마무리를 위해 필살기를 날립니다!! , 하지만!! 오소마츠 형이 멋지게 필살기를 캔슬시키고 바로 자신의 필살기를 날립니다! 개똥마츠 완전히 박살나네요!! 체력은 더 이상 남아있지 않습니다!!!!”

“1P WIN!!!!! 오소마츠 형아의 승리!!!!!”

이치마츠와 쥬시마츠가 두 팔을 들고 환호성을 지르는 와중에 카라마츠가 울상이 된 얼굴로 고개를 푹 숙였다

오소마츠는 벌떡 일어나 방방 뛰며 자신의 승리를 만끽하고 있었다

최선을 다했건만, 역시 이길 수 없는 오소마츠라는 벽에 카라마츠가 절망했다.

 

 

 

 

4.

달그락 거리며 식기들이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상 위에 놓인 반찬들은 서서히 사라져가고, 수북이 반찬이 쌓여있던 접시 바닥이 보이기 시작했다

마츠노가 육쌍둥이의 식사량은 일반인이라면 혀를 내두를 정도로 엄청 났다

젊은 여섯 명의 사내가 먹는 양은 당연히 보통을 넘어가 있었고, 그 중에서도 대식가로 뽑히는 카라마츠와 쥬시마츠가 있어, 매 식사 때마다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의 반찬이 올라왔다

가계의 경제적 사정 상, 다양한 반찬이 올라오진 않았지만 육쌍둥이를 양육하며 단련된 어머니 마츠요는 싸고 양 많은 반찬으로 상을 차렸다

그리고 어쩌다 한 번, 경제적 사정이 넉넉한 날은 고기 요리가 올라왔다.

오늘이 바로 그런 날로, 상 위에는 먹음직스러운 돈까스가 올라와 있었다

누구한테 뺏길세라 부랴부랴 자신 몫의 돈까스를 챙긴 육쌍둥이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육즙이 흘러나오는 돈까스에 감탄사를 멈추지 않으며 행복한 얼굴을 짓고 있었다

특히 대식가인 카라마츠와 쥬시마츠는 다른 형제보다 많은 돈까스를 차지하고 열심히 밥을 입 속으로 옮기고 있었다

순식간에 상에 놓인 돈까스는 사라지고 모두 만복감에 배를 두드리고 있을 때, 마츠요가 돈까스 하나가 담긴 그릇을 내려 놓으며 말했다.

 

백수들아~, 엄마는 이제 배가 불러서 도저히 못 먹겠으니까 너희가 처리하렴~”

상의 정중앙에 놓인 돈까스를 모두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먹고 싶다는 눈빛이었지만, 어째서인지 모두 서로 눈치만 볼 뿐 먼저 먹겠다는 말을 꺼내지 않고 있었다.

 

~ 난 배불러서 못 먹겠다~.”

오소마츠가 먼저 말을 꺼내자 그 뒤를 따라서 소식가인 쵸로마츠와 이치마츠, 토도마츠가 “““나도.”””하고 입을 모았다

네 형제의 리타이어 선언에 남은 쥬시마츠와 카라마츠가 서로 시선을 교환했다

쥬시마츠와 눈이 마주친 카라마츠가 싱긋 웃으며 그릇을 쥬시마츠 쪽으로 밀었다.

 

나도 배가 부르니, 돈까스는 쥬시마츠가 먹는게 좋겠군.”

“…아이아이!!! 감삼다!! 카라마츠 형아!”

환하게 웃으며 쥬시마츠가 맛있게 돈까스를 먹는 모습을 카라마츠가 흐뭇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

·

· 

 

간식이다, 백수들아.”

동생들은 모두 외출하고 오소마츠와 카라마츠, 단 둘이 남아있는 방 안. 방 문을 열고 들어온 마츠요가 배가 가득한 접시를 들고 말했다

거울을 보고 있던 카라마츠도, 만화책을 읽던 오소마츠도 라는 말에 눈을 빛내며 마츠요를 쳐다보았다

자애로운 어머니의 미소로 접시를 내려놓으며 맛있게 먹으렴~”하고 말을 마친 마츠요가 1층으로 내려갔다

눈깜짝할 사이에 접시 옆에 앉은 두 사람이 접시에 산처럼 쌓아 올려진 배를 손으로 집어 입에 가져갔다

한창 맛있게 배를 음미하고 있던 오소마츠가 뚫어지게 배를 쳐다보고 있는 카라마츠를 의아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왜 그래?”

오소마츠의 물음에 카라마츠가 눈썹을 찡그리며 잠시 망설이더니 대답했다.

 

아니, 잠시 안 좋은 기억이.”

에 정신이 팔려 자신이 납치된 것을 새까맣게 잊어버린 동생들의 얼굴이 떠오르며 카라마츠가 쓸쓸한 표정을 지었다

카라마츠가 한 말의 의도를 눈치챈 오소마츠가 머리를 긁적이더니 카라마츠 손에 들린 배를 뺏어 들고 말했다.

 

그럼~ 배에 안 좋은 추억이 있는 카라마츠 군은 이 횽아한테 양보하는 거지~?”

씩 웃으며 카라마츠에게서 뺏을 배를 입에 넣은 오소마츠를 보며 카라마츠가 황당하단 얼굴로 말했다.

 

“…? 아니, 나도 먹을 거다. 오소마츠.”

아니, 이럴 땐 양보하자? ..?”

눈을 가늘게 뜨고 말하는 오소마츠를 쏘아보며 카라마츠가 무표정으로 배를 집어 들어 입에 가득 넣었다

이에 질세라 오소마츠도 배를 몇 개씩 집어 들어 입에 넣었다

볼을 가득 부풀리고도 두 사람은 서로 노려보며 배를 입 안에 꾸역꾸역 집어 넣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접시 가득 올라가있던 배는 자취를 감추고 오소마츠와 카라마츠는 배를 너무 많이 먹어 더부룩해진 배를 붙잡았다

꾸르륵-‘ 하고 울리는 배를 감싸 안고 괴로워하면서도 양보라는 것을 하지 않는 두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후, 너무 배를 많이 먹어 저녁식사를 할 수 없게 된 두 사람은 여지없이 마츠요에게 꾸중을 듣고 말았다.

 

 

 

 

5.

꽈당! 소리와 함께 복도가 울렸다. 지붕 위에서 기타를 치고 있던 카라마츠가 놀라 성급히 집 안으로 들어가자 계단 아래에 토도마츠가 발목을 붙잡고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 토도마츠?! 괜찮은가?”

, 아우우우우~ 카라마츠 형~~”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커다란 눈으로 카라마츠를 올려다 본 토도마츠가 발목 접질렸어~~” 하고 칭얼거렸다

동생의 부상에 바로 계단을 내려간 카라마츠가 토도마츠를 안아 올렸다

갑자기 공주님 안기 자세로 들어올려진 토도마츠가 우왓!” 하고 놀랬다

토도마츠를 안은 채, 거실로 들어간 카라마츠가 조심스럽게 토도마츠를 바닥에 앉히고 서랍장에서 약상자를 꺼냈다

상자 한 구석에서 압박붕대를 꺼내고 주방으로 들어가 비닐봉지에 얼음을 담아 거실로 돌아왔다

다행히 골절되지 않은 것 같아 토도마츠에게 어디가 아픈지 확인한 후, 얼음찜질을 했다

어느 정도 붓기가 가라앉자 냉파스를 붙이고 조심스럽게 붕대를 감았다. 가만히 앉아서 카라마츠의 치료를 받은 토도마츠가 감탄하며 작게 내뱉었다.

 

카라마츠 형, 뭔가 익숙하네.”

아아, 오소마츠나 쵸로마츠가 다쳤을 때 치료해 줬었으니까.”

육쌍둥이 중 악동으로 손꼽히는 오소마츠와 쵸로마츠는 밖에 나가 놀다가 다쳐서 돌아오는 빈도가 다른 형제들보다 높았다

어릴 적엔 마츠요가 잔소리를 늘어놓으면서 그 둘을 치료해줬다면 철이 들고 중학교에 진학한 이후로는 카라마츠가 마츠요를 대신해 둘의 상처를 치료해 왔다

덕분에 골절 이하의 부상이라면 능숙하게 치료할 수 있게 된 카라마츠였다.

 

토도마츠에게 당분간은 심한 움직임은 삼가라고 말한 후, 카라마츠는 얼음이 녹아 물로 가득한 봉지를 들고 거실을 나왔다

주방에 들어가 싱크대에 얼음 녹은 물을 버린 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복도로 나오자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현관으로 발길을 돌려 마중을 나간 카라마츠가 현관에 서 있는 이치마츠의 몰골에 놀라 숨을 삼켰다.

 

, 이치마츠대체 그 모습은…”

, 뭐야 개똥마츠. 있었냐?”

누구한테 맞은 건가?”

눈을 빛내며 묻는 카라마츠를 보며 이치마츠가 어이없다는 한숨을 내쉬었다.

 

아니, 어떻게 봐도 고양이한테 할퀸 상처지? 오늘 조금 사나운 녀석을 만나서…”

, 그런 건가. 일단 들어와.”

카라마츠가 이치마츠의 손을 잡고 잡아당기자 당황한 표정의 이치마츠가 ?” 하고 멍청히 물었다

이치마츠의 손을 잡고 욕실로 향한 카라마츠가 엄마가 어린아이의 손을 씻겨주듯 이치마츠의 손과 다친 부위를 정성스럽게 씻겨냈다

부드러운 수건으로 살살 물기를 닦아낸 후, 거실로 이치마츠를 끌고 들어갔다.

아직 거실에 앉아 스마트폰을 하고 있던 토도마츠가 이치마츠의 상처를 보고 놀라 무슨 일이야?” 하고 묻자 이치마츠가 고양이.” 라고 간단히 대답했다

토도마츠의 맞은편에 이치마츠를 앉힌 카라마츠가 약상자를 열어 소독약과 반창고를 꺼냈다

솜을 소독약에 적신 후, 이치마츠에게 조금 따가울거다.” 하고 주의를 주고 솜을 살살 상처에 두드렸다

쓰라림에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이치마츠는 가만히 있었다. 카라마츠는 소독을 마치고 약을 바른 후, 상처에 반창고를 붙여주고 웃었다.

 

이제 다 되었다! 앞으로는 조금 조심하는 게 좋겠구나. 브라더-“

. 개똥마츠한테 설교 듣고 싶지 않네요!”

이치마츠가 얼굴을 구기며 말하자 카라마츠가 풀 죽은 얼굴로 그런가..” 하고 대답했다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약상자를 정리하는 카라마츠에게 이치마츠가 작은 목소리로 고마워.” 하고 말하자 카라마츠가 금새 해맑은 얼굴로 미소 지으며 오우!” 하고 대답했다.

 

·

·

· 

 

뜨아아아아아아아!!!”

집 안이 떠내려가라 울리는 오소마츠의 비명소리에 2층 방에서 시간을 죽이고 있던 카라마츠가 놀라 부랴부랴 1층으로 향했다

주방에서 들려오는 오소마츠의 신음소리에 주방으로 향하자, 오소마츠가 벌개진 손을 붙잡고 방방 뛰고 있었다

엎어진 주전자와 바닥에 떨어진 컵라면을 보아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대충 눈치챈 카라마츠가 푹- 한숨을 쉬더니 오소마츠에게 다가갔다

오소마츠의 손목을 잡고 싱크대에 가져대 찬물을 튼 카라마츠가 냉정한 얼굴로 말했다.

 

데였으면 빨리 식혀라, 오소마츠.”

, 미안. 실수로 손이 미끄러져서…”

에헤헤.” 하고 웃으며 코 밑을 문지르는 오소마츠를 보며 다시 한숨을 쉰 카라마츠가 오소마츠의 손목을 놓고 바닥에 떨어진 컵라면을 정리했다

어느 정도 손을 식힌 오소마츠가 손에 묻은 물기를 털어내자 카라마츠가 봉지를 건네며 말했다.

 

오소마츠, 이 봉지에 얼음 넣어서 얼음 찜질하고 있어라.”

-“

봉지를 건네 받은 오소마츠가 냉동실을 열어 얼음을 봉지에 채웠다

- 따가워~” 하고 신음하면서 얼음찜질을 하는 오소마츠를 남겨둔 채, 카라마츠가 거실로 향했다

거실 서랍장에서 약상자를 꺼내고, 카라마츠를 따라 들어온 오소마츠를 향해 말했다.

 

약상자에 화상연고 있으니까 그거 바르고 붕대 감아 놔.”

~”

손을 흔들며 들어온 오소마츠가 카라마츠가 건넨 약상자를 받아 들었다

카라마츠의 말대로 연고를 바르고 스스로 붕대를 감는 모습을 지켜본 카라마츠가 담담히 조심 좀 해.” 하고 말하자 오소마츠가 쑥쓰럽게 웃으며 우응~” 하고 대답했다.

 

 

 

 

6.

이처럼 단 하나뿐인 형에겐 다른 동생들과 다른 대우를 하는 카라마츠였다

하지만 다른 형제들과 다른 대우를 하는 것은 비단 카라마츠뿐만은 아니였다

오소마츠 역시 카라마츠만큼은 다른 형제들과는 다르게 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 아직까진 서로에게 쌀쌀맞은 모습만 보여주는 장형마츠입니다만... 후편을 기대해 주세요!

*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 모두 좋은 추석 연휴를 보내셨나요?


다들 잘 보내셨길 바랍니다.ㅎㅎ



저는... 저는 잘 못보내서ㅎㅎㅎㅎㅎ

안 그래도 먼 시골집인데... 차가 밀려서... 무려 10시간을 차 안에 갇혀 있었습니다. 

저 차멀미 심한뎈ㅋㅋㅋㅋㅋ


그리고 출발 전부터 불안했던 상태가..

시골집가서 알레르기성 비염 + 기침 감기 + 코 감기 + 계속되는 코 훌쩍임과 기침으로 인한 현기증...

살아있는 시체가 어떤 느낌인지 체험하고 왔습니다!!!!


원래 계획은 문명과 단절된 시골에 있는 동안 열심히 소설이나 쓸까 하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죽은 듯 누워있느라 아무것도 못했습니다...

헛웃음만 나오네요...ㅎㅎㅎ


그나마 다행인건 금요일에 일찍 서울 올라와서 몸 상태도 나아지고.

소설 쓸 시간이 나서 쓰고 있습니다ㅎㅎㅎ

추석 때 열심히 써서 2편 이상 올릴려고 했는데.

제 몸이 저를 배신했어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직 주말이 남았지만, 주말엔 남은 일을 처리하러 파, 워, 출, 근♡

저는 언제쯤 주말출근이라는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암튼! 주말까지 열심히 써서 올릴꺼에요!!

목표는 2편 이상!!

생각없이 벌려 놓은 오소마츠상 중편도 마무리 짓고!!(희망사항)

썰로만 적어놓은 단편도 팍팍 쓰고!!(마찬가지로 희망사항)

힘내겠습니다! 주말출근으로 피폐해진 저를 달래주는 것은 자작 소설과 제 글을 읽어주신 분들이 남겨주시는 댓글 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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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라오소가 이미 사귀고 있다는 전제입니다^^

* 카라마츠가 약간 싸이코패스입니다ㅎ

* 빨리 쓸 수 있는 글이어서 후딱 써서 올려요ㅎ

* LINE마츠입니다. 저는 카톡을 써서 LINE이 어떤 형식인지는 몰라요...


* 부족한 글이지만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알람 소리와 함께 울리는 스마트폰을 이치마츠가 집어 들었다

고양이 장난감을 흔들고 있는 손을 멈추지 않은 채, 스마트폰의 잠금을 풀어 LINE을 확인하자 LINE을 보낸 것은 막내 토도마츠였다.

 

이치마츠           「톳티? 무슨 일?

토도마츠           「이치마츠 형, 잠깐 협력 좀 해줘」

이치마츠           「하? 무슨 일인데」

토도마츠           「오소마츠 형이 멋대로 내 스마트폰 가지고 놀다가 망가뜨렸어」

「수리비만 2만엔 나왔어」

「복수할 생각이니까 협력 부탁」

「반짝이는 눈으로 바라보는 고양이 스탬프」

이치마츠           「별로 안 내키는데」

토도마츠           「오소마츠가 이치마츠 몰래 말린 멸치를 먹고 있는 사진」

이치마츠           「어떻게 복수할 생각?

토도마츠           「일단 지금 카라마츠 형 집에 있지?

이치마츠           「어, 나랑 같이 거실에 있어」

「거울 보고 있는 중」

「썩은 얼굴로 침을 뱉는 고양이 스탬프」

토도마츠           「오케이~ 그럼 이치마츠 형은 카라마츠 형의 상태 실황 부탁해~♡

이치마츠           「뭐할 건데?

토도마츠           「오소마츠 형한테 수리비 물어내기 싫으면 벌칙 받으라고 해서」

「벌칙은 우리 육쌍둥이 단체방에서 쵸로마츠 형한테 오소마츠 형 좋아해라고 듣기」

「그리고 그걸 본 독점욕 덩어리 사이코패스 카라마츠 형이 알아서 오소마츠 형을 혼내줄 예정~♡

이치마츠           「히힛- 좋아」

「카라마츠 실황은 맡겨 둬」

 

 

 

 

2.

이치마츠가 음흉한 미소를 띠우고 카라마츠를 힐끗 쳐다봤지만 거울에 집중해 있는 카라마츠는 이치마츠의 시선을 눈치채지 못했다

카라마츠의 팔 아래 푸른색의 스마트폰이 있는 것을 확인한 이치마츠의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3.

딩동- 하고 육쌍둥이 단톡방의 알람이 울렸다.

 

토도마츠                              「자, 오소마츠 형」

                                                   「얼른 해」

카리스마레전드                「아, 알겠다고」

이치마츠                                「뭐야?

                  「뭐 하는 거?

토도마츠                              「있어~ 이치마츠 형~♡

카리스마레전드                「근데 쵸로마츠는?

                                                    「지금 안 읽은 사람이 셋인데」


이치마츠                                「아마 쥬시마츠는 못 읽을 걸」

                  「오늘 나가면서 스마트폰 두고 나갔어」


카리스마레전드                「그 녀석은 제일 많이 돌아다니면서 왜 폰을 두고 다니는거야?

                                                    「무슨 일 생기면 어쩌려고」


이치마츠                                「가지고 가도 강에서 헤엄치면 다 망가지지 않을까」

카리스마레전드                「아, 그것도 그러네」

토도마츠                              「잡설은 그만 하고!

카리스마레전드                「아 알겠어~ 토도마츠 성질 급하네」

                                                    「체리마츠냐?

토도마츠                              수리비 2만엔」

카리스마레전드                「쵸로마츠!! 쵸로마츠 어디 갔어!!!

길티-보이                               ?

                                                    「무슨 일 이야?

                                                    「알람 엄청 울리는데」

토도마츠                              「왜 우리집 위 두 형은 이름이 저따구일까」

이치마츠                                「무시해 톳티」

카리스마레전드                「오! 카라마츠으~

                                                    「쵸로마츠 어디 있는지 알아?


길티-보이                               「아침에 헬로워크 간다고 했다만」


카리스마레전드                「진짜냐-

                                                    「아니, 그 녀석은 헬로워크가면 LINE 확인도 안 해!?


길티-보이                               「그건 잘 모르겠다만」

                                                    「쵸로마츠는 왜 찾는 건가? 오소마츠」

카리스마레전드                「쵸로마츠한테 엄~청 중요한 볼 일이 있어서」

길티-보이                               「볼 일?

카리스마레전드                「응」

                                                    「내 2만엔이 걸린 일이야」


길티-보이                               ?!

                                                    「대체 무슨 일이길래 그렇게 고액이 걸려있어?!


카리스마레전드                「쵸로마츠으~

                                                    「쵸로마츠~ 얼른 응답해라~~~

                                                    「쵸로마츠으으으으으~~~

                                                    「네 녀석이 LINE 응답할 때까지 보내겠다~~~!!!

                                                    「쵸로마츠으으으으~~


길티-보이                               「오소마츠 진짜로 무슨 일이야?

                                                    「그렇게 애타게 쵸로마츠를 찾고」


카리스마레전드                「우응-

                                                    「있어~ 그런 일이~ 카라마츠 군은 몰라도 돼용~~

 

 

 

 

4.

카라마츠가 빤히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것을 확인한 이치마츠가 재빠르게 단체방의 상태를 확인했다

그리고 회심의 미소를 띠우며 자판을 두드려 토도마츠에게 회신했다.

 

이치마츠           「개똥마츠가 LINE 확인했어」

토도마츠           「응 보고있어」

「계속 오소마츠 형한테 무슨 일이냐고 묻고 있는데」

「상태 어때?

이치마츠           「거울 내려놓음」

토도마츠           「우홋?!

이치마츠           「눈썹을 더 찌푸리고 스마트폰에 집중」

토도마츠           「저 나르시스트 사이코패스가 거울을 내려놓았단 말이지~♡

「뭐 이상한 일도 아니지~ 오소마츠 형이 저렇게 쵸로마츠 형만 찾고 있으니까~

「쵸로마츠 형한테 좋아해라고 들으면 오소마츠 형은 어떻게 되려나~♡


이치마츠           「우힛- 톳티」

「아무리 그래도 좀 너무한 거 아니야?

토도마츠           「애초에 남의 스마트폰을 망가뜨린 오소마츠 형이 나빠」

이치마츠           「히히힛 개똥마츠 얼굴이 점점 스마트폰에 가까워지고 있어」

「ㅋㅋㅋㅋㅋ」

토도마츠           「얼른 쵸로마츠 형이 나와줘야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말이야~

이치마츠           「나 일단 개똥마츠한테 차 한 잔 갔다 주고 올게」

토도마츠           「엣?! 이치마츠 형이 무슨 일이야?

이치마츠           「저 상태라면 분명 내가 준 뜨거운 차를 바로 마실 것 같거든」

토도마츠           「그 와중에 카라마츠 형을 괴롭히는 구나이치마츠 형은」

이치마츠           「히힛- 감삼다~

토도마츠           「칭찬 아니야!!

 

잠시 스마트폰을 바닥에 내려놓고 이치마츠의 무릎에 앉아 쉬고 있는 고양이를 조심스럽게 내려놓은 이치마츠가 주방에 들어갔다

펄펄 끓은 주전자의 물을 그대로 찻잔에 넣은 이치마츠가 올라가는 입꼬리를 억누르며 무표정한 얼굴로 거실로 돌아가 테이블에 놓았다.

 

개똥마츠, 차 마셔.”

아아, 땡스다! 브라더-“

평소라면 이치마츠가 자신에게 친절해 대해 주었다는 사실에 감격하며 눈물 흘리고 있을 카라마츠지만 스마트폰의 LINE에 집중해 있는 지금은 그럴 여유도 없었다

후르륵하고 아직도 뜨거운 차를 입 안에 부어 넣은 카라마츠가 우왁!!!” 하고 외치며 몸부림치는 모습을 이치마츠가 만족스런 얼굴로 바라보았다.

 

 

 

 

5.

초점은 다시 육쌍둥이의 단체방에 맞춰진다.

 

카리스마레전드                「쵸로마츠으으으으으으~

                                                    「아! 그리고 카라마츠!

길티-보이                               「후엣?!

카리스마레전드                「나한테 따로 LINE 그만 보내!

                                                    「이 횽아는 지금 쵸로마츠를 찾느라 바쁘다고!


길티-보이                               「오, 오소마츠으ㅠ」

                                                    「대체 무슨 일인지 말해주지 않겠나?

                                                    「부탁해」


카리스마레전드                「모두가 예스라고 할 때」

                                                    !’라고 외치는 사람이 멋있다고 했어」

길티-보이                               「헷?!

카리스마레전드                「노!!!라고 외치고 있는 레서판다의 스탬프」

길티-보이                               ..오 오소마츠으으으으ㅠ」

카리스마레전드                「아 진짜 쵸로마츠 좀 나와라!!!!

                                                    「쵸로마츠~

                                                    「내 쵸로마츠 어디 있어?

길티-보이                               ?

쵸로마츠                                「뭐야 알람 시끄러운데」

카리스마레전드                「오!

                                                    「내 쵸로마츠!!!

                                                    「왜 이제야 나와!!

                                                    「보고 싶었어~~~!

 

 

 

 

6.

챙그랑 하고 거실 가득 울리는 소음에 이치마츠가 스마트폰에서 시선을 옮겨 카라마츠를 바라보았다

한 손으로 쥐고 있던 찻잔이 카라마츠의 악력에 산산조각나 있었다

깨진 도자기 조각에 베여 손에서 피가 흐르고 있건만 카라마츠는 아랑곳하지 않고 스마트폰의 화면만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이치마츠의 귀에 삭- 하고 얼굴의 핏기가 가시는 소리가 들렸다

재빨리 토도마츠에게 LINE을 보내고 거실 찬장에 놓여있는 비상약통을 열었다.

 

이치마츠          「위험」

                              「카라마츠 형 제대로 빡쳤다」

                              「아까 내가 준 찻잔 부셔먹음」

                              「손에서 피나니까 일단 응급처치 할게」


토도마츠          「에? ? ?!!!

                               「자 잠깐 진짜로?

                               「이치마츠 형?

                               LINE 답 좀 해 봐!!

                               「어? 진짜로?!!

 

 

 

 

7.

토도마츠와 이치마츠 사이의 긴박함을 알지 못한 채, 단체방의 대화는 이어지고 있었다.

 

카리스마레전드                「쵸로마츠 쵸로마츠으~

쵸로마츠                                「뭐야! 아까부터」

카리스마레전드                「나 너한테 듣고 싶은 말이 있어~

                                                    「수줍게 웃고 있는 레서판다의 스탬프」

쵸로마츠                                뭐 뭔데?

카리스마레전드                「나 좋아해! 라고 말해 주랑~~~♡

쵸로마츠                                「하아?!!!

카리스마레전드                「부」

                                                    「탁」

                                                    「행」

                                                    

쵸로마츠                                「무 무슨!?

카리스마레전드                「응~? 내 쵸로마츠으~

                                                    「내 쵸로마츠라면 이 횽아의 부탁 들어줄 거지?


쵸로마츠                                「하아」

                                                    「하 할 수 없네

토도마츠                              「잠깐!!! 잠깐 스토옵!!!!!!!!!!!!

쵸로마츠                                「뭐야 토도마츠」

                                                    「방해하지 마」


토도마츠                              「아니 뭘 당연하단 듯이 말하려고 하고 있어?

                                                   「정신차려 쵸로마츠 형!

                                                   「친형에게 좋아해♡’ 라니 정상이 아니잖아?

                                                   「정신차려라 이 자칭 상식인!!!!!!


쵸로마츠                                「하아?!

                                                    「아니 나 아직 말 안 했고!!! 하트도 안 붙였어!!!!


카리스마레전드                「뭐야 토도마츠!

                                                    「이제 조금만 있으면 성공인데!!


토도마츠                              「오소마츠 형!!

                                                   「그거 취소!!

                                                   「내가 한 말 취소오!!!!!!!

카리스마레전드                「아? 왜 갑자기?

토도마츠                              「이 이상했다간 우리 목숨이 위험해져!!!

                                                   「오소마츠 형도 위험해지니까!!!!

카리스마레전드                「하?

쵸로마츠                                「뭔지는 모르겠지만 토도마츠가 시킨 거야? 이거」

카리스마레전드                「엉」

                                                    「실수로 토도마츠 스마트폰 망가뜨려서」

                                                    「수리비대신 벌칙이라고~

                                                    「쵸로마츠한테 좋아해라는 말 받아내면 된다고 했엉~ 에헷

                                                    「혀를 슬쩍 내밀고 웃는 레서판다 스탬프」


쵸로마츠                                「뭐야 그런거야?

                                                    「겨우 그런 걸로 이렇게 시끄럽게 LINE 보내는 거냐!!!

                                                    「이 망할 장남!!!!

카리스마레전드                「에헷-♡

쵸로마츠                                「하아 진짜」

                                                    「오소마츠 형 좋아해」

                                                    「자 이걸로 됐지?

                                                    「나 이제부터 냐-짱 라이브 있으니까 LINE 보내지 마!!!


           =쵸로마츠 님이 대화방을 나가셨습니다=


토도마츠                              「잠깐 쵸로마츠 혀어어어어어어엉!!!!!

                                                   「나가려면 얌전히 나가지 왜 폭탄 던져놓고 나가는 거?!!!!!!

카리스마레전드                「토도마츠 쵸로마츠한테 좋아해들었으니까 이제 수리비 퉁치는 거지?

토도마츠                              오소마츠 형 도망쳐」

카리스마레전드                「엥?

토도마츠                              「지금 바로 최대한 멀리」

길티-보이                               「오소마츠」

                                                    「지금 위치는?


카리스마레전드                「어? ?

                                                    「항상 가는 파칭코」


토도마츠                              「왜 알려주는 거야아아아아!!!!

                                                   「이 멍청이 바보 해삼 멍게 말미잘!!!!!

카리스마레전드                「하? 왜 그래 톳티?

길티-보이                               「오-케이」

                                                    「지금 바로 갈 테니 기다리고 있어 오소마츠」


카리스마레전드                「어? 너도 파칭코 오게?

                                                    「좋아좋아~ 그럼 횽아 얌전히 기다리고 있을게~~

토도마츠                              「도망치라고오오오오오오!!!!!!!

 

 

 

 

8.

이치마츠가 피가 나고 있는 손에 붕대를 감아주고 있는 와중에도 카라마츠는 시야에 스마트폰을 고정해두고 있었다

긴장한 표정의 이치마츠가 다 끝났어.” 라고 말하자 카라마츠가 슬쩍 이치마츠를 보곤 , 고마워, 브라더-“ 라고 대충 대답하고는 맹렬히 스마트폰의 자판을 두드렸다

일련의 대화가 진행되고 이치마츠에게 토도마츠로부터 연락이 들어왔다.

 

토도마츠           「카라마츠 형은?!!!

이치마츠           LINE 확인 중」

토도마츠           「저 바보 장남이 자기 위치 불었어!!

「이치마츠 형 카라마츠 형이 못나가게 막아!!!

이치마츠           「엣?!

 

토도마츠의 LINE을 읽은 이치마츠가 고개를 들어 카라마츠를 바라보았다

차가운 얼굴로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카라마츠를 본 순간 이치마츠의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 저거, 진짜로 빡친 상태다.’


분노가 격해지면 오히려 사람은 차분해진다고 했던가

카라마츠의 얼굴은 지극히 침착했다

방금 전까지 초조함에 떨고 있던 다리도 얌전했다

도저히 카라마츠 앞을 막을 용기가 나지 않아 이치마츠가 토도마츠에게 답장했다.

 

이치마츠           「무리」

「지금 막아서면 엄청나게 싸늘한 시선으로 내려다볼거야」


토도마츠           「그 정도는 감수해!!

「이치마츠 형 M이잖아!! 오히려 좋은 거 아냐!?


이치마츠           「내가 괴롭힘 당해서 기쁜 건 오소마츠 형이나 쵸로마츠 형」

「그 외는 필요 없어」

「특히 개똥마츠는 더 필요 없어」


토도마츠           M 주제에 사람을 가리지 마!!!!

「진짜 빨리 말리라고!!

이치마츠           「으-

토도마츠           「우리가 시킨걸 알면 카라마츠 형한테 우리도 죽어!!

 

토도마츠의 재촉에 이치마츠가 마지못해 무거운 엉덩이를 일으켰다

어느새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나갈 준비를 마친 카라마츠가 거실 문을 열고 나서려는 것을 간신히 붙잡은 이치마츠가 말했다.

 

, 개똥마츠. 어디 가?”

아아, 조금 일이 있어서. 비켜주지 않겠나? 브라더-“

언제나와 같은 안쓰러운 말투였지만, 그 목소리는 지극히 낮고 차분했다

고양이의 본능으로 느껴지는 위험에 귀와 꼬리가 나올 것 같았다

꿀꺽하고 목을 울리며 침을 삼킨 이치마츠가 거실 문을 막아서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 오늘은 나랑 같이 고양이 먹이 주러 가자.”

“…미안하군, 브라더- 지금 용무가 급해서.”

, 뭐야 개똥마츠. 개똥마츠 주제에 거절하지 말라고.”

“…이치마츠.”

낮고 단호하게 카라마츠가 이치마츠를 불렀다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차가운 목소리에 이치마츠가 -“ 하고 얼굴을 굳혔다

불쑥 튀어나온 고양이 귀와 꼬리의 털이 긴장으로 곤두섰다

싱긋 미소를 짓는 카라마츠의 눈은 싸늘하게 이치마츠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까부터 좀 상태가 이상하군, 브라더-“

, 헤에? 뭐가?”

이치마츠가 카라마츠가 뿜어내는 위압감에 몸을 움츠렸다.

 

혹시 아까 오소마츠의 일에 대해 뭔가 알고 있는 건가?”

“…?! , 아니?!”

그런가-, 만약 누가 오소마츠에게 그런 일을 시켰는지 알게 되면…”

“.., 알게 되면?”

조용히 지나갈 생각은 안 드는군.”

히익…”

그럼 이치마츠, 좀 비켜주지 않겠어?”

, , .”

두려움에 꼬리를 말아 다리 사이에 숨기고 문에서 비켜서는 이치마츠의 머리 위에 솟아있는 고양이 귀가 축 처졌다

카라마츠는 여전히 미소 지은 얼굴로 고맙다, 브라더-“ 하고 말하고는 현관을 나섰다

바닥에 버려져 있던 보라색의 스마트폰을 들어 토도마츠에게 LINE을 보내는 이치마츠의 손가락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이치마츠           「카라마츠 형한테 들켰다」

토도마츠           NOOOOOOOOOOO!!!!!!

 

카페에서 상황을 보고 있던 토도마츠가 머리를 붙잡고 외쳤다.

 

 

오소마츠와 카라마츠가 돌아온 것은 그 다음 날이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붉은 홍조를 피우고 피로에 잔뜩 찌들어 제대로 몸도 가누지 못하는 오소마츠를 엎고 들어오는 카라마츠를 보며 토도마츠와 이치마츠가 앞으로 다가올 자신의 운명을 저주했다.




* 단체방의 LINE으로 카라마츠는 이미 토도마츠와 이치마츠가 꾸민 일이라는 것을 눈치챘습니다ㅎㅎㅎ

  단체방에 보면 토도마츠가 시킨 일이라고 오소마츠가 불어버렸죠. 토도마츠가 이치마츠에게 보낸 LINE은 이성을 잃고 보낸 것입니다ㅎ

  알고 보면 구멍이 많은 토도마츠ㅎ

* 카라마츠에게 붙잡힌 오소마츠가 당한 일은... R-20 이므로ㅎㅎㅎㅎ 상상은 자유롭게 해주세요


*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댓글은 언제든 환영입니다^^!!

* 오랜만에 단편이네요!!

* 정신없는 한 주를 보내고 주말에 열심히 쓰고 있습니다! 평일엔 글도 못 쓸 정도로 너무나 바쁘네요..ㅠㅠ

* 단편인데도 분량은 단편이 아닌...ㅎㅎㅎ 저도 가끔은 짧은 글을 써보고 싶어요...

* 모델에 대해 썼지만, 저는 모델에 대해 하나도 모르기 때문에...ㅎㅎ 망상으로 커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부족한 글실력입니다만,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댓글도 마구마구 남겨주세요!)





1.

다리에 기대어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하고 입 밖으로 나온 한숨은 이내 공기 중으로 흩어져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잔잔히 흐르는 강물에 비친 한심한 얼굴에 절로 눈썹이 내려갔다

미안하군, 카라마츠 걸-. 하지만 이런 한심한 얼굴을 보이는 걸 용서해주길 바래

가라앉은 기분은 대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은 채, 다시 한 번 한숨이 나왔다

우중충한 기분을 어떻게든 날리려 머리를 좌우로 빠르게 흔들어 보았지만, 돌아오는 것은 가벼운 현기증뿐이었다

애초에 이 우울의 원인은 명확했기에 그 원인이 어떻게든 되지 않는 이상, 자신의 기분이 나아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일주일 전, 냉장고에 넣어놓은 푸딩이 사라진 것을 눈치챈 나는 바로 2층 방으로 달려가 태평한 얼굴로 바닥에 엎드려 만화책을 보고 있는 오소마츠의 머리에 멋지게 꿀밤을 먹였다.


, 아파!!!! 무슨 짓이야, 너 이자식!!!!!!”

머리에서 내 주먹이 떠나자마자, 자신의 머리를 감싸고 몸을 일으켜 앉아 나를 노려보는 오소마츠를 마주 보며 말했다.


내 푸딩 먹었지?! 오소마츠!!!”

자신의 상징색인 푸른색의 쪽지에 카라마츠라고 이름까지 써서 붙여놓은 푸딩을 훔쳐 먹을 사람은 오소마츠 뿐이라고 그 당시의 나는 생각했다

오소마츠는 육쌍둥이 중 장남이라는 이름을 이용해, 폭정을 휘두르며 단 것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바보였다.


“…하아?!!! 아니, 내가 안먹었어!!!! 애초에 우리집에 푸딩이 있다는 것도 지금 알았다!!!!!!”

시치미 떼지 마!!! 오소마츠 이외에 내 푸딩을 훔쳐 먹을 사람이 없잖아!!!!!”

언성을 높이고 항의하는 오소마츠를 향해 똑같이 큰 목소리로 외쳤다. 내 말에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오소마츠가 벌떡 일어나 바닥에 발을 굴렀다.


, 아니라고!!!!! 증거도 없이 이렇게 함부로 사람을 의심해도 되는거야?!!!!!”

시끄러워 오소마츠! 시치미 떼지 말고 먹었으면 순순히 자백하고 사과해!! 장남이잖아!”

하아?! 장남 관계 없고!! 나 아니라고!!!”

쾅쾅하고 오소마츠의 발이 구르며 바닥을 찼다. 끝까지 시치미를 떼는 오소마츠를 향해 입을 연 순간, 방문이 하고 열리며 토도마츠가 들어왔다.

 

, 뭐야밑에까지 쿵쿵거리는 소리가 다 울리는데…”

오소마츠의 화난 얼굴을 본 토도마츠가 잔뜩 긴장하며 어깨를 움츠렸다

오소마츠는 어린 시절부터 우리들 사이에서 싸움으로 진 적이 없는 무쌍의 싸움꾼으로 오소마츠가 화난 기색을 보이면 동생들은 모두 긴장을 숨기지 못하고 혹여나 자신에게 불똥이 튈까 몸을 사렸다

불안해하는 토도마츠의 눈빛이 오소마츠에서 내게로 옮겨왔다.

 

미안하군. 브라더-. 마이 스위츠-를 오소마츠가 훔쳐 먹어서 말이야…”

? 푸딩 말하는 거야? 그거 내가 먹었는데?”

“…?!”

당황한 얼굴로 나를 향해 말한 토도마츠가 머리를 긁적였다.

 

미안해. 카라마츠 형. 형껀 줄 알았는데, 너무 먹고 싶었어.. 미안.. 에헷♡

살며시 혀를 내밀고 사과하는 막냇동생의 모습에 피식 미소가 떠올랐다

분명 동갑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보다 어려보이는 귀여운 얼굴로 웃는 토도마츠의 애교에 머리 끝까지 차올랐던 화가 스스륵 풀렸다

하고 숨을 내쉬고 말했다.

 

, 큐트한 브라더-가 먹었다면 할 수 없지.”

에헤헤~ 진짜 미안해, 카라마츠 형~

“…하아?!”

나와 토도마츠의 대화를 듣고 있던 오소마츠가 얼굴을 구기며 외쳤다. 무슨 일인가 싶어 고개를 돌리자 오소마츠가 황당하단 얼굴로 나를 향해 외쳤다.

 

뭐야, 그게!!!! 그걸로 끝?!!! 무고한 사람을 의심해 놓고!!!! 나한텐 사과 한 마디 없냐?!!! 진짜, 너는 어디까지 나한테 쌀쌀맞은 거야!!!!!!!”

다시 발을 쾅쾅 구르며 외치는 오소마츠의 추태에 절로 눈썹이 찌푸려졌다. ‘하아~’ 하고 입 밖으로 새어 나오는 한숨에 고개를 숙였다

장남이지면 전혀 장남답지 않은 저런 모습엔 익숙해졌지만, 볼 때마다 나오는 한숨은 숨길 수 없었다.

 

오소마츠, 평소 행실이 나빴던 네 잘못도 있다고?”

“….뭐어?!!!!! 진짜!! 너는…!!!! , 이제 됐어!!!!!!!!! 앞으로 나한테 말 걸지 마!!!!!!!! 이 개똥마츠!!!!!”

집 안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화를 쏟아낸 오소마츠는 나를 스쳐 지나쳐 방을 나갔다

잠시 후,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오소마츠가 내려간 층계를 쳐다보고 있던 토도마츠가 하아~” 하고 큰 한숨을 내쉬었다

뭔가 문제가 있나 싶어 바라보니 토도마츠가 한심하단 얼굴로 나를 보고 있었다.

 

진짜, 이번엔 카라마츠 형이 잘못한 거니까이따 오소마츠 형한테 사과해.”

“..?!”

명령조로 나를 손가락질하며 쯧쯧하고 혀를 찬 토도마츠가 방을 나섰다.

 

 


그 후, 확실히 자신도 잘못한 것이 있다고 느껴 근처 편의점에서 푸딩을 사 오소마츠에게 내밀었지만, “내가 푸딩 때문에 이러는 줄 알아?!!!!!” 라며 오히려 오소마츠의 화를 돋우고 말았다

그리고 일주일, 이 일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오소마츠는 마치 내가 보이지 않는 투명인간 취급을 했다.

내가 한 말에 대답도 하지 않았고, 아침 인사도 하지 않았다. 오소마츠 쪽에서 말을 거는 일은 더더욱 없었다

내가 미안하다는 사과를 건네면 싸늘한 얼굴로 나를 한번 쳐다보고는 얼굴을 팩- 돌려버렸다

나를 향한 오소마츠의 얼굴이 싸늘한 표정뿐이라는 것은 솔직히 견디기 힘들어 이제 슬슬 한계에 다다랐다

다시 나를 향해 웃어주는 오소마츠의 얼굴이 보고 싶다.

하지만 어떻게 화해를 해야 하는지,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았다

오늘은 바람이라도 쐬면 좋은 수가 떠오르지 않을까 싶어 이렇게 밖으로 나왔지만, 머릿속은 여전히 텅텅 빈 채였다.

 

하아~” 하고 끊임없이 나오는 한숨에 더욱 기분이 내려앉았다.

강물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는 것도 쓸쓸해져 집에 돌아가기 위해 고개를 든 참이었다

내 어깨를 툭툭 두드리는 손길에 놀라 고개를 돌렸다.

 

 

 

 

2.

, 너 지금 한가하니?”

고개를 돌리자 장발은 미녀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카라마츠 걸-의 등장에 놀라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 채, 고개를 끄덕였다

장발의 카라마츠 걸-은 싱긋 웃더니 내 팔을 잡고 눈을 빛내며 말했다.

 

, 모델 해 볼 생각 없니?”

“…?”

 

 


내 멍청한 대답을 긍정으로 들었는지 카라마츠 걸-은 멋대로 내 팔을 끌고 높은 빌딩이 밀집해 있는 사업지구로 향했다

치비타 때처럼 확실하게 거절을 말하지 못한 나는 혼란스러운 머리로,  “, , ?” 하고 바보 같은 소리를 내며 카라마츠 걸-의 손에 끌려 한 빌딩의 사무실에 도착했다

사무실 로비에 크게 써진 엔젤로 모델 에이전트라는 글귀에 내 혼란은 더욱 가중되었다

토도마츠가 가끔 보여주던 외국의 패션잡지에 실린 유명 모델들의 에이전트와 이름이 같았기 때문이었다.

 

, 저기…”

나를 끌고 온 카라마츠 걸-에게 말을 걸자 빙긋 웃은 카라마츠 걸-이 명함 한 장을 건넸다.

 

갑자기 끌고 와서 미안해. 근데 나는 한번 눈에 띈 녀석은 놓치지 않는 주의라서 말이야~”

웃으며 말하는 카라마츠 걸-에서 시선을 옮겨 건네 받은 명함을 읽었다.

 

안젤로 모델 에이전트 대표이사 타케노 미치코.’ 라고 쓰여진 명함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니, 곧 카라마츠 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명함 보면 알 수 있듯이, 내 이름은 타케노 미치코야~ 간단히 미치코 씨~라고 불러주면 돼. 그럼 테스트 촬영 해볼까!!”

말을 마친 미치코 씨가 다시 내 팔을 잡고 이끌었다. 역시 이 이상 끌려가면 안되겠다는 위기감에 발에 힘을 주고 걸음을 멈췄다

갑자기 선 내 팔에 이끌러 기우뚱 몸을 기울여 넘어질 뻔한 미치코 씨가 의아하단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 미치코 씨. 저는 모델을 할 생각이 없습니다만…”

~ ? 내가 보기에 너는 잠재력 있는데? 분명 유명해질 거야?”

그리고 저는 모델을 하기엔 키도 작습니다만…”

항상 보던 남성잡지의 모델들을 떠올리며 말했다. 화보집 속 모델들의 키는 작게 봐도 180은 족히 넘어 보였다

반면 나는 170 중반의 평균적인 키였다

머뭇거리며 묻자 초롱초롱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미치코 씨가 하하하하고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괜찮아~. 너는 국내용이니까~”

“…국내용?”

그래~ 외국에 나가거나 패션쇼에 나가는 게 국외용 모델. 당연히 키가 커야 하지만, 너는 국내용! 국내의 잡지에 내보내는 모델이야~. 

디자이너의 역작이 아니라 일반인도 입을 수 있는 상업용 옷의 모델! 그러니까 키가 작아도 오케이~”

엄지와 검지를 붙여 오케이-라는 손짓을 하며 웃은 미치코 씨가 다시 나를 이끌었다

그 이상 변명거리가 생각나지 않아 식은땀을 흘리며 나는 미치코 씨의 손에 이끌려 사무소 한 구석에 있는 촬영실에 들어갔다.

 


 

흰색으로 도배된 바닥과 벽, 천장에 머리가 어지러웠다

온통 새하얀 방에 놀라 여기저기 둘러보고 있으니, 미치코 씨가 한 남자를 이끌고 내 앞으로 다가왔다.

 

이 사람은 사진기사, 내 남편이야~.”

이야~ 이거 반갑습니다. 타케노 류이치라고 합니다.”

사람 좋게 웃는 얼굴로 내민 손을 마주잡고 마츠노 카라마츠입니다.” 하고 자기소개를 했다

악수가 끝나자 마자 미치코 씨가 손뼉을 짝! 치며 그럼 빨리 찍어보자!!” 하고 내 팔을 이끌었다

흰 천 같은 것이 벽에 걸려있어 바닥까지 길게 이어진 한복판에 나를 세우곤 미치코 씨가 카메라를 만지고 있는 류이치씨에게로 다가갔다

두 사람이서 소근소근 말을 나누더니 나를 향해 류이치씨가 외쳤다.

 

그럼, 편한 자세로 서 볼래요?”

“…, !!”

당황해 재빨리 대답하고 후들거리는 다리를 모으고 떨리는 손을 주머니에 꽂았다

평소 자주 하는 자세인데도 류이치씨가 들고 있는 거대한 카메라 앞에 서니 절로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찰칵하는 소리가 수십 번 울리며 시야가 반짝거렸다. 짧은 시간 동안에 쏟아지는 플래시의 향연에 눈이 시렸다

찰칵거리는 소리가 멈추고 카메라를 노트북과 연결해 사진을 확인한 류이치씨와 미치코 씨의 얼굴이 어두웠다.

 

으음~”

카메라를 너무 의식하네. 자세도 뻣뻣하고, 무엇보다 눈빛이 안 살아.”

, 미치코 씨의 안목은 믿고 있으니까 좋은 인재이겠지만이대론 안되겠네.”

작은 목소리로 최대한 소리 죽여 말하고 있는 두 사람이었지만, 세 사람밖에 없는 공간에 나까지 침묵을 유지하고 있어 대화 소리는 아무런 장애물도 거치지 않고 내 귀로 들어왔다.

예상하고는 있었지만 역시 내려오는 낮은 평가에 의기소침해져 안그래도 다운되었던 기분이 더더욱 바닥으로 떨어졌다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가만히 서 있으니, 미치코 씨가 나를 보며 싱긋 웃고 외쳤다.

 

있잖아~ 카라마츠군! 여기가 촬영장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아까 서 있던 다리 위라고 생각하고 다시 서 볼래~?”

손을 흔들며 말하는 미치코 씨의 말게 소심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눈을 감았다

여기는 다리 위! 여기는 다리 위!’ 속으로 몇 번이고 외치며 눈을 떴다. 학창시절 연극부에 속해 있을 때, 역할에 몰입했었던 그 집중력을 다시 억지로 끌어올려 카메라를 바라보았다

또다시 수십 번의 플래시가 번쩍이고 미치코 씨와 류이치씨가 사진을 확인했다.

 

카라마츠군!! 아까 다리 위에서 무슨 생각하고 있었어?”

미치코 씨의 질문에 ?!” 하고 대답했다. 미치코 씨가 방금 전 찍힌 사진을 다시 내려다보고는 외쳤다.

 

아까 다리 위에서 생각했던 거 그대로 생각하면서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어줘!”

미치코 씨의 주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전,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냐고 묻는다면 오소마츠의 생각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나를 향한 오소마츠의 화난 얼굴에 가슴이 조여오며 안타까움이 전신에 퍼졌다

빨리 화해하고 오소마츠의 미소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멍하니 앞으로 보고 있으니 어느새 찰칵소리가 울렸다.

 

 

오오오오오!!!!”

사진을 확인한 류이치씨가 외쳤다. 놀란 얼굴로 내 얼굴과 사진을 번갈아 쳐다보는 류이치씨의 벌려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그 옆에서 미치코 씨가 역시 내 안목은!!” 하고 가슴을 내밀고 당당히 서서 사진을 보고 있었다.

초롱초롱한 눈으로 내 두 손을 꼬옥- 붙잡은 미치코 씨가 기대에 찬 얼굴로 말했다.

 

모델, 할 거지?”

“…, 아니, 그게…”

모델은 돈도 잘 벌고! 여자들한테 인기도 많아질 수 있어!”

당장 계약 하시죠.”

미치코 씨의 말에 홀랑 넘어가버린 나는 정신을 차려보니 계약서에 싸인을 하고 에이전트에서 받은 호출전용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었다.

 

 

 

 

3.

휘적휘적 흐느적거리는 발걸음을 옮겨 집에 도착한 나는 현관에 있는 분홍색 신발에 서둘러 마루에 올라 거실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갑자기 열린 문과 문이 열리며 방 안에 울린 소리에 놀라 -!!” 하고 비명을 지른 토도마츠가 놀란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대로 성큼성큼 토도마츠에게 다가가 마주 앉았다.

 

토도마츠…”

“…, 뭐야?”

흠칫 몸을 움찔거리는 토도마츠의 어깨를 붙잡고 말했다.

 

, 모델에 스카우트 됐다.”

“…하아아아아아아?!!!!”

토도마츠의 새된 비명이 온 방 안에 울렸다.

 

 


그러니까, ! 엔젤로 에이전트라고? ~엄청 유명한 모델들이 속해있는??”

“…아아.”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내가 한 이야기를 다시 정리하는 토도마츠가 말도 안돼.” 라고 실례되는 말을 중얼거리며 머리를 감쌌다

고개를 꼬며 끙끙거리며 뭐라 중얼거리던 토도마츠가 팟! 하고 고개를 들어 나도 모르게 어깨가 흠칫하고 튀어 올랐다.

 

정말로? 정말로 스카우트 된 거?”

“…아아…”

미치코 씨의 명함을 보여주며 고개를 끄덕이자 토도마츠의 얼굴이 경악하는 얼굴로 바뀌었다.

 

대체 왜?! 이 귀여운 나를 놔두고 왜?!!! 이렇게 더럽게 안쓰러운 개똥마츠를?!!!”

여전히 망설임 없이 심한 말을 외치며 토도마츠가 머리를 감싸고 바닥에 웅크리고 아아아아아-!!!” 하고 신음했다.

 

 


여섯 명의 같은 얼굴이 모여 저녁상을 앞에 두고 나의 발언에 경악했다

쵸로마츠는 손에 쥐고 있던 젓가락을 떨어뜨렸고, 쥬시마츠는 눈이 이상한 방향으로 보고 있는 것만으로 굉장히 무서웠다…- 뻗어있었다

이치마츠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 채, 멍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머니와 아버지만이 환호성을 지르며 나의 취직을 축하해주고 있었다

모두가 놀란 얼굴을 하고 있는 가운데 오소마츠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오소마츠의 반응이 제일 신경 쓰여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니 오소마츠가 고개를 숙인 채, 토도마츠에게 물었다.

 

토도마츠, 너는 이미 알고 있었어?”

“…, .. 낮에 카라마츠 형이 알려줘서.”

“…그래?”

오소마츠의 낮은 목소리에 토도마츠가 몸을 잔뜩 움츠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토도마츠의 대답을 듣고 나서야 오소마츠가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었다

나를 바라보는 오소마츠의 얼굴엔 어떠한 감정도 실려 있지 않았다

무표정한 얼굴의 오소마츠가 너무나 낯설어 섣불리 입을 열지 못한 채, 나를 향해 있는 오소마츠의 눈빛을 마주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래, 그럼 잘 해보던가.”

툭 내뱉듯이 말한 오소마츠가 중단되어 있던 식사를 계속했다

달그락거리며 접시와 젓가락이 부딪치는 소리가 울리더니 이내 빈 밥그릇을 들고 오소마츠가 몸을 일으켰다

평소와 너무나 다르게 조용한 오소마츠의 태도에 나를 비롯한 동생들 모두 바짝 긴장한 채, 일어나는 오소마츠를 따라 고개를 들었다

내게는 눈길 한번 주지 않은 채, 오소마츠가 주방으로 향했다

오소마츠가 거실을 나가고 나서야 팽팽했던 공기가 한결 풀려, 동생들 모두 하아~”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오소마츠 형, 왜 화난거야?”

토도마츠가 옆에 앉은 쵸로마츠를 향해 물었다

쵸로마츠는 작게 한숨을 내쉬곤 나도 몰라.” 하고 말하곤 젓가락을 고쳐 잡고 밥을 떠 입에 넣었다

우물거리며 밥을 먹는 쵸로마츠를 보며 토도마츠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4.

모델로 스카우트되고 3일이 지났다

3일이 지나도록 잠잠 무소식인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토도마츠가 사기 아냐?” 하고 의심스러운 눈길을 주고 있을 때, 상 위에 올려놓은 스마트폰이 드드드드-“ 하고 테이블을 울리며 진동했다

당황해 걸려온 전화를 받지도 못하고 안절부절하고 있자 토도마츠가 한심하단 얼굴로 다가와 통화버튼을 눌러 내게 스마트폰을 건네주었다

작게 목소리를 가다듬고 여보세요.” 하고 대답하자 저편에서 미치코 씨의 밝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치코 씨가 알려준 주소를 스마트폰에 찍어 향한 곳은 한 잡지사였다

로비에 들어가자 이미 도착해있던 미치코 씨가 손을 흔들며 반겨주었다

미치코 씨에게 팔을 잡혀 이끌려 대기실에 도착해 거울 앞의 의자에 앉힌 채, 머리를 만져지고 처음으로 화장을 당했다

장장 1시간이라는 시간이 지나자 거울 앞에 있는 사람은 카라마츠의 얼굴이 아니였다

정말로 잡지에 나오는 모델 같은 얼굴에 놀라 이것이 진짜 자신의 얼굴인가 믿겨지지 않았다

너무나 현실감 없는 얼굴에 손을 들어 만지려 하자 그대로 미치코 씨에게 손등을 맞고 제지되었다

메이크업과 머리 손질 후, 미치코 씨가 내민 옷을 갈아입고 대기실을 나서자 촬영을 위한 세트장이 준비되어 있었다

사진작가로 보이는 사람이 다가와 자기소개를 하며 악수를 청해, 나도 자기소개를 하며 손을 마주 잡았다

미치코 씨가 나를 촬영장에 밀어 넣으며 저번처럼 해, 저번처럼.” 이라고 말했다.

 

 


, 수고하셨습니다.”

사진작가의 외침에 저 멀리 떠나있던 정신이 되돌아왔다

자신이 촬영장에 와 있다는 것조차 잊을 정도로 생각에 몰두해 있던 것을 깨닫고 몰려오는 부끄러움에 얼굴이 붉어졌다

일터에서 일에 집중하지 않다니, ‘모델실격이다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을 간신히 억누르고 미치코 씨에게 다가갔다

미치코 씨는 엄지를 척하니 들고 나를 향해 웃으며 내 등을 팡팡 두드렸다.

 

이야~ 역시 카라마츠 군이야! 역시 내 안목! 오늘 완전 최고였어~”

예상치 못한 극찬을 날리는 미치코 씨의 말에 놀라 고개를 갸웃거렸다

정신을 놓고 있을 정도로 카메라 앞에 선 내가 생각하고 있던 것은 오소마츠에 대한 것이었다

내가 모델에 스카우트되었다고 한 그 날 이후로, 나를 대하는 오소마츠의 태도는 더욱 심해져 있었다

그 전에는 내가 사과하면 제대로 눈을 마주하고 싸늘하게 바라보았다면 이젠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내 쪽을 바라봐주지 않았다

3일간 오소마츠의 얼굴조차 제대로 볼 수 없었기에, 지금까지도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은 어떡하면 오소마츠와 화해할 수 있을까.’ 였다

여전히 답을 찾지 못한 채, 카메라 앞에서 멍하니 있었는데도 사진작가까지 가세하여 나에 대해 칭찬을 늘어놓았다

영문을 알지 못한 채, 그날 일은 끝이 났다.

 

 


장장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나는 3일에 한 번 꼴로 미치코 씨의 호출을 받고 일을 했다

내가 하는 일이라곤 멍하니 카메라 앞에 서 있는 것으로, 촬영이 끝나면 사진작가들은 모두 한결같이 내게 칭찬을 건넸다

이래도 되는 것인가 망설였지만, 역시 마츠노가 차남, 나 마츠노 카라마츠의 위대함에 모두 감탄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순순히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칭찬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순조로운 모델 일과는 달리 나와 오소마츠의 관계는 최악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여전히 나와 오소마츠가 대화하는 일은 일체 없었다. 일이 늘어나고 오히려 오소마츠의 얼굴을 보는 것조차 힘들어졌다

일이 없는 날에 밖을 나가지 않고 집에서 오소마츠를 기다리고 있으면, 아침 일찍 일어나 집을 나간 오소마츠는 내가 잠들고 나서야 집에 돌아왔다

어디로 보나 명백히 나를 피하는 오소마츠의 태도에 화가 나고 초조해졌지만, 그것도 이내 가라앉았다

지금 나는 오소마츠의 얼굴을 보지 못해 안타까움에 사무치고 있었다.

오소마츠의 미소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오소마츠의 얼굴이 보고 싶다


그렇게 강하게 염원할수록 오소마츠와의 엇갈림은 깊어졌고, 동시에 이유를 알 수 없는 사진작가와 미치코 씨의 칭찬은 늘어만 갔다.

 



아아, 오소마츠가 보고 싶어.’

카메라 앞에 서서 망연히 기억 속에 남아있는 오소마츠의 장난스런 미소를 떠올렸다.

 

 

 

 

5.

카라마츠 군- 혹시 애인하고 잘 안돼?”

“…?”

촬영이 끝난 후, 슬쩍 물어오는 미치코 씨의 질문에 멍청히 대답했다

애인? 그런 것이 세상에 존재하기는 하는 건가

나를 빤히 바라보는 미치코 씨에게 말했다.

 

카라마츠 걸-즈라면 모를까 애인은 없네요.”

“..카라마츠 군, 가끔 그렇게 이해 안 되는 발언하더라. , 모델은 말할 필요가 없으니까 일에 지장은 없지만.”

미치코 씨가 묘한 얼굴로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물었다.

 

진짜 애인 없어?”

“.., 없습니다.”

확신을 담아 대답하자 미치코 씨가 “…그래?” 하고 믿기지 않는다는 투로 말했다

대체 내 무엇을 보고 애인이 있다고 생각한 건지 호기심이 들어 묻자 미치코 씨가 웃으며 말했다.

 

카라마츠 군, 카메라 앞에서 자신이 어떤 얼굴 하는지 알아?”

“…? 그냥 멍하니 있지 않나요?”

잘 모르겠단 얼굴로 대답하자 미치코 씨가 눈썹을 찌푸리더니 노트북을 열고 오늘 찍은 사진을 보여주었다

패션 잡지에 실릴 사진이기에 전신이 찍힌 사진의 얼굴 부분만을 확대해 내게 보여주며 미치코 씨가 말했다.

 

! 어떤 얼굴이야?”

“…?”

자기 자신은 잘 모르는 건가?”

여전히 미치코 씨가 무엇을 말하는지 잘 알지 못한 나는 맹렬히 머리 위에 물음표를 띄운 채, 미치코 씨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미치코 씨가 푹 한숨을 내쉬고는 검지를 들고 내 눈앞에 들이대며 말했다.

 

무슨 표정 하느냐면, -. 마치 먹잇감을 앞에 둔 맹수?”

“…?”

. 평소엔 그런 느낌이네. 마치 눈앞에 놓인 먹잇감을 차지하고 말겠다는 맹수!”

“…, 저기.”

밑도 끝도 없이 어이없는 말을 하는 미치코 씨를 향해 얼굴을 찌푸렸다

대체 저게 무슨 말이지

내 얼굴을 확인한 미치코 씨가 나를 따라 얼굴을 찌푸리더니 턱을 문지르며 -“ 하고 신음했다.

 

“…좀 더 쉽게 말하자면, 드디어 첫날밤을 치르게 된 새신랑이 새신부를 바라보는 눈빛이랄까.”

“…네에?!!!”

진심으로 놀라 외쳤다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미치코 씨?! 

당황한 얼굴을 숨기지 못하고 입을 뻐끔거리고 있자, 미치코 씨가 부끄러워하긴~ 애인한테 그런 눈빛 하는 거지?” 하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했다

다시금 네에?!” 하고 크게 외치자 가까운 거리에서 울린 내 목소리에 미치코 씨가 귀를 막고 얼굴을 구겼다

침묵 속에 길고 길게 느껴진 5초가 흘렀다. 겨우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진지한 얼굴로 아직도 귀를 막고 있는 미치코 씨의 손을 붙잡아 내렸다.

 

미치코 씨. 저는 애인이 없을 뿐더러, , , 동정이라 그런 눈빛을 할 리 없습니다.”

? 그래? 내가 처음 너한테 말 걸었을 때도 그런 눈빛하고 있었는데?”

의아하단 얼굴로 나를 향해 고개를 갸웃하는 미치코 씨의 폭탄과도 같은 발언에 떡하니 입이 벌어졌다

혼란스러움에 가벼운 어지럼증까지 느껴져 머리를 감싸고 눈을 깜빡이며 미치코 씨를 바라보았다

미치코 씨는 여전히 고개를 갸웃거리며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혹시 테스트 촬영 때도 다리 위에서 했던 생각 운운 했던 것도?”

혼란 속에서 서서히 떠오르는 의심에 조심스럽게 묻자 미치코 씨가 밝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지저스

대체 미치코 씨가 말하는 눈빛은 어떤 눈빛인 거지

다리 위에서도, 테스트 촬영 때도 내 머릿속을 가득 차지하고 있었던 것은 단 한 명뿐인 내 친형, ‘오소마츠뿐이었다.

 

암튼, 그런데 요즘엔 말이야~”

온갖 난리를 치며 속으로 절규를 외치고 있는 나를 나둔 채, 미치코 씨가 하던 말을 이어갔다.

 

요즘엔 눈빛이 좀 바뀌어서~ 요즘엔 뭔가, 안타까운? 애달픈? 그런 눈빛이여서~ 카라마츠 군, 요즘 애인하고 잘 안 되가나 싶어서 물어봤어.”

화면 가득 띄우고 있던 사진을 없애며 미치코 씨가 웃었다

절망에 빠진 내 귀 속으로 미치코 씨의 엄청난 말은 해일과 같이 몰려 들어와 절규하고 있는 나를 바다 깊이 가라앉혔다

혼란이 가중되면 오히려 사람은 침착해지는 것인가

놀랍도록 명확해진 사고에 당황하면서도 미치코 씨에게 저에게 애인은 없습니다.” 라고 대답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6.

촬영이 밤 늦게 있었던 탓에, 집에 도착하자 이미 자정이 훌쩍 넘어있었다

하아-‘ 하고 푹 한숨을 내쉬고 끼익끼익 울리는 계단을 올랐다

방금 전, 미치코 씨의 발언으로 멘탈 포인트(MP)가 제로가 된 나는 온 몸이 물에 젖은 솜에 감싸인 것처럼 무거웠다

힘겹게 계단을 올라 이미 자고 있는 동생들을 깨우지 않도록 살며시 문을 열었다.

 

“…!!!!!”

조용히 해. 애들 깬다.”

문을 열자마자 마주한 오소마츠의 얼굴에 놀라 비명을 지르려던 내 입을 오소마츠가 거칠게 손으로 막았다

귀찮다는 얼굴로 집게 손가락을 입가로 향해 -‘ 하고 손짓했다

얌전히 고개를 끄덕이자 오소마츠가 내 손을 막고 있던 손을 내렸다.

 

할 말 있으니까, 잠깐 내려와.”

작은 목소리로 말한 오소마츠가 앞서 계단을 내려갔다

끼익끼익 낡은 나무가 울리는 소리가 났다

사형선고를 받은 사형수의 기분이 이런 기분일까

입 안이 바싹 메말라 목을 울리며 침을 삼키고 심호흡했다

잠옷으로 옷을 갈아입고 계단을 내려가자 거실 문틈으로 빛이 새어 나와 희미하게 마루를 비추고 있었다.

문 앞에서 한 번 더 심호흡한 후, 거실 문을 슬슬 열었다

거실 정 중앙에 위치한 원형 테이블에 앉아있던 오소마츠가 나를 보더니 손짓했다. 말없이 다가가 오소마츠의 맞은편에 앉았다.

 


오랜만에 보는 오소마츠의 얼굴에 너무나 기뻤지만, 지금 이 분위기는 도저히 참기 힘들었다

오소마츠와 단 둘이 있는 것도, 앞으로 오소마츠가 내게 어떤 말을 할 지도 두려웠다

고개를 푹 숙인 채, 침묵하고 있자 오소마츠 쪽에서 큰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있잖아. 카라마츠으-“

한달 만에 나를 부르는 오소마츠의 목소리에 기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뜨거워지는 눈시울을 숨기며 아아, 무슨 일인가, 브라더-“ 라고 대답하자 다시 오소마츠의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슬슬 화해하자?”

기다리고 있던 오소마츠의 말에 고개를 돌려 오소마츠를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화해하자는 오소마츠의 말과는 달리 오소마츠의 얼굴엔 미소가 실려 있지 않았다

무표정하게 덤덤히 말하는 오소마츠의 태도에 기쁨은 저 멀리로 날아가 버리고, 왈칵 눈물이 흘렀다.

 

“…?”

뚝뚝 바닥에 떨어지는 눈물에 급히 소매로 눈물을 훔쳤지만, 내 눈물을 본 오소마츠가 놀라 턱을 괴고 있던 손을 떨어뜨렸다.

 

, 오소마츠으으으~”

울먹이며 눈 앞의 오소마츠를 부르자, 눈썹을 기울이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향해 오소마츠가 다가왔다.

 

대체 왜 우는 거야, …”

, 내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

?”

, 내가 뭘 잘못했는지는 모르겠지만무시하지 말아줘어어어어..”

이제는 흘러 넘친 눈물을 닦을 여유도 없었다

내 옆에서 느껴지는 오소마츠의 체온에 감격해버려 울렁이며 가슴 가득 밀려오는 감정에 몸이 떨렸다

어깨를 들썩이며 울고 있는 나를 오소마츠가 어이없다는 얼굴로 팔을 뻗어 안았다.

 

“…그래 그래, 앞으로 무시 안 할 테니까..”

“…우우우우우…”

상냥한 목소리로 내 등을 토닥이는 오소마츠의 말에 울음은 한참 동안 그치지 않았다.

 

 

 

 

7.

그나저나 대체 오소마츠는 왜 내게 화를 냈던 건가?”

오소마츠가 파칭코를 가 집에 없는 틈을 타, 집에 남아있던 토도마츠와 쵸로마츠에게 물었다

다섯 명의 동생들 중에서도 토도마츠와 쵸로마츠는 특히 오소마츠와 어울리는 시간이 길었고, 그만큼 오소마츠의 마음을 잘 헤아렸다

진지한 얼굴로 묻자 두 사람은 멍청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진짜 모르는 거야? 정말, -쓰럽네!! 카라마츠 형은!!”

그 정도면 천연기념물이다, 정말.”

한심하단 말투로 가차없이 독설을 내뱉는 두 사람의 태도에 질문하기 전으로 시간을 되돌리고 싶었다

하지만, 오소마츠가 화난 이유를 어떻게든 알고 싶었기에 쏟아지는 악담을 참고 견디고 있자 토도마츠가 먼저 악담을 멈추고 말했다.

 

푸딩 건은, 그거잖아. 카라마츠 형이 오소마츠 형한테 너무하니까.”

너무하다?”

쌀쌀맞잖아. 우리 동생들 대할 때보다. 그거에 대한 불만이 푸딩 건으로 터진 거지-”

토도마츠가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말하자, 옆에서 잠자코 듣고 있던 쵸로마츠가 덧붙였다.

 

그리고 카라마츠가 일하기 시작한 것도.”

“…일하기 시작했을 때?”

토도마츠한테 먼저 말했잖아. 그 브라콤 바보 장남은 자기한테 먼저 말해주길 바랬던 거지.”

“…, 그런건가?”

““그래!!””

두 사람이 동시에 짜증난다는 얼굴로 동시에 외쳤다

역시 육쌍둥이. 합이 딱 맞구나

암튼, 이 이상 캐물었다가는 두 사람에게 사랑의 펀치를 맞을 것 같기에 입을 다물었다.

 

 


시침이 12를 가리키고 있는 한밤 중, 아직도 들어오지 않은 오소마츠를 기다리며 거실에 앉아있자니 초조함에 다리가 떨렸다

오늘 낮, 쵸로마츠와 토도마츠의 말을 들으며 가슴 깊숙이서 서서히 희망이 솟아나고 있었다.

 

얼마 전, 미치코 씨의 말로 나는 자각해버리고 말았다

내가 오소마츠에게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모델로서 카메라 앞에 선 나는 한결같이 오소마츠만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런 내 눈빛이 마치 새, 새신부를 바라보는 열정적인 눈빛을 띠고 있다면, 남은 결론은 하나 뿐이다.


나는 오소마츠를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 길티-보이인 나는 결국 브라더-에게 러브를 느껴버리고만 것인가. 터부(taboo)마저 뛰어넘는 사랑이라는 얼마나 퍼펙트한가!!

 


어쨌던 깨달아버린 내 사랑에 이 이후, 어떻게 오소마츠를 대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던 차에 토도마츠와 쵸로마츠의 말은 내게 용기를 주었다

어쩌면, 오소마츠도 내게 형제 이상의 감정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본래 오소마츠를 대하는 내 태도는 조금 매정했다

그것이 보통이었고, 오랜 시간 오소마츠도 내 태도에 불만을 가지지 않았다

그것은 내가 오소마츠와 같은 이었기에, 내 태도를 오소마츠도 납득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내 태도에 불만을 가진다? 게다가 내가 모델 일을 시작하게 된 것도 자신에게 제일 먼저 말하지 않았기에 화가 났다는 것은 확실하다

동생들이라면 모를까, 오소마츠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나에게 자신이 최고이기를 요구하지 않았다

나도, 오소마츠도 최고동생들이었다

최고가 자신이기를 바라는 오소마츠가 너무나 사랑스럽게 느껴져 나도 모르게 -‘ 하고 열을 띤 한숨과 함께 입꼬리가 올라갔다.

 

 

분침이 6에 도달했을 무렵, 드르륵-하고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불이 켜진 거실의 빛은 마루까지 침범하고 있었기에, 거실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눈치챈 오소마츠가 그냥 지나칠 리 없었다

거실 문을 열고 빼꼼이 얼굴을 내민 오소마츠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 놀란 얼굴을 했다.

 

어라? 카라마츠? 네가 웬일이야?”

평소 브라더-들과 함께 일찍 잠자리에 드는 내가 아직까지 깨어 있는 것에 놀란 오소마츠가 물으며 다가왔다

나는 내 맞은편의 다다미를 두드리며 오소마츠를 올려다보았다.

 

오소마츠, 할 말이 있으니, 잠깐 여기 와서 정좌.”

“…내가 개냐. 왜 명령조야 이 자식.”

입을 내밀고 툴툴거리며 내 맞은편에 순순히 앉는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워 보여서 진심으로 내 뇌와 안구를 의심했다

사랑에 빠지면 이리도 사람이 바보가 되는 것인가. 자기 자신에게 조금 질렸다.

 

뭔데?”

내 앞에 앉아 묻는 오소마츠의 어깨를 덥석 붙잡자 오소마츠의 어깨가 놀라 튀었다

큰 눈을 더욱 크게 뜨고 나를 올려다보는 오소마츠의 얼굴에 몸 속 깊은 곳에서부터 열이 올라왔다

이대로 키스하고 싶다고 외치는 욕망에 지지 않고 이성의 끈을 단단히 붙잡았다.

 

오소마츠. , …”

“…?”

, …”

“…?”

막상 말하려고 하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좋아한다.’고 단 네 글자인 그 말이 입에서 나오지 않았다

고개를 숙이고 번민하는 나를 오소마츠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쳐다보았다

다시 마음을 단단히 다잡고 고개를 들었다.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던 오소마츠와 눈이 마주쳤다.

 

, 가까워.’ 라고 생각함과 동시에 몸이 절로 움직여 오소마츠의 말랑거리는 입술의 감촉이 느껴졌다

고개를 떼고 오소마츠를 보자 오소마츠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

목까지 새빨개진 채 나를 보며 , , , ..” 하고 말을 더듬는 오소마츠가 너무나 귀여웠다

참을 수 없는 귀여움에 한 번 더 입맞춘 후, 당당히 외쳤다.

 

오소마츠! 최고가 되어줘!!!”

“….으아아아아아~~”

모처럼 최대한 멋진 목소리로 외쳤건만, 두 번째 입맞춤에 완전히 정신이 나가버린 오소마츠의 두 눈은 핑핑 돌고 있었다

제대로 된 문장도 말하지 못할 정도로 혼란스러워하는 오소마츠 덕분에 내 일생일대의 고백은 실패로 돌아갔다.

 



 

 

실패로 돌아가는 듯 했다

다음 날 아침, 눈을 뜬 내 눈 앞에 오소마츠가 웃는 얼굴로 오늘부터 1일이지?” 하고 물어올 때까지는.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카라오소든, 오소른이든 생각해놓은 썰은 많은데 쓸 시간이 없네요... 요즘엔 플롯도 잘 안짜지고.. 여러모로 슬럼프입니다.ㅠㅠ

* 오소마츠 중심, 카라오소 중심입니다.
* 아직 채색 전입니다. 채색 후 수정하여 올릴 예정입니다ㅎ
* R-15 정도의 수위 그림 있습니다.


마츠체 vs 자기화





나이차 형제



오소이치코



자의식라이징






여기서부터 카라오소입니다ㅎ

카라오소♀



* 여기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채색 후 수정하여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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